산 이야기 546

작지만 큰 산 - 정선 취적봉 그리고.....

2023. 7. 25 7월의 마지막 산행지는 정선 '취적봉'입니다. 강릉과 인접해 있는 정선郡은 본래 예맥(濊貊)의 땅인데, 삼국시대(三國時代)에는 고구려 땅에 속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이 지역은 한강 유역을 확보하려는 고구려와 신라의 밀고 밀리는 접전으로, 점령 세력의 군사적 요충지가 되기도 했으며, 미천왕(美川王) 때 고구려의 속현이 되었답니다. 장수왕(長壽王)이 427년 수도를 평양으로 옮기고 남하정책을 강하게 펴면서, 죽령(竹嶺) 이북까지 영토를 확장해 충주고구려비를 세울 무렵 정선지역은 고구려의 행정구역에 속해 잉매현(仍買縣)으로 불리기 시작했구요. 신라가 백제와 고구려를 멸하고 당나라를 축출하여 삼국통일을 이룩한 뒤인 757년(경덕왕 16), 국토의 원활한 통치를 위해 행정구역을 개편했는..

산 이야기 2023.07.29

안개속을 걷다 - 춘천 오봉산

2023. 7. 18장마철에도 산에 갑니다.어쩌면 산행길에 비를 맞을 수 있는데도, 일단은 떠나고 봅니다.오늘의 산행지는 춘천 오봉산.양양고속도로를 지나는 차창 밖으로는 비가 내리고춘천이 멀지않았는데도 비는 계속 내립니다.이대로는 산행하기가 어렵겠는데요.10시 35분46번 국도의 배후령에 도착했습니다.배후령은(背後嶺)은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과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을 잇는 고개인데, 과거에는 이 도로에 자동차 사고가 자주 발생하므로  2004년 터널공사를 착공하여 2012년 3월 30일 개통했기에 지금은 차량통행이 뜸한 상태입니다.해발 600m의 배후령.한때는 이 고갯길을 넘어야만 화천군 오음리를 지나 양구로 갈 수 있었으며, 반대로 고개에서 춘천쪽으로 내려오면 소양강댐 아래 신북 닭갈비거리로 연결되어 주..

산 이야기 2023.07.22

여름날의 산행 (2部) - 쉰움산에서 두타산, 베틀바위까지

쉰움산의 병풍바위를 지나 숲길로 접어듭니다. 헬기장이..... 날로 무더워만 가는 여름날처럼, 날로 더 푸르러만 가는 숲에는, 새소리 하나 들리지 않고, 매미 울음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함만 감돕니다. 바람이라도 한줄기 불어오면 좋을텐데, 소나기가 한바탕 쏟아졌으면 시원하기라도 할텐데 계속되는 오르막길 올라가느라 이마에는 땀이 비오듯 흐르고, 숨은 턱까지 차 옵니다. 갈림길은 언제 나오려나? 갈림길을 찾아가는 길은 지루하고 또 지루하며, 길고 긴 고행이고 고난의 길입니다. '순례자의 길'을 걷듯이 갈증을 달래가면서, 혼자서 외롭게 그러면서도 타박 타박 힘들게 걷는 그런 길입니다. 안개는 여전히 산허리를 감싸고 있군요. 도대체 이 길은 언제 끝날까 하는데 마주친 이정표. 칠이 벗겨진 이정표에 누군가 두타..

산 이야기 2023.07.12

여름날의 산행 (1部) - 삼척 천은사에서 쉰움산(오십정)까지

2023. 7. 4 수은주가 연일 30도를 웃도는 여름날입니다. 오늘 낮 기온도 32℃ 된다고 하네요. 7월의 첫번째 산행은 삼척 쉰움산과 동해 베틀바위입니다. 09:30분. 삼척시 미로면 내미로리에 있는 천은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오래된 나무들이 우거진 주차장은 어두우면서 서늘함이 감도는 분위기입니다. 마치 '반지의 제왕' 속으로 들어 온 듯한 그런 느낌이 드는군요. 천은사(天恩寺)는 삼척 쉰움산 초입에 자리한 작은 사찰입니다. 전남 구례의 천은사(泉隱寺)보다 70년이나 앞서 지어진 천년고찰이라고 해요. 그만큼 오랜 역사를 간직하고 있으며, 이 일대는 고려 후기의 문신이자 학자인 이승휴 유적으로 지정됐고, 아름다운 경관에 삼척 10경 중 하나로도 꼽히는 곳이기도 하답니다. 쉰움산 들머리인 천은사로 ..

산 이야기 2023.07.12

바람불던 날, 고성 [마산봉]산행 - 그날은 태풍보다 더한 강풍이 불었다

2023. 6. 27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던 날에 고성 마산봉을 갑니다. 사실 오늘도 빗소식이 있긴 했지만, 오늘 하루는 비가 오지않기를 바라면서 길 떠나는 거죠. 09:40 고성군 간성읍 흘리. 오늘도 진부령을 넘고 마산봉주차장을 지나서, 흘2리 알프스리조트가 보이는 길에서 하차했습니다. 알프스 스키장은 겨울철 고성의 대표 관광지였습니다. 폐장되기 직전 해에는 스키 시즌인 12월에서 2월까지 3개월 동안 10만5천여명의 관광객이 이용했다고 합니다. 마산봉 3.31㎢의 넓은 산비탈과 풍부한 적설량을 겸비한 천혜의 알프스스키장은, 북한의 설봉스키장과 함께 역사가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최초의 스키장으로 1980년까지는 이곳에서 각종 스키 대회가 개최되었었다고 해요. 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항상 눈이 30..

산 이야기 2023.06.30

설악산 '마등령'을 넘다 (2部) - 마등령에서 소공원까지

마등령 삼거리에서 몇발짝 앞으로 나아가자 보이는 이 환상적인 모습. 공룡능선 1,275봉이 구름속에서 얼굴을 내밀고 있습니다. 화채봉도 구름에 둘러싸여 있구요. 뜻밖에 마주한, 생각도 못했던 풍경에 입이 그만 딱 벌어집니다. 마등령 삼거리에서 공룡능선으로 가는 이 길을, 조금 더 가봐야했어요. 마등령 정상 '마등봉'이 거기 있다는데, 처음으로 와 본 마등령이기에 전혀 알지 못했죠. 마등령에는 휴대폰 비상충전기도 설치되어 있었는데요, 위급하지 않다면 사용을 자제해 달랍니다. 자꾸만 눈길을 끄는 1,275봉. 저 봉우리때문이라도 공룡능선에 한번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멀리서 봐도 이리 멋진데, 가까이에서 본다면 그 감동은 더 말할 수 없을 정도이겠죠? 외로운 산길에 박새는 피어서, 산객들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

산 이야기 2023.06.22

설악산 '마등령'을 넘다 (1部) - 백담사에서 마등령까지

2023. 6. 20 마등령을 넘어보기로 맘 먹었습니다. 오랜시간 산길을 걷는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아 망설였지만 더 늦기전에, 아직 왠만한 산은 오를 수 있을 체력이 될때 가봐야지 결심을 하고 떠났습니다. 8시 45분 인제군 북면 용대리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곤 노폭(路輻)이 좁아 정원이 34명밖에 안되는 좁은 버스에 승차해서 백담사로 갑니다. 중국 관광길에 타고 다니는 작은 버스, 딱 그 정도 크기의 버스에 몸을 의지하고서... 안전벨트 매는 건 필수. 백담사까지는 10여분 정도 걸립니다. 백담사로 가는 길은 이따금씩 차량이 서로 비킬 수 있는 곳이 있긴 하지만, 차 한대가 겨우 다닐 정도의 도로 그나마 다행인 것은, 지금은 도로를 포장한 덕분에 덜컹거리는 게 덜하다는 것. 9시 정각 백담사 주차..

산 이야기 2023.06.22

천년고도 경주의 '토함산'에 오르다.

2023. 6. 12 경주 토함산을 가는 날 아침은,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 잔뜩 흐렸습니다. 오후에는 '전국적으로 한 소나기 한다'고 그래서 그런가 봅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길가의 논에는 벼가 파릇파릇 자라고 있습니다. 4시간 반 가까이 지루함을 참아가며 7번 국도를 달리고 달린 버스는 경주시 마동 탑마을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11시 25분. 다들 버스에서 下車하자 마자 서둘러 발걸음을 옮깁니다. 그래서 산행 전 준비운동은 생각도 못합니다. 골목길에 접어들자 '탑골탐방로 입구' 팻말이 보입니다. 담장너머 꽃들은 반갑다 인사하네요. 아래의 사진처럼, 우리지역에서는 검은 비닐을 씌우고 그 위에 고추를 심은 뒤에 지주대를 꽂아 주는데, 여기 탑동마을의 고추밭은 우리와는 다르게 둥그렇게 흰비닐을 씌우고,..

산 이야기 2023.06.16

6월의 <선자령>은....

2023. 6. 6 때 이른 더위가 한여름같은 요즈음. 수은주는 연일 30℃를 웃돌고, 사람들은 시원한 그늘로, 바다로 갑니다. 오늘 모처럼 선자령을 찾았습니다. 사실 선자령이야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갈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지만, 하는 것 없이 매일 매일을 바쁘게 살다보니 자주 찾지를 못했습니다. '지척이 천리'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산행시작점은 (구)대관령휴게소입니다. 08:40분. 원래는 휴게소 주차장에서 시작하는건데, 양떼목장과 선자령 갈림길에서 下車했지요. 차에서 내리자마자 모두들 바쁘게 걷는군요. 급하게 가는 게 습관이 되어 그런가 봅니다. 오늘은 느긋하게 걸어도 되는 날인데 ... 오늘도 갈림길에서 왼쪽의 계곡길을 선택합니다. 포장도로쪽의 KT송신소를 지나는 능선길보다 조금 더 걷기는 하지..

산 이야기 2023.06.08

강릉 <장현저수지 둘레길>을 걸어보다

2023. 6. 1 유월이 시작되는 첫날, 장현저수지를 한바퀴 돌아보았습니다. 강릉의 案山인 과 인접해있는 장현저수지에, 둘레길 조성 공사를 하던 무렵 일부분만 걸은 적이 있지만 지금은 완공된 길을 걸어봅니다. 저수지 둑 밑 주차장에 주차를 했습니다. 이 주차장으로 들어오려면 모산초등학교 앞에서 오른쪽으로, 작은 개울을 따라 폭이 좁은 도로를 올라가면 됩니다. 이 주차장은 저수지 입구 왼쪽에 있던, 풀이 무성한 공터였는데 둘레길을 조성하면서 주차장으로 단장을 한거죠. 주차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됩니다. 주차장은 넓어요. 그러함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주차장은 비어있고, 따라서 둘레길도 이따금씩 한, 두명 걷는 정도입니다. 뒤돌아본 주차장. 아직은 미흡한 부분이 많죠. 일단은 기본적으로 반드시 있어야 ..

산 이야기 2023.06.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