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안개속을 걷다 - 춘천 오봉산

adam53 2023. 7. 22. 22:30

2023. 7. 18

장마철에도 산에 갑니다.

어쩌면 산행길에 비를 맞을 수 있는데도, 일단은 떠나고 봅니다.

오늘의 산행지는 춘천 오봉산.

양양고속도로를 지나는 차창 밖으로는 비가 내리고

춘천이 멀지않았는데도 비는 계속 내립니다.

이대로는 산행하기가 어렵겠는데요.

10시 35분

46번 국도의 배후령에 도착했습니다.

배후령은(背後嶺)은 강원도 춘천시 신북읍과 강원도 화천군 간동면을 잇는 고개인데,

과거에는 이 도로에 자동차 사고가 자주 발생하므로  2004년 터널공사를 착공하여 2012년 3월 30일 개통했기에 지금은 차량통행이 뜸한 상태입니다.

해발 600m의 배후령.

한때는 이 고갯길을 넘어야만 화천군 오음리를 지나 양구로 갈 수 있었으며, 반대로 고개에서 춘천쪽으로 내려오면 소양강댐 아래 신북 닭갈비거리로 연결되어 주말이면 차들로 붐비는 길이었읍니다, 그러나 지금은 터널이 생기면서 배후령은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라이딩 명소가 되었고, 오봉산을 오르는 가장 빠른 들머리가 배후령 정상이라 오봉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배후령에서 시작합니다.

단체산행이라면 배후령에서 청평사로 내려가고, 개인 산행일 경우에는 오봉산까지 갔다가 원점회귀를 하거나 처음부터 청평사에서 오봉산을 오르기도 하는데요, 배후령에는 주차할 공간이 그런대로 넉넉한 편이므로 주차문제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들머리.

오늘 우리는 배후령에서 오봉산을 거쳐서 청평사로 내려갑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내내 비가 내렸는데, 배후령에 도착을 하니 뚝 멈췄네요.

비옷을 입고 산행을 하지않아서 다행입니다.

비 그친 직후라서 땅은 촉촉하고, 물기를 잔뜩 머금은 공기로 인해 더위걱정은 조금 덜 할 것 같습니다.

여늬산과 마찬가지로 오봉산도 처음부터 빡센 오르막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힘겨울 정도의 오르막은 아니구요,

오봉산은 600m의 배후령에서 시작하므로 180여 m를 올라가면 정상까지 가는, 산행하기가 좀 쉬운 산입니다.

아기자기하고 암릉구간도 많지만 뭐랄까?    음,  그 암릉구간은 그다지 위험하지 않고 약간의 스릴이 있는, 산행하는 재미를 듬뿍 느낄 수 있는 예쁘고 사랑스러운 산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오봉산은 암릉구간이 많다고 해서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한 성질'하는 남성이라기 보다는, 듬직하고 성격 좋은 동네형 같다는 느낌이 드는 산입니다.

그래서 안전에 조금만 신경쓴다면 산행 초보자도 즐겁게 산행을 하고, 기억에 남을 산이라는 생각입니다.

들머리에서 2km 올라오면 만나는 이정표.

오봉산 방향으로 갑니다.

이정표를 보지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곧장 걷는 사람들은 '등산로 없음'이라 표시한 곳으로 가기도 합디다만,

이정표가 안내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안전하기도 하고 힘도 덜 들죠.

아, 이런!

벌써 1봉에 도착했네요.

오봉산(五峰山 779m)은 1봉 나한봉(715m), 2봉 관음봉(685m), 3봉 문수봉(725m), 4봉 보현봉(740m), 5봉 비로봉(779m)의 다섯봉우리를 말합니다,

몇년전만 해도 1봉에서 4봉까지 봉우리를 표시하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는데, 한동안 오지않았더니 봉우리를 표시하는 정상석이 있네요. 아마도 근간에 세운 가 봅니다.

1봉에서 내려가는 길.

오봉산의 암석은 화강암이라 비 온 뒤에도 미끄럽지 않아 걷기 좋습니다. 조심은 해야하지만 매끌 매끌하지 않아 좋죠.

좀전에 '동네 형'같다는 말 이해되시죠?

비에 젖은 벤치는 눈(目)으로만 앉아서 쉽니다.

속이 움푹 파인 나무.

윗부분은 새를 닮은 것 같죠?

먼지 나지 않고, 햇빛도 내려쬐지 않아 산행하기엔 참 좋은 날씨입니다.

안개에 둘러쌓인 숲은, 중세유럽영화에 나오는 그런 모습입니다.

몽환적이며 음산하게 보이는 흐릿한 곳에서, 갑자기 누군가 칼을 들고 튀어나오는 그런 영화를 보는 느낌.

안개가 잔뜩 낀 숲에서 피어난 참배암차즈기.

물 빠짐이 좋은 양지나 반그늘에서 자라는 참배암차즈기의 꽃 색깔은 노란색입니다.

꽃의 모양이 마치 뱀이 입을 벌린 것 같은데서 이름이 유래한 '참배암차즈기'는 국내에만 자생하는 특산 식물이며,

어린 순을 나물로도 먹는데요,  '참배암차즈기'는 관상용으로 심기도 하고 밀원용으로 이용하기도 하지만, 근래에는 어쩌다 보는 귀한 식물이 되었습니다.

금년 여름은 그 어느해보다도 더 더운 것 같습니다. 이상기온으로 인해 금년만 그런 게 아니라 여름은 해를 거듭할 수록 더 덥고, 겨울은 예전처럼 눈이 많이 내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장마철.

지리한 장마가 계속되다가도 비가 뚝 그치면 폭염으로 무더운 날을 보냅니다.

남쪽에는 비 피해가 상당합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불어 난 비 때문에 목숨을 잃기도 했습니다.

산 사태로 인해 흙더미에 깔려서 집이 무너지고 인명피해도 나고, 강물이 지하차도에 밀려들어 많은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하고, 수색현장에 투입된 젊은 병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선량한 사람들의 수해로 인한 안타까운 소식은 우리를 슬프게 합니다.

호우로 인한 피해는 사람만이 아니라 물에서 헤엄치는 소,  흙탕물이 휩쓸고 간 차마 눈뜨고 보기어려운 닭,  바다처럼 물에 잠긴 가옥과 논, 밭을 보면 참담하기만 합니다.

이 집중호우와 폭염의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이 급등해서, 음식점에서 '상추 좀 더 달라'고 하기에도 눈치보이는 요즘입니다.

벼 농사도 망쳤기에 쌀 값도 오른다고 합니다. 물에 잠긴 농토를 바라보며 눈물짓는 농부의 모습은 가슴이 먹먹해지며 아려옵니다.

엘니뇨로 뜨겁게 달궈진 바닷물은 고온다습한 수증기를 내륙으로 몰고와서, 한반도에 닥치는 태풍도 강해지고 북반구의 여러나라에서도 '열돔' 현상이 일어나며, NASA는 내년은 올해보다 더 더울거라고 합니다.

매미소리 들리는 정자에 앉아 시원한 수박을 나눠먹고 계곡에서, 바다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의 평화로운 뉴스로 보고 싶은데, 우리의 일상을 깨버린 불볕더위와 호우는 우리를 우울하고 슬프게 합니다.

3봉에 도착했습니다.

봉우리라기 보다는 그냥 등산로 한켠의 좀 넓은 곳입니다.

안개는 점점 짙어옵니다.

가는 길 외의 주변과 조망은 아무것도 볼 수 없고....

서늘한 공기덕분에 덥지않아 좋군요.

오늘 같은 날이면, 여름 산행은 아무 걱정없이 얼마든지 할 수 있는데....

고목에서 사진도 찍고

이상하게 생긴 바위도 보며 가는 길.

오봉산에는 눈에 띄는 것 한가지가 있군요.

오봉산 암릉구간에는 스텐레스 말뚝(棒)에 동그란 고리속으로 쇠줄을 넣은 것이 참 좋습니다.

일반 로프는 비, 바람과 눈으로 삭으면서 낡으면 허옇게 일어나서 장갑에도, 옷에도 지저분하게 묻어나는데, 

봉(棒)은 물론 쇠줄도 아주 맘에 들고 미관상으로도 좋아보입니다.

사람하나 지나갈 정도의 앙증맞은 다리.

이 작은 다리를 건너면 갈림길이 있습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5봉으로 바로 가는데요, 1봉에서 5봉까지 봉우리마다 다 들려보는 게 좋겠죠?

4

4봉으로 가는 길은 좀 좋지 못합니다.

4봉도 다른 봉우리처럼 평범합니다.

멀리서 전체적인 산 모습을 보면 봉우리처럼 보일지는 몰라도, 산행하면서는 그런 걸 전혀 느끼지 못합니다.  너무 낮아서 그런걸까요?

4봉을 지나면 암릉을 오르는데,

쇠줄을 잡고 오르면, 이 정도야 아무것도 아니죠.

산행하면서 이런 구간도 있어야 산행이 재미있고 즐겁고 또, 신이 나죠.

청솔바위입니다.

바위사이로 뿌리를 내린 소나무와 바위가 그려내는 모습은 그림같습니다.

무모하게도 저 바위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봐요.

'올라가지 마시오'라고 써 놓은 걸 보면 객기(客氣) 부리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랬겠죠?

바위위에 서 있는 분재같이 멋진 소나무.

몇년전까지만 해도 이 소나무 오른편 돌맹이위에는 진혼비가 있었습니다.

오봉산을 산행하다가 불의의 사고를 당한 이를 추모하는 비.

위 사진은 2016년 3월에 찍었던 사진인데요, 

진혼비

신 종섭

사랑하는 산을 통하여 극복 의지를 키우다, 여기 산화하니 진혼하노라.

1989. 9. 3

이상은 비문의 내용입니다.

왼쪽의 돌맹이 위에 있던 진혼비는 철거하고 없습니다.

안전산행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줌으로 놔둬도 괜찮을텐데, 미관상(美觀上) 보기 안좋다고 그런걸까요?

또 다시 암릉을 오르는 구간이 있습니다.

스텐레스 봉(棒)이 은빛으로 반짝이는 길

쳐다보면 두려운 마음이 생기지만, 안전하고 재미나는 암릉구간입니다.

안개속 저 소나무도 수채화같군요.

세밀하게 표현하지 않지만 물감을 물에 풀어서 번지듯  쓱 쓱 그린 그림,

오늘 안개에 싸인 오봉산은 수채화 그 자체입니다.

돌양지꽃 노란색이 선명하게 눈에 들어오네요.

돌양지꽃은 표고 500m 이상의 높은 산 바위틈에서 자랍니다. 특히 안개가 많고 습기가 많은 곳에서 잘 자라는데,

양지꽃은 양지를 좋아한다고 해서 양지꽃이라고 합니다. 꽃은 길게는 4개월 가량이나 피며 생명력이 강해 줄기가 중간에 끊어져도 다시 그곳에 뿌리를 내려 새순이 돋아나는 식물입니다.

돌양지꽃은 양지꽃과 거의 같지만 키가 30~50㎝인 양지꽃보다 20㎝ 정도로 더 작죠.

또 양지꽃은 이른 봄인 4월에 꽃이 피지만, 돌양지꽃은 6~7월이 되어야 꽃이 핍니다.

오봉산의 또 하나의 특징은 넓고 큰 암석으로 이루어진 곳이 많다는 것입니다.

춘천 삼악산처럼 날카롭고 까칠한 바위투성이 길이 아닌, 완만하고 부드러운 바위덩어리 길입니다.

넉넉하고 너그럽고 푸근한 아버지같은 산입니다.

오봉산 정상입니다.

해발 779m의 오봉산.

오봉산의 옛 이름은 경운산이었고 오봉산, 경수산, 청평산이라 불리다가 소양호에서 보면 다섯개의 봉우리(나한봉,관음봉,문수봉,보현봉,비로봉 등)가 연이어 있어 오봉산으로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11시 40분.

좀 이르긴 하지만 정상에서 점심을 먹고 갑니다.

정상을 지나면 밥 먹을만한 마땅한 장소가 없거든요.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는군요.

비가 더 쏟아지기 전에 얼른 내려가야겠어요.

정상석과 아쉬운 작별을 합니다.

다음 달부터 인도 위에 불법 주.정차를 하다 적발되면 최대 5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합니다.

행정안전부는 인도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 전국 확대시행의 계도기간이 이달로 종료되어, 8월 1일부터 과태료가 부과된다고 해요.

불법 주정차 주민신고제는 주민이 불법 주정차 차량사진 2장 이상을 1분 간격으로 촬영해서 안전신문고로 신고하면 관할 지자체가 자동으로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인데요,

국민의 보행권 확보를 위해 이달(7월)부터 기존 5대구역에 인도가 추가되었죠.

기존 5대구역은 소화전 5m 이내, 교차로 모퉁이 5m 이내, 버스정류장 10m 이내, 횡단보도, 어린이 보호구역이었는데, 인도를 침범해 1분 이상 주정차를 했다가 주민 신고를 받으면 승용차는 4만원, 승합차는 5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답니다.

각기 다른 장소에서 주정차를 한 경우 위반 횟수에 상관없이 적발 때마다 과태료가 부과되는데, 같은 장소에서 이동없이 같은 신고가 접수되면 한번만 과태료가 부과된대요.

보행자의 안전이 불법 주정차로 위협받아서는 안된다고, 인도의 불법 주정차를 근절하기 위해 그런다고 하지만, 안전하게 주차할 공용주차장이 부족한 상태에서 한때는 경계석을 낮추어 개구리주차를 할 수 있게 하기도 했었는데,

잠시 잠깐인 1분도 허용되지 않는,  인도(人道)에 주정차를 하므로써 과태료를 물지 않도록 주의해야 겠습니다.

함초롬히 비에 젖은 싸리나무 이파리에 맺힌 빗방울은 은구슬처럼 빛납니다.

와! 이 소나무 좀 보세요.

그림도 이런 그림이 없어요.

뭐라고 형언하기도 어려운 멋진 풍경입니다.

안개에 둘러싸여 있어 더 멋스럽네요.

오래갈 것도 아니면서, 빗줄기는 점점 더 거세어지고

순하고 예쁜 산이라서, 비에 젖은 바위가 미끄럽지도 않습니다.

비를 맞아 나무는 더 푸르러지고, 바위는 더 도드라져 보이고, 땅은 누런색으로 선명해졌습니다.

홈통바위에 도착했습니다.

홍천 팔봉산의 해산굴처럼, 홈통바위도 좁은 바위속으로 가야합니다.

배낭을 메고 간신히 빠져 나갈 정도로 좁은 홈통바위. 

여기는 오봉산의 백미(白眉)입니다.

올해의 장마는 아직 다 끝나지 않았는데요,

장마는 습도가 높아 곰팡이가 기승을 부리는 시기로 건강을 위협하는 유해 곰팡이를 조심해야 합니다.

곰팡이는 온두 20~30도, 습도 60% 이상인 환경에서 가장 잘 증식을 하는데, 장마철은 곰팡이가 증식하기에 가장 좋은 조건이 됩니다.

곰팡이는 포자를 공기 중에 출하하는데, 포자 형태로 퍼진 곰팡이는 독성물질인 마이코톡신을 포함하고 있답니다.

이 마이코톡신은 곰팡이가 생산하는 2차 대사산물로서 사람이나 가축에 급성 또는 만성의 생리적, 병리적 장해를 유발하는 유독물질인데, 이 마이코톡신이 비염,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악화시길 수 있다는군요.

곰팡이는 또 피부 건강을 해치기도 한답니다. 습한 상태에서 오랜기간 방치된 피부는 곰팡의의 좋은 먹잇감이라 해요.

백선(무좀)은 곰팡이의 일종인 피부사상균에 의한 피부감염을 말하는데, 발생부위에 따라 발에 생기면 족부백선, 사타구니에 생기면 완선, 손발톱에 생기면 조갑백선 등으로 부릅니다.

이 중에서 족부백선은 무좀이라고 부르는 백선증으로, 흔한 증상이지만 발이 아닌 다른 신체 부위까지 감염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답니다.

예방을 위해선 발을 깨끗이 씻고 통풍을 시켜 건조하게 하는 게 좋고 발수건, 슬리퍼, 양말 등은 개인용으로 따로 사용하는 게 좋대요.

통풍이 잘 되는 신발을 신고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도 도움이 되구요.

주 원인인 곰팡이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죠. 제일 흔한 방법은 시중에서 파는 제거제를 활용하는 것인데, 곰팡이가 생긴 부분에 제거제를 뿌리고 닦아주면 곰팡이를 없앨 수 있대요. 다만, 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사용을 자제하는 게 좋구요, 또 사용 후에는 2~3시간 이상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주랍니다.

베이킹소다도 좋답니다. 베이킹소다에는 지방산을 중화시키는 성분이 있어 기름때를 제게하는 데 많이 쓰고, 곰팡이를 없애는데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해요.

식초를 활용할 수도 있답니다. 식초의 산 성분은 곰팡이를 없애는데 도움이 되는데요, 집에서 사용하는 분무기에 식초를 담아 뿌린 후 마른 헝겊으로 닦아내면 곰팡이를 없앨 수 있다고 합니다.

장마철 곰팡이를 얕봤다가 병원 신세를 지지말고, 비염과 천식 등의 호흡기질환 예방을 위해서라도 유해곰팡이는 철저히 없애야 겠습니다.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이정표를 보면 청평사(완경사) 1.6km라 되어 있습니다.

주차장뱃터는 1.8km이고, 청평사(급경사)는 1.5km라는 표시가 있는데요, 여기서 선택을 잘 하시기 바랍니다.

두개의 길 모두 청평사로 내려가는 길인데요, 완경사로 된 이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는 것 보다는 청평사 급경사로 내려가는 걸 추천합니다.

천단 방향(급경사)로 가려했지만, 혼자 가기가 뭣해서 뒤따라오던 일행 2명에게 같이 가자고 했지만, '어떤 이의 블로그에서 그 길은 위험하니까 절대로 가지말라 했다'고 사람들이 말을 듣지 않는군요.

할 수 없이 일행과 함께 이 계단을 내려와 계곡길로 갔습니다만, 완경사는 커녕 이 길은 급경사 중에서도 급 급 경사였습니다.

오히려 천단방향이 밧줄잡고 내려가는 구간이 있어 그렇지, 그 쪽이 더 완경사였고 경치도 좋고 재미나는 길입니다.

그 길로 내려간 경험으로 볼 때 '완경사'라 표시한 길로 가지말고, 급경사라 표시한 천단 쪽으로 가는 걸 적극 추천합니다.

산행안내는 제대로 해야죠.

-----------------   아래에 천단을 거쳐 내려갔던 사진을 몇장 올리니까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암릉을 즐기려는 사람은 갈림길에서 천단으로 가는 능선 따라 직진하세요.

이 길은 아기자기한 암릉과 소양호의 시원한 조망을 보며 내려갈 수 있습니다.

단, 수직에 가까운 쇠줄을 타고 내려가는 암릉지대가 3군데나 있어 겨울철에는 조심해야 합니다.

이 길은 해탈문으로 가는 것보다 거리도 1km나 더 가깝고, 재미도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급경사 쪽 사진이었습니다.

어때요? 이 길이 훨씬 더 나아보이죠?

갈림길의 계단에서 부터 청평사까지 가는 동안, 이 계곡길로 내려온 걸 후회, 후회했습니다.

혼자서라도 급경사 길로 갈 껄 하면서...

계곡길은 등산로 정비가 제대로 되지않았드군요. 개울로 걷다가 희미한 길을 찾아서 가기도 했구요.

말이 완경사지 완경사도 아니고, 이제야 한군데 한군데씩 손을 보고 있는,  여태까지의 등산로 중에서도 최악이 아닌가 싶었습니다.

아래 위로 2개의 네모로 파인 여기는 '진락공 이자현세수터'라네요.

이 폭포는 '식암폭포' 인데요,

'식암(息庵)'은 이자현이 지은 암자이름에서 따 온 이름이구요.

水量이 적어서 폭포라고 하기에는 좀 그렇네요.

'척번대' 사진 참조(위 사진은 2016년 3월에 찍었던 것입니다).

해탈문을 지나

개울을 또 건넙니다.

우리나라에는 오봉산이 참 많네요.  '위키백과'에는

오봉산은 경상북도 건천에 있는 해발 632m의 산이다.

오봉산은 경상남도 양산에 있는 해발 533m의 산이다.

오봉산(五峰山)은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과 연서면, 전동면 일원에 걸쳐 있는 해발 262m의 산이다.

오봉산(五峯山)은 평안북도 강계군과 후창군에 걸쳐 있는 산이다.

오봉산(五峯山)은 함경남도 영흥군에 있는 산이다.

오봉산(五峯山)은 함경북도 회령군에 있는 산이다.

오봉산(五峰山)은 인천광역시 남동구 도림동과 논현동에 걸쳐있는 산이다.

오봉산(五峰山)은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에 있는 해발 779m의 산이다.

오봉산(五峰山)은 경기도 양주시에 있는 해발 675m의 산이다.

오봉산(五峯山)은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해발 205m의 산이다.

오봉산(五峯山)은 강원특별자치도 회양군과 통천군에 걸쳐 있는 해발 1,264m 산이다.

오봉산은 강원도 고성군에 있는 산이다.

오봉산은 대전광역시에 있는 산이다.

오봉산은 전라북도 완주군에 있는 해발 879m의 산이다.

오봉산은 전라남도 보성에 있는 해발 324m의 산이다.

오봉산은 전라남도 완도에 있는 해발 644m의 산이다.

그리고 오봉산(五峰山)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시 성산면에 있는 산이다.

청평사에 왔습니다.

잠시 주춤했던 비는 청평사에 도착하자마자 제법 쏟아지네요.

춘천시 북산면 오봉산(五峰山)에 있는 청평사는 고려전기에 건립한 사찰로, 973년(광종 24) 영현선사(永賢禪師)가 창건하여 백암선원(白岩禪院)이라 했답니다.

그 뒤 폐사(廢寺)가 되었다가 1068년(문종 22) 이의(李顗)가 중건하고 보현원(普賢院)이라 하였으며, 1089년(선종 6) 이의의 아들인 이자현(李資玄)이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은거하자 도적이 없어지고 호랑이와 이리가 자취를 감추었다고 해요.

이에 산이름을 청평(淸平)이라 하고 절 이름을 문수원(文殊院)이라 한 뒤, 견성암(見性庵)·양신암(養神庵)·칠성암(七星庵)·등운암(騰雲庵)·복희암(福禧庵)·지장암(地藏庵)·식암(息庵)·선동암(仙洞庵) 등 8암자를 짓고 크게 중창하였답니다.

1327년(충숙왕 14) 원나라 황제 진종(晉宗)의 비(妃)가 불경·재물을 시주하였고,

1367년(공민왕 16)에 나옹(懶翁)선사가 복희암에서 2년 동안 머물렀다 해요.

1555년(명종 10) 보우(普雨)가 이곳에 와서 청평사로 개칭하고, 대부분 건물을 신축하였으며,

1711년(숙종 37)에 환성(喚惺)이 중수하였고, 1728년(영조 4)에 각선(覺禪)이 삼존불상을 조성하였대요.

6·25전쟁 때는 구광전(九光殿)과 사성전(四聖殿) 등이 소실되기도 했구요.

1977년에 공철(空徹)이 극락보전과 삼성각을 중건하였고, 1979년 향봉(香峯)이 해탈문과 적멸보궁을, 1984년 서호(西昊)가 요사와 청평루·서향원(瑞香院)을, 1988년 석진(石眞)이 대웅전을 중건하여 오늘에 이른다는 청평사.

현존하는 당우로는 대웅전을 비롯해서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청평사 회전문(淸平寺回轉門)과 극락보전(極樂寶殿), 적멸보궁·청평루·서향원·해탈문·불각(佛閣) 1동이 있으며, 조금 떨어진 곳에 요사채가 있구요.

사지(寺址)는 1984년 강원도 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문화재로는 1984년 강원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삼층석탑과 진락공부도(眞樂公浮屠)·환적당부도(幻寂堂浮屠) 등이 있답니다.

극락보전으로 가는 길 왼쪽에는 수령 800여년 된 주목이 있구요, 이 나무는 1982년 11월 13일 보호수로 지정하여 관리하고 있습니다.

청평사의 삼층석탑은 공주탑이라고도 하는데 현재 2층 옥개석만 남아 있고, 2층 옥개 위에 잡석들을 올려 놓았는데 3층 이상은 없어졌다고 합니다. 이 탑은 상삿뱀에 몸이 얽혀 갖은 고생을 하던 원순제[元順帝,산동성주라는 설도 있대요]의 공주가 이 절에 와서 가사불사(袈裟佛事)를 행한 뒤, 상삿뱀을 떨쳐버리게 되자 이 소식을 들은 원순제가 은혜를 보답하기 위하여 세웠다는 전설이 전해 온답니다.

또한, 이 절에 있는 고려선원(명승, 2010년 지정함)은 지금까지 밝혀진 정원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으로, 일본 교토[京都]의 사이호사[西芳寺] 고산수식(枯山水式) 정원보다 200여 년 앞선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청평사는 보물같이 소중한 절입니다.

상사뱀이 윤회를 벗어난 보물 164호 회전문은 지금 보수 중입니다.

영지도 보고 가야 해요.

지표발굴 및 측량조사에서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전형적인 고려시대의 연못인 영지(影池).

오늘은 비가 내려 제대로 둘러보지 못해서, 전에 찍었던 영지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사각형의 영지는 연지와 달리 연꽃을 심지 않는다고 해요. 못의 수면을 고요하게 해 수면이 가지는 투영효과에 의해 그림자를 드리우게 하는 여러 사찰에 조성된 지당의 한 종류라는군요. 매월당 김시습(金時習)은 청평사 영지를 보고 “네모난 못에 천 층의 봉우리가 거꾸로 들어 있다(方塘倒揷千層峀)”고 표현했다지요.

이 영지는 북단에 자연석을 지하에 중첩되게 깔고 석축을 쌓았는데, 계곡물이 이 석축 아래로 스며들어 영지 수면 아래에서 물이 솟아오르게 하는 특이한 입수구조를 지니고 있대요. 이곳에는 세향원터, 부도, 청평루 등도 함께 위치하고 있구요.

청평사에서 몇발자국 아래에 있는 이 건물은 과거 청평사의 부속건물인 듯 싶은데 아무런 보수도 하지않고, 설명도 없이 출입을 금하고 있군요.

청평사에서 주차장까지 가는 길에는 볼거리도 많습니다.

구송폭포도 있고

거북바위도 있고,

상사뱀과 공주의 설화가 있는 공주 像도 있고,

----------  공주와 상사뱀 설화

중국 당나라 태종의 딸 평양 공주를 사랑한 청년을 태종이 죽이자, 청년은 상사 뱀으로 환생하여 공주의 몸에 붙어서 살았답니다.

궁궐에서는 공주의 몸에 붙은 상사 뱀을 떼어 내려 했으나 효험이 없었는데 공주가 청평사에 와서 공주 굴에서 하룻밤을 자고,

공주탕에서 몸을 씻고 스님에게 가사를 만들어 올렸더니, 그 공덕으로 상사 뱀은 공주와의 인연을 끊고 해탈하였다고 전해지는 그런 얘기가 있습니다.

청평사 안내소의 선반에는 고양이가 게으른 하품을 하며 낮잠을 자는군요.

13시 55분.

가끔씩 비를 맞아가며 안개속을 걸었던 춘천 오봉산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오늘은 약 6km를 걸었구요, 3시간 2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평균속도는 1.7km였구요.

산행코스: 배후령 - 1봉 - 2봉 - 3봉 - 4봉 - 5봉 - 홈통바위 - 갈림길 - 청평사 완경사길 - 청평사 - 주차장 (5.9km, 3시간 20분 소요, 평균속도 1.7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