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행복한 순간들

일본 큐슈여행 첫날 - 벳부 [카마도 지옥온천]

adam53 2024. 4. 11. 18:17

벳부에 왔습니다.

'벳부'하면 '카마도 지옥온천'입니다.

여럿이 같이 사진찍을 일이 별로 없을 것 같아, '카마도 지옥온천' 입구에서 사진을 또, 찍어봅니다.

맨앞 오른쪽이, 지금 보고있는 이 블로그 '발자욱'의 쥔장입니다. 

벳부(別府)의 카마도 지옥은 일본 최고의 온천 용출량을 자랑하는 오이타현 벳푸온천투어 코스 중 하나로,

카마도 지옥은 예로부터 이 고을의 수호신 '카마도 하치만쿠'의 제사 때 제단에 올릴 밥을, 온천에서 뿜어져 나오는 98℃의 증기를 이용하여 지은 것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고 해요.

카마도 지옥온천에 오면,  카마도 지옥의 마스코트라고 할 수 있는 '카마도 도깨비'를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통에도 도깨비, 자판기에도 도깨비가 그려져 있죠.

길 따라 들어가요.

처음에 마주하는 것은 진흙 열탕온천입니다. 지하 암반에서 지열에 의해 생성되었으며, 끈적한 상태의 다양한 점토가 녹아 내리면서 만들어진 색깔로, 동그란 진흙에서 몽글 몽글 온천이 솟아납니다.

몇발짝 더 나아가면 이 코발트 블루빛깔의 지옥 온천을 봅니다.

흰색물질은 비결정성 실리카 (규소의 화합물)인데, 온천 침전물로 약 70여년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해요.

조금 더 앞으로 가면 온천물을 마실 수 있게 종이컵을 준비해 뒀습니다.

80도 되니까 천천히 후후 불어가며 마십니다.

목(인후)과 피부에 좋다고 하니까 꼭 마시고 가요. 한 10년은 더 젊어진다 하잖아요.

이 동그란 진흙은 온천이 솟는 곳이구요.

카마도 지옥온천에서는 무료로 족욕체험을 할 수 있습니다.

앞쪽으로 조금 더 가면 '쇼'를 하는 젊은이가 있습니다.

온천의 흰 증기를 입으로 훅 불어서, 하얀 증기량이 확 늘어나며 옆으로 퍼지게 하는데요,

전에는 담배를 피는 할아버지가 이 show를 했다고 해요.

분출하고 있는 수증기에 담배 등과 같은 연기를 더해서 불타는 것을 가져가면 증기량이 2배가 된다고 하는데,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운 탓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젊은이가 이어서 하는데, 지금은 담배 대신 모기향을 이용해서 수증기량을 늘린다고 합니다.

벳부 온천수와 모기향이 만나서 수증기를 만드는 거죠.

그런데, 우리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라도 일본 청년이 쇼를 하면서

'기똥차네' 또는 '쥑이네', 아니면 '신기하네' '대박이네' 라고 말을 하면 덩달아 그 말에 추임새를 넣어줘야 해요.

관람객들의 호응이 좋으면 2번, 3번 하지만 호응이 시원찮으면 김 빠져서 한번만 하고 마니까, 카마도 지옥온천에 가면 환성과 함께 열띈 호응을 하시기 바랍니다.

사진 중앙부분, 검은 모자를 쓰고 울타리안으로 고개를 들이 민 사람이 그 젊은이입니다. 

이쪽에서 하고 또 저쪽으로 가서 관객들의 관심을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벳부는 온천도시입니다. 온천의 용출량이 가장 많은 곳이 벳부라고 하죠.

큐슈에는 온천이 3천개 정도 있답니다. 하루에 한개씩 이용한대도 10년이 걸리죠.

일본에서 온천물이 가장 좋은 곳은 홋카이도라고 해요. 우리야 뭐 가끔씩 온천을 하니까 그게 그거 같지만, 온천이 많은 일본사람들은 온천물에 상당히 민감해서 온천물이 좋고 안좋고를 가려내는 모양이더라구요.

두번째로 좋은 곳은 뱃부이고, 그 다음이 후쿠시마라고 합디다.

진흙열탕 지옥온천입니다.

전에는 회색이었는데 해마다 색이 변화하면서 지금과 같은 색이 되었다고 해요.

땅 속에 포함된 철분이 어떤 원인에 의해 녹아들면서 변화된 것이라는군요.

동그란 원(圓) 안에 김이 세가닥 모락모락 올라오는 그림은 원래 온천을 나타내는 그림이었습니다. 

이걸 만든 사장이 벳부를 돌아다니는데 여기도 온천, 저기도 온천,  온천 아닌 곳이 없더랍니다.

그래서 '내가 온천이라는 걸 알려야겠다' 해서 이 그림으로 표시했는데, 탕은 온천이고 김은 벳부의 수증기랍니다.

이게 일제시대 때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목욕탕 마크로 바뀌었다고 해요.

안내양의 '오라이'는 뱃부에서 탄생했습니다.

온천을 그림으로 표시한 그 사장이 온천을 만들었는데, 누가 알려 줄 사람이 없어서 생긴 게 '가이드'랍니다.

그런데 가이드가 기사아저씨한테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라, 그리로 가자는 뜻으로 '오라잇'했는데 이게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시내버스 안내양이 버스 출발하라고 할 때  '오라이'하는 말로 바뀌었다고 해요.

그것도 이제는 옛날얘기라서 요즘 사람들은 그렇게 했다는 걸 전혀 모르죠.

쇼를 하고 있는 청년.

내일 방문할 '유후인'에도 온천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유후인은 단체손님을 받지않기에 단체는 무조건 벳부, 유후인은 개별온천으로 나뉩니다.

족욕하는 물은 천연 온천수입니다.

그리고 카마도 지옥온천에 가면 꼭 먹어봐야 하는 게 있죠.

바로 온천으로 익힌 달걀 '온센 다마고'와 '라무네 사이다'입니다. 이 달걀 1개를 먹으면 수명이 7년이나 는다고 해요.

라무네 사이다는 병속에 구슬이 있어 구슬 사이다라고 하는데요, 이 사이다 두껑을 잘못 따면 거품이 난리가 아니라서 방에서는 절대로 따면 안된다 하죠. 온 방안이 사이다거품이 된다고 해요. 그러므로 두껑 딸 때는 반드시 화장실에서 딸 것.

우리나라에서는 어느 지역의 특산품이 유명하다 하면, 인터넷을 통해서 구매할 수 있지만 일본은 그렇지 않다고 해요.

그 지역의 특산품은 그 지역에 가야만 먹을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했기에 아무데서나 사 먹을 수 없습니다.

라무네사이다도 마찬가지입니다. '카마도 지옥온천'에 와야 만 사 먹을 수 있는 특별한 것이죠.

1858년 일본의 개항과 함께 영국으로부터 들어온 레모네이드는 일본에서도 널리 사랑받게 되었습니다.

태평양전쟁 때는 간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야마토급 전함의 함정 소화시설인 이산화탄소 발생장치를 응용하여, 승조원들이 레모네이드에 탄산을 강제주입해 함내에서 라무네와 비슷한 음료를 즐기기도 하였다고 해요.

라무네란 이름은 레모네이드가 와전된 이름이지만, 오늘날에는 특정한 맛의 음료를 뜻하는 고유명사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영어로는 본래의 레모네이드와 구분하기 위해 'Ramune, 라무네' 그대로 부르거나 'marble soda(구슬 음료)'라고 합니다.

이 라무네사이다(구슬사이다)는 대기업에서 제조하지 못합니다. 일본의 전후 시대인 1977년에 '중소기업 분야 조정법(中小企業分野調整法)'이 발효되어 라무네는 오직 중소기업에서만 생산이 가능한 서민 음료수로, 온천을 끼고 있는 곳에서만 판매하라고 했대요.

그래서 여길 와야만 먹어볼 수 있는데, 한때는 이 사이다가 엄청 인기있었지만 코카콜라때문에 슈퍼에서 파는 불량식품처럼 밀려났답니다.

 

그리고 주둥이 아래 잘록한 병목과 구슬이 들어간 독특한 형태의 용기로 유명한 이 사이다는,  병의 주둥이에 박힌 구슬을 눌러서 구슬이 잘록한 병목에 떨어져 열리게 되면 내용물을 마실 수 있으며, 반드시 45도로 마셔야 합니다.

90도로 마시면 구슬이 병 목을 막아버리거든요. 

온센다마고와 라무네사이다를 판매하는 곳

사이다 두껑을 따는 것도 일이었는데, 노련하고 경험많은 가이드가 일일이 따 줘서 우리는 안전하게 먹고 마실 수 있었습니다.

카마도 지옥온천의 상징인 '도깨비'를 한번 더 보고 숙소로 돌아옵니다.

저녁식사는 호텔식 뷔페라 다양한 음식을 배불리 먹었습니다. 

식탁에는 기본으로 '토반야끼'라고 즉석에서 불을 피워 날(生)음식 재료를 익혀서 먹을 수 있게 준비해 뒀드군요.

뷔페라 먹을 꺼 많은 데 궂이 번거롭게 그걸 할 필요성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호텔에서 손님을 위해 준비한 유카타를 입었습니다.

유카타는 원래 浴衣(욕의)였습니다. 이름도 유카타비라, 즉 목욕한 후에 몸을 닦는 수건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듯이 천황이나 귀족들이 목욕한 후에 입는 옷이었는데, 무로마치시대 말기에서 에도시대 초기에 이르러 민간에서도 유카타를 이용하게 되었고, 외출복으로 쓰이게 된건 메이지시대 이후부터라고합니다.

 유카타 자체가 맨살 위에 입어 땀을 흡수하기 위한 속옷같은 것이라 밑에 별도의 속옷은 입지 않았으나, 지금은 최소한의 기본적인 속옷은 입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유카타는 여름날 실내복으로 입기도 하고, 유카타를 입고 밖에서 다닐 수 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는 온천지역이라, 호텔에서는 온천욕하러 갈 때 입으라고 준비한 옷이기에,

밖에 입고 나갈 정도의 옷은 못되는 좀 저렴한 옷입니다. 요란한 꽃무늬도 있구요.

유카타 옷 입는 방법은, 왼손으로 옷을 잡고서 오른쪽 옷 위로 올립니다.

그런 다음, 허리띠를 두번 정도 돌려서 묶으면 딱 좋습니다. 그다음에는 맨발에 '게다'를 신는거죠.

엊저녁 묵었던 유카이리조트입니다. 듬직한 버스기사는 일찌감치 나와 우리를 태울 준비를 하고 있군요.

호텔 조식은 뷔페였구요, 아주 훌륭했습니다.

아침식사 후 유노하나로 이동해서 유황재배지를 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