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1
참 오랫만에 떠나보는 여행입니다.
2020. 1. 20 코로나 환자가 국내에 처음 발생하면서, 4년을 여행 한번 제대로 가보지도 못하고 갇혀 지냈습니다.
그러다 '코로나'라는 말이 어느 정도 수그러든 지난 해 말, 가까운 일본으로 가자고 친구들 여나믄명이 의견을 모아 벚꽃 피는 시기를 맞춰 떠나는 겁니다. 당연히 각자의 '옆지기'와 같이 가는 거죠.
출발하는 1일날 0시 30분, 영동지역은 강릉종합경기장에서 집결해 여행사의 버스로 인천 2공항으로 가고 서울, 경기지역은 공항 3층 6번 출입구에서 5시까지 만나기로 했죠.
비행기 출발시간은 7시05분. 문제는 아침식사였습니다.
출발 후 한시간 뒤면 기타큐슈에 도착을 하는데, 그 시각 일본에서는 아침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 없답니다.
조용한 시골 小都市라서 그런거죠.
그렇다고 아침을 거른채로 점심때까지 돌아다닐 수는 없고 해서, 김밥을 싸 가자니 전날 저녁에 만들어서 혹시라도 음식이 상할 염려가 있다고 하고, 빵을 사 가자니 아침에 먹기도 곤란할 것 같다고 해서 여행사에 상의하니 공항4층에 식당가가 많으니까, 수속을 밟고나서 곧바로 거기 가서 식사를 하고 떠나면 된다기에 그리하기로 했죠.
그런데 5시에 탑승수속을 하고 식사할 곳을 찾았으나 검색대를 나가야만 한다고 하는군요.
검색대를 빠져나가니 6시 20분, 4층의 식당들은 7시 되어야 문을 연다고 합니다. 시간 없습니다.
6시 30분까지 탑승구로 가야하는데, 밥먹을 시간은 10분밖에 없는데 식당은 문도 안열었고, 비행기를 타려면 부지런히 걸어가야 탑승시간을 맞출 수 있겠고. 그래서 아침도 거른채 탑승장으로 갑니다.
뭐라도 요기할 거리를 사왔으면 좋았을 껄 아주 후회막심입니다.
가는 도중 슈퍼마켓이 보이길래 먹을거리를 찾으니까 그런 건 전혀 없다네요.
'저 쪽에 빵가게가 있어요.'
그래서 부지런히 가다가 도너츠 파는 곳을 발견합니다. 사람들이 도너츠1개와 음료수 한개씩 산다고 줄을 서 있네요.
시간은 없고 마음은 급하고 줄을 선 틈을 비집고 들어가 일행들에게 나눠 줄 도너츠를 사자, 마침 옆에 있던 친구가 재빨리 들고 앞장섭니다. 그리곤 탑승차례를 기다리며 도너츠 1개씩 허겁지겁 먹는데, 이제는 탑승을 해야 할 시간이 다 됐는데,
이번에는 물이 없이 먹기가 힘들다고 투덜대는 일행.
주위를 둘러보니 탑승장에서 저만치에 있는 빵가게에서 물을 파네요.
급한 마음에 발바닥에 불이 나도록 뛰어가서 허둥지둥 서둘러 물을 사오니까 시간이 다 되어서 일행들은 탑승을 하고 있고...
물을 갖고 갈 수 없으니 어떡합니까? 도로 막 뛰어가서 말 할 시간도 아껴가며 반품하고 오니 꼴찌로 탑승합니다.
어휴! 정신 없네요. 아침부터 땀이 줄줄 흐릅니다. 도대체 이게 뭔지?
비행기 좌석에 앉으면서 가뿐 숨을 몰아쉽니다.
그리곤 이륙시간이 다 되었는데, 기내가 소란스럽습니다.
탑승객이 들고 탄 캐리어를 선반에 얹을 자리가 없다고, 화물로 부쳐야한다는 등 승무원과 탑승객의 빠른 대화가 오가고, 그 승객은 승무원과 함께 캐리어를 들고 비행기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리고 한참이 지난 7시 40분에야 이륙을 합니다.
오늘아침은 처음 시작부터 순조롭게 되는 게 없네요.
7시경에 이륙해야 하는데 이제야 출발하다니, 아주 뒤죽박죽 엉망입니다.
8시 40분.
기타큐슈(북큐슈) 공항에 도착해서 요기를 할 빵을 산다고 편의점에 들렸지만 우리 일행들이 먹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빵,
그래도 일단은 사고 봅니다. 도너츠 한 개가 아침이었으니까 뭐라도 좀, 먹이고 다녀야죠.
도착해서 처음 간 곳은 고쿠라의 관광명소인 '고쿠라 城(천수각)'
마침 벚꽃이 활짝 피어서 오늘부터 '벚꽃 축제'를 한답니다.
지난 주까지도 기온이 낮아 날씨가 쌀쌀했는데, 오늘 부터 기온이 올라 25도 된다고 해요.
내일은 기온이 26도나 된답니다.
우리나라와는 달리 벚꽃 축제 장소는, 벚꽃도 벚나무도 많지않고 사람들도 차량도 별로 없는데, 젊은 청년 한명은 차량 안내를 한다고 바쁘게 움직입니다. 아마 평소보다는 사람들이 더 많아서 그런가 봅디다.
'고쿠라 성'을 알리는 '소창성(小倉城)' 하얀 깃발이 줄지어 서 있고, 도로 한켠에는 간식거리를 파는 상인도 있습니다.
벚꽃은 활짝 피어서 고쿠라성을 더 돋보이게 합니다.
성(城)으로 가기 전에 일단은, 사진 한 장 찍고 갑시다.
'여기를 보세요.
하나 둘 셋'
그렇게 단체로 사진도 찍었으니 걸어서 가보자구요.
사람들이 모여 웃고 즐거워하기에 뭔가 보았더니, 한 소녀가 담벼락에 자리를 깔고서 원숭이에게 이것 저것 시키며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네요. 이것도 이 조용한 마을 '벚꽃 축제장'에서만 볼 수 있는 큰 즐거움이겠죠!
안으로 들어가서 표를 삽니다.
그리곤 오른쪽 계단으로 올라가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윗층부터 아래로 내려오면서 관람합니다.
4층은 액자를 전시한 이벤트홀이고, 3층부터는 작전을 할 때의 사람인형을 보는데 전체 관람시간은 20~30분 정도 소요됩니다.
유럽은 성당을 주로 보지만, 일본은 城여행을 합니다. 일본 곳곳에는 城이 있죠.
1592년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후 일본 대부분의 城은 1598년 이후에 지었답니다.
그 중에서 제일 먼저 생긴, 오래된 城은 오사카 성으로 41.5m나 된답니다. 城 중에서도 제일 큰 城인 거죠.
그에 비해 고쿠라성은 1602년도에 지어졌는데, 여섯번째로 큰 28.7m 되는, 그리 크지는 않지만 그래도 옛날의 城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 성이며, 내부로 들어가 보면 城 중에서도 가장 일본스러운 티가 나며 작으면서도 알찬 城이 이 고쿠라성이라 하죠.
성 안에서 사진찍으면 예쁘게 잘 나오는 城도 이 '고쿠라 성'이구요.
이건 결혼식 행렬같죠?
회의를 하는 실물크기의 모형
성 안에서 내다 본 바깥풍경.
축제 기간임에도 차량도 사람들도 거의 없습니다.
사람들로 북적이는 우리나라와는 아주 딴판입니다.
남쪽 창으로 내다 본 도시
무얼 표현한 것인지 도저히 알 수 없는 그림들
제일 큰 그림은, 활짝 핀 꽃나무 아래에 앉아있는 개(狗) 그림이군요.
이 사무라이는 공중을 나는군요.
용맹한 기개때문일까요?
아시아 권에서는 호랑이 그림을 다 좋아하죠.
계단을 내려오며 한 層, 한 層 둘러봅니다.
천수각의 모형
벽 한켠에는 일본 내의 천수각 높이를 그림으로 보여줍니다.
1층까지 내려오며 관람을 하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모퉁이에는 푸드트럭들이 있고
주민들은 밖으로 나와 따뜻한 봄을 즐기고 있습니다.
사실 벚꽃이 많고 적은 건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냥 화창한 이 봄날이 좋아 바람쐬러 나오는거죠.
오끼나와는 남쪽에 있어 벚꽃 피는 시기는 1월말 ~ 2월에 피고, 북쪽 홋카이도는 4월말에서 5월에 핍니다.
큐슈는 우리나라 부산~남해지역에 해당되므로 지금 피는 것이구요.
운항을 하지않아 그렇지 부산에서 큐슈까지는 비행기로 30분, 배는 3시간이면 올 정도로 가까이 있습니다. 바로 옆이죠.
기타큐슈는 일본의 4개 섬 중에서 3번째로 큰 섬입니다.
그리고 기타큐슈공항(北九州空港)은 우리나라의 양양공항과 비슷합니다.
2006년 3월에 첫 운항을 하고 지금까지 계속 운항을 하고 있죠.
일본은 워낙에 나라가 길다랗기 때문에 일본의 지방공항은 잘 되어있답니다.
전에는 고쿠라에 공항이 있었지만 고쿠라지역은 우리의 울산처럼 공업단지라 시끄러워서, 공항을 다시 지었다고 해요.
소오나다 지역의 해안에서 3km 떨어진 인공 섬위에 건설된 공항이 기타큐슈공항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을 끝내기 위해 미국은 일본에 2차례에 걸쳐 원자폭탄을 투하했는데 1945년 8월 6일 히로시마, 8월 9일 나가사끼에 투하를 했었죠. 나가사끼는 군수물자 등을 제조하기도 했지만, 원래의 투하지역은 나가사끼가 아니라 큐슈였답니다.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에 있는 '야하타 제철소 (八幡製鐵所)'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생긴 제철소이며, 근대 제철 발상지로서 기타큐슈를 상징하는 제철소인데, 당초에는 이 '야하타제철소'에 투하하려 했지만 안개가 너무도 심해 아래가 보이지 않았답니다.
그 순간, 나가사끼가 맑게 개이는 바람에 나가사끼에 투하를 했는데, 만약에 안개가 자욱하지 않았다면 기타큐슈는 원폭 투하지역이었을꺼라고 해요.
이 원폭 투하로 인해 전후의 일본은 핵무기를 만들지않고, 갖지도 않으며 들여오지도 않겠다는 '비핵 3원칙'을 수용했으며, 이 항복으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아시아의 식민지국가들은 자동적으로 독립을 하게 되었죠.
고쿠라지역은 공업단지이지만 매연은 울산의 1/2도 안된다고 해요.
일본에서 가장 깨끗한 도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고쿠라.
공장이 많음에도 친환경 단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 맑고 깨끗한 공기가 가장 좋은 건 후쿠오카보다 고쿠라랍니다.
우리가 고쿠라城을 보는 건 앞에서 보는 거라, 뒷쪽은 어떻는지 궁금해서 사진 한 장을 가져와 봤습니다.
해자로 둘러싸인 고쿠라성의 뒷편 사진입니다.
이 고쿠라성의 두 면은 해자로 되어 있고 다른 두 면은 넓은 경내로 되어 있는데, 이 경내는 '가쓰야마 공원'으로 봄이 되면 벚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찾는답니다.
고쿠라 성을 나와 '모지항'으로 갑니다.
예전에 '모지항'은 요코하마, 고베와 더불어 일본 3대 항으로 불렸었지만 무역 수출입이 줄어들면서 침체되었는데, 현재는 모지코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관광객을 위한 상업시설 및 호텔 등이 있으며,
레트로한 복고풍 건물이 많아 사진찍기에 좋은 핫플레이스가 많은 것은 물론, 화려운 조명으로 야경이 특히 아름다운 港이 이 '모지항'이랍니다.
여기는 일본에서 가장 먼저 바나나가 수입된 곳이죠. 그래서 모지항에서 유명한 건 바나나 관련 상품입니다.
대만에서 모지항으로 가져 온 바나나를 이용해 여러제품을 만든 것인데, 바나나는 쉽게 상하므로 오래 보관(저장)할 수 없어 과자와 잼을 만들고, 바나나 제품에는 히타현의 레몬에 꿀을 넣었다는데 맛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 바나나 제품은 처음에 수공업형태였지만, 인기가 많아서 지금은 공장에서 만든다고 해요.
우리가 식사를 할 식당 건물.
모지항은 복어가 많아 복어요리가 유명하죠.
옛날 '히데요시'라는 이가 있었는데 사람들이 시모노세키만 가면 죽더랍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복어를 먹고 죽더라는 겁니다. 그는 복어를 못 먹게 했죠. 그리고 '이토오 히로부미'가 몇집만 복어를 요리할 수 있게 놔두고 나머지는 음식을 못하게 했다는군요. 어느 날 '이토오'가 밥을 먹는데 복어가 너무 맛있더래요. 이 맛있는 걸 왜 못먹게 하냐고 그래서 다시 복어를 먹게 했고, 이 동네 대부분 식당은 복어를 취급하며, 복어요리가 유명합니다.
기본 상차림에 복어회가 조금 나오는 데 음식값을 더 지불하면 지불하는 만큼 복어회, 복국 등 복어요리가 더 잘나오는 음식이 나온다고 하는데, 복어회를 맛본 후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겨울철 복어가 많이 잡히는 계절에, '주문진'에서 먹는 '복어회'와 '복어 맑은탕(지리)'이 더 맛있는 것 같더라구요.
여기는 바다를 끼고 있는 공장지대인데요,
모지항에는 특별한 게 한가지 있죠. 그건 배가 지나가면 다리가 위로 올라갑니다. 부산 영도의 다리같은 '모지항의 명물'입니다.
위 사진에 사람들이 건너고 있는 다리가 그 다리인데, 아무때나 그러는 건 아니고 아침 10시, 11시, 오후 1시, 2시, 3시, 4시 정각에 올라가고 20분 후 내려옵니다. 물론 아주 큰배는 이리로 다닐 수 없구요.
이 일대는 다 모지항이죠.
모지항은 '바나나' 아니면 '복어'입니다.
점심식사는 12시에 예약했기에 그시간까지 남는 시간에 항구를 거닐어봅니다.
우리나라는 12시 예약이라 해도 그 시간보다 조금 일찍 가도 되지만, 여기는 딱 그 시간에 가야 한다고 하니까 그렇게 할 수 밖에요.
그 다리입니다.
항구에 정박한 선박 들.
시간이 맞지 않아서 다리가 위로 들리는 건 보지 못합니다.
개폐(開閉)시간을 알리는 안내문
오른쪽에 보이는 다리.
식사 후 저 다리를 건너서 '가라토 수산시장'을 둘러 볼꺼에요.
바나나 제품을 파는 상점.
모지항에서의 점심식사.
아주 단촐하죠? 일본에서는 홋카이도를 제외한 나머지 지역은 음식이 푸짐하지 않습니다.
가운데 사각접시가 복어회, 그 뒤에 조그마한 생선튀김, 닭튀김 한조각. 맨앞 왼쪽은 밥, 오른쪽은 미소된장국, 반찬 2가지, 공기그릇에 담긴 국수한그릇, 오른쪽 끝 귀퉁이에 있는 건 후식.
도대체 이걸 누구코에 붙이냐 했는데, 먹고나니 그런대로 배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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