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아직도 무더운, 9월 초순의 '내변산' 산행

adam53 2023. 9. 8. 14:36

2023. 9. 4

9월의 첫 산행은 부안 내변산입니다.

강릉에서 내변산까지 가려면 6시간 정도 걸리는 먼 거리라서, 새벽 3시 반에 기상해서 떠날 준비를 합니다.

아침 식사를 김밥으로 대신하며, 휴게소를 세군데나 들렸다 가고

금강도 바라보고

이제는 완연한 가을 날씨같은구름도 보고

김제평야를 지나서 부안에 왔습니다.

선득 선득하던 아침 같던 날씨이기를,

구름이 잔뜩 낀 하늘처럼 오늘은 덥지 않기를 바라면서

부안군 변산면 중계리 179-9,  내변산 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10시 47분.

스틱 길이를 조정하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기념사진도 한장 찍자고 하는데 국립공원관리공단 직원이 우리곁으로 왔습니다.

그러면서 변산반도와 내변산에 대한 안내를 하겠다구요.

"내변산 지역의 변산은 예로부터 봉래산, 능가산, 변산이라고 불렀으며.....

변산에 대한 설명을 끝내고 '금강산' 노래도 불러주겠답니다.

'금강산' 노래하면 의례히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 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하는 그 노래가 아니고

그녀가 부르는 금강산 노래는 여태까지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노래,

아니 노래가 아닌 소리였습니다.

해충퇴치 기피제를 온 몸에 뿌리고서

공단 직원과 작별을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11시 정각.

어느 산이건 들머리 대부분은 처음부터 빡세게 올라가지만, 내변산은 평지를 걷다가 차츰 차츰 올라가는 형태죠.

'호남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내변산은 직소폭포를 비롯하여 봉래구곡, 관음봉, 쇠뿔바위 등 경관이 뛰어날뿐 만아니라, 수달과 미선나무 등 다양한 동, 식물이 살고있는 생태계의 보고랍니다.

또 실상사, 월명암, 원불교 제법성지, 내소사 등 문화유산이 산재한 곳으로 자연과 문화가 살아 숨쉬는 곳이라고 해요. 

5년전에 내변산을 찾았던 그때는 남여치에서 월명암을 거쳐 관음봉으로 갔었는데,

오늘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시작하는 길은 평탄한 길이라 수월합니다. 남여치보다 거리도 더 짧고요.

산책로같은 자갈길을 걷는 발걸음은 가볍습니다.

춥지도 덮지도 않은 날씨도 아주 맘에 들고...

원불교 제법성지는 그냥 멀리서 보며 가요.

원불교 교법을 제정한 봉래정사는 원불교 순례 성지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실상사 갈림길에서는 왼쪽길로 갑니다.

오늘도 빡빡한 일정때문에 '실상사'를 들려 볼 여유는 없거든요.

저 멀리 보이는 뭉쉥이떡 같은 바위를 당겨봅니다.

테트리스처럼 그 자리에 딱 맞게, 조각 조각 짜 맞춘 듯한 바위

황화코스모스가 피어있는 길을 따라 자박 자박 발소리를 내며

모두 다 참 부지런히도 가는군요.

'실상사'도 그냥 지나치고

부안의 4대 절 중 하나인 실상사는 통일신라 신문왕 9년에 초의선사가 창건했으며, 조선전기에 고쳐지어서 절의 규모가 크고 격이 높았으나 18세기 초에 많은 스님들이 실상사를 떠나면서 축소되었다고 해요.

고려시대 제작한 불상과 대장경 등이 있었지만 한국전쟁 와중에 소실되었구요, 변산반도에서 가장 큰 사찰이었다고 전하지만 현재는 미륵전과 삼성각만 복원되어 있는 상태랍니다.

봉래교를 건너고

미선나무다리도 건너고

월명암과 직소폭포 갈림길에서 직소폭포쪽으로 갑니다.

직소보다리를 건너고 나서, 야트막한 오르막에 설치된 이 통나무 계단을 올라가면 직소보를 만나게 됩니다.

직소보에 왔습니다.

내변산주차장에서 여기까지 1.9km, 15분 걸렸네요.

부안댐이 완공되기 전, 부안 일부 지역의 식수 공급처 역할을 하던 직소보.

직소보 전망대에는 하트모양의 포토존이 있습니다.

전망대 정면에 보이는 관음봉과 주변 경관이 수려해서 사진찍기에 좋은 장소죠.

직소보 푸른 물은 주변의 나무그림자가 드리워져 더 푸르게 보입니다.

직소보에서 400m 앞의 직소폭포로 가는 길

직소폭포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직소(直沼)는 ‘폭포수가 바위에 걸리지 않고 폭포 아래 연못으로 떨어진다’는 뜻이랍니다.

직소폭포의 빼어난 풍경에 대하여 조선 중기 문신 심광세가 부안현감으로 재직할 때 쓴 기행문 〈유변산록(遊邊山錄)〉에는 “곧바로 못 가운데로 떨어지며 흩날리는 것이 흰 명주와 같고, 소리는 맑은 날에 우레가 치는 것과도 같다”고 했답니다.

조선 후기 학자 소승규는 명승고적을 답사하며 쓴 〈유봉래산일기(遊蓬萊山日記)〉에 “한 줄기 폭포가 곧바로 날아 흘러 푸른 용소 위에 흰 비단 더욱 기이하구나”라며 극찬했고,

시인 최남선은 호남 기행문 《심춘순례》에 “여러 골의 물이 합한 물이 7, 8장 되는 흰 비단을 똑바로 드리우고 있다”고,

모두 하얗고 웅장하며 찬란한 폭포를 묘사했다지만 예나 지금이나 水量이 많지않아 그런가, 그렇게 극찬한 정도는 아닌 것 같네요.

많은 비가 올 때는 그럴지 모르지만.....

저기 물이 고여있는 웅덩이는 '선녀탕'이렸다.

직소폭포 전망대에서 아래로 내려가면 직소폭포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습니다.

계단끝까지 간 다음 개울가에서 폭포를 바라보는 거죠.

직소폭포 일원은 명승 제116호.

약 30m 높이의 직소폭포는 변산8경 중에서도 1경으로 꼽히고, 내륙의 소금강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치가 뛰어나다고 하는군요.

재백이 다리를 건너면

조각 조각 이어진 듯한 암릉이 나타납니다.

가파르거나 위험한 건 아니구요, 그냥 꼿꼿이 서서 올라갈 정도입니다.

내변산에는 등산객이 걷기 좋게, 이런 통나무길을 만든 곳이 많습니다.

그게 없다고 뭐라 말할 사람도 없는데, 산객들을 배려해서 만든 거죠.

쉼터가 보이네요.

재백이 삼거리에 올라섰습니다.

잠시나마 쉬어가면 좋을 텐데, 쉬어가라고 만든 데크에는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쬡니다.

오늘은 제발 서늘한 기온이기를 버스를 타고 오면서 구름 낀 하늘을 보고 빌었었건만,

한낮으로 접어 들면서, 뜨거운 햇볕에 땀으로 흠뻑 젖어듭니다. 

저 앞에 보이는 저 암벽 위로 올라갑니다.

마당바위 근처의 쉼터에서 한숨 돌리고

야자나무 매트 깔아놓은 길을 올라가고

이리 꺾이고 저리 꺾인 계단도 올라가고

그리곤 바위산을 오릅니다,

처서가 지난지 한참이나 되고 사흘 후면 백로가 다가오는데도 너무 덥군요. 

예전에는 말복이 지나면 선선해졌는데, 9월로 접어들었는데도 7~8월의 더위가 무색할 만큼 아직도 수은주는 30도를 웃돌고 있습니다.

올 해 6~8월은 평년 기온보다 높아서 1973년 이후  '2012년, '2019년 그리고 올해로 세번째로 무덥답니다.

폭염 일수도 평년 10.7일에 비해 13.9일로 3.2일이나 더 많았고, 열대야도 8.1일로 평년 6.4일보다 1.7일이 더 많았다고 합니다.

평균 최저기온도 21.1도로 2013년 이후 최고를 기록했다는군요.

올 여름은 비도 많이 와서 전국 평균 강수량은 1,018.5mm로 평년보다 291mm나 더 많았다 해요.

올 여름 더위와 비 모두 역대급으로, 남부지역의 강수량은 712.3mm나 되었구요, 7월 14일 군산에 내린 비는 372.8mm로 장마철 전체 강수량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8월 10일 속초에 내린 비는 368.7mm로 일 최대 강수량을 기록했다고 하는데요, 북태평양 고기압의 이례적인 움직임과 북쪽의 찬 공기가 확장된 것 그리고 남쪽의 열대 저기압 등으로 한반도 기압 배치가 복잡해서 그렇다하지만, 좋지도 않은 기록이라서 상쾌한 기분은 아니네요.

이상기후가 나타나는 게 걱정도 되고, 탄소배출량 증가로 인한 환경이 오염된 것이라 하니 착잡하기도 하고 아무튼 여러가지로 마음이 복잡합니다.

하늘에는 몽글 몽글한  양털같은 구름이 저리도 많은데, 앞으로도 당분간은 30도 안팎의 늦더위가 지속될꺼라고 하네요.

이름처럼 넓직한 마당바위를 지납니다.

이 마당바위는 봉우리 전체가 바위산인 것 같습니다.

저 앞에는 관음봉이 보이는군요.

저기까지 가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는데, 시간은 정오를 훌쩍 넘겼습니다.

밥 먹을 기분도 아니라서 그냥 참고 더 가보기로 했죠.

마당바위에서 바라보는 마을과 서해바다는 쨍쨍 내리쬐는 햇빛때문에 흐릿하게 보입니다.

마당바위를 올라와 이정표밑에서 땀 범벅이 된 몸을 잠시 쉬어보고...

관음봉

변산반도국립공원의 내변산 지역은 산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닙니다.

최고봉인 의상봉이 508.6m이며 신선봉(486m)·삼신산(486m)·쌍선봉(459m)·옥녀봉(432.7m)·관음봉(424.5m)·상여봉(395m) 등 산봉우리들이 많고 깎아지른 듯한 바위도 많아 경치가 좋습니다.

내변산은 야트막한 산들이지만 그 산들이 품고 있는 풍경이며 길은, 여느 큰 산 못지않게 깊고 다양합니다.

관음봉 삼거리에 왔습니다.

힘들어서 도저히 관음봉으로 못가겠다고 하는 일행들은 여기서 내소사로 내려갑니다.

지도가 선명하지 못합니다만, 지도상의 왼쪽 빨간 글씨를 보면 내소사로 내려가는 길이 있습니다.

산행을 제대로 하겠다는 팀은 관음봉을 거쳐 세봉을 지나 내소사로 갑니다.

철망을 씌운 데크를 지나갑니다.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낙석으로 인한 사고를 방지하고자 설치한 곳입니다.

이맘 때 쓰는 말로 '어정칠월 건들팔월'이란 말이 있죠. 

'오뉴월 저승을 지난 농부가 팔월신선이 된다'는 말이 있는데, 농삿일을 주로 하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무더위가 멈춘다는 처서를 지나 백로로 이어지는 이맘때가 되면 농부들은 호미를 씻어 헛간에 걸어두었습니다.

'발등에 오줌 싼다'고 할 정도로 바빴던 농사일이 거의 끝나고 수확할 일 만 남았으니, 김매기에 썼던 호미도 쓸일이 없어지고 농부는 이제야 망중한을 즐길 수 있는 계절이 온거죠. 그래서 생겨난 말이 '어정칠월 건들팔월'입니다.

음력 7월은 작물의 생장기여서 농사일에 여유를 부리며 어정거리는 사이에 지나가고,

8월은 고추를 말리거나 틈나는 대로 가을걷이 준비하는 거 외에 바쁜 일 없이 한가하게 건들거리며 지나간다고 해서 생긴 말인데, 요즘은 이런 말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듣기 힘든 말이 되었습니다. 

변산의 경치는 크게 구릉 지역인 내변산과 해안 지역인 외변산으로 나뉘는데요,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것은 1971년.

변산 구릉지를 중심으로 52.9㎢가 도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다가 1988년에 국립 공원으로 승격되면서, 공원 면적이 157㎢로 늘어났다고 해요.

그리고 변산은 호남 지역 5대 명산의 하나로 꼽혀 왔다고 합니다.

저 멀리 직소보가 보여서 당겨봤습니다.

정상에 가까워지자 통나무계단에 야자나무매트를 덮어서 올라가기 쉽게 했네요.

폭신 폭신하고 발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 뿐만 아니라 돌뿌리에 걸려 넘어질 일이 없어 참 좋습니다.

누가 이걸 길에다 깔 생각을 했었는지...

국립공원답게 계단도 많이 설치했습니다.

와! 드디어 관음봉에 도착했어요.

13시 30분.

더위에 지쳐서 헉헉 대며 여기까지 오는데 2시간 30분이 걸렸네요.

해발 424m의 관음봉은 능가산(楞伽山)이라고도 합니다.

'능가'는 불교 경전인 능가경(楞伽經)에서 따온 말로 부처가 스리랑카 능가산에서 설법한 가르침을 모은 책인데,

내소사 일주문에는 변산이 아나라 '능가산 내소사'라는 글씨가 새겨져있습니다.

물에 들어갔다 나온 듯 땀에 줄럭 젖은 옷을 입은 채 사진 한장을 남깁니다.

내변산의 최고봉은 의상봉(508.6m)입니다만, 의상봉은 군부대가 있어 출입을 통제하므로 이 관음봉을 정상으로 대신합니다.

의상봉은 옛날 의상대사가 의상암을 짓고 거기서 머물렀다고 해서 의상봉이라 한대요.

정상석 뒷편으로 전망대가 있어 가 봅니다.

곰소만도 바라보고

직소보도 당겨보고

늦은 점심을 먹고 하산합니다.

몸이 너무 지쳐서 피곤하니까 밥도 먹히질 않네요.

세봉으로 가는 길

눈앞에 보이는 저 계단으로 갈꺼에요.

가다가 옆을 바라보면 바위산이 보이고

세봉능선 암릉 길을 걷고

내변산은 바위산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봉우리들은 온통 다 바위입니다.

철제난간을 잡고서 내려오면

눈앞에는 다시 또 올라가야 할 산봉우리

산아래에 내소사가 보입니다.

멀리서 바라보니 내소사 규모가 꽤 큰 편이군요.

뒤돌아 본 관음봉.

탐방로 말뚝을 지나면 세봉입니다.

땅바닥에 주저앉아 천근이나 되는 듯한 무거운 몸을 쉬어주고

다시 기운차려서 내려갑니다.

세봉삼거리에 왔습니다.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내소사로 가고, 일행들이 앉아서 쉬는 왼쪽으로 가면 가마소로 가는 가파른 내리막이 있습니다.

멋진 풍경에 기운을 내 보지만

무거워진 발걸음에 너 나 할 것없이 말 수가 줄어들고

야트막한 이 산이 이렇게도 힘든가 새삼 놀랍니다.

내변산을 걷다보면 독특한 형태로 이루어진 암석을 종종 봅니다.

변산반도국립공원은 지질 암석의 교과서랍니다.

중생대의 격렬한 화산활동에서 발생한 화산 암류가 차가운 바다를 만나면서 압축되고 뒤틀려서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다고...

변산응회암내에 발달하는 주상절리는 화산쇄설물이 빠르게 퇴적한 뒤, 뜨거운 쇄설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냉각되고 수축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이라고 합니다.

무덥고 힘들고 지치고, 끝이 없을 것 같은 내변산 산행도 이 암릉을 지나면서 끝입니다.

이제 평지에 내려섰습니다.

더는 걸을 힘이 없다고 일행들은 주차장으로 바로 가는데, 여기까지 왔는데 아무리 힘들어도 내소사는 한번 들렸다 가야지 하고 내소사로 갑니다.

전북 부안군 진서면 석포리에 있는 내소사는 1,300여년 되었다 해요.

임진왜란 때 피해를 입은 내소사의 절 입구가 삭막하다고 해서 150여 년 전 일주문에서 사천왕문에 이르는 길에 전나무를 심었는데, 6∙25 때도 절은 피해를 입었었지만 입구의 이 전나무들은 무사했다고 합니다.

내소사 입구의 600m나 되는 전나무 숲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뽑힐 만큼 아름다운 산책로를 자랑하는데요,  오대산 월정사, 광릉수목원과 함께 우리나라 3대 전나무 숲길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드라마 '대장금'의 촬영지인 작은 연못을 지나면

사천왕문 입구까지는 키작은 애기단풍이 터널을 이루고 있습니다.

천왕문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느티나무 한 그루가 눈에 띄는데요,

보호수로 관리하는 이 나무의 수령은 1,000여년 정도 되고, 높이는 20m이며 나무둘레는 7.5m나 된다고 해요

봉래루(蓬萊樓)는 조선 태종 12년 (1414)에 건립한 전면 5칸, 측면 3칸, 2층 누각의 맞배지붕의 건축물로, 자연석을 초석으로 사용하였는데 높낮이가 일정하지 않아 2층 누각을 받치는 기둥의 높낮이를 조절하여 수평이 맞도록 했다는군요.

대웅보전(大雄寶殿)은 고려 동종과 같은 시기에 보물 제291호로 지정되었답니다.

삼층석탑(三層石塔)은 1986년 9월 8일에 전북유형문화재 124호로 지정되었구요,  이 삼층석탑은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한답니다.

 

대웅보전 현판은 원교 이광사 (조선후기 유명한 서화가)가 쓴 글씨이구요. 강진의 백련사, 지리산 천은사의 대웅전 현판도 이분의 글씨라고 합니다.

대웅보전의 정면 창호는 2짝-4짝-2짝 구성으로 보다 더 안정감이 있으며 창호에는 정교하게 해바라기꽃, 연꽃, 국화꽃 등의 꽃무늬가 새겨져 있는데 그 새긴 모양이 문마다 다르고 섬세하고 아름다워, 전설속의 목수가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알 수 있답니다. 

수백년의 세월이 지나는 동안 채색은 다 지워지고 나무결 무늬만 남아있는데, 꽃잎 문살은 꽃 한잎 한잎이 살아 움직이는 듯하며 그 예술성은 다른 곳에서 예를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독특하고, 여섯 잎 보상화를 조각하며 기묘하게 맞추어 나간 연속문양 솜씨는 신기에 가까울 정도라고 해요.

대웅전 법당 안에서 문을 내다보면 꽃무늬 그림자는 보이지 않고 단정한 마름모꼴 살 그림자만 비칩니다.

내소사에 가면 꼭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대웅보전 안에는 석가 불좌상을 중심으로,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이 있습니다.

이 삼존불을 모신 뒷편으로 가면 후불벽화로 '백의관음보살좌상'이 그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후불벽화로는 가장 규모가 큰 것이라 합니다. 관음조가 그렸다고 하는데, 관음보살님의 눈을 보면서 좌 우로 왔다 갔다하면 관음보살님 눈동자가 내가 움직이는 방향을 따라 움직이고 그 눈을 보면서 소원을 빌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옵니다.

이제는 법당 내부도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합니다. 이 관음보상좌상도 사진을 찍지 말라고 써 놓았기에  이해를 돕기 위해서 몇년 전 어떤 이의 사진을 가져와 봤습니다.

이 그림은 바위에 앉아있는 백의를 입은 관음을 묘사한 것으로 조선말기의 작품으로 추정하는가 봅디다.

능가산 내소사(楞伽山 來蘇寺)는 여기에 들어오시는 분들의 모든 일이 다 소생되게 해주십시오'라는 혜구 두타스님의 원력에 의해 백제 무왕34년(633)에 창건된 사찰입니다.

오랜 세월에 걸쳐 중건 중수를 거듭해오다 임진왜란 때 대부분 소실된 절을, 조선 인조 11년(1633) 청민선사가 대웅보전을 비롯 설선당 등을 중건 중수했답니다.

그 후 광무 6년(1902) 관해선사와 만허선사의 원력으로 증축불사가 있었으며, 전등회 조실이신 해안 선사의 참선지도로 인하여 수많은 사부대중이 모여 수행정진하는 도량으로 거듭나게 되었으며, 이후 우암 혜산 선사가 1983년 내소사에 주석하면서 다시 한 번 쇠락해진 전각 및 요사를 정비, 복원하여 오늘날의 대가람을 이루게 되었다고 합니다

고려동종(高麗銅鐘)은 1963년 1월 21일, 보물 제277호로 지정되었답니다.

이 동종은 고려 고종 9년(1222)에 내변산에 소재한 청림사에서 제작되었으나 청림사가 폐사된 후 오랫동안 매몰되었다가, 조선 철종 4년(1853) 내소사에 옮겨진 것으로 전형적인 고려후기의 동종이랍니다.

오래 지체할 시간이 없군요. 일행들이 이제나 저제나 기다리고 있거든요.

과거에도 두어번 다녀간 내소사였기에 오늘은 여기까지 보는 것으로 끝내야겠습니다.

일주문으로 가는 길 숲에는 노란 상사화가 무리지어 피었습니다.

산행코스 : 내변산 탐방지원센터주차장 - 직소폭포 - 재백이 고개 - 관음봉삼거리 - 관음봉 - 세봉 - 내소사 일주문 - 내소사 - 내소사주차장 (10km,   5시간 소요,  평균속도 2k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