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평창의 名山 '장암산'을 가다.

adam53 2023. 9. 14. 22:40

2023. 9. 12

오늘은 평창의 명산이라 일컫는 장암산으로 갑니다.

계절은 가을로 바뀌어 가고, 가을하면 코스모스죠.

나팔꽃도 활짝 피었습니다.

사피니아도 해맑은 모습으로 아침을 맞이합니다.

남아메리카 원산인 페튜니아를 개량한 사피니아는 페튜니아보다 꽃이 좀 더 작으며, 페튜니아꽃이 얇고 연약한데 비해 사피니아는 꽃잎도 더 단단하고,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지고를 반복해서 다리 난간이나 길가의 화단에 밀식을 해 놓으면 거리는 더 아름다워집니다.

사피니아 꽃말은 '당신과 함께 있으면 마음이 편해집니다' 라네요.

안개가 자욱하게 끼었습니다.

오늘 하루종일 이 상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평창읍 주진리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산행은 주진리 주작거리에서 출발한 다음 장암굴 - 장암산 - 활공장 - 평창교로 하산할 계획입니다.

그리하면 7km 거리를 4시간 정도 걷는다 하는군요.

평창읍 노론리에 위치한다는 장암산은 사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그런 산입니다.

'평창의 명산'이라 하지만, 평창郡 홍보글에도 소개되지 않은 산.

아마도 그 산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어, 조금 조금씩 알려진 산이 아닌 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09시 40분.

길가에서 하차하고 골목으로 접어듭니다.

저 앞에 산행 들머리임을 알리는 등산안내도가 보이네요.

안내도의 '산 안내문'에서 장암산을 알아갑니다.

한동안은 계속 포장도로를 걸어가요.

굴다리를 지나고

人家도 없는 시골길을 걸으며 추석무렵에 출하할 요량으로 심어놓은 배추를 보고

집도 없는 한적한 이 곳에 왜 도로를 포장했을까 의아해하며 가다가

살림집 한채를 만났습니다.

이런 산밑 깊숙한 곳에 사람이 살고있어 좁은 시골길을 포장했나 봅니다.

民家 왼쪽으로난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이 길을 가면 장암굴이 있고, 장암산으로 간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다니질 않아 잡초만 무성하고

그 흔한 리본도, 이정표도 하나없는 곳을 풀숲을 헤쳐가며 갑니다.

들머리에 등산안내도 하나만 세웠을 뿐, 등산로는 전혀 정비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전혀 다니지 않아 미국쑥부쟁이가 숲을 이룬 곳.

마치 원래 우리의 토종식물인양 전국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 미국쑥부쟁이는, 개망초처럼 완전히 우리땅에 정착을 했죠.  개망초 하얀꽃이 수수해서 이쁜 것 처럼, 미국쑥부쟁이도 작고 하얀꽃이 소박하고 수수한게 귀엽기도 한데,

1970년도 말 춘천의 중도 지방에서 처음 발견되어 중도국화 털쑥부쟁이라고도 한답니다.

허리까지 자란 풀숲을 헤치며 가는데 길을 찾을 수 없군요.

일행 서너명은 옆 산으로 올라갑니다.

'거기에 길이 있나요?' 소리쳐 보지만 길이 없답니다.

그러면서도 그리 가는 건, 어떻게 가든 자꾸만 위로 올라가다보면 정상으로 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간답니다.

이리로 계속 갈까, 아니면 그들처럼 길도 없는 산을 타고 무작정 올라가볼까,

갈팡질팡 우왕좌왕하다가 '처음부터 길을 잘못 접어들었다'기에 도로 내려옵니다. 사유지이므로 '입산금지' 라 쓰인 팻말도 보이고 해서...

이게 '평창의 명산, 장암산'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내려오다 보니 옆으로 난 길이 있어 이제 바로 찾아가나 보다 했는데, 몇발짝 가지않아 길이 또 끊기고 없네요.

한참이나 포장도로를 힘들게 걸어 올라왔는데 이제 어떻게 할까? 

궁리를 하고 중론(衆論)을 모아 다시 돌아가기로 합니다. 

아침에 하차했던 곳으로, 버스를 오라 전화를 하고

이쪽 길로는 도저히 갈 수 없어서 도로 내려갑니다.

여태껏 산행하면서 길이 없어 되돌아가는 일은 없었는데, 참 황당합니다.

올라갈 때의 그 길을 다시 내려가고

등산로를 이렇게 관리하면 되겠냐고 郡廳에 전화하니까, '평창교쪽의 길은 잘 되어 있으니까 그리로 가는게 좋겠다'는 답변도 있고해서 날머리를 들머리로 삼아 2차산행을 하기로 했죠.

그래서 주진리를 들머리로 한 산행은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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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는 장암산 2차 산행입니다.

버스를 타고 평창교부근까지 온 다음, 평창읍 중리에서 다시 장암산 산행을 시작합니다.

주진리에서 장암산으로 가다가 되돌아 온 거리는 4km 가까이 되고 1시간도 20분 정도 걸렸기에,

장암산 산행을 포기한 일행들은 평창강 둘레길인 평화길을 걷기로 하고, 

장암산은 꼭 가봐야겠다는 사람들은 산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군청직원의 말대로 이쪽으로 가는 길은 좋군요. 등산로 주변도 제초작업을 깨끗이 했기에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고 보니 사흘후는 초하루인데, 부모님 산소에 벌초를 해야지... 

길은 정비를 잘 했지만, 난이도는 上이라는 게 좀 걱정되긴 합니다.

평소같으면 그냥 어디에나 있는 오르막이라고 생각하며 올라가지만, 이미 주진리쪽에서 한차례 걸었기 때문인가 힘이 듭니다.

계단을 오르는 심다리(정갱이)에 힘이 없군요.

장암산은 평창강이 빚어놓은 예술품이랍니다.

말굽모양으로 휘감아 도는 평창강 절경이 한눈에 보인다구요.

평창군에는 유난히 전인미답의 1,000m급 고봉들이 모여 있다죠. 

장암산 주변은 남병산(1,149m)을 비롯하여 가리왕산(1,560m), 청옥산(1,256m), 백덕산(1,350m)등이 인접해 있어 그 이름난 산의 위세에 눌려, 이름조차 생소한 산이 장암산이랍니다.

이 산 서쪽으로는 오대산 산자락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속사천을 거쳐 평창강과 남한강으로 흘러들면서 장암산을 끼고 돌아, 산 정상에서 보는 주위경관이 매우 수려하다는군요.

장암산은 남병산을 베개삼아 남북으로 길게 누웠는데, 반으로 갈라 북쪽은 장암산이라 하고 남쪽은 송계산이라 하구요. 

주변에 유명한 오대산, 계방산, 발왕산 등 높고 큰 산이 많아, 국도변에 위치해 있으면서도 지나쳐버리는 산으로 취급되어 왔는데, 그대신 인적이 드문 관계로 해묵은 수목이 군락을 이루어 볼만하다고.

특히 해발 740m에 있는 장암산 활공장에 이르면, 둥글고 평평한 대지가 반기고 평창읍내와 평창읍을 말굽모양으로 휘감아 도는 평창강의 절경이 발밑에 펼쳐지는 그런 산입니다.

어느정도의 오르막을 올라오면 능선같이 편안한 길이 이어지고 

다시 또 오르막입니다.

휴700 쉼터와 정상을 가르키는 이정표를 지나면서 만나는 쉼터

쉼터에서 숨 좀 돌리고 싶은데, 비바람으로 의자가 지저분해서 앉기가 망설여집니다.

다시 또 편안한 길이 시작되고, 돌맹이 하나 없는 육산이라 걷기도 좋은데

아쉬운 게 있다면 오늘도 바람한 점 없다는 거. 

숲 그늘이지만 덥고 습해서 한여름 같은 날씨입니다.  그래서 오늘도 땀에 젖어갑니다.

여름산을 울음소리로 가득 채우는 매미도, 장암산에는 울지 않는군요.

풀벌레 소리, 새소리도 하나 들리지 않는 고요한 장암산.

1차 산행에 체력이 많이 소모되어, 맥 빠지고 힘 없는 다리로 계단을 오릅니다.

그래도 처음으로 가 보는 산인데 이 산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산 정상은 어떻게 생겼는지 꼭 봐야겠다는 마음으로 기운내어 갑니다.

계단을 올라서자 조금 너른 평지가 보입니다.

여기는 장암산 산촌활성화사업인 체험교육장입니다.

둥근 모양의 광장데크와 

풍욕대가 여기 저기 설치되어 있습니다.

체험교육장이라 길이 여기 저기 있지만, 그중에서 제일 왼쪽으로 난 길을 갑니다.

마땅히 쉴 곳도 없어 그냥 길가에 앉아서 물을 마시고,

전망대라 가르키는 곳으로 올라가요.

쉼터가 있지만 그냥 지나쳐 갑니다.

이따 정상까지 갔다가 내려올 때는, 여기서 여만리로 내려 갈려고 합니다.

주진리에서 정상까지 가는 길이 없듯이 정상에서 주진리쪽도 길이 없겠죠?

중리(평창교 방면)에서 장암산 가는 길은 신경 좀 썼군요.

쉼터도 그냥 나무벤치가 아니고 비를 그을 수 있는 지붕을 덮은 이런 정자형태의 쉼터라던가, 올라오면서 보았던 사각형의 쉼터를 만든걸 보면.

고속버스나 관광버스를 타면 답답하다거나 멀미가 나서 창문을 열었으면 좋은데, 창문을 열지못해 답답한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도 왜 그 버스들은 창문을 열지 못하게 밀폐형으로 했냐면, 그 건 승객의 안전과 버스운행의 효율 때문이랍니다.

고속버스는 시내버스, 마을버스와 다른 점이 있는데요,

고속버스는 '운행거리가 100km이상, 운행구간의 60%가 고속국도이며 기.종점의 중간에 정차하지 않는, 그런 특징이 있습니다.

그리고 창문이 밀폐형인 이유는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빠른 속도때문에 창문을 열면 위험할 수 있고 승객들의 돌발행동에 의해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두번째는, 고속으로 달리는 도로의 소음을 예방해주기 때문이고,  세번째 이유는 냉,난방이 더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라는군요.  그렇지만 만약에 문제가 생겼을 때는, 버스 앞쪽의 창가에 비치한 망치로 창문 모서리를 강하게 가격을 하면 쉽게 창문을 깨고 탈출할 수 있으니까 비상시를 대비해서, 승차할 때는 망치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이 쉼터의 내부는 그런대로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덜 지저분하기에 잠시 쉬고.

이 계단을 올라가면,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으로 올라갑니다. 

계단 그 끝에는 활공장 전망데크가 있고

활공장에는 가을이 한발 한발 다가오고 있습니다.

억새가 피어나고 개미취와 마타리꽃도 피었습니다.

떠나기 싫다고 여름이 머뭇거리는 사이, 살그머니 다가 온 가을은 억새를 살랑이게 합니다.

장암산 활공장은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에게 패러글라이딩 최적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합니다.

장암산 활공장은 병풍처럼 둘러싸여 있는 지형적 조건과 비행에 방해요소가 없어 이.착륙이 쉽기 때문에, 초보부터 상급자까지 많은 글라이더들이 꾸준하게 찾는다고 하는데, 우리가 갔을 때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바람이 한 점도 없어서 그랬을까요?

'2023 산림청장배 전국 패러글라이딩 대회' 현수막이 보이죠?

평창군은 패러글라이딩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있어 매년 '패러글라이딩 페스티벌'을 진행해 오고 있는데요, 지난 해 6월에는 5일동안 이 활공장에서 2022년 한국 패러글라이딩 챔피언전이 열렸고, 이 리그전에는 남 64명, 여 6명, 도합 70명의 선수가 참가하기도 했답니다.

활공장을 지나 갈림길에서는 왼쪽길로 갑니다.

도로에는 무슨 이유인지는 모를 노란 깃발을 세웠습니다.

활공장에서 정상까지의 오르막은 심한 경사가 아니었음에도 모두 가 헥헥 댑니다.

앞서가는 일행을 보느라면 마치 tv로 본, 히말라야 등반을 하던 사람들 같습니다.

너무도 힘들어서 느릿느릿, 한발 한발 떼는 발걸음이 꼭 고산병 증세로 힘겹게 걷는 모습과 아주 흡사합니다. 

너 나 할 것없이 엄청 힘들어, 죽을 힘을 다해 걷는 것 같습니다.

와!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높이 836.3m의 장암산이 이렇게 힘들다니... 

온 힘을 다해 올라왔으니 인증사진은 찍어야겠죠?

산불감시초소가 보이는 나무그늘에 모여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지칠대로 지쳐서 제대로 먹히지도 않네요.

이쪽으로 쭈욱 가면 지진리로 내려가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활공장도 있다는데

우리는 활공장쪽으로 내려갑니다.

물에 들어갔다가 나온 것처럼 땀에 젖은 옷이, 걸음을 옮길 때마다 거추장스럽기만 하네요.

오늘 흘린 땀은 아마 한바가지도 넘을껍니다.

그렇게 힘든 산행이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장암산 등산로는 육산이라서 돌부리에 걸려 넘어질 일이 없다는 거.

활공장에 다시 왔습니다.

활공장에는 자전거 조형물과 승용차를 댈 수 있는 주차공간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정상에서의 조망은 별로였지만, 넓다란 활공장에서의 조망은 너무도 시원스럽습니다.

평창읍내와 마을을 굽이도는 평창강, 그리고 겹겹이 둘러싸인 산 풍경이 수려해보입니다.

오늘 찾아 온 장암산을 훗날 추억해 본다면, 가슴 탁트이는 이 활공장에서 바라보던 경관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습니다.

초가을의 향기와 가을색이 묻어나는 이 모습이...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첫번째로 만나는 쉼터에서 여만리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상(上)리 방향으로 간다고 하던데,

사람들이 많이 다니지 않은 여만리 방향은 길이 나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의외로 길은 좋군요.

다만 한가지, 여만리 방향은 너무 가파르다는 게 그게 좀 않좋을 따름이죠.

그래도 경사가 심하다고 통나무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기에, 별 탈없이 내려갑니다.

다시 9월 / 나태주

 

기다리라 오래 오래

될 수 있는 대로 많이

지루하지만 더욱

이제 치유의 계절이 찾아온다

상처받은 짐승들도

제 혀로 상처를 핥아

아픔을 잊게 되리라

가을 과일들은

봉지안에서 살이 오르고

눈이 밝고 다리 굵은 아이들은

멀리까지 갔다가 서둘러 돌아오리라

구름 높이 높이 떴다

하늘 한 가슴에 새하얀

궁전이 솟아올랐다

이제 떠날 사람은 떠나고

남을 사람은 남게 되는 시간

기다리라 더욱

오래오래 그리움 많아                         

                                   

여만리 가파른 길도 다 내려오고

평창강 주변에 조성한 평화길을 조금 걸은 후,

강 건너 돌문화체험관옆 바위공원 주차장까지 갑니다.

평화길 데크와 만납니다.

평창 평화길은, 평창강변옆에 조성한 산책로로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좋은 곳입니다.

1.7km 전 구간을 나무로 만든 데크는, 계단이 없어서 유모차를 끌고 갈 수도 있고, 휠체어를 타고 가도 좋은 길이죠.

전망대와 쉼터 그리고 포토존도 있고,

강바람을 맞으며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할 수 있는 이 길은 2020년 5월 1일에 오픈했답니다.

평화롭고 여유로운 한낮

실개천처럼 흐르는 평창강의 물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포토존

저 다리를 건너가면 주차장이 있습니다.

여만리 인도교

다리는 흔들거리지 않네요.

하지만 다리위에서 내려다 보니 후들거릴 정도로 엄청 높군요.

여만리 인도교에는, 장암산도 바라보고 평창강도 바라보며 쉴 수 있는 벤치가 양옆에 있습니다.

돌문화체험관은 국내 최대규모의 수석전시관으로 다양한 수석을 만나볼 수 있다는데, 돌아 볼 여유가 없어 다음을 기약하면서

평창의 명산 '장암산' 산행도 여기서 마칩니다.

 

1차 산행 : 주진리 - 포장도로 - 민가 - 풀숲 - 역순 (3.7km, 1시간 20분 소요)

2차 산행 - 중리 - 산촌체험교육장 - 활공장 - 장암산 - 여만리 - 바위공원주차장 (6km, 2시간 4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