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1. 14
내연산으로 가는 날 아침.
포항까지 가는 거리가 있어,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 서두릅니다.
강릉에서 출발한 버스는 7번 국도를 달리고 달려서, 울진 왕피천의 은어다리도 보며
가을걷이도 끝나 휑한 논도 지나고
은가루를 뿌려놓은 듯한 바다를 보며 남쪽으로, 남쪽으로 달려갑니다.
10:00
7번 국도 도로변에 있는 보경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포항시 북구 송라면 보경로523(중산리)에 있는 보경사 주차장.
주차장에서 하차하고 보경사 방향으로 갑니다.
길옆에는 줄지어 식당들이 있고, 단감과 송고버섯 등 농특산물을 팔기도 합니다.
일주문까지 거리는 대략 600m.
지난 4월말까지만 해도 보경사는 문화재관람료를 징수했습니다만, 5월 4일부터 '개정 문화재법'이 시행되면서 국가지정 문화재가 있는 조계종 산하 65개 사찰에서는, 이제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하지 않습니다.
1962년 문화재보호법 이후 사찰에서 문화재 관람료를 폐지한 것은 60여년만인데요,
1970년에 국립공원 입장료와 관람료를 통합 징수한 후, 2007년 1월에 국립공원입장료가 폐지된 뒤에도 계속 관람료를 징수하므로써 등산객들의 불평불만이 많았었는데, 이제는 편안한 마음으로 입장할 수 있어 좋습니다.
해탈문을 지나면
이리 휘고 저리 구부러진 소나무 솔밭속에 보경사가 있습니다.
보경사(寶鏡寺)는 602년(진평왕)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돌아온 대덕(大德) 지명(智明)에 의하여 창건 되었는데요, 지명이 진나라에서 유학하고 있을 때 어떤 도인으로부터 받은 팔면보경(八面寶鏡)을 묻고 그 위에 불당을 세우면, 왜구의 침입과 이웃나라의 침략을 받지 않으며 삼국을 통일할 수 있으리라고 임금께 고하였다고 해요.
그러자 임금이 기뻐하며 그와 함께 동해안 북쪽 해안을 거슬러 올라가다가, 해아현(海阿縣) 내연산 아래 있는 큰 못 속에 팔면보경을 묻고 못을 메워 금당(金堂)을 건립한 뒤에 '보경사'라 했다 전해온답니다.
경내에는 고려 때 이송로(李松老) 가 지은 보물 제252호 원진국사비(圓眞國師碑)와 보물 제430호 사리탑(舍利塔), 숙종어필 등이 있는데,
오늘 산행시간은 짧게 주어져, 아마도 하산길에는 들려보지 못하고 그냥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내연산은 산세보다도 12폭포로 더 유명한 곳입니다.
제1폭포인 상생폭포를 시작으로 보현폭포, 삼보폭포, 잠룡폭포, 무풍폭포, 관음폭포, 연산폭포, 은폭포, 복호1폭포, 복호2폭포, 실폭포, 시명폭포 등 12폭포가 있는데요, 폭포중에서도 관음굴이 있는 관음폭포와 그 폭포 위 구름다리 건너 연산폭포가 제일 장관입니다.
4폭포인 잠룡폭포와 7폭포는 영화'남부군'과, 대하드라마 '대왕의 꿈' 촬영지였다고 해요.
잠룡폭포 주변의 골짜기는 영화 ‘남부군’에서, 지리산의 어느 골짜기에 모인 남부군 대원들이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발가벗고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한 바로 그곳이랍니다.
오늘 산행은 계곡길이 아닌 문수봉과 삼지봉을 간 다음, 조피등으로 내려 갈 계획입니다.
내연산의 정상은 향로봉(香爐峯)이지만,삼지봉에서 향로봉까지 갔다오려면 시간도 많이 걸리고 너무 힘들기 때문에, 삼지봉을 정상으로 봅니다. 삼지봉에서 향로봉으로 가는 사람도 더러 있지만, 향로봉을 목표로 한다면 12폭포로 쭉 올라갔다가 그 계곡으로 다시 내려오면 됩니다.
적당히 추워서 산행하기 좋은 아침, 윗도리는 벗었습니다.
문수봉 2km를 가르키는 이정표에서 길은 두갈래로 나뉩니다.
왼쪽은 빼어난 계곡미의 12개 폭포가 있는 청하골,
오른쪽은 삼지봉으로 가는 길.
문수암은 문수봉 중턱에 있는 조그마한 암자입니다.
여기서 부터 심한 오르막이라 땀 좀 흘려야 해요. 삼지봉으로 가면서 제일 힘든 구간이죠.
좀 빡센 길입니다.
올라가다 뒤돌아보면 선일대가 보여요.
仙逸臺는 '신선이 학을 타고 비하대(飛下臺)에 내려와 삼용추(三龍湫)를 완성한 후, 여기 선일대에 올라와 오랜 세월을 보냈다'고 전해지는 그런 곳이랍니다. 겸재 정선(鄭敾)은 이 일대를 그림으로 그려 眞景山水 화풍을 완성했다는 군요.
10리가 넘는 청하골은 관음폭포, 연산폭포, 쌍생폭포, 은폭포 등 크고 작은 폭포와 선일대, 비하대, 학소대 등의 기암절벽이 어울려 절경을 이루고 있는 반면, 삼지봉으로 가는 길은 참나무들만 무성할 뿐 조망도 없고 멋진 풍경도 없는 곳입니다.
내연산은 여름산행지로 적격입니다. 폭포도 폭포지만 푸른 숲을 걸을 때는 푸른색감이 너무도 예쁩니다.
내연산은 단풍이 들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가슴을 울렁이게 한다고 해요.
10월 하순에 절정인 단풍산행 그리고 11월 초순에는 낙엽산행으로 좋다는데, 오늘은 그냥 무미건조하고 황량한 느낌만 듭니다.
갈림길에서 겨우 400m를 왔는데도 숨이 차고 땀이 막 나는군요.
가는 길 왼편의 문수암으로 가는 문은, 나름대로 운치가 있는 멋스런 문입니다.
문수암은 '한국 기행'에도 또, 'KBS 다큐 ON'에도 방영되었다고 합니다.
문수암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仙界와도 같이 멋지다고 하는데, 둘러보지도 못하고 입구에서 돌아섭니다.
문수암을 지나면 부드러운 능선, 보드라운 흙길입니다.
힘든 길은 다 지났습니다.
남쪽 지방이라 나뭇잎은 아직 새파랗네요.
문수봉까지 500m.
솔내음 가득한 숲길을 걸으면서
힘들게 올라 온 기억은 다 지워졌습니다. 스치는 바람이 상쾌하군요.
삼지봉 가는 길에 문수봉도 들렸다 가야죠?
그래서 길 오른쪽으로 올라갑니다.
가랑잎이 수북히 깔린 길.
문수봉에 왔습니다.
문수봉에서 삼지봉까지 거리는 2.6km, 1시간 반이 걸린다네요.
같이 걷는 일행 1.
같이 걷는일행 2.
오늘은 이 '일행 1과 2'가 길동무가 되어, 셋이서 걷습니다.
11시 45분.
점심먹으면 딱 좋을 시간인데 몇몇 사람이 둘러앉아 점심을 먹기에 그들에게 방해가 되지않으려고, 일단은 좀 더 가다가 적당한 장소에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낙엽이 쌓였지만 길은 좋군요.
이쪽으로 가고 저쪽으로 가라고, 누군가 분필로 방향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이 푯말 왼쪽으로는 조금 넓은 길이 있어, 그 길따라 가다보면 문수봉을 못보고 그냥 지나치기도 하거든요.
아주 작은 것이지만, 이 길이 익숙하지 않은 산객을 배려하는 이의 따뜻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조피등 이정표가 서있는 곳까지 왔습니다.
이따가, 삼지봉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 이 길로 내려가요.
통풍은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으로, 관절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야기됩니다. 주로 엄지발가락이나 발목부위를 송곳으로 찌르는 것 같은 통증이 나타나는데요,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쌓여 자가염증반응이 일어나는 대사질환이며, 자가염증 질환입니다. 기온이 낮아지고 송년 모임이 늘어나는 연말연시에는, 이 통풍이 잘 생기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답니다.
요산이란 체내에 존재하거나 음식물로 섭취하는 '퓨린(세포구성물질인 핵산 일종)'이 분해되며 생기는 찌꺼기로, 보통 혈액에 녹아 있다가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혈액 내 과다 축적된 요산은 결정체로 변하고, 이 결정체는 관절의 연골, 힘줄 등에 침착해 염증을 유발한다고 해요.
식습관과도 관련이 있어 통풍예방을 위해선 연말연시 모임에서 음주를 자제하고, 요산수치를 높이는 고단백음식 섭취를 줄여야 한답니다.
종류와 관계없이 술은 자제하는 게 좋답니다. 술의 주성분인 에탄올 자체가 요산의 배설을 억제하기 때문이며, 통풍에 나쁜 고단백음식으로는 소고기, 돼지고기, 고기 내장, 고등어.꽁치같은 등푸른 생선도 삼가는 게 좋다고 해요. 특히 '치맥'은 통풍을 부르는 최악의 조합이랍니다. 치킨은 고단백 식품으로 퓨린 함유량이 높고, 맥주는 술 중에서 효모에 포함된 퓨린의 농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라는 군요.
또한 흡연은 통풍에 직접적인 영향은 없지만, 연관 질환들이 있으면 금연하는게 좋다고 해요.
통풍은 기온이 낮아지면 증상이 악화되기 쉬으므로 술자리가 잦아지는 연말,
통풍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 술과, 퓨린함량이 많은 고단백음식의 과도한 섭취를 자제하여,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기 위해 신경을 좀 써야겠습니다.
조피등에서 삼지봉으로 조금 더 가면 '거무나리 코스' 이정표를 만나는데요, 이 거무나리쪽은 가지 않는게 좋습니다. 처음에는 괜찮다 싶은 길이 가다보면 길이 없어져서 헤매게 됩니다. 서너해 전, 이 '거무나리'로 접어들었다가 길 찾아 가느라고 엄청 애 먹었었거든요. 게다가 지금은 늦가을이라 낙엽이 쌓여있어 길이 더 안좋다고 봐야죠.
삼지봉에서 하산하는 길은 보통 3개의 코스로 나뉩니다.
조피등과 거무나리 그리고, 삼지봉 정상에서 내려가는 미결등코스가 있는데요, 이 '미결등'도 등산로가 엉망이라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는 길입니다. 중간에 유실되기도 하고 발이 푹푹 빠질 정도의 낙엽이 쌓여있기 때문에, 하산할 때는 꼭 조피등으로 내려가길 바랍니다.
400m 앞에 삼지봉이 있답니다.
표지판을 보면 삼지봉(향로봉)으로 되어있는데, 그것보다는 삼지봉 글씨 아래에다가 [향로봉 몇 km]라고 별도로 기재를 했더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언뜻 삼지봉의 또다른 이름이 향로봉이라 착각하고 오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삼지봉과 동대산 갈림길입니다.
여기에도 삼지봉은 왼쪽으로 가라고, 분필로 표시한 화살표가 있네요.
아마도 삼지봉을 산행하며 느낀, 조금 헷갈릴 수 있겠다 싶은 곳에다 분홍색 분필을 가져와 표시한 것 같습니다.
잎도 다 떨어진 참나무 숲길에 바람 한줄기가 지나갑니다.
13시.
삼지봉에 왔습니다.
내연산은 원래 종남산(終南山)이라 했었는데, 신라 진성여왕이 이 산에서 견훤(甄萱)의 난을 피한 후에 내연산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보경사 입구 오른쪽에 ‘종남산 대련암(終南山 大蓮庵)’이란 절이 있어, 과거에 종남산으로 불렸던 사실을 뒷받침해 준다고 해요.
'내연산 삼지봉' 정상석과 안내판 사이 리본을 매달은 길은, 향로봉으로 가는 길입니다.
청하골 은폭포와 복호1폭포 사이에서 '미결등'으로 올라 온 사람이 있었는데요, 그의 말에 의하면 처음 들머리와 정상부근은 그런대로 괜찮았지만, 중간에는 길을 찾지 못해 많이 헤맸다고 하드군요. 헤매다보니 향로봉 근처까지 갔었다고 해요. 땀에 젖은 그의 얼굴에는 엄청 고생했다는 게 역력해 보였습니다.
해발 711m의 삼지봉.
삼지봉에서 진수봉, 동관봉을 넘어 향로봉으로 갑니다. 보경사주차장에서 문수봉,삼지봉, 진수봉, 동관봉, 향로봉, 12폭포, 보경사주차장까지는 대략 20km 거리에 9시간 가량 소요되는데, 산행시간이 다섯시간 주어진 우리로서는 그 길을 다 걸을 수 없어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삼지봉도 가고 싶고 폭포도 다 보고싶다면, 삼지봉에서 '마당미기'까지 진행해서 '밤나무등' 코스따라 청하골로 내려가면 12폭포를 다 볼 수 있죠.
산행시간이 넉넉치 못한 우리는 조피등으로 ~
삼지봉에서 향로봉이 2.6km라기에 '이 정도 거리라면 가도 되겠는 걸' 했는데 왠걸, 삼지봉에 있는 이 이정표는 잘못 표기되었답니다.
삼지봉에서 향로봉까지 2.6km가 아니고 4.2km 라고해요. 이 길을 갔던 이가 그러드군요.
이정표마다 거리와 소요시간을 표기한 건 참 좋았었는데, 거리를 정확하게 표시했다면 더 좋았겠죠?
조망도 하나없고 그늘진 정상에는 찬바람이 불어서 서둘러 하산합니다.
그리곤 바람을 막아주는 곳에서 늦은 점심을 먹습니다.
밥 먹고나니 한기를 느껴서 벗었던 윗도리를 꺼내 입고,
발걸음을 빨리 합니다.
거무나리코스는 패쓰~
가을 내음, 가을 색깔, 가을의 정취가 가득한
바스락거리는 낙엽을 밟으며 갑니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한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잎처럼 숨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 부디 아프지 마라
- 나태주-
가을이 가는구나 / 김용택
이렇게 가을이 가는구나
아름다운 시 한편도
강가에 나가 기다릴 사랑도 없이
가랑잎에 가을빛같이
정말 가을이 가는구나
조금 더
가면
눈이 오리
먼 산에 기댄
그대마음에
눈은 오리
산은 그려지리
이제 조피등으로 가요.
은폭포는 여성의 음부(陰部)를 닮았다 하여 음폭(陰瀑)이라 하다가 상스럽다 하여 은폭(隱瀑)으로 고쳐 불렀다 해요.
용이 숨어산다 하여 ‘숨은용치’라고도 하는데 이에 근거하여 은폭(隱瀑)으로 불렀다고도 한답니다.
은폭포는 어떤 모양인지 궁금하시죠?
위 사진은 서너해 전에 찍은 은폭포입니다.
은폭포까지는 2.7km.
1시간 걸린답니다. 아니 그냥 산 아래로 내려가는 데 이렇게 멀어?
걸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왜 그런가를
등산로는 이리 저리 산허리를 돌고 돌아갑니다. 산비탈 경사가 급하다고 그리한 거죠.
그래서 길은 좋긴 합니다만, 이거 너무 빙빙 도는데요!
모(某) 산악회는 리본대신 산악회 깃발을 꽂았네요.
다믄 다믄 '산악위치표지판'이 눈에 띕니다.
등산로 양옆으로는 출입을 금지한다는 현수막도 걸었습니다.
이 산에 송이가 많이 나는 가 봐요.
낙엽쌓인 이 오솔길이 계곡까지 쭈욱 가면 참 좋은데...
계곡을 저만큼 앞에 두고 서 있는 이정표부터는, 길이 아주 나쁘군요.
그냥 내려꽃히듯이 아주아주 가파른 길을 내려가는 데 무척이나 조심스럽습니다. 거리가 얼마되지 않아 그나마 다행이지만.
14시 10분
마침내 보경사계곡길에 내려섰습니다.
은폭포가 가까이, 그리 멀지않는 곳에 있지만 그냥 내려갑니다.
마음같아선 선일대를 지나갔으면 해도, 계단을 오르다보면 시간이 너무 지체될 것 같아 그냥 '소금강전망대'로 갑니다.
산행 시간이 너무 빠듯하거든요.
소금강전망대로 가는 길은 참 좋으네요.
납작 납작한 돌로 평평하게 만들었어요.
산 아래는 나뭇잎이 아직 새파랗습니다. 나뭇잎도 다 떨어져 벌거숭이 나무들만 서 있는 산 위와는 많이 다르군요.
산 아래는 바람 한 점 없고, 햇살도 따스합니다.
아무리 바쁘다해도 전망대는 들렸다 가야죠.
저 아래에 관음폭포와 구름다리 그리고 연산폭포가 보여요.
비하대(飛下臺) 아래에 형성된 관음폭포는 관음(觀音)보살에서 따 온 이름이죠.
연산폭포는 12폭포 중 가장 큰 폭포입니다. ‘내연산(內延山)’에서 ‘내’를 뺀 이름이며, 정시한의 산중일기에서는 ‘내연폭포(內延瀑布)’라 하였다고 해요.
선일대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어요.
아찔한 암벽위의 저 정자 좀 봐요.
선일대에 올랐을 때 보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선일대는 너무 근사하고 멋져요!
우 와!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선일대는 그야말로 한폭 산수화입니다.
보현암에도 들렸다 가야죠.
암자 뒤에 모셔진 약사여래불 '갓 부처'는 한가지 소원은 들어준다고 해요.
보현암 앞마당으로 지나갑니다.
기도도량 보현암은 가정집같은 작은 암자.
보현암 앞마당을 지나서 보경사로 내려가는 길이...
짧은 겨울 해는 어느덧 지려고 해요.
저녁무렵의 그 스산함이 느껴집니다.
2폭인 보현폭포는 그냥 멀리서 보고갑니다.
방금 지나 온, 언덕 위의 보현암(普賢庵)에서 이름을 따 온 보현폭포.
다리 아래 개울에선 상생폭포를 보며 사진을 찍는군요.
지금은 ‘상생폭((相生瀑)’이란 명칭이 통용되고 있지만 ‘쌍둥이 폭포’란 의미의 ‘쌍폭(雙瀑)’이란 명칭이 오래 전부터 쓰였다는 1폭포.
1688년 5월에 내연산을 찾은 정시한(鄭時翰, 1625~1688)의 산중일기(山中日記)에는, 현재의 상생폭포를 ‘사자쌍폭(獅子雙瀑)’이라 적고 있는데, 그 당시에도 ‘쌍폭’이라는 이름이 널리 쓰였음을 알 수 있다고...
내연산 폭포를 명승지로 전국에 알린 것은 조선시대 명사들의 글과 그림이었답니다.
조선 중엽의 성리학자인 우담(愚潭) 정시한이, 전국의 산천을 유람하여 보고 느낀 것을 기록한 일기인 『산중일기』에 내연산 탐승 기록이 나오는데, 이 글에서 그는 용추(龍湫), 즉 연산폭포, 관음폭포, 무풍폭포, 잠룡폭포 일대의 모습을 그리면서 “금강산에도 없는 것”이라며 극찬하였다고 해요.
그외에도 수없이 많은 인사들이 그림과 글로 극찬하면서, 청하골 12폭포가 세상에 알려졌듯이 '내연산' 하면 청하골 12폭포입니다.
내연산 자락을 굽이굽이 40리 가량 흘러내리는 청하골 골짜기.
내연산외에도 문수산(622m), 향로봉(930m), 삿갓봉(718m), 천령산(775m) 등의 높직한 준봉들이 반달 모양으로 둘러져 있어, 청하골은 여느 심산유곡 못지않게 깊고 그윽합니다.
보경사에서 연산폭포까지는 약 3㎞.
도로(등산로)가 잘 되어 있어서 어린이나 노인들도 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오솔길입니다.
오늘 우리는 내연산 삼지봉을 돌아왔지만 내연산시립공원은 산행을 하지않고, 청하골 12폭포를 보는 것 만으로도 하루를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렇지만 가뭄이 계속되는 요즈음, 내연산은 '가을철 산불예방'을 위해 입산통제를 할지도 모릅니다.
통제기간과 통제구간은 사전에 연락해보고 가시기 바랍니다. 내연산 보경사시립공원안내소(054-240-7555)
보경사까지 왔습니다.
내연산 삼지봉산행도 여기서 그만 마쳐야겠습니다.
오늘은 15km를 걸었군요. 5시간 25분이 소요되었구요, 평균속도는 2.9km였답니다.
5시간내에 갔다오라 했는데, 25분이 더 걸렸지요. 늑장부리지 않고 보통걸음으로 부지런히 걸었는데도 그리 걸린 건 어쩔 수 없습니다.
6시간 걸리는 거리를 5시간내 라니, 처음부터 시간을 부족하게 줬거든요. ㅎ
산행코스 : 보경사 주차장 - 보경사 - 문수봉 갈림길 - 문수암 - 문수봉 - 삼지봉 - 되돌아서 조피등 - 은폭포 - 소금강전망대 - 보현암 - 1폭포 - 문수봉 갈림길 - 보경사 - 보경사 주차장 (15km, 5시간 25분 소요)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12월의 산행 - 정선 석병산 (0) | 2023.12.07 |
---|---|
계룡산 산행(동학사에서 신원사까지) (0) | 2023.11.30 |
윤회설에 따른 9개의 봉우리 - 영월 구봉대산을 가다 (0) | 2023.11.13 |
단양 [제비봉] 오르던 날, 10월은 가네! (0) | 2023.11.03 |
설악산 대청봉에서 희운각, 천불동으로 내려오기 (下) (0) | 2023.11.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