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바람불던 날, 고성 [마산봉]산행 - 그날은 태풍보다 더한 강풍이 불었다

adam53 2023. 6. 30. 10:25

2023. 6. 27

장맛비가 잠시 주춤하던 날에  고성 마산봉을 갑니다.

사실 오늘도 빗소식이 있긴 했지만, 오늘 하루는 비가 오지않기를 바라면서 길 떠나는 거죠.

09:40

고성군 간성읍 흘리.

오늘도 진부령을 넘고 마산봉주차장을 지나서, 흘2리 알프스리조트가 보이는 길에서 하차했습니다. 

알프스 스키장은 겨울철 고성의 대표 관광지였습니다. 폐장되기 직전 해에는 스키 시즌인 12월에서 2월까지 3개월 동안 10만5천여명의 관광객이 이용했다고 합니다. 마산봉 3.31㎢의 넓은 산비탈과 풍부한 적설량을 겸비한 천혜의 알프스스키장은, 북한의 설봉스키장과 함께 역사가 가장 오래된, 우리나라 최초의 스키장으로 1980년까지는 이곳에서 각종 스키 대회가 개최되었었다고 해요.  

2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항상 눈이 30㎝가 넘게 쌓여 있을 정도로 적설량이 많을 뿐만 아니라, 눈의 질(質)도 스키 타기에는 전국에서 제일 좋다는 평을 듣고 있던 알프스스키장.

 

 

1980년대 이후 스키인구의 저변확대로 스키가 겨울철 스포츠로 각광을 받자 호텔·산장 등의 고급숙박시설이 건설되고, 다양한 휴식공간과 편의시설을 두루 갖춘 4계절 종합 레저 타운으로 변모했으며, 비수기에도 휴양객을 유치하기 위해 실내수영장·사우나장·볼링장 등의 각종 부대시설을 갖추어놓았었는데, 이용객의 감소로 인해 알프스스키장은 1984년부터 2006년 4월까지 운영한 후 경영난으로 폐업했답니다.

그래서 이 알프스리조트는 17년째 방치되어서 흉물이 되어버렸습니다.

폐업을 하고 9년이 지난 2015년,

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과 함께 일반 스키나 스노우보드가 아닌 스노바이크와 스노버스터, 스노모빌 등 스노우장비를 활용한 겨울 레저스포츠 장소로 운영할 계획으로 재개장하려했으나, 회사 자체가 도산하면서 스키장의 재개장 계획은 백지화되었다고 합니다.

폐허 상태인 알프스리조트는, 막대한 규모에 철거 비용도 수십억이 들 정도로 만만치않아 철거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방치되고 있는데요, 가끔씩 영화촬영 등을 하고 있으나, 워낙에 넓은 지역이라 낮에도 음산하다고 해요.

들머리에서 마산봉은 1.8km의 가까운 거리에 있습니다.

오늘 우리가 하산할 때까지 만이라도 비가 오지않기를 바라면서 힘차게 발을 내딛습니다.

낙엽송이 하늘을 찌를 듯 죽죽 자란 곳을 지나고

참나무 사잇길을 지나면서 부터는 가파른 오르막길을 올라갑니다.

산악회 리본이 잔뜩 달려있는 구멍뚫린 저길은 어디로 가는건가 궁금해 하면서, 왼쪽으로 진행합니다.

두어번 여길 왔다갔는데도, 마치 처음으로 가는 듯 생소합니다.

그때도 지금처럼 힘들게 올라갔었을텐데, 하도 많이 돌아다녀서 그런가 기억이 안나네요.

쉼터에서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출발합니다.

바람이 조금씩 불어오지만, 조금도 시원하지가 않습니다.

흐렸던 하늘은 개이고, 해가 나면서 비 오기 직전의 그 꿉꿉한 날씨.

그래도 이런 흙을 밟으며 갈 수 있다는게 다행이라고 여깁니다.

작은 나무들은 등산로까지 가지를 뻗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기 때문인거죠.

높은 산지의 축축한 곳에 사는 '큰까치수염'이 꽃 피려고 하네요.

 낮은지대의 축축한 곳에는 '까치수염'이 자랍니다. '큰까치수염'과 '까치수염'은 어떻게 구별하냐구요?

두 식물은 잎도 어긋나고 하얀꽃도 꽃차례에 모여서 달리고, 식물크기도 비슷해 구별하기가 참 어려운데요,

일단은 어디에서 자라는가 봐야하구요, 까치수염은 줄기 밑부분에 붉은 빛이 도는 그 정도로 구별합니다.

들머리가 좀 빡쎄긴 했지만 그 후로는 여늬 산과 같은 정도의 오르막입니다.

조록싸리도 연분홍의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제2쉼터에서 숨 좀 돌리고 ...

바람은 좀 더 세게 불어댑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더워서 땀에 젖어가구요.

숙은노루오줌도 이따금씩 눈에 띄네요.

산지에 사는 좀조팝나무꽃도 피었습니다.

5~6월에 꽃이 피는데 흰색이나 중앙부에 연한 붉은색이 돌며, 새로난 가지 끝에 복산방꽃차례로 달리는 좀조팝나무.

꽃받침조각은 뒤로 젖혀지고 꽃잎은 둥글며 수술은 꽃잎의 2배 정도 긴데, 조팝나무종류 들은 꽃이 모여서 피는게 보기좋아 관상용으로 많이 심습니다.

정상 바로 밑까지 왔습니다.

여기서 마산봉을 올랐다가 도로 내려와서 병풍바위로 내려갈꺼에요.

정상에 다 왔습니다.

강원도 고성군 간성읍과 토성면의 경계에 있는 1,052m높이의 산.

백두대간 인증장소이기도 하죠.

산세가 말과 같이 생겨 마산(馬山)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으로 전해지는 마산봉은, 1911년에 간행된 '조선지지자료'에는 간성군의 대대면 죽포리와 토성면 원암리에 두곳의 마산이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정상부근에는 기린초 노란꽃이 반갑다 하는데요,

글쎄, 아까부터 점점 더 세게 불어대기 시작하던 바람은 정상에 올라서자 말도 못하게 붑니다.

모자가 날아가고 바람때문에 눈 뜨기도 곤란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군요.

지금의 마산은 토성면 원암리에 기록된 곳이라 하는데요, '해동지도'를 비롯한 고지도와 조선시대 지리지에는 마산이 기록되지 않았답니다.

마산봉은 금강산 1만 2천봉의 하나로 설경이 뛰어나 건봉사, 청학정, 화진포 등과 함께 고성8경에 속하구요,

남한쪽 백두대간의 북단에 위치해서 신선봉에서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등산 코스이지만, 지금 이 구간은 통행이 금지된 비탐구간입니다. 그래도 백두대간을 종주하는 사람들은 다니는가 봅디다.

정상석 옆의 바위뒤로 돌아가 봅니다. 바람에 날려갈까봐 바위에 바짝 붙어서서.

날씨가 좋을 때는 진부령에서 향로봉, 비로봉을 포함한 금강산 연봉까지 어슴프레하게 볼 수 있다고 해요.

저만큼에 흘리마을이 보이네요. 

흘리 마을은 민족의 비극이었던 6.25전쟁의 수복지랍니다. 전쟁 이후 한 동안은 통제구역으로 묶어 지역 주민들조차 통행이 제한되기도 하였으나, 이후 고장 주민들과 실향민들이 이 곳에 정착하며, 산을 갈아 밭으로 만들어가며 마을을 일구었다고 합니다.

지역 자체가 추운 지역이라 5월까지 눈이 내리는 일도 허다했으며, 초기에는 흉년과 추위에 많은 고생을하였다 하는데요, 하늘아래 첫 동네라고 하는 흘리마을에 관한 유래는 두 가지가 있답니다. 

겨울이 올 때마다 마을 고개에서 짙은 안개와 세찬 눈 바람이 불어 앞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이 고장을 흘리라 불렀다는 說과, 이 지역이 천 미터가 넘는 산들에 둘러 쌓인 지역이라는 의미로 뫼 봉우리 “흘”자를 사용하여 흘리라 불렀다고 하는 얘기가 있습니다.

 

----------------   몇년 전 만해도 정상석은, 현재의 정상석 바로 옆의 바위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위가 날카롭고 정상부근도 좁고 뾰족해서 바위에 올라가 서 있기도 힘드니까, 바위옆에 새로 세웠드군요.

시멘트로 만든 받침대가 좀 거슬리긴 해도, 안전을 위해서는 잘한 일이죠.

예전의 정상 모습.

위 사진은 몇년전에 찍었던 것입니다.

바람때문에 도저히 있을 수 없어 쫓기듯 서둘러 내려갑니다.

불어도 엔간히 불어야지, 그렇게 불어대면 사람이 서 있을 수 가 있나요?

병풍바위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대간령가는 길에 병풍바위는 보고 가야해요.

그냥 쭈욱 가다가 병풍바위 근처에서 올라가면 될 것을,

병풍바위 푯말이 가르키는 좁은 길로 들어섰습니다.

 꽃이 피어 수술이 꽃을 감싸고 있는 모양새가 마치 털 뭉텅이를 뭉쳐 놓은 것 같다고 해서 ‘터리(털)풀’이라는 이름이 붙은 터리풀.

하얀 수술들이 먼지털이처럼 생겼다고 해서 ‘터리(털이)풀’이라고도 하죠.

원산지는 한국으로 전국 각지, 산마루나 산기슭 초원양지에서 발견할 수 있는데요, 약 1m 크기로 자라며 긴 잎자루에는 조그만 잎들이 달리는데, 잎은 마주나기로 나며 단풍잎처럼 3~7갈래로 갈라집니다

여로도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꽃의 색은 짙은 자줏빛이 도는 갈색인데요, 여로는 독성이 있어서 농약으로 사용되며 민간에서는 약으로 이용한답니다. 특히 습성늑막염에 달여서 먹으면 최토작용을 일으켜 모든 농즙을 토해내고 치유된다고 하여 늑막풀이라고도 합니다. 

7~8월에 꽃이 피니까, 여름산행하면서 자주 보게 되겠죠.

풀과 키 작은 나무들이 서로 얼켜서 길이 매른없네요.

혼자 따로 가기가 뭣해서 일행을 좇아갑니다만, 뒤엉킨 나무들로 앞으로 나아가는 게 쉽지않군요.

저 노란 푯말은 잘못 세웠어요.

굳이 이 길로 가라고 하지 않아도 될 것을, 아무 생각없이 단순하게 여기고 세워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이 노란푯말이 가르키는 길로 가지말고 원래 가던 길, 대간령쪽으로 가다가 병풍바위 직전에서 병풍바위로 올라가세요.

쭉 가다보면 4~5m를 앞두고 올라가는 길이 있거든요.

어느 길로 가든 선택은 자유지만요.

힘들고도 어렵게 병풍바위에 도착했습니다.

병풍바위는 아무런 막힘이 없는 곳이라 조망이 좋은 곳인데, 그래서 그런가 여기는 완전 태풍같은 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바람도 이런 바람이 없어요. 그야말도 휘청 휘청합니다.

그래도 이 바위를 보려고 들렸는데 그냥 갈 수 없어서, 기다시피 아래로 내려와 한컷 남깁니다.

일행들은 모두 내려와 볼 생각도 못하고 대간령으로 가네요.

용기내어 내려오던 사람도,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바위에 붙어서 도로 올라갑니다.

마산봉과 새이령 사이의 바람을 막아주는 그 모습이 병풍을 두른 것 같다고 이름 얻은 병풍바위(1,075.5m).

내려오다가 도로 기어서 올라가는 아저씨가 보이나요?

바람도 그냥 쎈 정도의 바람이 아닙니다. 병풍바위 부근은 암석으로 된데다 사방이 낭떠러지라서 사고날 까 두렵더군요.

나무나 풀을 붙잡지 않았다면 절벽으로 떨어질 정도였으니까, 어느 정도인지 짐작되시죠?

그래도 이 멋진 풍경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한손으로는 나뭇가지를 한손으로는 카메라를 들고서 찍어봅니다.

사진에 강풍도 함께 담았다면 더욱 실감났을텐데, 재주가 없어 그러지 못하는 게 무척이나 아쉽네요.

동영상 요?

아유 말도 마세요. 서 있지도 못한 상태에서 사진도 겨우 찍는데 동영상이라뇨?

시시때때로 불어대는 강풍에 밧줄도 끊어졌어요.

아래도 끊어졌고 위에도 끊어지고...

모두 가 버리고, 병풍바위 사진을 찍는다며 혼자 떨어져서 내려가는 길.

뛰다시피 내려가다가 앞서 가던 일행을 다시 만났습니다.

그리곤 노란 버섯이 참나무에서 자라는 쬐끔 넓은 곳에서, 다 함께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여기는 바람이 불지 않았거든요.

11시 45분이라 밥 먹을 때도 되었구요.

참나무에서 자라는 버섯은 다 먹는거라며 이 버섯을 따 먹었다는 일행이 있었습니다.

꼭 고기 맛 나는 게 맛있더랍니다. 그러면서도 이 버섯 생김새가 '좀 그렇다'고해서 채취하지 않는군요.

다른 사람들도 버섯모양이 호감이 가지 않아 손 대지 않고 그냥 갑니다. 먹었다가 혹시라도 잘못될까봐서요.

제대로 확실히 알지못한다면 야생버섯은 먹지않는 게 좋죠.

대간령 가는 길에 암봉도 들려보고 갑니다.

이 이정표에서 60m 거리에 있다는데, 막상 걸으면 10m도 안됩니다.

암봉에 왔을 때도 바람은 세차게 불어댑니다.

사람이 날려 갈 정도로 불던 병풍바위의 바람은, 바람도 아닙니다.

동영상을 잠깐 봅시다.

암봉은 천지봉이라고도 하며, 높이는 885m 정도 된답니다.

그런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암봉의 세찬 바람에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하고, 눈도 뜰 수 없어요. 

붙잡을 나무도 없어 바위에 몸을 의지합니다.

암봉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문득 정신나간 놈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미친 놈이 아니라면 이 상황에서 사진을 찍는 게 아니거든요.

암봉에서 직진하면 큰 암봉으로 내려갑니다.

물론 그 길은 온통 바위돌로 된 너덜지대인데요, 처음 오는 사람들은 그리로 가기도 하지만, 바람때문에 도저히 그 길로는 갈 수 없어 이정표까지 되돌아가서 내려갑니다. 바람이 없는 평상시에도 이정표까지 돌아가서 하산하는 게 안전하기도 해요.

이정표에서 숲길로 조금 내려오면 '큰암봉'입니다.

날카로운 돌조각들이 모여 봉우리를 만든 큰암봉(890m)은 채윤봉이라 부르기도 해요.

사진에는 조그맣게 보이지만, 우람하고 웅장한 봉우리입니다.

바람은 무슨 일이라도 낼 것처럼 무지막지하게 불어댑니다.

밧줄을 잡지않고서는 갈 수 없어요.

태풍이 올 때 가로수가 넘어지고 간판이 떨어지고 하는 정도라면 이해가 되겠죠.

그 정도로 엄청 불어대는데,

 자주 오지 않는 산이기에 언제 또 올지 몰라, 마산봉산행 중 마지막의 멋있는 경치를 담고 또 담습니다.

'위험하니까 사진을 찍지말아요'

같이 가던 일행이 적극 만류하는데도.... ㅎ

하늘은 저렇게 파랗고, 구름은 하얗기만 한데

사진을 보면 평화로운 오후의 풍경으로 보이는데, 바람이 그렇게 불어대다니요!

훗날, 마산봉을 떠올릴 때면 오늘의 이 강풍을 잊지 못할껍니다.

바위틈 바람이 없는 곳에 돌양지꽃이 피었네요.

조금의 흔들림도 없이 곱게 피었습니다.

석수장이가 커다란 망치를 마구 휘둘러서 깨 놓은 것 같이, 제멋대로 생긴 바위사이로 내려와

싸리꽃이 반겨주는 小路를 내려갑니다.

돌탑들이 있는 대간령에 도착했습니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는 석파령이라 기록되어 있으며 대간령, 새이령, 샛령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이 지역에는 산양, 담비, 수달, 가막딱다구리, 박쥐나무, 정향나무 등 보호 동.식물의 보호구역이기도 하구요.

대간령(大間嶺,새이령)은 산세가 험하기로 유명한 신선봉과 마산봉 사이를 넘는 가장 쉽고 짧은 지름길이었다고 해요.

통행하는 사람과 물자가 많아 고성과 속초의 마부들은 이 길을 통해 수산물을 날랐고, ‘마장터’란 이름도 마방과 장터가 있었다고 해서 그리부른답니다.

나뭇가지에 '백두대간 새이령'이란 노란 팻말이 있는 길로 가면 마장터, 박달나무 쉼터로 갑니다.

마산봉 산행을 할 때는 매번 저 길로 갔었죠. 오늘 우리가 가야 할 도원리보다는 조금 더 멀지만, 비교적 평탄한 길을 걸으므로 마산봉을 찾는 山客 대부분은 그리로 내려갑니다.

대간령은 마장터와 도원리, 병풍바위로 가는 갈림길입니다.

도원리 방향으로 접어들었습니다.

마장터가는 길보다 거리가 짧은 대신 길은 좋지 않습니다.

팍 팍 꺾어 돌아가는 내리막도 경사가 심하고, 길 오른편은 낭떠러지입니다.

사람하나 다닐 정도의 좁은 길.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탈길을 걷는 내내, 산이 막아주고 있어서 바람이 불지 않는다는 거죠.

낭떠러지로 떨어진다면 뼈도 못 추릴 것 같은 아찔해 보이는 길.

조심 하면서 걷다가 주막터에 왔습니다.

산비탈의 조금 넓은 곳이긴 해도 주막이 있기에는 좁아보입니다.

"이곳은 참샘물내기라는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다.

물맛이 아주 좋고 이 샘물에 술을 빚으면 술맛이 좋다는 소문이 인근지역에 퍼져 있었다.

이곳을 통행하는 사람이 많아 농수산물을 물물교환하는 장소가 되었으며, 길손들이 다리쉼을 하며 각지의 소식을 풀어놓았던 주막이 자리잡고 있던 곳이나, 지금은 흔적만 남아있다."

그렇지만 여기보다도 대간령이 더 넓으므로, 차라리 거기서 물물교환을 하고 그 자리에 주막이 있다면 더 좋지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눈 팔다보면 저 아래로 굴러떨어질 수 도 있는 길을 걸어서

물소리가 들리는 계곡까지 왔습니다.

이제 산은 다 내려온거죠.

시원한 물소리와 매미소리가 들립니다.

도원임도에 도달했구요.

도원임도는 1996년, 우리나라 최대 규모였던 고성산불을 계기로 산불예방 및 산림기반시설 목적으로 1996~7년의 2년동안 14km를 조성했답니다.

도원임도는 '원터'라고도 한답니다.

옛날 고성 양양군 원님이 공무 차 한양을 갈 때, 이곳에서 머무르다 갔다고 해서 그리 부른다 해요.

마산봉과 병풍바위 그리고 암봉에서 불던 바람은 아직도 잦아들지 않았습니다.

그 보다는 덜하지만 바람은 여전히 불어댑니다.

길가의 나무들이 흔들리는 거 보세요.  

바람이 그렇게 부는데도 이마에는 땀이 줄 줄 흐릅니다.

지루한 임도를 걷고 또, 걷고...

'새이령과 마산봉' 안내판이 있는 곳에 다다르면 작은 나무다리가 보입니다.

이 다리를 건너가요.

다리 중간부분에서 상류를 바라보면, 커다란 바위옆으로 작은 폭포가 보이는데요,

이 폭포가 '선녀폭포'랍니다.

두줄기로 흐르는 선녀폭포.

선녀폭포 얘기는 알고 가야죠?

선녀폭포는 신방소라고도 하며, 이 근처에 신방사라고 하는 사찰이 있었다고 해요.

폭포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다 싶지만 선녀들이 내려와 목욕을 했고, 폭포 근처의 바위에는 선녀들의 신발모양 자국이 있다고 합니다.

다리를 건너 숲길을 걷다가

다시 다리를 건너 도원1리 마을로 갑니다.

마을관리 휴양지라서 물이 제법 많군요!

여름 피서철이면 개울에서 피서를 즐기려고 엄청 많은 사람들이 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만큼 물도 많고 물살도 세 보입니다.

'도원리'라는 이름은 무릉도원에서 따온 것이랍니다. 향도리라고도 부르는 복숭아 향기가 진동한다 해서 붙은 이름이라 해요. 그만큼 살기 좋은 곳이라는 말이죠.

도원리는 산 못지 않게 물도 좋대요.  마산봉과 신선봉에서 내려오는 도원천은 맑고 푸르러서 도원천에는 열목어가 산답니다.

15:50 강원특별자치도 토성면 도원리.

마침내 도원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이로써 오늘의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오늘은 11.6km를 걸었습니다. 5시간 10분 걸렸구요, 평균속도는 2.2km 라고 해요.

산행코스: 알프스리조트 - 쉼터 - 삼거리 - 마산봉 - 병풍바위 - 암봉 - 큰새이령(대간령) - 도원임도 - 도원리유원지주차장 (11.6km, 5시간 1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