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7월에 걷다 - 오대산 노인봉에서 소금강까지

adam53 2022. 7. 28. 16:38

2022. 7. 26 (중복)

지금은 삼복 중이라서 시원한 물가가 생각나는 계절.

오늘 산행은 청학동 소금강입니다.

일단은 진고개에서 노인봉으로 간 다음 소금강계곡으로 내려 올 심산이구요, 소요시간은 대충 7시간 정도 잡습니다.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이 잔뜩 찌푸린 날씨는, 진고개 고갯길을 굽이 굽이 넘을 때에는 해가 쨍 나네요.

그냥 하루종일 흐렸으면, 산행하기 좋으련만....

진고개휴게소에 도착한 시간은 9시 20분.

아침 기온이 선선할 때 산행을 시작합니다.

너무도 많이 찾아왔던  길인데도,

마치 처음 온 것 마냥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 다리를 건너 녹음이 짙은 숲길로 들어서서

돌계단을 밟고 올라가면 너른 평지가 나옵니다.

해발 900m가 넘는 고지대에 형성된 '고위평탄면'

침식작용을 받은 평탄면이 융기하여 높은 고도에 위치한 지형.

고위평탄면은 융기 이전의 한반도가 평탄하였다는 증거가 되는 지형으로, 융기 이후에 지속적인 골파기 침식작용으로 우리나라 일부지역에만 분포하고 있다고 해요.

아침햇살을 받은 동자꽃이 아기처럼 예쁩니다.

가슴까지 올라 오는 이 풀밭사이로 난 길을 걸으면서

동쪽하늘의 환상적인 풍경에 정신을 빼앗깁니다.

노인봉까지 4.1km,  그리 먼거리가 아니죠.

계단을 오르는 게 좀 힘들 뿐, 다른지역 산악회에서 '이 노인봉'을 찾는다면 왕복 서너시간 걸리니까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가파른 길.

쉽고 편하게 다녀오라고 만든 계단이지만 몇번을 쉬면서 올라갑니다.

동물의 꼬리처럼 길게 뻗어가며 꽃이 핀다고 해서 얻은 이름은, 꼬리풀의 일종인 산꼬리풀.

연한 보라색꽃이 다람쥐 꼬리처럼 귀엽네요.

모싯대도 꽃 피었어요.

여름으로 가는 숲길은 고요하기만 합니다.

이 무더운 날에 새소리가 들린다면 얼마나 상쾌할까요?

매미가 울고 바람이라도 살랑 살랑 분다면,  기분좋은 여름산행이 될텐데...

이 산에도 말나리가 많이 핍니다.

노루오줌도 피고...

머지않아 구절초, 마타리, 쑥부쟁이가 꽃 피우겠죠?

노인봉이 가까워집니다.

이 울타리길 끝에는 노인봉 삼거리가 있구요.

여기서 왼쪽으로 200m 올라가면 노인봉.

직진하면 소금강으로 내려가는데, 일단은 노인봉에 들렸다 가야죠? 그냥 가면 서운하니까요!

힘든 코스가 아니기에 오늘은 땀 좀 덜 흘리겠지 했는데,

오늘도 온 몸은 땀에 흠뻑 젖었습니다. 여름산행은 너무 힘들어요.

동자꽃과 산꼬리풀, 모싯대가 반갑다고 손짓하는 길.

커다란 바위로 이루어진 노인봉에 왔습니다.

노인봉은 높이 1,338m로 황병산의 아우격인 봉우리다.

황병산과 오대산의 중간지점에 있으므로 청학동 소금강 등산로의 분기점이 되기도 한다.

꼭대기 바로 밑에는 노인봉 대피소 및 맑은 샘터가 있어 등산객의 좋은 휴식터가 되어준다 (출처: 대한민국 구석구석).

이 화강암으로 된 바위를 멀리서 바라보면, 백발노인 같아 보인다고 해서 이름 지어진 '노인봉'.

정상에는 구상나무 몇 그루가 아주 잘 자라고 있습니다.

노인봉을 찾아 외지에서 온 사람들.

정상에서 둘러보는 풍경은 그림 같습니다.

이젠 내려가야죠.

노인봉 삼거리에 왔습니다.

소금강으로 내려갈꺼에요.

삼거리 지척에는 노인봉 대피소가 있습니다.

대개의 사람들은 여기서 식사하고 내려갑니다만, 갈 길이 바빠 지나칩니다.

노인봉삼거리에서 소금강 제2주차장까지 10.4km는 지루하고 가파른 내리막길을 가야합니다.

계단이 있어 그나마 하산길이 수월하네요.

7월의 시 / 김태은

산이나 들이나 모두

초록빛 연가를 부르고 있습니다.

보일 듯 보일 듯 임의 얼굴 환시를 보는 것도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한적하고 쓸쓸한 노을지는 창가에서

눈물을 견디고 슬픔을 견디는 것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나무의 눅눅한 그림자까지

초록빛으로 스며드는 7월의 녹음

나무는 나무끼리 바람은 바람끼리 모여 사는데

홀로 있어 외롭지 않음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깊은 산 속 작은 옹달샘을 찾아

애절히 불타는 이 가슴을 식혀볼까,

6월도 저물어 한 해의 반나절이 잦아드는데

노을빛 가슴을 숨기고

애연히 그리움으로 흐르는 것은

임을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언제쯤이면 소금강 계곡길을 만날 까?

한눈도 팔지 않고, 발 밑의 돌맹이들을 조심해가며 내려가는 길

지쳐가기 시작할 때 쯤

낙영폭포에 도착했습니다.

먼저 간 일행들이 쉬고 있군요.

12시 30분.

폭포 상류에서 점심을 먹고, 찬 물에 세수도 하고 발도 담그고 모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냅니다.

내려오면서 바라 본 폭포.

여기를 내려가서 보아야 낙영폭포를 제대로 봅니다.

이제 좀 폭포같죠?

조금 더 내려가면 광폭포를 만납니다.

삼폭포도 만나구요.

백운대에 왔습니다.

넓직한 바위위로 흐르는 맑은 물.

시리도록 찬 개울에 발을 담그고 노닥거리며 여유를 가져봅니다.

아직도 한참을 더 가야하지만, 백운대에 오면은 다 왔다는 생각이 드는거 있죠?

 원래 이름은 청학산이었지만, 오랜 시간에 걸쳐 산이 깎이고 계곡이 깊어지며 만들어진 경치가 아름다워서 율곡 이이는 이 곳의 경치가 금강산을 닮았다고 작은 금강산이라는 소금강으로 불렀다고 하는곳.

만물상까지 왔어요.

귀면암.

우렁차게 소리내며 흐르는 시냇물과 멋진 경치를 보며 걷노라면, 여태까지의 힘들고 지루했던 것들을 싹 다 잊어버립니다.

구룡폭포에 다 왔군요.

다리 입구에서 바라 본 폭포.

위쪽으로 올라 가 봐야죠?

구룡폭포는 9개의 크고 작은 폭포가 이어진 다단 형태의 폭포로,

9마리의 용이 폭포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해서 구룡폭포라 하는데, 

이 여덟번째 폭포가 가장 규모가 크고 수려해서 구룡폭포라 함은 대개 이 폭포를 연상합니다.

산책로같은 편안한 길

식당암에 왔습니다.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식사를 해도 넉넉한 식당암의 너른 반석.

오늘은 금강사를 그냥 지나칩니다.

많이 걸었기에 피곤하네요.

소나무 사이로 대웅전이 보입니다.

깊은 소(沼),

연화담입니다.

폭포아래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이 연꽃 봉오리같다고 해서 예쁜 이름을 갖게 된 '연화담'

여기를 지나서 제2주차장까지는 포장도로를 한참 걸어야 해요.

1km 더 넘게 걸어야 하거든요.

버스는 제2주차창을 지나서, 1km쯤 더 아래에 있는 무료주차장에서 기다리고 있어 오늘도 싫컷 걸었습니다. 

산행코스: 진고개휴게소 - 노인봉 - 낙영폭포 - 백운대 - 만물상 - 구룡폭포 - 식당암 - 소금강분소 - 무료주차장

                 (14.3km, 5시간 40분)

 

 

 <노인봉> 

노인봉은 높이 1,338m로 황병산의 아우격인 봉우리다.

황병산과 오대산의 중간지점에 있으므로 청학동 소금강 등산로의 분기점이 되기도 한다. 꼭대기 바로 밑에는 노인봉 대피소 및 맑은 샘터가 있어 등산객의 좋은 휴식터가 되어준다.

월정사~진고개~소금강을 연결하는 국도가 1991년 포장된 이래 방문객이 부쩍 늘고 있다       

 

<소금강> 

강원도 오대산에 있으며 오랜 시간에 걸쳐 산이 깎이고 계곡이 깊어지며 만들어진 경치가 아름답다.

원래 이름은 청학산이었는데, 율곡 이이선생이 이 곳의 경치가 금강산을 닮아 작은 금강산이라는 뜻의 소금강으로 불렀다고 한다. 이곳에는 1,000년 전 신라 마의태자가 생활하였다는 아미산성을 비롯하여 구룡연못, 비봉폭포, 무릉계, 백마봉, 옥류동, 식당암, 만물상, 선녀탕 등이 그림처럼 자리잡고 있다.

소나무, 굴참나무, 자작나무, 철쭉나무를 포함한 129종의 다양한 식물이 자생하며, 특히 다른 곳에서는 보기 드문 좀고사리가 자생하고 있다.

또한, 산양, 사향노루, 반달곰을 비롯한 멸종위기 동물들도 살고 있으며 까막딱다구리도 찾아볼 수 있다.

소금강 지역은 행정 구역상 명주군 연곡면에 속하며 오대산 국립공원 전체면적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74평방킬로미터이다. 주봉인 해발 1,407.1미터의 황병산을 중심으로 동쪽으로는 매봉(1,173.4미터)과 천마봉에, 서쪽으로는 노인봉(1,338.1미터)과 백마봉(1,094.1미터)에 둘러싸여 북동쪽을 향하여 ㄷ자 형상으로 이루어진 계곡이다.

 

오대산 국립공원의 동쪽 지구에 자리한 청학동 소금강은 기암들의 모습이 작은 금강산을 보는 듯 하다고 하여 소금강이라 부르게 되었다.

또 학이 날개를 펴는 형상을 했다고 일명 청학산이라고도 불린다.

해발 1,470m인 황병산을 주봉으로 노인봉, 좌측의 매봉이 학의 날개를 펴는 듯한 형상의 산세를 이룬다. 소금강의 울창한숲 사이로 기암의 수려함을 드러내어 찾는 이로 하여금 한 눈에 빨려들게 한다.

무릉계곡 첫 구비에서부터 40여리에 걸쳐있는 계곡에는 무릉계곡, 십자소, 명경대, 식당암, 구룡폭포, 군자폭포, 만물상 등이 있고 신라 마의태자가 신라 부흥의 기치를 높이 들고 군사를 훈련시켰다고 전해오는 금강산성(일명 아미산성) 등 많은 명승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