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2월의 산행 - 강릉 매봉산

adam53 2021. 2. 19. 16:03

주로 이름있는 산 만, 산이라고 쫓아다녀서 몰랐었겠죠?.

우리가 사는 이곳 강릉에도 [매봉산]이 있다는 것을.

일주일에도 두,세번은 산행을 해야 몸이 가볍다는 山友 2명과 함께, 매봉산을 갑니다.

구정면에 있는 [솔향수목원]으로 들어가

이 개울을 건너고

오른쪽에 보이는 다리에서, 왼쪽으로 길 건너면  들머리가 있습니다.

올겨울에도 영동지방에는 계속되는 가뭄으로 인해 물이 부족한 상태입니다.

얼음이 녹았는데도 개울물이 저만큼밖에 안되다니......

'큰용소입구 숲길은 급경사지 구간이라 폐쇄하니 원추리원입구 숲길을 이용하라'고 했는데도,

길 안내하는 山友는 예전부터 다니던 길이라고 앞장 서서 가니까,

그냥 따라갑니다.

등산로가 정비되지 않은 길이지만, 

나만 모르고 아는 사람들은 다 아는 이 산.

처음부터 빡센 길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다보니 길이 저렇게 나 있어요.

여기까지 올라오니 왼쪽편으로 '원추리원'에서 올라오는 길이 있네요.  내려올 때는 저 길로 가야겠어요.

----------- 일단 하늘정원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우리가 올라왔던 큰용소골 등산로는 폐쇄한다고......... !

지독한 겨울 가뭄으로 인해, 길에는 먼지만 폴폴 날리는 군요.

걱정이 앞서네요. 강릉시의 식수원인 오봉댐의 저수율은 54%라고 해요.

물부족으로 단수(斷水)를 하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비가 많이 와야 농업용수도 풍족해서 벼농사도 잘 될거고, 밭작물도 잘 자랄텐데

이 겨울이 다 가도록 여기는 눈도, 비도 안오고 가물기만 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길은 하나뿐이었구요,

하늘정원 방향으로 가다가

이 이정표 뒤에 보이는 길로 갑니다.

철탑 밑에 잠시 멈추고서, 여러겹 입은 옷을 벗어 배낭에 넣습니다.

조금 가파른 오르막길이라, 추운날씨임에도 땀이 엄청 났거든요.

희미하게 보이는 길을 찾아

큰 바위 위에서 잠시 쉽니다.

큰바위에서 올라 주위를 둘러보면 제왕산도 보이고, 영동고속도로 다리도 보이고

오봉산 저 끝에는 선자령도, 곤신봉도 보입니다.

매봉산을 가노라면 커다란 바위들을 종종 만납니다.

멋지고 근사한 기암괴석은 아니지만,

가다 보면 바위가 불쑥 나타나고, 또 가다가 보면 큼지막한 바위가 있네요.

등산로 곳곳에는 바위 사이로 가야하는 곳도 많구요,

바위옆으로 돌아서 가는 곳도 많아요.

작은 소나무 사잇길도 걷고

발목까지 쌓인 가랑잎을 밟고 가기도 하고...

다리가 뻐근해 옵니다.

계속 오르막이라 만만치가 않군요.

풀이 옆으로 누웠어요.  세차게 불어대는 바람을 견디지 못해 풀들이 모두 누웠네요.

봄이 저만큼 오고 있는데도, 이 산에는 매서운 겨울바람이 불어댑니다.

얼굴이 따끔 따끔 얼얼해요. 넼워머로 얼굴을 감쌌는데도 말이죠.

아마도 온 천지가 봄으로 뒤 덮히고 난 다음에야,  이 산에 봄이 올 듯 하네요.

함께 산행하는 이 '아지매' 좀 보세요.

날려갈 것 만 같은 바람이 너무 너무 추워서, 모자를 쓰고도 스카프로 꽁꽁 싸맸어요.

엄청 춥네요.

가는 도중에는 강릉시내가 보이는 곳도 있군요.

조금 더 가 볼까요?

정상 가까이 오니까 잔설이 보입니다.

여기는 눈이 왔었나봐요.

그리고 그 눈은 등산로에만 내렸나 봅니다.

처음 가는 산도 정상에 다다를 쯤이면  다 왔다는 느낌이 오죠!

정상입니다.

해발 817m가 넘는군요.  어쩐지 오르막의 연속이라 적어도 800~900m는 족히 되리라 짐작했었거든요.

이정표 뒤편으로 직진하면 '칠성산'으로 갑니다.

조망도 별로, 볼거리도 별로

그러면서 결코 만만하지 않는 '칠성산'도 강릉의 산악인들은 많이 찾는 산이죠.

정상석도 없는 곳.

앞이 탁 트여서 조망은 아주 좋아요.

건너편 산에는 눈이 제법 왔네요.

저 멀리 경포호수와 동해가 보이고

가운데에는 장현(모산)저수지와 강릉의 안산(安山)인 모산봉도 보여요.

'만덕지맥'이라...................  흠!

정상의 헬기장에는 햇살이 따뜻하게 내려 앉았습니다.

바람도 없구요.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봅니다.

경포호수를 가까히 당겨도 보구요.

내려갑니다.

밥 먹고 과일을 먹으며 30분 정도의 시간을 보냈네요.

추워서 올라오는 내내 쉬지도 못했거든요.

큰바위더미에서 잠시 쉰 것 빼고는.........

올라가면서 보았던 바위,

바위들.....

올라가면서 잠시 쉬던 그 바위에 다시 들려봅니다.

다시 또, 제왕산과

높고 낮은 산과 마을들을 바라보고.....

쉬고 있던 바위틈에서 발견한 저것......... 은  술병입니다.

하나 둘 버리다보면 쓰레기장이 되는데,

산이 좋아 산을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 막 버리면 안되겠죠?

어느 산이던 산행을 하다보면, 등산로 주변에는 과자껍질 버린 것과 빈 물병을 많이 보는데요,

왔다 간 흔적을 남기지 말았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내려올 때는 바람이 잦아들어서 덜 춥네요.

바람만 부는 이곳.

온통 갈색뿐인 이 산에도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꽃들이 피어나면 그 어느 산 못지않게 예쁘겠죠?

큰용소골이 아닌, 원추리원쪽으로 내려갑니다.

'원추리원'을 등산로입구로 해서 조성한 길.

다니기 좋게 잘 닦아놓았네요.

이제부터 매봉산 들머리는 '솔향수목원 원추리원'입니다.

 

솔향수목원은 봄부터 가을까지 꽃향기로 가득한 곳입니다.

짙은 솔내음과 맑은 공기, 소풍 온 가족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도 가득한 곳이죠.

오늘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2월 중순이라 큰 추위도 다 가고, 얼음도 풀렸네요.

산행코스 : 솔향수목원 주차장 - 큰용소골 - 하늘정원 방향 - 갈림길 - 매봉산 - 갈림길 - 원추리원 - 수목원주차장 ( 7km,  3시간 45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