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추운 겨울아침 - 동해 [초록봉]을 가다.

adam53 2021. 1. 13. 16:08

 

그 산봉우리 이름을 말하는 순간,  상큼한 레몬같은,

젖은 머리에서 은은히 풍기는 샴푸향 같은,

싱그러운 풀밭같은 생각이 들던 산.

동해 [초록봉]으로 갑니다.

묵호고등학교 부근에 주차를 하고,

길을 묻자 그냥 '저쪽으로 가라'는 동네사람 말대로 넓은 길로 무작정 걸어가다가, 

전봇대 옆에 조그맣고 눈에 잘 띄지도 않던 푯말을 발견하고는 학교 담장옆에 나있는 좁은 길로 들어섰죠.

[초록봉 가는 길] 푯말이 잘 안보이더라구요.

학교담장과  채소밭 울타리 사잇길로 걸어가요.

학교담장 거의 끝나는 지점 동해고속도로 고가다리밑에는, 등산로 안내판이 있구요.

안내판 왼쪽길로 갑니다.

동해시민들이 즐겨 찾는 이 산은 접근성이 좋아서 ,

1. 종합경기장에서 초록봉 1구간 : 2.4km, 1시간

   종합경기장에서 초록봉 2구간 : 2.6km, 1시간 10분

2. 묵호고등학교 ~ 초록봉 구간 : 3.6km, 1시간 30분

3. 북삼초교 ~ 초록봉 구간 : 6.2km, 2시간 30분

----------------------------------------------------     올라가는 길은 크게  3군데 있다고 합니다.

동해시 아닌 타지역 산악회에서는 산행코스를 묵호고 - 삼거리 - 임도 - 약수터 - 삼거리 - 초록봉 - 삼거리 - 방송중계탑 - 삼거리 - 428봉 - 삼거리 - 전망대 - 북삼초교(9.6km, 4시간),

대부분 이렇게 선택하지만, 오늘은 개인산행이라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서 와야 해요.

갈림길에서 왼쪽,

조금 더 넓은 길로 갑니다.

君子는 大路이니까요....... ㅎ

논둑길을 지나고

임도를 지나고

산불감시초소도 지납니다.

시민들 대부분은 약수터로 가네요.

약수물 마시러 가는가 보죠?

무조건 직진합니다 .

약수터는 하산할 때 들려 볼 요량인거죠.

코로나-19 감염 우려때문에

오늘도 가까이 있는 山友 2명과 함께 왔는데요,

외지에서 온 티가 팍~  나더라구요.

배낭메고 스틱짚고 가는 사람은 우리 일행 뿐이었으니까요.

물 좀 마시면서, 잠시 쉬었다 갈께요.

동해시의 동네 뒷산이라고 만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은근히,

살짝 힘드네요.

........................ 힘들어요.

바람이 찬데도 땀이 막나는 걸요.

정상까지 400m 남았다니까 거의 다 왔네요.

땀 좀 식히고 갈께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앉았다 갔는지, 글쎄 니스칠을 한 것 마냥 벤치가 맨들맨들 밴질밴질 윤이 나더라구요.

올라가다가 힘들어서 쉬고 또, 쉬고 그래서 그렇게 윤이 나는 것 같았죠.

먼지가 폴폴 나는 길.

영동지방은 겨울 내내 눈 한번 안오고, 비도 안오는 가뭄이 계속됩니다.

비라도 흠뻑 내렸으면 좋을텐데 건조주의보와 강풍이 계속되는 요즈음  같은 때는,

너도 나도 산불이 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겨울가뭄이 봄까지 계속될 때면, 동해안 지역에는 산불이 날까 걱정을 많이 하거든요.

우리가 살고있는 강릉지역도 산불피해를 몇번 당했으므로 모두의 마음속에는 [산불조심] 해야겠다는 생각이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정상에 다 왔습니다.

초록 초록한 느낌이 드는 아주 너무도 예쁜 이름,

초록봉입니다.

정상 주변은 둘러봐야죠!

이 목책따라 내려가면 북삼초교로 갑니다.

푸른 동해가,

마을이,

아파트단지가 보입니다.

북삼초교로 가고 싶지만, 묵호고로 가야해서

발길을 돌립니다.

기회된다면 그쪽 방면으로 가 봐야겠어요.

산 꼭대기에 거울이 있는거 보셨나요?

초록봉에는 거울이 있더라구요.  아마도 해군 1함대사령부에서 세웠나봅니다.

거울에 비친 소나무와 바다는 그림같은데...

내려가야겠어요.

바람이 말도 못하게 너무도 세차게 불어대서 엄청 추워요.

못견디겠네요.

올라갈 때는 못본척 했던 약수터로 가 봅니다.

 

약수터 주변은 얼어붙어 조심해야해요.

낙상하기 딱 알맞더라구요.  조심 또 조심해서 물 한바가지 떠 먹어봅니다.

약수 맞네요.

관을 타고 흐르는 약수가 따뜻합니다.  지하에서 샘 솟는다는 거죠.

물도 잘 나오구요.

약수터 주변 개울가에는 운동시설이 있었구요.

약수물도 마시고 운동도 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함께 올라오던 시민들은 마실 물도 안 갖고서 그냥 맨몸으로 온 것이였네요.

여기서 우리는 홍고개 방면으로 내려갑니다.

올라올 때 논길로 왔으니, 다른 길도 가 봐야죠?

마냥 가다가 잠시 쉬면서 문득 하늘을 쳐다보니,

[홍고개]라고 나무판데기에다 써서 아까시나무에 매달아놨네요.

그리 오래 되진 않았지만, 초록봉 등산로에는 소나무 숲길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사시사철 어느때 찾아와도 좋은 소나무 숲길이 있어  아주 좋은 길입니다.

걷다 보니 고가다리 밑에 왔습니다.

오늘 산행도 여기서 마쳐야겠군요.

다리 밑에는 먼지를 털고 갈 수 있도록 해 놓았네요. 

묵호고교를 산행 들머리로 정했다면,

학교 담장을 끼고 가면 됩니다.

------ 너무 너무 친절하죠?

학교부근 도로에는 주차장이 있으니까, 주차걱정은 하지 말구요.

오늘 걸었던 거리는 7km이구요, 

햇볕 따스한 곳에서 간식을 먹은 시간 포함 - 산행시간은 3시간이였습니다.

-------------------------     산행코스 : 묵호고 - 약수터 - 묵호고

 

 

초록봉(531m)

초록봉은 동해시 천곡동, 비로동, 이로동, 승지동에 걸쳐있는산으로 높이는 531m 이다.

백두대간의 연봉 청옥산의 한봉우리로써,

정상에서 동해시 전체가 바로보여 동해 8경중 8경으로 선정되었으며,

정상에선 동해시와 동해 바다를 전망할 수 있다.

오늘날 시민들의 휴식공간 및 소원을 빌기위한 장소로도 많은 사람들이 찾고있다.

정상에 장수바위와 관련된 전설만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 인간세상이 어려울때 하나님이 장수를 내려보내 세상을 바로 잡은후 다시 하늘로 올라갔는데 그장수의 오른쪽 발자국은 초록봉 벼락바위위에,

왼쪽 발자국은 초록봉 아래바위 위에 길이15 미터 높이3 미터의 큰흔적이 남았다 하며,

후세사람들은 장수바위에 소원을 빌며 소원성취를 이루었다고 하여 칠성바위라 불렀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