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눈 쌓인 겨울길 - 대공산성순환로 걷기

adam53 2021. 1. 20. 18:36

山行은 중독성이 있어 좀처럼 끊기 어려운 病같은 것입니다.

흡연자가 담배를 끊기 힘든 것과 같다고 할까요?

그래서 또, 산 길동무 두명과 같이 메낭을 메고 나섰습니다.

오늘은 대공산성 순환등산로를 가려구요.

여기는 오륙년전에 두어번 갔다 온 산이라 初行은 아닙니다.

성산면 보광리 보현사주차장 가는 길은 눈이 내려서 조금 조심스럽네요. 그래서 저기 눈이 없는 곳에 주차를 하고...

오랜만에 와 보니 대형주차장이 생겼네요.

아담한 간이 화장실도 있구요.

오늘의 산행은 어명정을 거쳐 술잔바위까지 갔다가 대공산성 가기 전, 산성마루에서 하산할 계획입니다.

대형주차장에서 200m 걸으면 보현사가 있음을 알리는 '보현성지'라는 바윗돌도 있구요.

'날마다 좋은 날 되소서'라는 문 형태의 설치물도 볼 수 있는데요,

그 직전 오른쪽에 등산로가 있습니다.

이 길은 명주군왕릉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죠.

술잔바위에서 곧장 내려가면 명주군왕릉으로 갑니다.

계속 오르막이구요.

헥 헥 헉 헉,

벌써 이렇게 숨이 차면 안되는데....

사잇길로 접어듭니다.

넓은 길은 임도에요.

길 왼쪽은 소나무, 오른쪽은 참나무들.

참나무가 야금 야금, 소나무가 사는 땅을 넘보고 있네요.

자연그대로 두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소나무 숲.

주변에서 소나무를 쉽게 볼 수 있는 것, 그리고 마을가까이 소나무가 자라는 것은 사람들의 손길로 나무를 돌보고 가꾸기 때문입니다.   예로부터 소나무외의 나무들은 잡목이라 여기고 베어내지만, 소나무는 함부로 베지 않았죠. 

특히 줄기가 곧게 자란 나무는 목재로 유용하게 쓰이는데요,

소나무 중에서도 금강송은 형질과 재질이 뛰어나 더 보호를 받고 있죠.

여기 이 산에서 자란 수형이 좋은 소나무 몇그루는, -----------------  광화문 복원에 사용되었구요,

나무에게도 혼이 있다 생각하고,

御命을 받았기에 벨 수 밖에 없었다며,

그때에 벌채한 소나무들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위령제를 지냈던 곳.   그곳에 세운 정자가 [어명정]입니다.

이따가 볼꺼에요.

여기서 부터 어명정까지 가는 길은 평탄합니다.

평온한 마음으로 룰루 랄라 걷는 길.

바위틈바구니에서도 곧게 자란 이 소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을 보세요.

참~ 대단합니다.

소나무 숲길과

참나무 숲길

소나무와 참나무가 이웃해 자라는 숲길을 지나면

어명정으로 가는 임도가 멀지 않았습니다.

여기서 잠시 쉴께요.

아무런 표시도 없고 아무런 시설도 없지만, 여기는 쉼터이거든요.

숫눈길을 밟는 느낌 아시죠?

뽀드득 뽀드득 하는 경쾌한 소리에 머리가 깨끗하고 맑아지는 것 같습니다.

[구두발자국] 동요를 흥얼거려 봅니다.

"하얀 눈위에 구두발자국,

바둑이와 같이 간 구두발자국.

누가 누가 새벽길 떠나갔나?

외~로운 산길에 구두발자국."

오늘 아침, 이 산에는 우리들 세명뿐이었는데,

집콕생활이 갑갑한 아자씨들이 가출해서 이 산에 왔네요.

거북등입니다.

여기서 부터는 어명정까지 주욱~ 임도를 걸어가요.

이 눈길은 우리가 처음 밟네요.

새하얀 눈처럼,  마음도 하애지는 것 같습니다.

골짜기에 흐르던 물은 꽝꽝 얼었구요.

저기 어명정이 보입니다.

정자 안에는 아름드리 소나무를 베어 낸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눈에 덮혀 볼 수 없지만,

몇년전에 찍은 아래의 사진에는,

유리밑으로 소나무의 그루터기가  보입니다.

술잔바위로 갈꺼에요.

'나무를 안아봐요. 따뜻해요!'

氣를 받는다고 잘생긴 나무를 안던 山友가 소리칩니다.

이 참나무도 잘생겼군요.

여기는 멧돼지 쉼터라네요.

멧돼지의 놀이터겸 식량창고라 해요.

좀 더 자세히 읽어 볼까요?

이 친구는, 잘생긴 소나무만 보면 껴안는군요.

송이거리 갈림길에 도착했는데요,

여기서 술잔바위까지 갔다가 되돌아 올겁니다.

술잔바위는 바위 위에 술잔처럼 움푹 움푹파인 구덩이가 있어 그리 부릅니다.

바위위에 올라가 보면,

아래의 사진처럼 이런 구덩이가 여러개 있어요.

쌓인 눈 때문에 오늘은 3개 밖에 볼 수 없지만요.

바위에 눈이 있어 무척 조심스럽네요.

나무숲을 보면 딱 봐도 송이가 많이 날 것 같죠?

송이버섯이 많이 나는 송이밭이라서 송이거리라 합니다.

대공산성 방면으로 갑니다만,  대공산성까지 가지 않고 도중에 하산할려고 해요.

거기까지 갈려면 눈길이라 시간이 많이 걸릴것 같아, 다음에 갈려구요.

저만큼에 보이는 저 바위에는,  송이를 아무나 막, 함부로 채취하지 못하게 관리하는 사람이 기거하는 움막이 있었는데

겨울이라 걷어냈는가 봅니다.

500m 정도 더 가면 대공산성이지만,

여기 산성마루에서 내려갑니다.

 

아직은 완전히 산에서 내려 온 게 아닙니다.

임도를 조금 걷다가

두그루의 소나무 직전 오른쪽으로 진행을 하고

보현사로 가던가, 쉼터로 가던가 그게 그거지만

쉼터 방향으로 갑니다.

등산로 입구까지 약 1km 남았다는 이곳에서 샌드위치와 초코파이, 바나나, 귤 등 배낭에 넣어 온 간식을 먹고 갑니다.

여기에 벤치가 2개나 있어 쉬어가기 좋거든요.

산성마루 갈림길에도 벤치가 2개 있긴했어요.

돌다리를 건너기 직전에는 대공폭포가 있죠.

가뭄으로 인해 물줄기가 약하긴 해도 여기는 대공폭포입니다.

그 약한 물줄기마저도 깡추위에 얼어버려 이것이 폭포인가 하는 생각이 ........

오늘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산행시작한 들머리입니다.

---------------------  오늘 산행거리는 8km이구요, 잠시 쉬면서 물마시고 간식먹고 총 3시간 15분이 걸렸습니다.

눈길이라서 시간이 더 걸렸을 수도 있네요.

 

산행코스: 보현사 - 쉼터 - 거북등 - 어명정 - 멧돼지쉼터 - 송이거리 - 술잔바위 - 다시 송이거리 - 산성마루 - 대공산성교 - 임도 - 쉼터 - 대공폭포 - 보현사 (8km, 3시간 15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