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바다가 보이는 산길을 걷다 - 강릉 안보등산로

adam53 2020. 12. 2. 13:38

안보체험 등산로(괘방산, 안보등산로)는 강릉 강동면 안인진과 정동진사이에 걸쳐 있는 야트막한 산입니다.

혼자든 여럿이든 아무때나 찾는 산인데요,

강릉지역 대부분의 산악회에서는 12월에 많이 찾는 산이기도 하죠.

사는 곳과 가까이에 있어 버스이동 시간이 짧은데다가 , 산행시간도 3시간 남짓해서 오후에는 연말총회같은

각종행사를 치루기 좋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대포동 북쪽 안인삼거리에서 출발해서 활공장전망대, 삼우봉, 당집, 정동진으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처음부터 가파른 계단을 오르려니까 숨이 차네요.

안인과 정동사이에 있는 대포동은 1996년 9월 18일밤, 북한 무장공비들이 잠수함을 타고 내려와 침투한 곳인데요,

당시 이곳을 지나던 한 택시기사가, 수상한 사람들을 봤다고 신고하면서 며칠을 두고 수색작전이 펼쳐졌었는데,

이들은 괘방산을 타고 칠성산, 화비령, 청학산으로 도주했었구요, 사살 13, 자살 11명 그리고 1명의 공비를 생포했었지만 우리군의 사상자도 꽤 많았었습니다.

강릉시는 이듬해인 1997년, 이러한 일이 있었음을 잊지말고 안보를 굳건히 하자는 뜻에서, 등산로를 정비하고 공개하면서 [안보등산로]라는 명칭을 사용했는데요, 

당시 무장공비들이 도주했던 그대로, 공들이 타고 내려왔던 잠수함이 있는 대포동을 시작으로 삼우봉, 괘방산,당집,화비령,청학산,밤나무정으로 가는 1코스와,

안인삼거리에서 출발해서 활공장전망대, 삼우봉, 괘방산,당집,정동진의 2코스가 대표적인 등산로입니다.

대부분은 "산우에 바닷길"이라 부르기도 하는 2코스를 많이 선택하는데요,

이 길은 '강릉바우길 8코스'이기도 합니다.

안인 들머리에서 5분가량 올라오면 첫번째 쉼터가 있구요,

이 쉼터를 지나면 이 갈림길이 나옵니다만, 왼쪽은 조금 힘들게 걷는 것이고 오른쪽은 평탄해서 쉽게 가는 길이죠.

잠시 후에 이 길은 서로 만나는데, 여기서는 그냥 세명이 가는 방향으로 가세요.

안보등산로는 '괘방산 등산로'라고도 하는데,

옛날 과거에 급제하면, 이 산 어딘가에 급제자의 이름을 쓴 방을 붙여서 고을사람들에게 알렸다고 해서  괘방산(掛榜山)이름이 생겼다고 해요.

'산 우에 바닷길'이라는 別稱처럼, 이 길은 가는 길 왼편으로 동해바다가 보입니다.

그리 험하지도 않으면서, 운동량도 충분히 되는 길이죠.

만만하면서도 만만하지 않는 산입니다.

키작은 소나무숲길을 걸으면 한 겨울에도 땀이 난다니까요.

보세요.

여기서 겉옷을 벗어 배낭에 넣는게 보이시죠?

활공장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앞이 탁 트인게 막힌 게 없어, 전망이 끝내줍니다.

짙푸른 강릉바다를 조금만 보고 가겠습니다.

간식 먹고, 물도 마시고, 충분히 쉬었으니 슬슬 가 볼까요?

활공장에서 내려오면 마주치는 갈림길.

소나무가 줄지어 서있는 길로 올라갑니다.

삼우봉은 눈앞에 보이는 이 길을 가는게 아니라,

소나무가 서 있는 곳으로 올라가는 겁니다.

한겨울에 진달래가 꽃 피는 이유를,

--------------------------  난 알지 못합니다. 알 수 없어요.

걷다보면 눈에 띄는 바다.

이런 풍경, 너무 좋아요.

괘방산의 매력이기도 하죠.

방송송신소 철탑이 눈에 보일 때,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스무발짝 쯤 걸어가면

괘방산 정상석이 있습니다.

그리 높지 않죠?

'당집' 방행으로 가요.

사유지 울타리에는 리본이 나부끼고...

당집입니다.

사진에는 없지만,  당집 주변에는 못보던 돌탑들이 여럿 있더라구요.

당집을 관리하는 아저씨도 있었구요.

정동진 방향으로 가요.

183고지를 거쳐서 가거든요.

빨간 열매같은 요것은 '청미래덩굴' 씨앗입니다.

주위의 야산에 참 흔했었는데 뿌리가 당뇨에 좋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너도 나도 앞다투어 캐가는 바람에, 지금은 어쩌다 눈에 띌 정도로 보기 힘든 식물중의 하나가 되었죠.

183고지 이정표에서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내려갑니다.

일행 중 1명은 이정표왼쪽에 보이는 소나무쪽으로 갔었는데요,

과거에는 그리로 다녔었지만 길도 별로 좋지 않고, 시간도 오른쪽 등산로보다 더 걸리드군요. 

그러니까 좋은 길로 가는 게 좋겠죠?

 

 

 '안보등산로(괘방산, 산 우에 바닷길)' 산행을 마치겠습니다.

 

산행코스 : 안인삼거리 → 활공장전망대 삼우봉 → 괘방산 → 당집 →183고지 정동진주차장(9.4km) 

소요시간 : 별로 쉬지않고, 밥도 안먹고 쬐끔 빠른걸음으로 3시간.

              여유있게 느긋하게 걷는다면 3시간 30분 ~ 4시간걸립니다.

...................................................................   전체거리는 9.4km입니다. ^^*

 

 

괘방산(345m)

높이는 345m. 정동진역과 안인진 사이에 위치한다.

해수욕장이 있는 등명 서쪽에 솟은 산으로 등명과 산 정상 사이에 등명락가사가 동해를 향해 자리잡고 있다. 옛날 과거에 급제하면 이 산 어디엔가에 두루마기에다 급제자의 이름을 쓴 방을 붙여 고을 사람들에게 알렸다는 데서 산의 이름이 유래한다.

 

등명락가사에서 북쪽으로 500m 거리에 있는 대포동은,

1996년 9월 18일 북한 무장공비들이 잠수함으로 침투한 곳이다.

이 사건을 계기로 안보체험 등산로를 개설하였다.

당시 침투했던 잠수함은 대포동 바닷가에 있는 통일공원에 전시되어 있다.

여름 피서철에는 발 아래 펼쳐져 있는 정동진해수욕장과 등명해수욕장, 옥계해수욕장에서 해수욕을 즐기며 산에 올라 삼림욕도 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