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을 두고 쌀쌀하던 날씨가 금강산 성인대를 산행하던 날은, 봄날처럼 포근합니다.
'금강산 화암사' 일주문.
화암사에는 '삼성각'이 유명한데요, 이 삼성각 안 벽에는 금강산 천선대, 상팔담, 세전봉, 삼선대 등 금강산의 이채로운
풍경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이 화암사가 금강산 80,009 암자 중 첫번째 암자라는 걸 말해준다고 해요.
성인대 신선봉도, 금강산 일만 이천봉(12,000 봉우리) 중 남쪽에서 시작하는 첫번째 봉우리구요.
신선봉과 화암사는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신평리에 있습니다.
주차장은 2개 있어요.
제1주차장은 대형버스를 위한 넓은주차장, 2주차장은 승용차를 위한 크지 않은 주차장이죠.
제1주차장에서 들머리까지는 800여 미터 쯤 걸어가야 하구요,
가는 길 양편 큰 바윗돌에는 '열반송', '오도송'같은 詩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화암사를 찾거 든, 여유롭게 하나 하나 천천히 읽어보는 것도 좋죠.
화암사 200m전에 들머리가 있고, 들머리 맞은 편에는 매점이 있고...
들머리의 이 '수바위 이야기'는 꼭 읽어보시길...
화암사와 수바위를 서로 떼어 놓고서는 말이 안됩니다.
진표율사가 이 절을 처음 지었을 때(혜공왕 5년, 769년)는 '화엄사'라 했는데, 이 절 이름을 '화암사'라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12년경 이었다고 해요. 절 이름을 바꾸게 된 이유는 화암사 남쪽 300미터 쯤에 우뚝 솟아있는 왕관모양의 '수(秀)바위'에 얽힌 전설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꼭 읽어보라고 한거죠.
가까이에서 본 수바위.
너무 커서 렌즈안에 다 담을 수 없어 일부분을 찍었는데요,
저 바위꼭대기에는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물 웅덩이가 있다고 해요.
간혹 수바위를 올라가는 사람들도 있지만, 바위 중간쯤부터는 위험해서 조심해야 합니다.
대부분 만만히 보고 올라갔다가 바위중간에서 내려오곤 합니다.
성인대까지는 1.2km인데,
성인대 신선봉을 한바퀴 휘 돌아오는 건 보통걸음으로 2시간 정도 걸립니다.
거리도 짧고, 오르막도 그리 심하지 않은 순한 산입니다. 하산한 후에는 화암사를 들려봐야 해요. 그렇게 해서 1주차장
까지 온다해도 3시간이면 충분합니다.
헬기장에서 바라 본 수바위.
왕관모양의 저 바위꼭대기에는, 길이 1m, 둘레 5m나 되는 꽤 큰 웅덩이가 있다고 해요.
언뜻 봐도 바위꼭대기까지 올라간다는 건 힘들겠죠?
바람도 불지 않는 이 숲길에는 낙엽이 수북히 쌓였습니다.
더워서 땀이 줄줄 흐르네요.
숨이 차서 헉헉대는 우리들의 숨소리외에는 숲은 고요합니다.
미시령 옛길을 사이에 두고 남쪽은 설악산, 북쪽은 금강산
여기는 금강산이라 우뚝 우뚝 솟은 바위들이 볼 만 합니다.
이 겨울에 솔체꽃이 피었습니다.
마른 풀숲에 홀로 피었네요. 벌도 나비도 없는 추운날씨에 어떤 곤충이 수정을 시켜줄까요?
'시루떡바위'에 왔습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퍼즐바위라 했는데,
우리 정서에 맞게 '시루떡바위'라 바꾸었나 봅니다.
여기까지 오면 성인대가 코앞입니다.
오솔길을 지나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밟고 가면
성인대입니다.
여기서 잠시동안 주위를 둘러봅니다.
신선이 노닐었다는 이곳.
주변의 바위들이 눈길을 끕니다.
이건 수바위입니다.
이정표의 '본구역은 정식 등산로가 아닌 곳으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방향, 돌멩이 3개가 있는 쪽으로 가요.
신선봉으로 갑니다.
여기는 겨울에 찾는 산입니다.
그리고 여기는, 서 있는 것 자체가 힘들정도로 바람이 세차게 불어대기 때문에,
신선봉으로 간다는 건 꿈도 못 꾸는 그런 산입니다.
다행히도 오늘은 바람 한점없는 따뜻한 날이라, 여기를 다 가 보네요.
처음 가 보는 여기, 바윗길을 걷기 때문에 조금은 조심해야 하지만,
여기 저기엔 독특하고 기이하게 생긴 멋진 바위들이 많습니다.
신선봉에서만 볼 수 있는 바위.
오랜 풍화작용으로 인해, 조금씩 조금씩 모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밧줄을 잡고 조심스레 내려가면
여기까지 갈 수 있구요.
설악산 울산바위를 정면에서 바라볼 수 있는 곳,
바로 신선봉입니다.
멋진 풍경들을 두고서 돌아갑니다.
아까 그 이정표.
올 때와는 반대방향으로 해서 화암사로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에는 이런 바위가 있고
저기 저만큼에 있는 바위산도 보면서
발목 위를 넘어 종아리까지 쌓인 낙엽을 밟고 가면, 화암사가 보입니다.
우리나라에 참회불교를 정착시킨 법상종의 개조 '진표율사'가 창건한 화암사.
진표율사는 이 절에서 수많은 대중들에게 '화엄경'을 설파하였는데,
스님에게 '화엄경'을 배운 100명의 제자 중에서, 어느 날 31명은 하늘로 올라가고 69명은 무상대도(無上大道)를 얻었다고 합니다.
진표율사는 이 절에서 지장보살의 현신(現身)을 친견(親見)하고, 그자리에 지장암을 세워 화암사의 부속암자로 삼았다고 해요.
저기 수바위아래, 매점과 등산로가 보이네요.
오늘 산행도 여기서, 이만 접기로 해요.
산과 바위가 그려내는 풍경에 취해 점심도 거르고, 화암사를 둘러본 후 1주차장까지 내려왔더니 딱 3시간이 걸렸네요.
산행코스: 일주문 → 수바위 → 성인대 → 신선암 → 성인대 → 안부 삼거리 → 화암사 주차장 ( 4.1km, 2시간 소요)
금강산 성인대(신선대, 645m)
성인대는 해발 645m로 설악산의 북주능 즉 미시령을 지나 백두대간의 상봉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치는 능선의 끝부분에 위치하고 있다.
선인대로 지도에 표기되어 있는 성인대는 현지에선 신선대로 부르고 있다.
성인대에 올라서면 동해바다와 일출도 멋지고 설악산의 거봉인 울산바위와, 설악산의 전체적인 아기자기한 산세가 기가막히게 보이고 있어,
설악산을 바라보는 전망대라고 부를 만큼 전망이 뛰어나다.
북설악 화암사와 신선대가 있는 이곳은, 설악산 줄기가 아니라 금강산 줄기의 마지막 능선이다.
지금의 미시령 옛길을 분기점으로 설악산과 금강산으로 나뉘는데,
이곳에 위치한 신선봉(1312.2m)이 금강산 일만이천봉의 첫번째 봉우리이고,
화암사는 금강산 팔만구암자의 첫번째 암자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화암사 일주문 현판에는 금강산 화암사라고 적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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