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설악산 울산바위로 가 봅니다.
소공원에서 신흥사, 계조암(흔들바위)를 지나 울산바위까지 거리는 편도 3.8km.
보통 걸음으로 4시간 걸립니다.
녹음이 짙어가는 소공원.
코로나19 영향으로 인해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 한적합니다.
아침 공기가 상쾌합니다.
하늘에는 흰구름이 둥실 떠 가고...
마치 중국에 온 듯해요.
불상이 커도 너무 크네요.
갈림길이 나오죠?
앞의 다리를 건너면 금강굴 또는 토왕성폭포로 가고, 오른쪽은 울산 바위로 가는 길입니다.
산불 염려가 있어, 아직은 위 3곳만 개방을 했죠.
다음엔 저 다리를 건너 금강굴을 한번 가봐야 겠습니다.
신흥사 담장을 끼고 갑니다.
신흥사 절은 내려올 때 들려 볼 계획입니다.
조그만 다리를 건너면 안양암.
온 몸이 푸르게 물들 것만 같은 이 싱그러움.
이 상쾌함은 뭐라고 형언할 수 없습니다.
이 맑은 공기를 맘껏 마시면서, 이렇게 산행할 수 있음을 감사하게 느끼면서 걷는 길.
국수나무도 반갑게 인사하는 듯 합니다.
그동안 등산객이 없어서 많이 외로웠겠죠?
저기 저만큼에 울산바위가 보여요.
울산바위의 이름은 3가지 설이 있다고 해요.
하나는 울타리같이 생겼다 하여 ‘울산’이라는 설,
경남 울산(蔚山)의 지명을 딴 전설적인 이름,
그리고 또 하나는 울산(鬱山) 즉 ‘우는 산’이라는 뜻의 우리말을 한자화한 것이라고 한답니다.
비가 내리고 천둥이 칠때 산 전체가 뇌성에 울리어 마치 산이 울고 하늘이 으르렁거리는 것 같으므로 일명 ‘천후산(天吼山)’이라고 한다는 기록이 신흥사지에 실려 있었다고 전한대요'
그러나 사람들 대부분이 알고있는 얘기는 이렇죠.
"조물주가 천하에 으뜸가는 경승을 하나 만들고 싶어 온 산의 봉우리들을 금강산으로 불러들여 심사했다고 한다. 둘레가 4킬로미터쯤 되는 울산바위는 원래 경상도 울산 땅에 있었는데 소식을 듣고 급히 달려갔다. 그러나 덩치가 크고 몸이 무거워 지각하는 바람에 금강산에 들지 못했다. 울산바위는 그대로 고향에 돌아가면 체면이 구겨질 것이 걱정되어 돌아가지 못하고 정착할 곳을 물색하였다. 그러다가 하룻밤 쉬어갔던 설악이 괜찮겠다 싶어 지금의 자리에 눌러앉았다고 한다." 고
계조암에 왔습니다.
----- 계조암이 있는 바위는 목탁 바위인데, 이 암자는 목탁 속에 들어있기 때문에 다른 절에서 10년 걸릴 공부도 5년이면 끝낼 수 있다는 전설이 전해오고 있다고 합니다.
흔들바위입니다. 계조암 바로 앞의 넓은 바위에 있죠.
한사람이 흔들어도 흔들 흔들,
열사람이 흔들어도 흔들 흔들합니다.
계조암은 큰 바위속에 법당을 만들었죠.
신라 진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수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해요.
그 후에 원효, 의상, 지각, 봉정 등 여러조사(祖師)들이 대를 물려 수도하였다고 하여 이름이 계조암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잠시 쉬었으니 출발해 볼까요?
울산바위까지는 1km.
이제부터는 오르막이라 좀 힘이 드는 구간입니다.
숨은 턱에까지 차 오고, 입안은 바싹 마르고......
울산바위 전망대
울산바위 한번 쳐다보고 갑니다.
해발 873m의 울산바위로 가는 길은 계단의 연속.
과거에는 철로 만든 808계단을 올라야 정상에 도착할 수 있었지만,
2013년에 새로운 코스에 철제 계단을 설치하여 예전보다 오르기가 쉽다고 하는데,
오늘 여기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여태까지 걸어올 때는 살랑살랑 불어대는 미풍이, 여기 부터는 세찬 강풍으로 바뀌었죠.
얼마나 세차게 불어대는지 난간을 붙잡아도 날아갈 지경.
주위를 살펴 볼 여유는 커녕, 몸을 가눌 수 없는 건 기본이고
얼굴이 막 쓸려나가는 듯한 느낌?
계단 한 켠에서 웃옷을 꺼내입고, 모자를 눌러쓰고 그렇게 준비하고서 올라갑니다.
날아 갈까봐 난간을 꼭 잡고 한발 한발 내 딛습니다.
바람부는 날에는 울산바위로 가지 마세요.
둘레가 4km가 넘는 거대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30여개의 아름다운 암봉(岩峰)도, 날씨가 좋고 바람이 없을 때의 얘깁니다.
설악산과 울산바위의 멋진 모습을 많이 담아오고 싶었는데,
오늘 망쳤습니다.
정상에 다 왔네요.
참 대단해요.
정말로 정말로 도저히 몸을 가눌 수 없는 강풍에도
인증사진은 찍네요.
난간을 붙잡고 엉금엉금 기어서 정상에서 내려왔습니다.
---------- 믿어주세요. 뻥치는 거 절대 아닙니다.
왼쪽에도 전망대가 있었지만
여기도 서 있기가 힘들어요.
그냥 멀찍이서 바라만 보고
사진도 한, 두장 간신히 찍고 서둘러 하산합니다.
꼭 무슨 사고라도 낼것처럼 불어대던 강풍만 아니라면,
오늘 찾은 여기는 얼마나 멋질까요?
나중에 다시한번 와야 겠어요.
아쉬운 마음으로 한걸음, 한걸음 내딛다 보니
계조암에 왔습니다.
동굴 속에 모셔놓은 부처님도 친견하고
삼성각(산신각)에 들려 산신령님도 친견하고....
신흥사에 왔습니다.
신흥사는 신라 진덕여왕 6년 (652년)에 자장율사가 세웠구요. 처음에는 향성사라 했다고해요.
그 후 조선 16대 인조 22년(1644년)에 영서(靈瑞), 연옥(蓮玉), 혜원(惠元) 세 스님이 똑같은 꿈을 현몽하여 지금의 자리에 절을 세웠는데, 신의 계시를 받고 세웠다 하여 신흥사라 했다고 한답니다.
사찰을 좀 둘러보고 갈께요.
오늘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산행코스: 주차장 - 소공원 - 신흥사 - 안양암 - 계조암(흔들바위) - 울산바위 - 원점회귀(왕복 7.6km, 3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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