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대관령 옛길 - 연두색 물감을 풀어놓은....

adam53 2020. 5. 2. 17:35

5월이 시작되는 날,

초여름같이 무더운 날에 대관령 옛길을 찾았습니다.

높이 865m인 대관령은 강릉의 진산(鎭山)으로, 고개의 길이가13km나 되어서 아흔아홉 구비라 전합니다.

신라 때는 대령(大嶺), 고려 때는 대현(大峴) 또는 굴령이라 했으며, 조선 태종실록에는 대령산(大嶺山)이라 했다가 1530년 신증 동국여지승람에 처음으로 대관령이라 기록했다고 합니다.

이런 기록을 볼 때 대관령(大關嶺) 옛길은 오래전에 만들어졌던 길입니다.

지금은 영업을 중단한 {만나가든]을 지나면 옛길이 시작됩니다.

오늘은 반정까지 갔다가 되돌아 옵니다.

편도 4.4km의 걷기에 좋은 적당한 거리죠.

새잎이 돋아 연두색으로 뒤덮인 숲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아름답습니다.

공기는 또 얼마나 상쾌한지요!

30도를 웃도는 날씨이지만, 숲길이면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와 기분은 최고입니다.

자그마한 이정표가 보이죠?

여기서 직진하면 옛길로 가고, 왼쪽으로 가면 대관령 국민의 숲길과 연결되고...

 

병꽃이 피었어요.

이 숲길을 걷노라니 눈이 다 시원해집니다.

줄딸기꽃도 피었네요

국수나무도 희디 흰 꽃을 피웠구요.

숲 안내센터가 보입니다.

왼쪽 길로 가면 제왕산으로 갑니다.

여기서 직진합니다.

 

꽃이 필 때의 산도 예쁘지만,

연두색으로 물드는 이맘 때 산이 제일 예뻐요.

주막터에 도착했네요.

옛길입구에서 여기까지는 1.5km.

주막집 마당가에 박태기 나무도 꽃이 피었습니다.

 

마당가 한켠에는 작은 연못도 있어요.

예쁘죠?

 

주막집을 둘러봅니다.

 

방안에는 다듬이돌을 앞에 둔 주모,

막걸리 한잔하는 나그네.

과거시험 보러 가는 선비도 보이고

 

 

 

대관령을 넘는 옛길이라 하면, 엄청 힘들고 험한 길이라 생각되죠?

그러나, 너무도 순하고 예쁜 길입니다.

경사심한 오르막도 없는 평탄한 오솔길이죠.

왕복 8.8km, 걷는 시간도 3시간 밖에 안 걸리는 길입니다만, 이건 입구의 작은 공터에 승용차를 주차했을 때의 얘깁니다.

만약에 대형버스를 타고 온다면 주차는 대관령박물관 뒤 넓은 주차장에 하고, 거기서 부터 입구까지 걸어야 하죠.

주차장에서 반정까지 거리는 6km됩니다.

그것보다 조금 더 가까운 길이 있기도 해요, 대관령박물관을 지나 고갯길로 가다가 어흘리마을 대관령휴양림가는 길로 들어서면

큰 주차장이 있구요. 거기에 버스를 주차하고 옛길 입구까지 걸으면 1km 더 단축된다고 봐야죠.

요 애리 애리한 단풍나무 이파리 좀 보셔요.

갓 깨어난 병아리를 보는 듯 너무나 사랑스러워요.

 

 

계곡을 끼고 걷는 길이라 시원한 물소리는 덤이구요.

애기똥풀이란 귀여운 이름을 가졌지만 유독성 식물입니다.

만지지 말고 그냥 눈으로만 보기에요. ㅎ

 

 

 

 

나무 생김 생김이 근육질의 남성같다고 하는 서어나무.

 

도마뱀이 보이시나요?

가랑잎과 같은 보호색을 띄어서, 바스락거리는 소리만 없다면 못 알아보죠.

 

철쭉도 피었어요.

여기는 이제 봄이 한창입니다.

아마도 여기가 옛길 중에서 제일 가파르다고 해야 할 것 같다는...

산벚꽃도 이제야 피었어요.

잠시 쉬어 갑니다.

새집을 달아줬네요.

 

 

 

쉼터가 보입니다.

사람들 대부분이 여기서 간식을 먹으며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다 되돌아 갑니다.

서울로 가는 길 - 대관령을 넘다가 친정이 있는 강릉을 바라보며 어머니를 그렸던 신사임당의 思親 詩.

가까이서 읽어 보죠.

 

여기도 잠깐 보고 갑니다.

 

 

다시 길 떠나고...

 

김홍도가 그린 대관령도 보고 가요.

전망대가 보이네요.

반정에 다 왔어요.

반정(半程)은 대관령을 넘던 사람들이 쉬어가던 주막이 있던 곳입니다.

대관령 초입(初入)인 성산면과 대관령너머 횡계의 중간지점이라는 뜻이죠.

강릉시 성산면은 지금도 대굴령(대관령)마을이라 부릅니다.

 

 

 

전망대에서 강릉쪽을 바라봅니다.

새로 난 영동고속도로가 보이네요.

 

산불감시초소 아랫길은 금강소나무숲길로 가는 길입니다.

이 길도 걷기 좋은 길이구요.   버스(산악회)를 타고서 반정에서 하차한 후 이 길을 계속 걷다보면 옛길로 빠지는 길이 있고, 

1년에 한두번은 이 길을 걷습니다.  네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이구요.

----------------   길을 막아놓은 건 차량출입을 통제하기 위함이죠. 등산객은 가도 됩니다.

반정에는 요렇게 이쁘고 깨끗한 화장실도 있습니다.

반정에서 길 건너편을 보면 장승과 계단이 보이죠?

이 길은 국사성황사로 가는 길인데, 선자령으로 가는 길과 연결됩니다.

 

산불감시초소와 전신주에 그려놓은 그림

이제 다시 내려가야 겠어요.

 

 

올라갈 때는 보지 못했던 피나물꽃.

나무숲 그늘진 곳이나 계곡의 습기가 많은 곳에 군락을 이루는 식물.

줄기를 자르면 노란빛이 도는 붉은 유액이 나온 다 해서 피나물이라  부르는데, 이것도 유독식물입니다.

 

쉼터는 꽤 많은 사람이 쉴 수 있는 곳이구요.

 

 

 

 

 

 

오다 보니 주막집에 도착했군요.

 

주막집은 대관령 옛길 주막터에다 전통의 귀틀집을 복원하였죠.

건평이 39.60평방미터 밖에 안되는 조그마한 집.

이 집은 2008년 10월 28일에 준공했다고 해요.

 

 

대관령 옛길은 영동지방과 영서지방을 잇는 관문역할을 하던 곳입니다.

이 길을 넘던 많은 사람들의 애환이 서린 곳이기도 하죠.

사임당이 친정어머니를 그리며 걷던 길이고, 송강 정철이 이 길을 걸으며 관동별곡을 썼던 길이며,

이 길에서 김홍도는 대관령의 경치에 반해 그림을 그렸던 곳이기도 하죠.

역사적 문화적인 가치를 인정받아 2010년 11월 15일 국가지정 명승 74호로 지정된 길.

강원도 명품 산소길 18선에 선정된 길.

-------- 대관령 옛길입니다.

강릉사람 누구나 아무 때라도 찾는 대관령 옛길.

 

너른 반석에 앉아 발을 담그면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