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6. 2
오늘의 산행은 서울 도봉산입니다. 가끔씩 다녀 간 도봉산이지만 오늘은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갑니다.

평상시보다 더 일찍 집을 나섰습니다.
남대천 강물은 이제서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있네요.

2주 전, 이틀간 비가 내리면서 강물은 다시 찰랑거리며 흐릅니다. 많은 비가 올 거라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그냥 차분하게 내린 봄비였지만, 그래도 가뭄끝에 내린 단비라서 조금은 해갈(解渴)이 되었습니다.
저멀리 대관령 산줄기들은 검게 보이는 군요.

09시 56분 서울에 도착했습니다.
오늘 산행은 의정부 방면의 다락능선코스입니다.
도봉산에서도 조망이 좋기로 손꼽히는 코스이지만, 바위를 타는 구간이 많아 그만큼 힘들고 위험하기도 한 중급코스이기도 합니다.

계획했던 처음의 들머리는 '도봉사무소 자원봉사센터'였지만 산악회 버스는 '원도봉산자락' 식당 못미쳐의 높은 턱을 넘지 못해, 육교아래쪽 좁은길에서 하차했습니다. 안그래도 이 길은 모두 다 처음인데, 당초의 들머리였던 도봉사무소가 아닌 곳에서 하차했기에 길을 몰라 무작정 포장도로를 따라갑니다.

더듬이가 떨어져 나간 개미가 방향감각을 잃어서 이리저리 헤매듯이, 눈에 보이는 그 길을 그냥 막 가고 보는 거죠.


덕천사를 지납니다.

대원사도 지나고


낙타카페도 지나


원각사앞 갈림길에 도착했습니다.

갈림길의 이정표를 보면서 '길상사 방향으로 가는 게 맞다', '아니다 망월사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의견이 분분합니다.

오늘 우리는 다락능선으로 가야 하는데, 망월사 방면은 포대능선으로 가는 길이기에 갈팡질팡, 우왕좌왕합니다.

북한산 둘레길 안내도를 보면 원각사옆에 다락능선으로 가는 길이 있던데, 대원사 옆으로 빠져야 한다고 도로 내려갑니다.
모두 다 이 길은 처음인 촌뜨기들이라, 지리를 몰라서 아침부터 헤맵니다.

다시 '낙타카페'를 지나서


대원사까지 내려왔지만 사찰 문은 닫혀있습니다.
닫힌 절 문을 열고 들어가기가 좀 그렇다고, 처음 출발했던 장소 그리로 도로갑니다.


처음 출발했던 '원도봉산자락' 식당 앞에서 맞은 편 포장도로로 접어듭니다.

10시 20분
길을 찾아 헤매다가 20분을 허비했습니다.
............ 길 옆에 조금맣게 '심원사' 표시가 있군요. 이제야 제대로 길을 찾아갑니다.

인동초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인동초는 겨울에도 잎이 시들지 않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인해 ‘인동초(忍冬草)’라 합니다. 처음에는 흰색꽃이 피었다가 차츰 황금색으로 바뀌어서 ‘금은화(金銀花)’라고도 하죠.
꽃은 향기가 좋아서 꽃차로 마시며, 감기예방과 피로를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인동초는 동의보감에도 등장하는 약초로 주로 꽃, 줄기, 잎을 약용으로 사용하는 식물입니다. 그래서 한방에서는 염증 완화, 해열 및 해독, 피부 건강 개선과 면역력 강화에 이용하며, 여드름이나 피부염이 자주 나는 사람이 인동초茶를 꾸준히 마시면 피부가 한결 나아진다고 해요.

이쪽 길에도 사찰이 여럿 눈에 띕니다.
명산 자락에는 사찰들이 많죠. 도봉산 기슭에도 사찰들이 많습니다.
배를 만지면 소원이 이루어진다는 '포대화상'이 없다면 절(寺)인지도 모를 '미가사'의 대웅전도 보이고


문이 닫혀있어 통과하지 못했던 대원사도

보현사도 있습니다.
도봉산을 중심으로 한 인근에는 크고 작은 절과 암자가 60여 개 있다고 하죠.
절과 암자의 차이는 규모와 설립 목적에 따라 구분을 하는데요, 절은 공식적인 종교 활동과 대중 포교의 중심지인 반면, 암자는 주로 스님들의 개인 수행을 위해 큰 절 주변 외딴 곳에 세워진 부속 건물이나 작은 절을 뜻합니다.

그러니까 '절'이란 것은 국가나 종단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한 규모가 큰 사찰을 의미하며, '사(寺)'라는 글자를 사용하는데 佛像과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는 탑이 중심에 있으며 대웅전을 비롯한 여러 전각들이 있습니다.

반면에 암자는 '마을과 멀리 떨어진 곳에 지은 나무와 풀을 엮어 만든 움막'을 말하며, 스님이 속세를 떠나 산속에서 수행과 참선에 집중하기 위해 지은 겁니다. 따라서 스님의 수행이 주 목적이므로 일반 대중을 위해 탑이나 큰 법당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큰 절에 딸린 작은 절로써, 보통 00암, XX암(庵)이라 하죠.

함께 산행할 일행들이 모두 모였습니다.
산행이 힘들다고 빠진 사람을 제외하니, 정작 제대로 걷는 사람은 몇 되지 않는군요.


심원사 가는 길은 납작하고 반듯 반듯한 돌맹이 길입니다.

절(寺)로 가는 그 길은 은근히 가팔라서, 시작부터 숨을 몰아쉽니다.

차량(車輛)으로 올라간다 해도, 이 길은 사람처럼 차(車)도 숨이 차서 헐떡이며 올라갈 것 같은 가파른 길입니다.

10시 30분
심원사 입구 오른쪽에 등산로가 있습니다.
심원사는 들려보지 못합니다. 힘겹게 올라 온 고갯길, 길 찾느라 20여분의 시간을 허비했기에 한발짝이라도 더 올라야 하거든요.

1982년 해인사 주지로 취임한 '동광당명진 대선사'는 수도권의 신도들이 해인사 길상암까지 기도하러 오는 걸 보고, 1983년에 여기에다가 삼은사(三恩寺)라는 절을 지었답니다. 나중에 절 이름을 심원사로 변경해서 지금에 이르고 있구요.

다락능선으로 접어듭니다.
도봉산 최고봉인 자운봉까지는 3km 정도 가야 합니다.

정상까지의 거리는 짧다고 해도 대부분 바위능선을 타고 가기에, 시간은 많이 걸린다고 봐야죠.


처음에는 부드러운 흙을 밟으며 갑니다.


그러다 왼쪽의 커다란 바위가 보이면서 하나, 둘 크고 우람한 바위들이 나타납니다.

바위 구멍으로 빠져 나가기도 하고




길이 없는 곳에는 바위에 등산로를 내었습니다.

바위에 철봉을 박고 쇠난간을 만든 길, 그 쇠난간을 꽉 붙잡고 올라갑니다. 길이 예사롭지 않군요.




도봉산은 지질학적으로 중생대 쥐라기의 대보 화강암으로 된 커다란 화강암 덩어리 입니다. 고생대부터 화강암의 지반이 융기하고 침식이 되어서 형성되었으며 약 2억만년 전, 한반도의 지각변동사상 가장 격렬했던 중생대 쥐라기 중엽의 대보 조산운동(大寶造山運動)에 의해서 대보 화강암의 돔(dome)형태 암벽과 암릉으로 되어있다고 해요.

이 거대한 화강암은, 절리(節理)와 풍화작용으로 벗겨져서 봉우리들은 연이어 우뚝 솟아 기암절벽을 이루고 있습니다.

모두들 즐거워합니다. 우람한 기암괴석과 뾰족이 솟은 바위 봉우리들이 장관인 이런 길은 흔치 않거든요.

추락위험 표지판도 있네요.
도봉산은 지형의 고저 차이가 심해 등산하기 어려운 산이라서, 매년 사망사고가 발생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이 코스로 산행할 때는 각별히 조심을 해야 한다는 걸, 몸으로 느낍니다.

얼핏 개구리를 닮은 바위




기이(奇異)한 모습에 다시한번 돌아봅니다.


녹음이 짙어가는 나무와 바위사이를 지나면서 땀에 흠뻑 젖어듭니다.

이 무더운 날씨는 바람 한 점 없습니다.
위험해서 힘주어 난간을 잡고 오르는 것도 땀이 나는데, 6월의 햇빛은 사정없이 내려쪼이고 있습니다.


도봉산(道峯山)은 서울 도봉구와 경기 의정부시, 양주 장흥면에 걸쳐있는 높이 740m의 산입니다.

우이령을 사이에 두고 북한산으로부터 약 5km 남짓 떨어져 있어 북한산과 도봉산은 서로 독립된 산이지만, 1983년 북한산 국립공원이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묶이게 되었다고 하죠. 북한산이 남성적인 우람한 면모를 풍기는 반면에 도봉산은 여성적이면서 아기자기한 산세를 갖추고 있구요.

최고봉인 자운봉을 비롯해서 만장봉, 선인봉 등이 우뚝 솟아 절경을 이루는 도봉산은, 예로부터 ‘푸른 하늘에 깎아 세운 만 길 봉우리’라는 칭송을 받아 왔으며 소금강이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고 해요.

조망좋은 바위위에서 바라 본 의정부 시내




쉴새없이 이어지는 등산로는 아주 짜릿합니다. 마치 Y계곡을 오르는 듯한 그런 길입니다.

집채만한 바위 2개는 서로 볼을 맞대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바위산에서 길을 찾다가 제대로 된 길을 찾았습니다.
이 험한 바위산에 계단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이정표와 배낭걸이대가 있는 쉼터에 몇몇 사람들이 쉬고 있습니다.
나무그늘이 진 바위에는 편안히 누워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암봉들이 둘러쳐진 산 중턱에 망월사가 보입니다. 아침에 가다가 되돌아 온 '원각사'옆 길 따라 올라가면 이 절을 지나고, 포대능선을 지나 Y계곡으로 가는 거였죠.
높은 산속에 있어 그런지 자꾸만 그쪽으로 눈길이 가고 마음이 가는 망월사.

깊은 산중에 자리한 망월사는 639년(선덕여왕 8) 신라 승려 해호(海浩)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선덕여왕은 해호를 존경하기에 자신의 가까이에 머물게 하려고 했지만, 해호는 이를 사양하고 홀로 도봉산 산중에 암자(庵子, 菴子)를 지어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것을 일과로 삼았다고 해요. 당시 해호가 머물렀던 동대(東臺)의 옛 산성 이름이 망월성(望月城)이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 산성의 이름을 따서 해호가 지은 암자를 망월사라 불렀답니다.

一說에는 대웅전 동쪽에 토끼 모양의 바위가 있고 남쪽에는 달 모양의 월봉이 있는데, 그 모습이 토끼가 달을 바라보는 모습 같다고 해서 망월사(望月寺)라는 이름을 얻었다고도 하죠.
신라 경순왕(재위 927∼935)의 마의태자가 은거했다는 이 고찰은 명승들을 많이 배출한 곳으로도 유명한데, 일제 때 용성스님은 쇠퇴한 우리나라 선불교 전통을 망월사에서 다시금 일으켜 세웠답니다. 또한 만공, 전강, ·한암, 성월, 춘성 등을 비롯해 당대의 내로라하는 선승들이 모두 망월사 천중선원을 거쳐갔으며, 망월사에는 여전히 엄격한 선 전통이 이어지고 있는데, 많은 스님들이 그 가르침을 따르고 있다고 해요.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이 고려에 항복하려 하자, 아들 마의태자는 천년 사직을 포기할 수 없다며 반대했다고 해요. 그러다 신변의 위협을 느껴서 마의태자는 도봉산 망월사로 숨어들었고, 경순왕이 끝내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바치자 마의태자는 통곡하며 개골산으로 들어가, 바위에 집을 짓고 草食으로 연명하다 생을 마감했다는 얘기가 전해 옵니다.

계단을 오르고

흙길을 밟으며 가는 것도 잠시

다시 또 시작되는 암릉.
이 코스는 처음부터 끝까지 암릉의 연속입니다.



길은 바위구멍으로 빠져나가야 합니다. 그러나 바위구멍은 사람이 지나가도 남을 정도로 넉넉합니다.


해골바위는 아무런 표시가 없어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바위위로 올라가 조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길 옆에 있는 큰 바위위로 올라가세요. 그 바위위에 둥그런 해골바위가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 바위를 해골바위라 이름지었습니다.


12시 20분

군데 군데 남아있는 참호

자운봉까지는 1km 남았습니다.
여태 올라왔는데 2km도 채 못 왔군요.

이따금 한,두사람 산객을 만납니다. 이 시간에 하산하는 걸 보면 지역사람들인가 봅니다.

그나저나 속도가 전혀 나질 않습니다.
산행 경력이 일천(日淺)한 일행은, 지쳐서 힘겹게 발걸음을 옮깁니다. 굴곡이 심한 바위능선은 재미가 만땅이지만, 삶는 것처럼 푹푹 찌는 무더위에 지쳐가고 있는 거죠.

조망이 좋은 바위에 올랐습니다.
일자형 냉장고를 닮은 바위

그 바위끝에 앉은 까마귀도 보고

사진을 담기 바쁩니다.

눈앞에 보이는 저 봉우리가 멋져서 떠날 줄 모르고...

선인봉이랍니다.
도봉산의 선인봉(仙人峰)은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암벽이 발달해 있어,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암벽등반 명소로서 잘 알려져 있다고 해요.

찍고 또 찍고

여기서도 찍고, 저쪽에 가서도 찍고

선인봉 왼쪽 '둥그런 바위가 떨어지면 어쩌나' 걱정도 합니다.
그보다 이렇게 지체하다가 정상엔 언제 간답니까?


발걸음은 무겁지만 마음은 즐겁습니다.



행복호르몬 도파민이 팍팍 나오는 구간에 도착했습니다.


쇠밧줄을 꽉 잡고 올라야 하는, 자칫하면 위험하고도 아찔한 상황인데도 실실 웃음이 새어 나옵니다.

위험하면서도 스릴 만점인 구간.




마지막은 윗사람이 손을 잡아줘야 하는 그런 곳입니다.



이어서 좁다란 바위를 또 오릅니다.
와!
산행하는 게 이렇게 재미있어도 되는 건가요?

바위폭이 좁아서 쇠줄을 힘껏 잡아당기며 오릅니다.
도봉산에서도 가장 험하다는 Y계곡을 타는 것처럼 쫄깃쫄깃하고 짜릿짜릿합니다.




뭐가 그리 부끄럽다고 함박꽃은 고개를 돌려서 피었네요.
5월과 6월에 걸쳐서 흰꽃이 피는 함박나무는 주로 깊은 산지 중턱에서 많이 자라는데, 진하면서 향긋한 향기가 좋아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기도 합니다.

꽃밥과 수술대는 붉은빛이 도는 갈색을 띕니다.
산목련이라 부르기도 하죠.

철쭉과 작약, 산목련을 함박꽃이라고 하는데, 크고 화려한 꽃의 모양이 크게 웃는 모습을 닮았다고 하여 함박꽃이라 합니다.

가다가 지치면 아무데나 털썩 주저앉아 쉬어도 보고


이 다락능선 코스는, 지금까지 산행하던 중 제일 신나고 재미있고 스릴이 있는 그런 구간입니다.

이제 500m만 가면 자운봉입니다.


도봉산의 면적은 24㎢라고 합니다. 북한산 면적이 55㎢이기에 북한산에 견주면 도봉산의 면적은 그렇게 넓지 않지만, 도봉산의 등산로는 북한산에 비해 촘촘하고 조밀합니다. 도봉산은 산 전체가 한 개의 ‘큰 바위’라고도 할 수 있으며, 자운봉을 비롯해서 만장봉과 선인봉, 주봉, 우이암과 다섯 개의 봉우리(五峯)들이 줄지어 서 있는 아기자기하면서 큰 즐거움을 주는 산입니다.

평탄하지 않은 길이라, 내려오는 사람들이 다 내려오길 기다렸다가 올라갑니다.




이 계단을 오르면 포대능선 전망대가 있습니다.




포대능선 전망대에서 사방을 둘러봅니다.


저만큼에 불암산과 수락산 그리고 사패산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설악산을 연상케하는 바위산 들 -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시가지는 선명하게 보이질 않는군요. 미세먼지 때문이겠죠.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에서 북쪽으로 뻗어 내려가는 능선인 포대능선(砲隊稜線)은, 6.25전쟁 이후 능선 중간에 대공포 진지인 포대가 주둔하여 포대능선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답니다.

포대능선의 길이는 1.4km정도이며 북쪽으로는 원도봉계곡, 남쪽으로는 도봉계곡과 오봉능선으로 연결되고, 우이암을 지나 우이동계곡으로 산행을 할 수 있다고도 합디다.

사방을 둘러보고 땀도 식혔으니 다시 또 출발합니다.

전망대를 내려와 자운봉 방향으로 향합니다.


포대능선 전망대를 다시금 쳐다보고


Y계곡으로 갑니다.


Y계곡 내려가는 길도 만만찮습니다.

쇠난간을 붙잡고 좁은 바위 틈사이로 내려갑니다.




70도 됨직한 경사, 그 가파른 오르막과 내리막을 사람 한 명 겨우 지나갈 좁은 틈새로 철심 밟고 철봉 잡고 가야하는 Y계곡은 도봉산 산행 중 제일 신나는 구간이죠.

내려왔다가

올라가는 도봉산 산행의 백미 'Y계곡'

저 건너편에는 앞서가는 일행들 모습이 보입니다.

만약 오늘같은 평일에 위에서 내려오는 사람과 마주친다면 조금의 비켜 갈 여유가 없는 계곡길.
그래서 주말에는 포대 능선 - Y계곡 - 신선대 방향으로 일방통행제를 실시한다고 합디다.

이 계곡길이 무섭다면 우회해서 가는 길도 있지만, 조금의 긴장감도 늦출 수 없는 Y계곡은 꼭 거쳐 가야만 하는 곳입니다.






양팔에 힘주어 오르다가, 작은 공간이 있어 잠시 쉬었다 갑니다.


끝날 때 까지는 끝난 게 아닙니다.
마지막 Y계곡을 치고 오릅니다.


계곡을 다 오르고 나서, 뿌듯한 마음에 사진도 찍어 봅니다.


자운봉이 코앞에 보입니다.



Y계곡 입구를 알리는 표지목과, 주말과 공휴일에는 진입금지를 알리는 안내문.


도봉산의 주봉(主峰)은 자운봉(紫雲峰)입니다.
높이 739.5m의 저 암봉은 너무도 위험해서 사람들이 오르지 못하도록 했습니다.


멋진 바위봉우리 '신선대'

신선대로 가는 계단을 오를 때는 지칠대로 지쳐서, 다리에 감각이 없는 것 같습니다.
많은 바윗길을 오르며 기운을 다 쏟아서 체력에 한계가 왔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신선대를 안 올라갈 수는 없습니다.


신선대로 가는 길에는 의외로 사람들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가 너무 늦게 온 때문일까요?

지금껏 그래왔듯이 신선대 가는 길도 쇠봉을 꽉 잡고 올라야 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하도 여러번을 힘주어가며 올랐더니 이젠 팔뚝에 알이 배겼습니다.
다리는 뭐 말할 것도 없지요. 쥐가 날듯이 자꾸만 근육이 비틀리는 느낌이 잦아듭니다.



13시 05분
마침내 신선대 정상에 올랐습니다. 해발 726m.
자운봉을 오를 수 없기에, 사실상 도봉산의 정상을 대신하는 신선대.
정상은 좁고 경사가 져서 그리 안전한 장소는 못됩니다.

신선대에서 바라 본 자운봉.
조각 조각의 돌맹이들이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 위태 위태합니다. 저렇기에 안전사고 예방차원에서 자운봉 등정(登頂)을 금하는 거죠.

신선대에서 바라 본 뜀바위와 칼바위.
저 2개의 암봉도 안전사고 우려가 있어 출입을 禁합니다.

신선대는 BAC '명산100 플러스' 인증장소입니다.

다리가 풀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아, 정상목에 의지하고서 간신히 사진 한 장 남깁니다.
13시 12분

하산은 오봉 방면입니다.



다리가 뻐근해서 자주 쉽니다. 바람도 불지않는 더운 날에 힘 주어 바위능선을 걸었더니 온몸의 진이 다 빠졌습니다.

도봉산은 뾰족뾰족하게 솟은 산봉우리들이 아름다운 산입니다.
세종 때의 문장가이며 한성부 판윤(지금의 서울시장)을 두번이나 지낸 '서거정'은 만장봉 아래에서 도봉산의 빼어난 경치를 보며 詩를 읊었답니다.

높은 다락에서 술잔 들고 한번 웃어 보는데
수 많은 푸른 봉우리 뾰족뾰족 무더기를 이루었고
십년세월 하는 일 없이 귀거래시(歸去來詩)만 지었는데
백발이 다정하여 자꾸만 재촉하누나...

14시 50분
여기서 우이암쪽으로 갑니다. 가다가 오봉, 여성봉으로 방향전환을 할꺼구요.


세계 최초 16좌 완등에 성공한 엄홍길 대장은 산악인으로서의 꿈을 도봉산에서 키웠다고 합니다. 어려서부터 집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원도봉계곡에 있는 두꺼비바위에 올라 전문 산악인들에게 암벽등반을 배우기도 했다고 해요.
한참된 일이지만 某산악회를 따라서 원도봉계곡에서 망월사, 포대능선으로 신선대를 갔다가 오봉과 여성봉을 거쳐서 송추로 내려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대원사를 지나다가 엄홍길 대장을 만난 적이 있었지요. 우리같은 시골뜨기들은 만날 기회가 전혀 없는데, 운 좋게도 만나 사진을 찍었던 일이 생각납니다. (아래 2장의 사진)
어쩌면 특별하지도 않은 일이겠지만, 그날의 일은 우리들에게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다리가 아파 죽을 맛인 건, 혼자만 그런 게 아닙니다.
함께 걷는 일행도 젖먹던 힘까지 다해서, 한발 한발 내딛습니다.

15시 40분
오봉에 다 와 갑니다.


오봉(五峯)은 말 그대로 다섯개의 암봉(巖峰)이라서 5봉입니다.
봉우리위에 네모난 돌이 간당 간당 얹힌 게, 바람이라도 휘익 불면 뚝 떨어질 것처럼 보이네요.


1봉에 올라서 바라 본 4개의 봉우리.
오른쪽 끝에 있는 건 오봉이 아닙니다.

200m 가면 여성봉이 있대요.




16시
여성봉에 도착했습니다.
봉우리에 들어가지 말라고 禁줄을 쳤습니다.


--------------- 여성봉 저편에는 오봉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습니다.
여성봉 뒷편으로 가 보면 바위 정상에 작은 소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나무가 아파한다고 여기도 올라가지 말라고 금줄을 쳤습니다.
사진 찍는다고 나무에 올라가기 때문에, 소나무가 죽을 염려가 있어 그런 거죠.



여기를 다시 또 올 날이 있을까요?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여성봉을 한번 더 보면서, 발길을 재촉합니다.

아직 갈길은 멉니다.

하산시간은 예상한 것보다 더 초과되었구요.

'소나무가 아파한다'는 팻말은 여기에도 있네요.

바위 위로 난 내리막길을 갑니다.

오늘은 처음부터 끝까지 바위 능선길을 걸었습니다.
힘들기도 했지만 재미난 길이기도 했습니다.

도심 가까이에 있어 접근성도 뛰어나고 자연경관도 수려한 도봉산은, 연간 천만명 가량이 찾는 인기 명산이라 하죠. 도봉산의 많은 코스 중 오늘 이 다락능선은, 최고의 산행코스입니다.

16시 38분
송추주차장까지 거리는 1km.


16시 40분
울대습지관찰로 입구를 지납니다.

상점가를 지나고

여름구절초 '샤스타데이지'가 무리지어 피어있는 길을 지납니다. 샤스타데이지는 하얀 꽃잎과 가운데의 노란부분이 계란프라이를 닮아 '계란꽃'이라 불리우는 초여름의 대표적인 야생화입니다. 미국의 육종학자 '루터 버뱅크'가 영국의 옥스아이 데이지, 일본의 섬구절초 등을 교배해 만든 여러해살이 국화과 식물이라고 해요.


16시 52분
이제 길고도 긴 산행은 끝났습니다.

16시 55분
버스는 우리가 올 때 만을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네요.

도봉산 산행은 여기서 끝냅니다.
램블러는 오늘 11.3km를 걸었다고 합니다. 7시간을 걸었구요.
평균속도는 시간당 1.6km밖에 되지 않는답니다.

산행코스: 도봉산의 '원조'라 불리는 원도봉계곡 입구 '원도봉산 자락'식당 →심원사→다락능선(은석암갈림길→미륵봉→해골바위→다락능선오거리→포대전망대(716봉))→Y계곡→자운봉→신선대(회귀)→갈림길(우이암방향)→오봉갈림길→오봉전망대→여성봉→오봉탐방안내소→오봉제1주차장(11.3km, 7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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