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0. 28
오늘은 경북 문경시 문경읍과 충북 괴산군 연풍면 경계에 있는 100대 인기명산.
소백산맥에 솟아있으며 주위에는 신선봉(神仙峰,967m)과 주흘산(主屹山, 1106m)이 있는 조령산을 가려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섭니다.

남대천 창포다리에 있던 관노가면극의 양반과 소매각시와 장자마리, 시시딱딱이와 반갑게 인사를 하고.

다리위에서 바라보는 동해쪽은 먼동이 터오느라 주황색으로 물들고, 강물은 찰랑 찰랑 흐르고 있습니다.
길고도 긴 가뭄으로 물이 부족해서 가슴 먹먹하게 하던 남대천에, 물이 가득 흐르는 모습은 푸근하고 넉넉한 생각이 들게 합니다.
강물은 이렇게 찰찰 넘치도록 흘러야 하는건데, 지난 여름은 바닥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여서 모두의 마음을 아프게 했었죠.

8월과 9월의 그 길고도 긴 가뭄이 끝나고 10월로 접어들자 이번에는 또, 장마가 시작되어 하루도 빤한 날이 없이 줄기차게 비내리는 날이 계속되었습니다. 영동지역에는 100mm이상의 비가 내렸습니다.
살기좋은 고장 '강릉'에 왜 이런 혹독한 시련이 닥치는 걸까요?
이 가을장마는 10월 1일부터 23일까지 속초, 강릉, 태백 등 영동지역의 강수일이 19일이나 되고, 지금까지 10월 강수일수 1위를 기록할 정도로 1973년의 집계이래 가장 길었으며, 1986년 11.5일보다 7.5일이나 길었다고 해요.
강릉지역은 22일 기준으로 총 20일 동안 비가 내려서 역대 10월 강수 일수 1위를 기록했답니다.
1996~2025까지 최근 30년간 10월 강수일수 평균 8.6일보다 약 11.4일이나 길었다고 하는데, 비(雨)라면 아주 지긋 지긋할 정도로 24일과 25일까지도 비가 내려서 금년 10월은 비 오는 날로 한달을 다 보낸 것 같습니다.

명주동 '작은 골목'에 피어있는 베고니아


작은 공연장 '단'은 '관동8경 행수장' 공연을 한다는 군요.

09시 55분
백두대간 이화령 터널앞에서 하차합니다.

터널로 들어가기 전의 땅은 충북 괴산이고, 터널을 나가면 경북 문경입니다.


모처럼 만에 찍어보는 단체사진.

그리곤 '경상도에서 조령산을 올라간다'고 터널을 빠져 나갑니다.
충북에서 가는 길은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까닭에 아주 나쁘다고 하더라구요.




터널을 나와서 왼쪽으로 갑니다.

경례를 하는 저 인형 옆으로 조령산 가는 길이 있습니다.


얼마 안가서 돌탑을 마주합니다.
왠 돌들이 이리도 많담?

10시 25분
등산로 주변에는 돌이 너무 많아, 이 돌을 어찌할까 고심하다가 돌탑을 쌓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돌탑을 지나면 흙길이 나타나고, 잣나무 숲을 지납니다.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조령산까지는 1,680m 남았답니다.
대개의 이정표는 '조령산 1.6km' 이렇게 표시를 하는데, 특이하게도 이 산의 이정표에는 '1,680m'라고 거리를 세밀하게 표시를 했기에 더 믿음이 갑니다. '작은 것에도 최선을 다하는 이'의 마음도 느껴지는 군요.


다시 시작되는 오르막길은 완만한 편입니다.
추울꺼라 예상하고 두꺼운 겨울 옷을 입고 왔더니 땀이 막 나는 상태에서 늦은 가을속으로 걸어갑니다.

조령산과 신선봉의 안부에 해당하는 鳥嶺은 문경새재라고도 합니다.
남쪽과 북쪽 산록에 있는 梨花嶺, 소조령을 비롯하여 유명한 고개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문경새재라는 이름은 과거부터 영남사람들이 이고개를 넘어 서울로 가는 주요관문이 되었던 것에서 비롯한다고 하죠. 동쪽에는 조령천을 따라 조령 1,2,,3관문이 있구요.

강원도 평창과 홍천사이에 '구름도 망설이는 운두령'이 있다면, 문경에는 '새도 날아서 넘기 힘든 고개 조령(鳥嶺)'이 있습니다.
여기는 박달나무가 많아 '박달재'라고도 불렀답니다. 노래가사에도 있는 '천동산 박달재를 울고넘는 우리님아'의 그 박달재 박달나무로 만든 홍두깨는 전국으로 판매되었다 해요.
과거에는 손칼국수를 집에서 만들어 먹었었죠. 밀가루 반죽을 홍두깨로 이리밀고 저리밀어 넓직하게 편 다음, 종이 접 듯 접고 또 접어 칼로 송송 썰어서 칼국수를 끓여 먹었었는데 요즘 세대들은 홍두깨가 뭔지, 어떻게 생겼는지 알기나 할까요?

오늘은 이화령에서 출발해 조령산과 신선암봉을 거쳐 2관문으로 하산할 예정입니다.
2016.10.4일 찾았던 때에는 신풍리휴게소에서 출발해 원극기수련원, 촛대바위, 헬기장, 정상, 조령샘, 이화령주차장으로 7.8km를 4시간 30분 걸었지만, 오늘은 이화령→조령샘→조령산→신선암봉→꾸구리갈림길→꾸구리바위→주흘관(제1관문)→제2주차장까지 대략 10km를 5시간 정도 걸을 작정입니다. 멀리까지 왔는데 쪼끔만 걷는다면 너무 아쉽기도 하고 또, 신선암봉으로 가는 길의 경치가 너무도 멋지다기에 안보고 갈 수 없어서 빡세게 걷는 겁니다.


10시 50분
다시 능선에 올라섭니다.

조령산까지는 800m.

얼마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힘차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조령샘에 왔습니다.

샘물 한 바가지 마셔봅니다.
산중턱에서 솟아나는 샘물이라 더 시원하고 달디 답니다.

문경은 사과가 유명합니다. 문경 사과가 맛있는 건 중산간지방의 높은 일교차와 비옥한 땅, 깨끗한 환경으로 인해 사과는 육질이 단단하고 당도가 높아서 사과를 명품으로 만들기 때문인데, 문경지역 등산로 곳곳에는 사과홍보 안내판이 부착되어 있으며, 등산로에 지역 특산품 홍보안내를 하는 것도 문경만의 독특한 홍보 방법입니다.


잣나무 숲길을 지나서 계단을 오릅니다.




이 계단 끝에는 정상이 있을꺼라고 확신하면서 올라가는데

계단을 올랐더니 정상이 아니네요.
우리와 마주한 이정표는 미안하다는 듯, 오른쪽으로 조금만 더 가라고 가르킵니다.
11시 05분

괜찮아, 괜찮아~
거의 다 왔는 걸. 뭐


헬기장을 지날 때는 억새가 반갑게 맞아줍니다.

찾는 이 별로 없는 이 산꼭대기에 쓸쓸히 서 있는 억새의 말라버린 꽃잎은, 잔뜩 부풀어서 금방이라도 바람에 다 날아갈 듯 하고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싸리나무 이파리들은 단풍이 들 사이도 없이 바짝 얼어서 금방이라도 바스러질 것 같습니다.

11시 20분
조령산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산림청의 100대 명산인 조령산은, BAC 인증장소입니다.


해발 1,017m의 조령산은 아름다운 산이라고 합니다.
이화령쪽에서 바라본 모습은 가까운 인근 남쪽의 여느 산세와 비슷한 평범해 보이나, 그 반대편인 북측에서 바라본 모습은 수직절벽과 노송이 어우러진 암봉의 모습이라 해요.

작은 돌무더기가 있는 정상은 비교적 넓은 편이라, 밥 먹고 가기에 꽤 괜찮아 보입니다.
정상에 왔을 때, 점심을 먹고 있는 사람들 서너명이 있었지만 우리들은 조금 더 가다가 먹기로 합니다.

저 앞에 보이는 암봉이 발길을 끌어 당겨서 빨리 가봐야겠기에, 서둘러 사진 한 장 찍고서 정상을 떠납니다.

정상을 지나자 바로 가파른 내리막이라 조심해서 내려갑니다.

내리막이 끝나면 이 이정표를 만나고 그 뒷편은 전망대.
여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기막히게 아름다워서 신선암봉을 가지 않는다면 여기까지는 가 보라고 말하는 곳입니다.
신선암봉은 이정표가 가르키는 대로 왼쪽 내리막 길입니다.

눈앞에 보이는 암봉들은 감탄의 연속입니다.

신풍리휴게소에서 올랐던 때는 약간의 암릉구간이 있어, 밧줄잡고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었지만 신선암봉으로 가는 길의 풍경은 너무도 아름답습니다.

가파른 계단

뒤돌아 본 조령산도 멋진 봉우리입니다.

봉우리가 높으면 계단도 덩달아 가파르죠.


갈림길에서는 당연히 신선암봉으로 갑니다.

신선암봉은 1,300m 앞.


마음을 빼앗는 눈앞의 풍경들, 오르고 내려가는 그 길들은 행복한 마음으로 가득 채웁니다.

신선암봉으로 가는 계단은 길고도 깁니다. 가파르기도 하고.


통나무계단도 있고.

'좀작살나무' 보라색 열매는 꽃처럼 예쁩니다.
5~6월에 꽃이 피었다가 가을되면 열매가 보라색으로 변하는 좀작살나무는, 중부이남 지방에서 자생하는데 다닥 다닥 붙은 보라색 열매가 예뻐서 관상용으로 많이 심죠.
나뭇가지는 물고기를 잡을 때 쓰는 작살과 비슷한데, 크기 작다고 '좀작살나무'라는 이름을 가졌구요.




밧줄구간을 만나면서 마음은 환하게 밝아옵니다.

짧은 거리이지만 심심하지 않은 산행이 되라고 즐거움을 주거든요.

고개를 들어서 둘러보면 우뚝 우뚝 선 저 山들은 그림같아 보이고.

출출한 속을 달래려고, 햇살 따사로운 바위에 앉았습니다.

12시 15분
이 울타리 너머 왼쪽의 비스듬한 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갑니다.
산에서 먹는 건 뭐든지 다 맛있습니다.

점심을 먹고 내딛는 길은 내리막

그리고 오르막
신선암봉 가는 길은 내려가고 올라가고를 반복합니다.


바위에 놓인 계단을 올라가며 바라보는 경치도

산아래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마을과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단풍이 든 바위산을 보며 감탄을 연발합니다.




눈 쌓인 산에 생긴 깊은 균열 크레바스(crevasse)처럼 쩍 갈라진, 아주 큼지막한 바위위로 올라갑니다.

줄지어 서 있는 저 암봉(巖峰)들은 자꾸만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깃대봉 방향으로 가는 길에 나란히 솟은 저 바위 능선은 한 폭의 산수화.
저 봉우리를 넘고 또 넘으면 너무나도 신나고 행복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하산시간이 부족해서 눈으로만 넘고 또 넘어봅니다.




신선암봉 가기 전 희고 넓은, 그러면서 경사가 진 바위를 밧줄잡고 오릅니다.

겹겹이 포개진 山 들

건너편 집채만한 바위옆으로 지나가는 두사람이 개미만하게 보입니다.



신선암봉에 도착했습니다.

처음 보는 신선암봉 정상석은 아주 앙증맞아서, 자꾸만 실실 웃음이 납니다.
여태 봐 온 정상석들에 비하면 너무도 작고 조그마해서, 마치 '말티즈나 푸들처럼 귀엽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우리들은 뒤에 보이는 데크계단으로 올라왔지요.

신선암봉은 BAC 백두대간 인증장소라 사진 한 장 찍습니다.

해발 937m의 神仙巖峰은 충북 괴산군 연풍면 원풍리와 문경시 문경읍의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신선암봉 남쪽으로는 조령산이, 북쪽으로는 깃대봉이 연결되어 소백산맥의 줄기를 형성하며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속한다 해요.

신선암봉에서는 사방을 두루 조망할 수 있습니다.
걸을 때는 힘들어도,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면 뾰죽하게 솟은 산들이 참 멋들어집니다.

이 신선암봉을 <한국지명총람>에서는 신선봉으로 소개하고 있으며 고사리봉, 할미봉, 온산으로도 불렸다고 적어 놓았답니다.
신선봉이라는 지명은 옛날에 신선이 달밤에 놀았다고 해서 그리 불렀으며, 할미봉이란 지명은 마고할머니가 이곳에 와서 놀았다고 그 이름이 붙여졌다는 說이 있다합니다.

신선암봉까지 걷는 몇 안되는 일행들
함께 동행하는 기념으로 사진 한 장 찍고서 일어섭니다.

12시 45분
일단은 깃대봉쪽으로 갑니다.

발길에 부서지는 서릿발들

여름같으면 별 문제 없겠지만, 깃대봉을 돌아서 제3관문(조령관)으로 내려온다면 오늘 해가 다 갈꺼라 하는군요.
그래서 낮이 짧아진 지금은 가는 도중에 2관문쪽으로 내려갈 작정입니다.



13시
폐타이어를 덧 씌운 계단을 조심스레 내려갑니다.
조령산의 계단은 다 길고도 긴 계단으로 되어 있거든요.

깃대봉 갈림길에 다달았습니다.

여기 이 갈림길에서 꾸구리바위 방향으로 내려갑니다.
'꾸구리'는 잉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로 황갈색을 띄고 있으며, 머리는 납작하고 몸은 뒷쪽으로 갈수록 점점 가늘어지는데, 물살이 빠르고 자갈이 많이 깔린 하천 상류지역에 서식하며 수서곤충을 먹고 사는 물고기로,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고 합니다.
'꾸구리'라는 이름은 '구기다, 구부리다'는 뜻의 '꾸구리다'라는 동남 사투리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는데, 이건 꾸구리가 눈꺼풀로 눈을 구부리거나 펼 수 있다해서 꾸구리라 하며 또 하나는, 산란기의 수컷이 '꾸구, 꾸구' 우는 소리때문에 '꾸구리'라 한다는 설도 있습니다.

꾸구리바위 길은 2km

꾸구리바위로 가는 길은 계곡길입니다.

그 계곡길로 접어들면서 경사가 장난이 아닌, 형편없는 비탈길을 내려갑니다.


비탈길을 미끄러지며 내려오면 그 다음엔, 개울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며 길 찾아가는데, 이 길도 만만치않은 길입니다.
울퉁불퉁 삐죽삐죽한 돌을 딛고 내려오는 길은 진땀이 납니다. 마음놓고 디딜 수도 없는 너덜길은 낙엽에 덮힌데다 물기가 있어 쭈르륵 미끄러지며 개울물에 빠지기도 합니다.

세상에! 여태까지 걸었던 그 험한 길보다 더 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개울을 따라 내려가는 길은 멀고도 먼 길입니다.
개울 이쪽으로 가다가 저쪽으로 갔다가 길을 찾아 건너가고 건너오는, 끝이 없을 것 같은 계곡 길

그러다 개울을 따라가기에는 더 이상 안되겠다 싶은, 도저히 길을 찾을 수 없는 곳까지 내려와서 어떻게 가야하나 궁리하다가 산 윗쪽으로 올라갑니다.

개울에서 5~6m쯤 위로 올라오자 길이 보입니다.

왜 진작 이 길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 고생을 했는지...

이 길도 직각으로 내려가는 것 같은 비탈을 내려가기도 하지만, 날카로운 돌을 밟고 내려오던 개울길보다는 훨 나은 것 같습니다.

길이라기에는 아주 형편없지만 산악회의 리본을 만나고, 흙을 밟으며 걸을 때는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집니다.

조령산 정상에서 바로 내려갔던 일행들의 얘기를 들으면, 그 길도 여기만큼이나 험했던 가 봅니다. 모두 다 절래절래 머리를 내두릅디다.

계곡길도 끝나갑니다.

땅위에 떨어져 있는 낙엽들

웅덩이처럼 고여있는 개울물에 떠 다니는 나뭇잎들이, 다시 아름답게 보입니다.


14시 05분
산을 다 내려왔다는 안도감에 다시 재잘 재잘 지껄이며 걷는 가을 길.



내를 건너 쉼터에서 숨 좀 돌립니다.
잔뜩 긴장을 하며 내려오던 산길에 지칠대로 지쳐서, 제2관문을 들렸다 올 생각은 전혀 들지 않습니다.

주차장까지 걸어갈려면 멀었습니다.
아직 한참을 더 걸어가야 합니다.

쉼터에서 조금 내려오면 개울가에 둥그스럼한 바위 하나가 눈에 띕니다. 꾸구리바위입니다.
이 바위밑에는 송아지도 잡아먹을 정도로 큰 꾸구리가 살고 있었답니다.
물속의 꾸구리가 움직이면 이 바위가 움직였대요. 그 꾸구리는 아가씨나 젊은 새댁이 지나가면 희롱했다고도 하는 그런 얘기가 전해옵니다.

아무리 큰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해도 이건 과장이 심한 황당무계(荒唐無稽)한 얘기.
그 만큼 큰 물고기가 살고 있었다고 이해를 하고 갑니다.




제1관문과 2관문 중간쯤 계곡에는 沼가 있는데, 이 소를 '용추'라고 합니다.
'용추(龍湫)' 刻子를 새긴 이는 1666년에 司馬試에 급제한 '구지정'이구요, '龍湫'는 드라마 '태조 왕건'에서 궁예의 최후를 촬영한 곳이라고 합니다.

위 사진에서 '용추 각자'를 찾으셨나요?
사진 중간부분 오른쪽 귀퉁이에 검게 써 있는 글씨 '龍湫'를 찾았다면, 당신은 시력도 좋고 관찰력도 뛰어난 사람입니다.

교귀정은 新, 舊 경상감사가 업무를 인계, 인수하던 곳이랍니다.



문경새재를 찾아 온 관람객들

14시 25분
개울 건너편에는 문경새재를 들머리로 하는 조령산입구가 보이는 군요.

이 바위는 기름을 짜던 기름틀처럼 생겼다고 '지름틀바위'입니다.



1관문 주흘관에서 2관문 조곡관을 오가는 셔틀버스.


1관문까지 왔습니다. 이젠 거의 다 왔군요. 한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옵니다.
'문경 사과축제' 기간이라서 축제장을 찾아 온 관광객들은 물고기처럼 떼를 지어 오고 갑니다.

문경새재 과거길은 예부터 많은 선비들이 청운의 뜻을 품고 과거를 보러 한양으로 향하던 길로써,
영남에서 한양으로 가는 길은 남쪽의 추풍령과 북쪽의 죽령 그리고 가운데 새재가 있는데, 영남의 선비들은 문경새재를 넘었다고 합니다.
문경(聞慶)은 장원급제하고 돌아가는 선비들이 기쁜소식을 가장 먼저 듣는 곳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고 하죠.

백두대간을 넘어 한양으로 가는 고개는 문경새재외에 추풍령과 죽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보러 가는 선비들이 문경새재를 고집한 이유는 죽령을 넘으면 죽죽 미끄러지고, 추풍령을 넘으면 추풍낙엽처럼 떨어진다는 속설이 있은 반면, 문경은 경사스러운 소식을 듣는다는 뜻을 가졌기 때문이라고 해요.

문경새재에는 전해오는 얘기가 있습니다.
조선 태종 때 처음으로 조령의 길을 개척할 때의 일인데, 문경현감이 긴급히 조정에 치계(馳啓)하여야 할 중대 안건이 있었대요.
현감은 요성 역졸 중에 신체가 건강한 역졸을 골라서 조정에 상계(上啓)할 장계를 가지고 급히 다음 역까지 체송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현감의 명령을 받은 역졸은 다음 역을 향해 문경새재를 넘어가는데, 새재의 중간지점에 이르렀을 때 호환(虎患)을 당했답니다.
문경현감은 체송간 역졸이 호환 당한 줄도 모르고 조정에 상계하였기에 그 비답만 내릴 줄 알고 기다리고 있던 차, 조정에서는 문경현감에게 관계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보고하라는 엄명이 내렸답니다.

문경현감은 깜짝 놀라 요성역으로 가서 체송한 역졸을 호출했더니만, 그 역졸은 지금까지 귀임하지 않고 행방불명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 사실을 안 현감은 즉시 그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호령하고, 그 역졸의 행방을 탐색하기 위해 문경새재 일대를 수색한 결과, 호랑이가 먹다 남은 신체 일부와 행장이 발견되었대요.
현감은 또 다시 지연된 사유와, 조정에 사건의 경위를 상보(上報)했죠. 이 장계를 받은 태종은 대노하여 즉시 봉명사(奉命使)를 차원(差員)하여 문경새재 산신령을 잡아오라는 엄명을 내렸다나요.

봉명사는 주야배도(晝夜倍道)하여 문경새재에 도착하여 산신령을 포착하려고 하나, 산신령을 잡을 묘안이 나지 않아서 궁여일책으로 새재 산신사(山神祠)에 제문을 지어 치제(致祭)한 후, 제문을 불사르고 혜국사에 머무르면서 하회(下廻)를 기다렸답니다.
그날 밤 만월로 월광이 교교하여 잠도 못 이루고 전전반측(轉轉反側)하고 있는데, 삼경쯤 되자 천지가 진동하는 듯한 호랑이 울부짖음이 일어나더니 잠잠해 졌는데, 이튿날 새재 산신사 앞마당에 여산대호(如山大虎) 한 마리가 죽어 있더랍니다.
봉명사는 그 호랑이를 박피하여 태종대왕께 호피를 바치고 사실을 상주(上奏)하였대요.

그후부터 문경새재에는 호환이 사라졌답니다.
그 사건이 있은 이후 전진공(錢珍公: 聞慶錢氏 2世祖)이 혜국사에 유숙하여 있는데 그의 꿈에 새재 산신령이 현몽하기를, '나는 새재 산신령이요. 나라에 득제하여 아직 면죄를 못 받았으니 그대가 나를 위해 나라에 상소(上疏)하여 억울한 죄명을 씻어줄 수 없겠는가?'하고 간청했대요. 그는 쾌히 승락(快諾)하고 즉시 새재 산신령에 관한 사죄상소를 올렸더니, 태종께서 친히 비답(批答)을 내리시어 새재 산신령의 죄를 사(赦)하였다는 그런 얘기가 전해옵니다.

15시 05분
암벽지대도 많고 계단도 많으면서, 노송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같은 절경을 보여주던 조령산을 언제 다시 또 올 날이 있을까 생각하면서 제2주차장에 도착을 하고 오늘의 조령산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오늘은 10.5km를 걸었습니다. 5시간 10분이 걸렸구요, 평균속도는 2.1km였답니다.
다음주에는 대청봉을 가 볼려고 해요.

산행코스 : 이화령→조령샘→조령산→신선암봉→꾸구리갈림길→꾸구리바위→주흘관(제1관문)→제2주차장(10.5km, 5시간 10분 소요. 평균속도 2.1 km)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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