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벚꽃이 화사한 봄날에 걷다. '해파랑길 33코스'

adam53 2025. 4. 9. 20:45

2025.4.8

진달래, 개나리, 복사꽃이 앞다투어 피는 봄, 벚꽃도 화사하게 피었습니다.

화창한 봄날 하루는 해파랑길을 걸어봅니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 여남은 명이 기차도 타 보고, 해파랑길도 걷는거죠.

강릉에서 기차를 타고 묵호역에서 내린 다음, 해파랑길 33구간 중 일부를 걸을 계획입니다.

09시 05분,

동대구행 '누리호' 기차를 타고 출발합니다. 묵호역엔 9시 50분에 도착한답니다.

열차 창밖으로 보이는 동해바다.

봄이 오는 바다는 호수처럼 잔잔합니다.

봄빛을 닮은 물결은 더 푸르러만 가고

파도는 철썩 철썩 바위에 부딪혀서 흰 포말로 부서집니다.

'정동진역'에서 잠시 정차합니다.

세계에서 바닷가와 가장 가까운 역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한 정동진역.

1962년 11월 6일, 작고 아담한 역사에서 여객와 화물수송 업무를 시작한 정동진역은, 1995년 드라마 '모래시계'가 방영되면서 관광객이 증가하기 시작했고, 해돋이 명소로도 알려지자 이용객이 급증했었죠.

바다와 지근거리에 있어, 굳이 기차를 타지 않더라도 1,000원의 입장권을 구입하면 역사밖으로 나가서 바다를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열차가 지나다닐 때는 주의해야하고, 레일바이크선로로 들어가도 안되죠.  

승강장에서 바다쪽으로는 소나무 한 그루가 있는데, '모래시계' 촬영 후 이 소나무는 '모래시계 소나무'라는 이름을 갖기도 했습니다.

한때는 '고현정 소나무'라고 불리웠던 '모래시계 소나무'

9시 30분

정동진역을 출발한 기차는 정동진 '시간박물관'과 둥그런 '모래시계'를 지나고

옥계역도 지나서 묵호역에 도착했습니다.

09시 50분

묵호역 밖으로 나갑니다.

강릉에서 묵호까지 누리호 요금은 2,600원.  기차요금이 이렇게도 저렴하다니요...

밖으로 나와 뒤돌아 본 묵호역

역 앞마당을 나와 오른쪽길로 접어듭니다.

해파랑길 33코스는 추암해변에서부터 묵호역까지, 동해 시내를 지나면서 해안을 따라 걷는 코스입니다.

총 13.6㎞정도 되는 거리를 4시간 30분가량 걷는 건데요,

오늘 우리는 거꾸로 묵호역에서 출발 → 하평해변 → 한섬해변 → 감추해변 → 동해역 → 전천강 수변로 → 북평전통시장까지 약 9km 를 걸을 예정입니다. 소요시간은 대략 3시간 30분정도 예상하구요.

노란 물감을 잔뜩 묻혀서 붓으로 쓱쓱 그린 듯한 개나리가 담장을 덮었습니다.

묵호항 驛을 지납니다.

예전 동해안 제1의 무역항이자 어업 전진기지였던 묵호항은, 오징어가 많이 잡히던 붐비는 곳이었습니다. 1939년부터 삼척 일대의 무연탄을 실어 나르던 항구는 1937년 10월 14일에 국제무역항으로 개항하면서 일대의 중심항구로 성장했는데요, 그 묵호항 인근에 위치한 화물역이 바로 묵호항역입니다.

그러니까 과거 묵호항역이 지금의 '묵호역'인 거죠.

1940년 8월 1일 철암선(묵호역~철암역)이 개통되면서 여객도 오가던 '묵호역'이었던 역사(驛舍)는, 1961년 동해 - 옥계 간 철도가 개통되면서 '묵호항역'이라고 이름을 바꾸고 화물만 취급하게 되었답니다.

현재의 이 역사는 1996년 준공된 것이라 해요.

여객열차는 이 선로로 다니지 않고, 묵호항역을 지나는 화물열차만 다니는 '묵호항역' 주변에는 폐가가 여러채 보입니다.

사람의 손길도 가지않아, 마냥 방치한 廢家는 흉물스럽게 보이기까지 합니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나무아래에는 마을아낙들이 봄마중을 나왔습니다.

우리나라에 주로 심겨진 벚나무 수종에 대한 논란이 많은데요, 일본의 '소메이요시노종'을 두고 기원과 원산지에 대한 논란이 그것입니다.

한국의 학자들은 '제주 왕벚나무'의 교잡종을 '소메이요시노'로 보는 반면, 일본학자들은 일본에서 자생하는 올벚나무와 오시마벚나무의 교잡종으로 보고 있다고 하죠.

연분홍빛이 살짝 감도는 흰색의 꽃이 피는 벚나무는 한국, 일본, 중국, 네팔, 이란, 미국 등 북반구의 온대지역 전역에서 핀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일제강점기 때 민족정기를 억누른다며 벚나무를 심었다는 주장이 있으나, 이는 창경궁을 창경원으로 격하시키고 벚나무를 심은 극히 일부의 사례를 침소봉대한 것이라고 해요.

일제강점기에 심어진 대부분의 벚나무는 한반도에 거주하는 일본인들이, 단순히 일본에서처럼 벚꽃을 즐기기 위해서 심었을 뿐이라는 거죠.

하평해변으로 갑니다.

철로변의 철망울타리엔, 보들보들한 고무쪼가리로 꽃을 만들어 달아 놓았습니다.

잘 만들어서 아주 이뻐요.

전망대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잠시 숨 좀 돌립니다.

쉬지않고 걸었더니 땀이 다 나는군요. 웃도리도 벗고 가야겠습니다.

동해시 평릉동의 하평해변은 길이 200m, 폭 20m의 규모로 하얀 백사장과 함께 푸른 바다가 펼쳐져 있습니다. ‘하평해변’은 둥근 해변에 갯바위들이 멋진 절경으로 늘어서 있는데, 이 바위들이 방파제 역할을 해 거센 파도를 막아주기에 아이들이 편안하게 물놀이를 즐길 수 있죠.

바위에는 홍합과 따개비가 붙어있거나 게들이 돌아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생태체험을 하기에도 좋답니다

‘하평해변’은 수심이 얕고 해송숲이 있어, 조용하고 고즈넉한 분위기가 좋아 가족단위로 찾아와 해수욕을 즐기는 곳이랍니다.

종이같은 고무로 만든 꽃.

이쁘죠?

한쪽은 바다, 또 한쪽은 철길을 보며 갑니다.

'저 선로위에서 사진을 찍으면 멋지게 나오는데, 우리 사진 한 장 찍고 갑시다'

그래서 찍은 사진.

.하평해변 쉼터'에는 쉴 만한 장소가 없어 그냥 갑니다.

바닷가로 나가는 문.

밀려왔다 밀려가는 파도 소리만이 들리는 한적한 바닷가.

졸음이 올 듯한 조용한 분위기입니다.

야자매트를 깔아놓아 폭신 폭신한 길

도란 도란 우리들의 얘기는 햇살속으로 퍼져나가고

저 멀리 보이는 빨간 등대는 '묵호등대'이죠.

데트라포드 위에는 청둥오리 한마리가 외롭게 서있네요.

갈매기도 하나 없는 이 바다에, 홀로 생각에 잠긴 듯 잔물결만 바라보고 있는 청둥오리는 무슨 연유로 이 바다에 왔는지 자꾸만 궁금증만 자아냅니다.

바다위에 정박한 배와 은빛으로 반짝이는 물결, 풍화작용으로 기이하게 깎인 바위 그리고 테트라포드는 마냥 평화로워 보입니다.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동해안의 해변길, 숲길, 마을길 등을 이어 구축한 총50개 코스로 이루어진 750km의 걷기여행길입니다.

‘해파랑길’은 동해의 상징인 ‘떠오르는 해’와 푸르른 바다색인 ‘파랑’,

‘~와 함께’라는 조사 ‘랑’을 조합한 합성어이며,“떠오르는 해와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파도소리를 벗삼아 함께 걷는 길”을 말하죠.

앞서 말했듯이 해파랑길 33코스는 추암해변에서부터 묵호역까지 동해 시내를 지나 해안을 따라 걷는 코스로, 13.6㎞의 거리를 약 4시간 30분 정도 걸으며 바다와 함께 크고 작은 해안절벽과, 바위섬이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경관을 감상하며 트레킹을 즐길 수 있는 구간입니다.

맑고 푸른 바다와

기암절벽과

이따금씩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갑니다.

해파랑길을 보수중인 곳을 지나면서 보이는 해변

해변에는 마을주민들이 뭔가를 하고 있습니다.

무얼하는가 봤더니 해변을 청소하고 있네요.

해변에 밀려 온 플라스틱 쓰레기들과

파도에 밀려나온 해초들을 쓸어담으며 해변을 깨끗하게 하고 있습니다.

숲으로 가는 계단을 오르면서 뒤돌아 봤을때도, 

청소에 열중하고 있는 주민들 모습이 보입니다

해안초소가 있는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어봅니다.

따스한 봄날에 해파랑길을 걷는 마음에는 행복이 물결치고

푸른 바다를 가르며 앞으로 나가는 모터보트도 그림같은 한섬 해변입니다.

바닷가 모래밭에 만든 우물옆에는 어린왕자가 바다를 보며 앉아있습니다.

개처럼 생긴 사막여우도 왕자옆에 앉았구요.

가세해변, 고불개해변을 가르키는 이정표.

어디가 '가세해변'인지, 어디가 '고불개해변'인지 모르고 지나왔습니다.

아마도 주민들이 해변을 청소하던 곳이 가세해변이고, 어린왕자가 있는 여기가 고불개해변이 아닌가 짐작해봅니다.

10시 42분

대나무 사잇길로 해파랑길은 이어집니다.

대나무터널도 있습니다.

자연 그대로를 이용한 터널길

예쁜 문(門)도 있습니다.

전망대가 있어 올라가 봅니다.

전망대가 있다는 건 그만큼 경치가 좋다는 것이거든요.

한섬 뱃머리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는 배 선장이 키를 조종하는 핸들 모형이 있습니다.

전망대옆 두그루의 소나무가 만든 멋진 풍경도 봅니다.

길 오른쪽, 약간 비스듬한 언덕에 보이는 관해정.

관해정(觀海亭)은 원래 영호루(暎湖亭)였다고 합니다. 

1932년 나라잃은 서러움이 극에 달했던 그때, 홍용학을 비롯한 동해 송정의 선비들은 松林契를 조직하기로 결의했는데, 그들은 만날 때마다 가슴에 품은 뜻을 토로하고 시문을 짓고, 풍류를 즐길 정자를 짓기로 했답니다. 비록 향리에서 농사를 짓고 글을 읽지만 선비의 덕목을 잃지 않았던 거죠. 4년 후인 1936년 6월, 화랑포 언덕에 영호정을 세웠는데, 영호정에 앉으면 경관은 별로였으나 풍요자체가 그득해 선비의 기개를 살리는데 충분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동해항이 개발되면서,  동해 송정동 동쪽의 화랑포 언덕에 있던 '영호정'을 지금의 자리로 옮기면서 관해정으로 이름을 바꿨다고 해요.

쉬어가라고 만든 쉼터에 잠시 앉아봅니다.

만든 이의 정성을 생각해서 그냥 지나갈 수가 없군요.

'한섬'의 범위는 감추사에서 한섬, 고불개, 가세마을까지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冷泉 즉, 찬물레기에서 내려온 물은 한섬을 지나 바다로 나갔는데,

지금의 천곡동굴에서 부터 내려온 지하수라서 여름에도 얼음물처럼 차가워 한(寒)섬(島)이라 했대요.

'육지에 있는 섬' 그러나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 만큼 풍경이 아름다운 곳이 행복한 섬길 '한섬'이랍니다.

데크길을 내려오면 마주하는 해변의 화장실.

무심한 듯 서있는 바다전망대

지나 온 편의점 '7일레븐' 방향

한섬해변에는 반달을 형상화한 노란색 포토존이 있습니다.

거울문이 있는 포토존도 있습니다.

下臺岩(제임스 본드 섬)도 눈길을 끕니다.

007영화를 촬영한 태국 푸켓 '팡아만'의 바위를 닮은 '제임스 본드 섬'

---------------------   아래는 다른 이의 사진을 빌려와 봤는데 어때요? 비슷한가요?

'007 황금총을 가진 사나이' 촬영지 커핑칸(Khao Ping Kan).

'제임스 본드'섬은 팡아만 국립공원에 있는 1개의 섬에 불과하지만, 영화촬영지라고 해서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모양입디다.

포토존을 지나면서 알록달록 색칠한 테트라포드 그리고 철제 조형물도 한섬해변을 돋보이게 합니다.

마을마다 나름대로 특색있게 가꾼 해파랑길

테트라포드에는 꽃 그림과 함께 예쁜 색칠도 했습니다. 이리도 예쁜 테트라포드는 처음 봅니다.

테트라포드는 말이죠, 파도를 감쇄시키는 각각의 구조물을 여러 개 쌓아 방파제를 건설하는 것을 '소파 블록(消波-, wave-dissipating block)' 방식이라고 하며, 테트라포드는 소파 블록 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형태라고 하는데,

이 형태의 소파 블록은 1949년 프랑스의  공업 회사 NEYRPIC에서 처음 생산하기 시작하여, 현재까지도 방파제 건설에 이용되고 있으며, 무게는 소형이 2톤 이상,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중형은 20톤 정도, 아주 거대한 대형은 80톤 이상이 된다고 합니다.

방파제와 해안시설 건설에 테트라포드가 가장 많이 쓰이는 이유는 범용성이 높기 때문이랍니다.

테트라포드의 삼각뿔 구조는 세 꼭지점이 항상 바닥에 닿으며 무게 중심이 안정적이라, 시공 및 유지 보수가 용이하다는 거죠.

네 개의 발은 테트라포드를 겹겹이 쌓았을 때 서로에게 조밀하게 얽혀, 구조물이 더욱 굳건해지게 하고 경사면에도 쉽게 설치할 수 있으며, 강한 물결에도 잘 흔들리지 않기에 이를 겹겹이 쌓으면 튼튼한 제방 구조가 된다고 해요.

테트라포드 위에 올라가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테트라포드는 구조상 평평한 부분이 거의 없고 대부분의 표면이 미끄러지기 쉬운 경사면과 곡면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바다를 구경한다거나 낚시를 한다거나 또는 사진을 찍는다고 그 위에 올라가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테트라포드에서 추락하면 기어 올라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에, 미끄러져 떨어지면 중상을 입거나 사망할 수 있습니다.

테크라포드에서는 매년 100여명씩 추락사고가 난다고 하죠. 그리고 추락한 100여 명 중에는 20여명이 사망할 정도로 사망률이 높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테트라포드에는 절대로 올라가면 안됩니다.

그림을 그린 여기의 테트라포드는 모래사장위에 있어, 추락위험이 없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고 색칠도 할 수 있는 겁니다.

해변을 걷는 것도 이제 끝나갑니다.

2개의 나무계단은 어느쪽으로 가든, 위로 올라가면 서로 만나기 때문에 아무계단으로 올라가도 괜찮습니다.

오른쪽 계단도

왼쪽계단도 많이 가파른 건 마찬가지이구요.

길게 뻗은 철길을 보면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충동이 일곤 하죠.

나 혼자만 그런건가요?

바닷가에 인접한 '감추사'도 들려보고 갑니다.

계단을 내려가면 해변이 나오고

바위에서 낚시하는 사람들을 보며 산밑으로 돌아갑니다.

바닷가 암벽 위쪽에 '감추사' 절이 있습니다.

감추사는 신라 진평왕의 셋째딸 선화공주가 창건했다고 합니다.

선화공주는 백제 무왕과 결혼한 뒤 白風病에 걸렸는데 여러가지 약을 써 봤지만 낫지를 않아, 전북 익산의 용화산(현재의 미륵산) 師子寺에 머물던 지명법사가 동해안 감추(甘湫)로 가보라고 했대요.

공주는 감추로 가서 자연동굴에 불상을 모시고 매일 낙산 용소(龍沼)에서 목욕재계를 하는 등 3년동안 기도를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침내 병을 고치고 나서 부처님의 은덕을 기리기 위해 지은 절이 감추사랍니다.

선화공주는 노후에 용왕에 대한 보은을 갚기 위해 이곳에 와서 동해를 바라보다 죽었으며, 묘를 여기에 썼다고 해요.

감추사는 오랫동안 폐사(廢寺)로 있었는데, 1902년에 절을 세우고 新建庵, 大恩寺 分庵이라고 했답니다.

그러다 1959년에 해일이 덮쳐서 석실과 불상이 유실되었었대요.

그후 1965년 '인학(仁學)이 중건해서 오늘에 이르는데, 건물은 관음전과 삼성각, 용왕각, 요사채가 있으며,

창건 당시 절터는 찾을 수 없고 선화공주의 전설이 있는 석굴만 남아있다고 합니다.

절 입구의 5층석탑은 한 여신도가 죽을 때 자신의 아들 박복수(朴福壽)에게 유언을 남겨,  1979년에 조성한 것이라 해요.

바다가 가까워 주변이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있고, 절 입구 샘물에서는 약수가 흘러 넘쳐 많은 사람이 찾아 온다고도 하고 가뭄이 심할 때는 마을주민들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낸다고도 합니다.

어머니의 유언에 따라 아들이 조성한 5층 석탑

해변길은 여기서 끝납니다.

지금부터는 동해역까지 걸어간 다음 북평민속장터까지 가야합니다.

황매화가 피었습니다.

황금색의 고결하고 우아한 황매화는 우리나라,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 원산의 황매화는 1속 1종만인 단형식물입니다.

겹황매화도 있는데요, 겹황매화는 죽단화라고도 부릅니다.

처음 보는 이 나무는, 곧게 자라다가 어느정도 컸다싶으면 가지가 휘고 구부러지는 가 봅니다.

여기에 심은 나무마다 다 그런 형태인 걸 보면 아마도 수양벚나무를 정원수나 가로수로 개량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쪼끄만 잎을 보면 벚나무 잎이였거든요.

무리지어 피는 꽃은 다 그렇겠지만, 벚꽃은 더 화사하게 보입니다.

벚꽃이 질 때 눈처럼 흩날리는 꽃잎은 꽃보다 더 화려하게, 마지막까지 기품있고 고결해 보여 모두가 벚꽃을 좋아하는 가 봅니다.

벚꽃이 만발한 벚나무 아래에 서면 마음도 덩달아 화사해집니다.

동해역으로 가는 길

횡단보도를 건너고

철길 가림막을 보며 걷다가

동해역에 도착했습니다.

12시 05분

어후, 다리 아파!

역 대기실에 앉아 숨 좀 돌리고는 다시 일어섭니다.

아직도 갈 길이 많이 남았거든요.

북평장터까지 4km를 걸어야 해요.

철길 옆 작은 길을 걷고 전천강 수변로를 걸어서, 저 강물만 건너면 오늘의 목적지 '북평'장터입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은 마침 북평장이 서는 날입니다. 북평장은 3일과 8일이거든요.

지칠대로 지쳐서 그저 주저앉고만 싶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13시 05분

냇물 둑방에 하얗게 핀 벚꽃을 보며 기운을 내 봅니다.

장터에 가면 국밥 한그릇부터 먹어야겠습니다.

16시 

장터를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다 다시 동해역으로 왔습니다.

올 때와 마찬가지로, 갈 때도 누리호를 타고 갑니다.

16시 15분

누리호 열차 내부는 깨끗, 산뜻, 쾌적해서 기분좋군요.

17시 05분

출발지점인 강릉역에 도착을 하고, 오늘의 일정을 끝냅니다.

33구간을 다 걷지는 않았다 해도, 오랫만에 기차도 타고 해파랑길을 걸었던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오늘은 9km 정도 걸었구요, 4시간 가량 소요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