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가을은 갔네 - 가평 운악산

adam53 2024. 11. 10. 09:35

2024. 11. 5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운악산을 갑니다.

5년 전, 운악산을 처음 대하고 난 후 아름다운 봉우리와 암벽을 기어 오르던 기억은,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어제의 일인 양 머리속에 생생히 남아있어, 기회있으면 또 가 보고싶어했던 山인데 마침 산악회에서 운악산을 간다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10시

운악산 공영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가평군 조종면 '운악산 공영주차장'에는 단풍이 붉게 물들었네요.

공영주차장 주차료는 현금결재만 가능하며 승용차 2천원, 대형차 4천원의 요금을 받습니다. 하루 요금이라 해요.

주차장에서 현등사 방향으로 올라갑니다.

현등사 일주문 직전까지 길 양편으로는, 음식점들이 줄줄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현등사 일주문을 보며 직진합니다.

일주문을 지나 포장도로를 걸어갑니다.

사찰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위한 길이라 그렇겠죠?  道路 상태는 양호합니다.

길 한켠에는 간이화장실도 있어요.

10시 15분

현등사 가기 전에 있는 오른쪽 계단으로 갑니다.  지금부터 산행 시작인거죠.

아래의 지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운악산을 오르려면, 계단이 있는 쪽을 들머리로 하는 게 좋습니다.

청룡능선인데요, 그렇게 올라가면 운악산의 절경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내려올 때는 절고개 갈림길에서 현등사 방향으로 내려와도 되고, 빙 돌아 백호능선으로 내려와도 좋습니다.

계곡길은 별 다른 볼거리는 없습니다. 길도 엄청 나쁘구요.

반면 백호능선은 좋은가 봅니다.

예전에 백호능선으로 내려왔던 일행들의 얘기로는, 그 길로 내려오면 청룡능선처럼 경치가 아주 좋더라고 말하더군요.

그렇지만 백호능선은 직접 가보지 않은 길이라서 뭐라 말하기는 좀 그렇네요. 나중에 운악산을 다시 또 온다면, 그때는 백호능선으로 내려가며 보았던 솔직한 후기를 올리겠습니다.

----------  우리는 오늘도 귀가시간때문에,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현등사로 가는 계곡길로 내려올 겁니다.

가을은 이미 가버렸습니다.

나무들은 겨울채비를 하느라 이파리를 모두 떨구었구요.

갈색으로 변한 황량한 운악산은 슬픈 음악처럼 쓸쓸함이 가득 묻어납니다.

계단을 오르면 운악산 출렁다리가 있습니다.

운악산 출렁다리는 지난해 여름(7월 19일)에 개통 했는데, 출렁다리 입구는 아주 어수선하네요. 

포토존이랑 안내판 만드는 작업을 하는가 봅니다.

'운악산 정상가는 길이면 내려올 때 건너요'.

작업하는 인부의 말대로 출렁다리는 하산길에 건너보기로 하고 그냥 지나갑니다.

남 일하느라 정신없는데, 작업하는 사이로 지나가서 다리를 건너가겠다는 것도 좀 그렇더라구요.

정상까지 1.9km라지만 속도를 내기는 어렵습니다.

오르막도 오르막이지만 가는 내내 눈에 들어오는 풍경도 그렇고, 계속 바위산을 올라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거든요.

진달래 꽃이 피었습니다.

겨울이 시작되면서 일시적으로 온화한 날씨를 보이면, 진달래나 개나리는 계절도 모르고 꽃을 피웁니다.

꽃이 피는 시기가 아닌 초겨울에 봄꽃을 보면 반갑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합니다.

어쩌려고 추워지는 이 때에 꽃이 핀답니까?

눈썹바위까지 왔습니다.

눈썹같이 생겼다고 '눈썹바위'라 부르는 눈썹바위는, 중생대 쥬라기 화강암으로 1억 5천년에서 2억년 사이 지하깊은 곳에서 마그마가 천천히 식어서 생긴 거라는데, 눈썹바위에는 한 총각의 가여운 사랑얘기가 전해옵니다.

옛날 한 총각이 계곡에서 목욕하는 선녀들을 보고 치마 하나를 훔쳤답니다. 총각은 치마가 없어 하늘에 오르지 못하는 선녀를 집으로 데려가려 했지만, 선녀는 치마가 없어 따라가지 못한다 했대요. 그래서 총각은 훔쳤던 치마를 내줬고 선녀는 곧 돌아오겠다며 하늘로 올라갔는데, 온다던 선녀는 오지를 않고 총각은 선녀를 마냥 기다렸답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다 마침내는 이 눈썹바위가 됐다고 하는 슬픈 얘기.

눈썹바위까지 오는 길이 평범한 산 길이었다면, 지금부터는 청룡능선의 제대로 된 모습을 보게 됩니다.

오늘 처음 온 이 山友는 쩔쩔 맵니다.

이 정도의 암벽을 내려오는데도 말이죠.

10시 52분

돌맹이 사이 사이에는 낙엽이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한발 내딛다가 자칫하면 돌맹이가 떼구르르 구를 수 있고, 낙엽에 쭈르륵 미끄러지기도 하거든요.

그냥 빳빳하게 서서 가도 별 문제 없는 곳에 밧줄이 있네요. 

평상시엔 소용없다 해도, 눈이 내려 쌓이거나 얼음이 얼었을 때는 유용할 것 같긴 합니다.

능선에 거의 다 올라가는 시점에, 길이 하나 생겼습니다.

그냥 곧바로 올라가던 길이었는데, 왼쪽 바위 위로 스텐재질의 말뚝을 박고 밧줄을 매었기에 그리로 올라가 봅니다.

너덜길을 올라가는 것 보다는 훨씬 더 낫군요.

바위를 쪼아 만든 길을 올라서면 능선

너덜길로 곧바로 올라간 일행들이 전망대에서 쉬고 있네요.

눈 앞에 멋진 암봉들이 보입니다.

11시 10분

더운데 옷 좀 벗고,

물도 한모금 마시고,  본격적인 산행준비를 합니다.

해발 937.5m의 운악산은 가평군 조종면과 포천시 화현면에 걸쳐있는데, 운악산'이란 이름은 만경대를 중심으로 높이 솟구친 암봉들이 구름을 뚫을 듯 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산 아래 현등사가 있어 '현등산'이라고도 합니다.

경기 5악으로 불리는 화악산, 관악산, 감악산, 송악산과 함께 오악 중에서도 가장 수려한 산으로, 운악이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위가 많은 명산이기도 하죠.

산봉우리와 능선이 정상으로 수렴하는 산의 구도도 좋고 바위와 가을 단풍이 어우러진 모양도 아름다우며 조계폭포, 무지개폭포, 무운폭포, 백년폭포 등 폭포를 품은 계곡이 있어 여름철 산행지로 좋지만, 봄이면 산목련과 진달래가 꽃바다를 이루기도 한다고 해서 '경기의 소금강'이라 불리는 산입니다.

운악산은 단풍이 들었을 때가 제일 좋다는데, 지금은 단풍도 다 지고 난 뒤의 삭막한 겨울산입니다.

커다란 바위 뒤로 병풍바위가 보입니다.

발걸음을 빨리해 봅니다.

길이 많이 변했군요.

몇년동안 오지 않은 사이, 없던 계단이 많이 생겼습니다.

병풍바위 전망대로 가는 이 계단도 과거에는 없었더랬죠.

병풍바위 전망대

전망대가 생기면서 병풍바위를 정면에서 볼 수 있어 좋긴 합니다.

-----------------  아래의 사진은 전망대가 없던 때의 사진입니다. 그 때는 병풍바위를 멀리서 보았었죠.

병풍바위입니다.

눈썹바위와 마찬가지로 중생대 쥬라기 화강암으로 약 1억 5천년에서 2억년 전에 형성된, 병풍처럼 보이는 바위입니다.

병풍바위는 '인도 僧 마라하미를 내친 바위'라 해요.

신라 법흥왕(514년) 때 인도승 마라하미가 이 산을 오르다가 병풍처럼 펼쳐진 바위와 맞닥뜨렸는데, 정신이 헷갈리고 사리를 분별하지 못할 지경에 이르렀다죠. 그러나 이것도 부처님의 뜻이라 여겨서 바위를 올랐지만 자꾸 미끄러졌답니다. 바위가 오르지 말라고 내치는 듯 했다는 거죠. 결국 마라하미는 바위에 오르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고행을 하다가 죽었다고 해요.

줄지어 서 있는 암봉들이 자꾸만 눈에 들어옵니다.

잠시후에 미륵바위를 볼 건데요, 이 미끈하게 잘 생긴 암봉은 미륵바위앞 암봉이라 해요.

우리가 보는 미륵바위는 이 바위 뒷편에 있다는 겁니다.

운악산은 바위산입니다. 

설악산과 마찬가지로 산 전체가 바위산이라, 길이 아닌 곳은 다른 산에 비해 위험합니다.

여느 산에 비해 위험하다는 것이지, 조심히 산행한다면 그리 위험한 산도 아닙니다.

스태플러로 찍은 듯한 '디긋(ㄷ)자'형태의 디딤판이 많아서, 암벽을 오르는 재미가 쏠쏠한 그런 산입니다.

바위봉우리들이 멋져 보이는 산

연신 감탄을 자아내는 우람한 바위가 그린 풍경을 보려고 찾는 운악산은, 바위를 오르고 내리는 재미로 찾는 산이기도 합니다.

바위아래로, 바위허리를, 때로는 바위 윗부분을, 밧줄에 의지해서 오르는 재미는 그 어느 산도 따라오지 못할 것입니다.

온통 바위로 된 산

우리는 보통 점심을 먹고나면 식곤증이 와서 낮잠을 자기도 하는데요, 적당한 양의 낮잠은 피로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특히, 20분 정도의 낮잠은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호르몬 생성을 증가시키고, 생체리듬을 조절해 체내 피로와 신경 흥분이 축적되지 않게 한다고 해요.

20분간의 낮잠이 심장 질환 발병 확률을 낮춘다는 연구 결과도 있는데, 낮잠이 "쉽게 비용을 들이지 않고 건강을 개선하는 방법"이라는 겁니다. 그리스 아스클레피온 병원 연구진은 '낮잠이 고혈압에도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발견했다'면서, 하루 20분의 낮잠이 평균 5mmHg의 혈압을 낮춘다고 밝혔는데 이는 혈압약의 효능과 거의 같다고 해요.

낮잠의 효과는 피로 해소는 물론이려니와 집중력과 창의력 향상, 기분 개선, 면역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즉,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는 거죠.

낮잠 시간은 2시~3시사이가 가장 적당하다고 해요. 식후 졸음으로 인한 몽롱함으로 생산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이 시간이 가장 적당한 낮잠 시간이라고 하며,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양의 낮잠을 자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20~30분의 낮잠은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30분 이상은 오히려 해롭답니다.

60분 이상의 잠은 심장을 해치는 행위가 되는 것이며, 90분 이상의 낮잠을 잘 경우 대사증후군 발생위험이 50%나 증가했다고 해요.

무엇보다도 낮잠을 많이 자면, 밤에 숙면을 취하기 어려운 게 제일 나쁜 점이죠.

영국에는 '낮잠의 날'이 있다는군요.

낮잠의 중요성을 얘기하려고 만든 날인데  낮잠은 심장마비를 막아주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며, 정신을 맑게하고 스트레스를 줄여주며, 기분을 고양시키고 유아 성격형성에 도움을 준다고 그리 한답니다.

좋다고 하는 모든 것도, 결국은 적당해야만 좋은 거라는 거죠.

스태플러로 찝어놓은 듯한 '디긋자' 모양의 디딤판.

이 디딤판이 없다고 해도 별 어려움없이 오를 수 있습니다. 튼튼한 쇠줄이 있거든요.

직접 체험하지 않아도,

--------- 언뜻 보기에도 재미있어 보이죠?

미륵바위가 아주 잘 보이는 곳에 왔습니다.

여러조각들의 바위가 빚은 이 미륵바위가 있어, 운악산이 더 아름답지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미륵바위는 볼 수록 마음을 빼앗습니다.

만경대로 향하는 길

디긋자 디딤판을 밟고 올라갑니다.

그러다 눈앞에 보이는 계단

계단은 꽤나 가파릅니다.

山客들을 위한 계단들은 곳곳에 설치되어 있습니다.

근간에 만든가 봐요. 아직 새것 냄새가 납니다.

곧추 선 계단.

일행들은 한발 한발 힘들게 올라옵니다.

바위에서 자라는 이 소나무를 중심으로, 추락 방지시설도 설치했습니다.

초록색 철계단이 보입니다.

설치한 지 한참되었기에 군데 군데 페인트칠이 벗겨졌어요.

따끈 따끈한, 신상 가파른 계단이 이어집니다.

계단을 올라서자 보이는 출렁다리.

'이따가 한번 건너가 볼까나?'

새로 설치한 계단을 올라서 만경대에 왔습니다.

만경대에는 평평한 데크를 만들어 놓았네요.

만경대에서 내려다 본 마을

'만경대'라 써 있는 저 검은색 표지석만 아니라면 여기가 만경대인 줄 모르고 갈 뻔 했습니다.

곳곳에 계단을 설치하므로써, 전에 다니던 바윗길이 아니라서 많이 헷갈립니다.

산행하는 재미도 예전보다 당최 못하군요.

만경대는 운악산의 주봉이랍니다.

만경대를 중심으로 뽀죽한 기암 괴석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솟아서,  그 모습이 마치 瑞記(서기)를 품은 한 떨기 향기로운 꽃과 같다는 운악산.

이제 정상인 동봉으로 갑니다.

만경대를 내려가는 길에도 계단을 설치했네요. 

예전에는 이랬었던 길이었는데, 계단을 내려오자니 뭔가 좀 밋밋한 것 같습니다.

암벽을 오르내리면서 아드레날린과 도파민, 옥시토신, 엔돌핀같은 신경전달물질이 팍팍 솟아나야 산행하는 재미가 배가 될텐데, 그 즐거움을 기대하고 온 운악산이 왠지 김이 빠진 듯한 느낌입니다.

계단 밑으로 예전 등산로의 흔적은 남아있군요.

뒤돌아 본 만경대

70m 앞의 정상을 향해 오르는 중

12시 55분

동봉에 도착했습니다.

동봉에는 가평군에서 세운 정상석 '운악산 비로봉'과

포천시에서 세운 운악산 정상석이 있습니다.

해발 937.5km인 이 東峰과 西峰은 블랙야크 인증장소입니다. 2곳 중 하나만 인증을 할 수 있죠.

300m 거리에 있는 서봉으로 가 봅니다.

이정표가 가르키는 '1코스 하산길', '2코스 하산길' 방향입니다.

동봉에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서봉에는 포천시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습니다.

가운데의 계단은 포천 방향으로 내려가는 계단입니다.

 

---------- 포천쪽에서 올라와도 좋지만, 운악산의 절경을 보려면 가평에서 올라오는 청룡능선을 추천합니다.

그래야만 운악산의 진면목을 두루 두루 볼 수 있거든요.

서봉은 막힘이 없어 사방을 둘러보기에 아주 좋습니다.

가을하늘과 흰구름도 멋져보이는 서봉

13시 05분

동봉으로 가서 계곡길로 내려갈 요량입니다.

동봉과 서봉간의 거리도 짧은 만큼, 길도 괜찮은 편입니다.

동봉 방향 1

동봉 방향 2

13시 15분

다시 동봉에 왔습니다.

바위 위의 글씨는 뭐라고 썼을까요?

현등사로 내려가면서 뒤돌아 본 동봉

그리고 서봉

길고 긴 계단을 내려갑니다.

내려가다 보면 남근석 전망대가 있습니다.

절고개 갈림길.

계속 직진하면 백호능선이지만 시간관계상,  여기서 현등사방면 계곡으로 갑니다.

이 길로 조금 내려오면 코끼리바위가 보이죠.

누군가 일부러 만든 것 같은 이 바위는 자연적으로 생긴 겁니다.

계곡길은 정말 나빠요.

길이 아주 형편없어요.

바윗돌은 둘째 치고 경사가 너무 심합니다.

안전장치를 해 놓았지만 심한 경사로 인해, 계속 몸이 앞으로 쏠립니다.

여기까지 왔다면 거의 다 내려온 겁니다.

조금 더 가면 현등사가 있죠.

현등사를 거쳐가지 않고 바로 갈 수 도 있지만, 그래도 천년고찰을 그냥 지나갈 수 없지요.

1411년(태조11) 현등사를 중창했던 함허조사(1376~1433)의 팔각원당형 사리탑.

1433년 문경 봉암사에서 입멸한 뒤 세종대왕의 명을 받고 내려온 효령대군이 사리를 수습해서 탑을 조성했다고 합니다.

문경 봉암사, 황해도 연봉사, 강화도 정수사에도 함허당의 부도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현등사의 부도탑이 으뜸가는 품격을 갖추었다고 하는데, 부도 앞에는 세종의 왕사임을 확인할 수 있는 石燈을 배치한, 경기도 유형문화재(199호) '함허당 득통탑과 석등'입니다.

현등사는 신라 23대 법흥왕이 불교를 공인한 527년으로 부터 얼마 뒤, 포교를 위해 부처님의 진신사리와 대장경을 갖고 온 인도 승려 '마라하미'를 위해 창건했다고 합니다.

신라 말 898년(효공왕 2) 도선국사가 도읍의 비보사찰(裨補寺刹) 터를 찾던 중, 산세가 빼어난 운악산에 와서 터를 보고 다시 창건한 뒤 운악사라고 했대요.

그 후 고려 1210년(희종6) 보조국사가 등불이 거듭 보이는 꿈을 꿔 기이하게 생각하던 중, 운악산에 이르렀을 때 玉燈에 영롱한 불이 밝혀져있어 吉地임을 알고 三創한 뒤에, 이 절 이름을 산에 줬기에 운악산이 되었답니다.

그리고 등불이 인도하여서, 절 이름을 현등사(懸燈寺)라 했다고 해요.

현등사는 신라, 고려, 조선, 근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고승들이 머물렀던 유서깊은 古刹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적멸보궁이고 강화 보문사, 관악산 연주암과 함께 경기도의 3대 기도성지라 합니다.

적멸보궁으로 가 봅니다.

절 뒷편의 산에 모셔져 있어 올라가기 힘드네요.

보궁 뒤에 진신사리를 모신 곳이 있습니다.

부처님의 진신사리(정골사리 2과)를 모신 곳

현등사로 내려와 주차장으로 갑니다.

14시 20분

머리위에 출렁다리가 보입니다.

시간이 빠듯해서 출렁다리를 건너는 걸 포기하고 내려가다가, 오른편의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내려오면서 왼편으로 올라갔으면 쉽고 짧았을 거리를, 오른편의 계단으로 올라가려니 죽을 맛입니다.

산행하느라 지친 다리를 끌고, 이리저리 구불구불한 계단을 오르려니 몇번이고 포기하고 싶었는데

마침내 출렁다리 입구까지 왔습니다.

운악산 중턱 계곡을 가로지르는 이 출렁다리는 길이 210m, 폭 1.5m, 지상에서의 높이 50m 규모로 조성했으며, 다리 양쪽에 전망대도 설치했습니다. 입장료는 없구요.

다리 이용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 랍니다.

다리위에서 바라보는 운악산의 멋진 풍경

당초 이 다리는 유료로 운영하는 것으로 추진했으나 가평군은 관광 활성화를 위해 요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요.

이름은 출렁다리이지만, 다리가 흔들리는 건 거의 느끼지 못하겠습디다.

운악산에는 운악팔경(雲岳八景)이 있습니다.

<제1경>은 등산로 중턱에 있는 백년폭포로서, 백년 동안 변함없이 흐른다 하여 붙여졌으며.

<제2경>은 6·25전쟁 당시 오랑캐들이 은거하였다는 다락터 오랑캐소로, 沼의 물이 복더위 중에도 얼음같이 차다고 합니다.

<제3경>은 운악산 중턱에서 오른쪽 계곡 쪽에 있는 사람 눈썹모양의 눈썹바위이고, <제4경>은 현등사 오른쪽 계곡에 있는 코끼리바위이며, <제5경>은 만경대라 해요. .

<제6경>은 무우폭포(舞雩瀑布)에 있는 민영환 암각서로, 구한말 민영환 선생이 이곳을 찾아 기울어가는 국운을 탄식하였다고 하는데 1906년 나세환 외 12명의 뜻에 의거하여 각서한 것이며 ‘민영환바위’라고도 부른답니다.

<제7경> 큰골내치기 암벽은 큰골계곡에 있는 삼각형태의 80m 암반절벽이며,

<제8경>은 하판리 노채계곡에 있는 노채애기소로, 규모가 작아 애기소(沼)라 한다합니다.

일주문을 지날 때는 15시.

하산 시간을 얼추 맞춰서 내려왔네요. 

가을도,  울긋불긋한 단풍도 이미 다 끝나버린,  늦가을의 운악산 산행도 여기서 마칩니다.

많이 피곤하군요. 얼른 집에 가서 푹 자고 싶어요.

산행코스 : 공영주차장 - 현등사 일주문 - 눈썹바위 - 병풍바위 - 미륵바위 - 만경대 - 동봉 - 서봉 - 동봉 - 절고개 갈림길 - 현등사 - 출렁다리 - 주차장 (8km, 5시간 소요, 평균속도는 1.6km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