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6. 25
6월 마지막 주 산행은 북한산입니다.
불볕 더위가 계속되는 요즈음이라 오늘도 짧게 걷는데요, 북한산 등산로 중에서도 백운대탐방지원센터에서 오르는게 초보자도 무난하게 갈 수 있는 길이라기에, 오늘은 백운대탐방센터에서 시작합니다.
10시 10분
서울 강북구 우이동 '도선사 불교대학' 옆 '백운대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주차장 위로 올라가면 탐방센터가 있고 화장실도 있고.
등산로 초입에는 '탐방로 통제' 현수막을 걸어 놓았습니다.
현수막에는 '대동사에서 백운봉암문, 용암문 구간에 낙석이 발생해서 위험하다'고 출입을 禁止한대요.
이 길은 처음부터 돌계단입니다.
통제구간을 상기시키려는 듯 현수막을 많이도 걸었어요.
백운대 방향으로 진행합니다.
들머리에서 정상까지 2.1km면, 진짜 짧은 거리네요!
더운 여름날에는 이렇게 걷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처음가는 이 길은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기대를 하면서 가는 길은 온통 돌 뿐이지만, 돌을 깎아 계단을 만들어 험하지도 않고 경사도 완만한게 누구라도 갈 수 있는 등산로입니다.
하루재에 왔습니다.
하루재 쉼터 맞은 편에 있는 영봉은, 하산길에 들려보렵니다.
까치수염 흰꽃이 피고 있네요.
요즘은 보기 힘든 배추흰나비도 있구요.
푸른 숲길을 걷는 마음은 편안해져 오고
동네 뒷산을 걷는 것 같은 이 길에 금방이라도 새소리, 매미소리가 들릴 듯 합니다.
오늘도 30도를 웃도는 날씨라서 무지하게 더울꺼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햇살은 따갑지 않고 바람이 살랑 살랑 불어와 그리 더운 줄은 모르겠군요.
간이 화장실을 지나
인수암에 도착했습니다.
10시 40분
북한산(北漢山)은 서울 강북구, 도봉구, 은평구, 성북구, 종로구와 경기 고양시 덕양구, 양주시, 의정부시의 경계에 있는 산입니다.
삼국시대 때 백제에서는 한산(漢山)이라 불렀고, 31년 이후 횡악(橫嶽)이라고도 했는데, 475년 고구려가 이곳을 정벌하여 북한산군(北漢山郡)이라 했다고 해요.
553년 신라가 이곳을 정벌하고 난 후 557년에는 일시적으로 '북한산 주(北漢山州)'를 설치하였으며, 이때에 북한산 '진흥왕순수비'가 세워졌다죠.
남북국시대 신라에서는 부아산(負兒山)이라고도 불렀고, 993년 이후 때 부아봉(현재의 인수봉), 중봉(현 백운대), 국망봉(현 만경대) 세 봉우리가 모여 있어 삼각(三角)처럼 보여 삼각산(三角山)으로 불렀다 해요.
애국충절이 끓어 넘치는 '김상헌(金尙憲)'의 시조
<가노라 삼각산(三角山)아, 다시 보자 한강수(漢江水)야
고국산천(故國山川)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時節)이 하 수상(殊常)하니 올동말동 하여라> 의 그 삼각산.
인조(仁祖) 14년 병자호란 때, 김상헌은 끝까지 청나라를 대항해 싸울 것을 주장하던 '주전파'였으나, '주화파'의 최명길 등의 주장으로 전란 후에 소현세자(昭顯世子), 봉림대군(鳳林大君)과 함께 볼모로 잡혀가게 되었는데 그 때의 심정을, 나라의 장래를 걱정하는 우국충정이 잘 드러나 있는 시조로 '삼각산'과 '한강수'는 한양을 가르키는 말이죠.
개울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옆에는 새빨간 열매가 달린 나무가 있는데요, 처음보는 나무라서 이름을 ......
여기까지 오는 동안 길가의 바위와 돌맹이에는 까만 벌레가 잔뜩 있어 눈에 거슬렸는데, '익충'이라는 안내문을 보고는 언짢던 마음이 다소나마 좋게 바뀝니다.
그러고 보니 사람에게 대들지도 않고 연약해 보일 뿐만 아니라, 날아다니지도 않아 밟혀 죽는 게 안쓰럽기도 합니다.
이 러브버그는 외국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답니다. 날개가 약해서 분무기 물에 젖기만 해도 죽어버리는 이 벌레는 암수가 같이 붙어있는데, 확실한 유전자 전달을 하려고 수컷이 암컷에 붙어다닌다고 해요.
6월 중순에서 7월 초까지 1년에 1회 주로 서울·경기 등 수도권에서 발생하는 러브버그의 성체는 평균 4~5일 정도 산다고 합니다.
러브버그는 독성이 없고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도 않는 데다가, 유충일 때는 흙바닥에서 낙엽과 유기물을 분해하고, 성충이 되면 꽃 꿀과 수액을 먹음으로 수분을 매개해 익충으로 분류하고 있구요, 이 벌레들은 비행능력이 좋지 않은데다가 암수가 함께 비행 하다보니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해서, 비행 중에 붙을 수 있다면 가리지 않고 아무데나 앉기 때문에 사람들에게도 들러붙을 수 있다고 해요.
백운산장까지 왔습니다.
산장은 누구나 들어와 볼 수 있게 문을 활짝 열어두었지만, 백운산장도 하산길에 둘러보기로 합니다.
북한산성 안내문
산장 마당에서 잠시 쉽니다.
백운산장에서 백운대까지는 200m정도의 10분 거리에 있어 급할 것도 없으니까요.
산장 맞은편 산꼭대기의 바위는 고개를 뒤로 젖힌 얼굴 형상입니다.
앞마당에 마련한 쉼터
북한산은, 고려시대에 측성한 중흥산성을, 조선시대에 들어와서 보수하여 1711년 북한산성을 축성한 이후,
한성의 북쪽이라는 의미에서 북한산(北漢山)이란 별칭으로 사용해 오다가, 일제강점기 이후로 북한산(北漢山)이란 이름을 정식으로 사용하게 되었다고 해요.
북한산은 1,3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고 있고 북한산성과 북한산 신라진흥왕순수비를 비롯한 수많은 문화 유적이 있어, 1983년 4월 2일에 15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답니다.
험한 듯 험하지 않은 바위
공원전체가 도시지역으로 둘러싸여 있어 도시지역에 대한 녹지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북한산 국립공원은, 수도권 주민들의 자연휴식처로 애용되어 연평균 탐방객이 800만 명에 이른다죠. 외국인들도 많이 찾구요.
정상까지 거리도 짧고 경치도 그만인데다, 난이도는 下 되는 이 정도의 산이라면 탐방객들이 많이 찾을 만 합니다.
바위 틈새로 피어있는 '연잎꿩의 다리'
이젠 거의 다 왔습니다.
들머리의 현수막에서 보듯이 백운봉 암문을 비롯해서 일부 구간이 낙석이 발생한 탓에, 백운봉 암문은 막아놨군요.
성벽길을 돌아가면 백운대로 올라가는 바위산이 있죠.
사적 162호 북한산성.
바위산을 올라갑니다.
여기는 북한산의 백미입니다.
북한산을 찾는 건, 이 바위를 올라가는 재미때문에 옵니다.
고개들어 위를 쳐다보면 겁이 날 정도지만, 막상 쇠밧줄을 잡고 올라가면 그리 험하지도 않은 바위산.
인수봉이 보이는 군요.
오늘도 인수봉에는 암벽등반하는 이들이 개미처럼 보입니다.
백제의 始祖 온조왕이 형 비류와 함께 여기에 올라가 보고서 도읍을 정했다고 하는 곳.
산 전체의 形象이 어린아이를 업은 것 같다고 부아산(負兒山) 또는 부아악(負兒岳)이라 불리는데, 특히 대포알을 거꾸로 세워놓은 듯한 200m가량의 화강암 바위는 암벽등반 훈련장으로 인기가 많답니다.
우리가 볼 때는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아찔한 암벽이건만, 북한산 구조대원은 여기가 암벽등반에서도 아주 쉬운 코스라고 합디다.
인수봉 정상부근까지 올라가 아래를 내려다 보며 쉬고 있는 사람.
담력이 참 대단합니다.
백운대 바로 밑
태극기가 보입니다.
산 정상의 태극기를 보면 가슴이 뭉클해지고 벅차오릅니다.
해발 836m의 백운대 정상에는, 오늘도 태극기가 힘차게 펄럭이고 있습니다.
바위에 새긴 글자는 비바람에 깎여서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희미해졌어요.
북한산 백운대에는, 외국인들이 많이도 찾아왔네요.
정상 바로 아래의 마당바위에서 점심을 먹고 가려고 자리를 잡았는데, 도저히 밥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그 어디보다도 많은 러브버그가 새카맣게 주변에 날아다녀서 곤혹스럽네요.
바위 표면 가득한 벌레들은 밥이며, 배낭이며, 물병에도, 젓가락에도 달려들어 어찌할 도리가 없어 그냥 내려갑니다.
벌레들에 쫓겨서 내려가는 길
벌써 이 해(年)도 절반이 지나감을 아쉬워 하듯, 뜨거워야 할 햇살은 봄볕처럼 따스하게 내려쪼입니다.
만경대
다시 백운봉 암문까지 왔습니다.
백운봉 暗門은 1711년(숙종 37년) 북한산성을 축조하면서 설치한 8개 암문 중 하나로, 비상시에는 병기나 식량을 반입하는 통로였으며 구원병의 출입로로 활용된 비상출입구랍니다.
백운봉 암문은 다른 암문과 같이 성문 상부에 門樓는 없습니다. 성문 양쪽은 장대석으로 쌓고 그 위 천장부분은 장대석 여러 매를 걸쳐 만들었는데, 이런 양식의 성문을 평거식(平据式)이라 부른다죠.
그리고 원래는 문짝이 있었는데, 문짝을 달았던 원형의 지도릿돌과 일반문의 빗장과 같은 장군목을 걸었던 방형 구멍이 남아있답니다.
대동사에서 용암문까지의 낙석발생구간은 출입을 금하기에, 아침에 올라왔던 그 길로 내려갑니다.
백운산장에 왔습니다.
안으로 들어가 봐야죠.
1924년 우리나라 최초의 산장인 백운산장은, 1971년과 1983년 인수봉 조난사고를 비롯한 등산객들의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구조본부 역할을 했다고 해요.
등산할 때 갖춰야 할 장비들과
삼각산의 유래 등을 보고
내부는 그리 넓지 않지만 알찬 정보들이 있는 백운산장을 떠납니다.
인수암까지 왔습니다.
인수암에는 '인수'와 '반야' 2마리의 개가 있는데요,
삽살개 '인수'는 2018년 4월생의 수컷이고, 믹스견 '반야'는 2022년 5월에 온 유기견 암놈인데 '인수'보다 나이가 더 많다고 해요.
아침에는 두마리 다 안 보였는데, 내려올 때엔 '인수'만 보입니다.
하루재에 왔으니까 영봉도 들려봐야죠.
'영봉에 안가요?'
시근퉁한 대답에 서너명만 올라갑니다.
하루재에서 영봉까지 거리는 200m.
거리는 짧아도 올라가는 길은 힘듭니다. 좀 가파르거든요.
이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거기가 영봉입니다.
해발 604m의 영봉에는 정상석이 없군요.
영봉에서 바라보는 인수봉과 그 뒤에 백운대, 만경대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멋진 풍경이네요.
영봉에서 조금 더 위로 올라가면 헬기장 같이 넓은 공터가 있고, 바위 위에 올라서면 시원스런 조망과 함께 멋진 산들이 펼쳐집니다.
도봉산과 만경대, 정면으로 보이는 인수봉
사방이 뻥 뚫린 백운대에서 둘러보는 경치도 멋지지만, 영봉에서의 풍경도 아주 그만입니다.
아름답고 멋진 산수화를 보는 것 같습니다.
영봉 하산길에 보이는 도선사와 사천왕문.
그리고 서울 시내
하루재에 내려오니, 쉬고있던 일행들은 다 가버렸습니다.
백운대탐방센터 주차장에서 도선사를 가 봅니다.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인 도선사 마애불입상
도선사를 나와 버스 주차장까지 1km를 걸어갑니다.
관리하는 주체가 없어진 이 버스주차장은 무료입니다.
간이화장실은 사용하지 못하게 잠겼구요.
북한산 산행은 여기서 끝냅니다.
집으로 가는 길.
남대천 창포다리 위에는 관노가면극의 주역들인 양반과 소매각시, 장자마리와 시시딱딱이가 동그랗게 뜬 눈으로 말을 겁니다.
'아니, 서울 갔었다면서 벌써 오는 거야?'
그러게 말입니다. 아침에 출발해서 산행을 하고 왔는데도, 해가 지려면 아직 한참을 더 있어야 하니까,
세상 참 좋아진거죠 .......ㅎ
산행코스: 백운대탐방지원센터 - 하루재 - 백운산장 - 백운대 - 백운산장 - 하루재 - 영봉 - 도선사 (총 6.9km, 4시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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