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4. 3(여행 3일째의 아침)
지난 밤에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그야말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해서 요란했던 폭우가 밤새 내렸는데도, 성이 차지 않았는지 비는 조반(朝飯)을 먹는 동안에도 마구 쏟아져 내립니다.
미쿠마호텔에서 저녁식사를 하던 음식점의 맞은 편에 있는, 또 다른 작고 아담한 식당
두 모자(母子)가 운영하는 이 식당에서 조촐한 아침식사를 합니다.
호텔앞의 경찰서
여행하는 동안에 봤던 일본경찰서는 집과 집사이 좁은 곳에, 집앞에 차 한대 겨우 주차할 정도의 가정집같은 그런 곳에 있습니다.
우리의 파출소나 지구대는 승용차 몇대는 주차할 수 있는, 건물 면적도 여유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있는데 비해 아주 대조적입니다.
정면에서 보니까 차 2대는 주차할 수 있겠군요.
제복을 입은 경찰관 모습은 어떨지 궁금했지만 사무실에서 비상대기를 하고 있어 그런가, 밖에서 활동하는 경관의 모습은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출발할 시간이 되자 비가 어느 정도 뜸해졌습니다.
'야나가와'로 가는 동안 빗줄기는 굵어졌다 가늘어졌다 변덕을 부립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배를 탈 수 있을 까 걱정하는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가 많이 오지 않는다면 정상적으로 운행한답니다.
다행입니다. 여기까지 와서 그냥 갈 수 없잖아요.
비는 그쳤으면 좋겠는데...
매표소 바로 앞에 강이 있습니다.
우리보다 한발 빠른 관광객들이 배에 승선해서 막 떠나려고 합니다.
비 올 때를 대비해서 비옷을 준비해두었고, 모자도 빌려줍니다.
나룻배는 20명 정도 타면 꽉 찰 정도로 작고 좁습니다.
배에 오르면 맨 앞에 신발을 벗어둬야 하는데, 오늘은 비 오는 관계로 그냥 신고 탑니다.
여기는 일본 현지인들에게도 후쿠오카의 여행지 중 하나이며 사랑받는 곳이라서 어린이들과 함께 온 이들도 일본 관광객인데, 뱃놀이하는 즐거움에 우리를 보며 손을 흔들어주고는 앞서 가네요.
매표소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대나무로 만든 고깔모자는 햇빛을 가리는 용도로써 100엔을 받고 대여하는 건데, 오늘은 비가 온다고 그냥 무상으로 빌려줍니다.
쓰고 싶은 사람은 쓰고, 싫으면 안 써도 되고 맘대로 하랍니다.
나룻배는 24명까지 탈 수 있는데 제일 끝에는 체중이 좀 나가는 무거운 사람이 앉고 가벼운 사람은 한가운데 앉으라고 해요.
처음에 5명이 타고 나중에 5명이 타는데, 다리가 튼튼한 사람은 제일 끝에 타면 배의 균형을 맞출 수 있어 좋다는군요.
배가 흔들릴 수 있으니까 사공이 손을 잡아주면 손을 잡고 배에 타는 게 좋구요. 사공이 우리 가요를 부르면 같이 노래하는 것도 좋다고 해요.
처음 맞이방(대합실)에 들어서면서 이 모자에 관심을 보이자, 뱃놀이 관계자 한분이 모자를 쓰라고 하더니 사진을 찍어줍니다.
모자를 쓴 모습을 본 친구들은 '꼭 일본 현지인' 같다고 깔깔댑니다. 중국 가면 또, 중국인같다고 하고...
어느 나라를 가던 그 나라 사람으로 보인다는 건, 너무 잘 생겨서 그렇겠죠?
비옷을 챙겨입고 승선합니다.
비에 젖은 선착장은 많이 미끄럽네요.
돗토리현 갔을 때는 '호리카와 유람선'을 잘도 타더니, 배가 너무 작아서 그런지 대,여섯명은 안 탄다고 해서 여유있게 앉아서 갑니다.
(호리카와 유람선은 여기의 배 보다 더 클 뿐만 아니라 지붕도 있습니다. 물론 거기도 사공이 노를 젓긴 해요.)
야나가와는 '후쿠오카의 작은 베네치아'라 불립니다.
야나가와 수로를 따라 뱃사공의 노래를 들으며 뱃놀이를 즐기는 것입니다.
배는 사공이 노를 젓는 방식인데요, 이 배를 '돈코부네'라 합니다.
일본의 성(城)은 다 해자를 끼고 있습니다. 그리고 성주(城主)나 사무라이의 집은, 적이 오는 걸 알기 위해 자갈을 깔았습니다.
또 집으로 들어가는 길 역시, 적이 오는 걸 보려고 꼬불꼬불하게 했구요,
성을 둘러싼 해자를 어떻게 이용할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한 공무원이 그럼 배를 이용해서 관광을 하게끔 하면 어떻겠냐고 해서, 처음에 야나가와 뱃놀이는 1954년 쯤 배 5척으로 시작했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물이 귀해 동네사람들은 강물을 퍼다 썼는데, 이런 상태에서 뱃놀이가 가능할까? 망설였던 거죠.
물이 귀해 소중히 여겼던 강물에 상수도가 보급이 되면서 물이 흔해지자, 사람들은 강에다 쓰레기를 버렸고 그바람에 강물은 온통 쓰레기 천지였다고 해요. 당연히 뱃놀이를 할 수가 없게 되었죠.
이때에 또, 한 공무원이 '그러지말고 우리 함께 쓰레기를 치우자'고 했지만 모두가 싫다고 했답니다. 그래서 그는 3개월 동안을 혼자서 쓰레기를 치웠고, 그걸 본 동네사람들도 하나 둘 동참하면서 물이 깨끗해졌답니다.
그래서 다시 뱃놀이는 1985년도에 공사를 시작해서 지금은 야나가와의 관광명소가 되었다고 하죠.
야나가와市는 시내 전체에 그물처럼 펼쳐진 수로가 특징인 도시입니다.
총 930km에 달하는 크고 작은 수로들이 에워싸고 있는데, 이 수로는 약 420년 전 야나가와城을 보호하기 위한 해자의 기능이던 게, 지금은 여유로운 뱃놀이를 즐길 수 있는 수로로 바뀌었습니다.
활짝 핀 벚꽃은, 정박해 있는 파랗고 빨간 돈코부네와 어울려 그림과 같습니다.
봄에는 벚꽃, 여름으로 접어드는 6월에는 수국꽃이, 그리고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눈내리는 풍경이 아름답다는 야나가와.
그냥 배를 타고 유유자적하는 것 만으로 행복합니다.
이제 비는 멎고, 고요히 흐르는 강에는 사공의 노래소리와 우리들 웃음소리, 박수소리로 가득합니다.
노를 젓는 사공은 성격이 밝고 쾌활해 보였습니다.
시종일관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노래를 부르기에, 박수를 치며 환호를 하자 기분이 한껏 업되었나 봅니다.
처음엔 일본 노래를 하더니만 그 다음부터는 우리 가요를 연속으로 부릅니다. 한국인처럼 우리가요를 참 많이도 알더군요.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지만 관광 온 사람들을 위해, 그 나라의 노래를 불러준다는 것 만큼 좋은 건 없겠죠?
한 곡 끝나면 이어서 또 한 곡, 그리고 또 한 곡 씩 뱃놀이가 끝날 때까지 노래를 했습니다. 노래도 잘했어요.
간간히 다리 밑도 지나갑니다.
돗토리현의 '호리카와 유람선'을 탈 때 같이 '수구리'하고 머리를 숙이는 일은 없습니다.
야나가와 뱃놀이는 쇼케츠선착장에서 오하나선착장까지 약 4km를 70분가량을 즐기는건데, '다자이후 텐만구'도 가야하고 '라라포트'와 '후쿠오카 타워'도 들려야 하는 바쁜 일정탓으로, 우리는 30분가량만 배를 탑니다.
그래서 낮은 다리밑을 지나며 '수구리'하는 일도 없는 겁니다.
뱃놀이를 할 때 주의할 것은 모자와 휴대폰을 강에 빠뜨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합니다.
강물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오직 사공 뿐.
사공이 흥에 겨워 노래를 하다 자칫 실수로 노를 빠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 노를 건지려고 강에 들어가는 일외엔 그 누구도 강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강물은 깊이가 80cm정도 되는데 그 강물에 사진을 찍다가 휴대폰을 빠뜨리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해요.
이 수로((호리와리)는 매년 2월 중순부터 10일간은 '미즈오치(청소)'를 실시하므로, 이 시기의 뱃놀이는 단축 코스로 진행한답니다.
'미즈오치'는 에도 시대(1603~1868)부터 열렸으며 호리와리의 물을 막고 청소를 하므로써, 야나가와의 아름다운 경관을 지키기 위한 행사라고 하죠.
그리고 이 뱃사공처럼, 우리가요를 많이 아는 사람은 한국 관광객을 태운 경험이 많은 사람이라고 해요.
그래서 인가? 최근에 유행하는 노래까지 무척이나 많이도 알더라니까요.
내 배에 탄 사람들을 즐겁게 해 주려고, 노래공부를 많이 하는 모양입디다.
강가에는 마을사람들이 나와있고,
새잎이 돋아 난 버드나무 그림자는 물에 어려서, 강물은 온통 연두색으로 물들고
회색지붕을 한 흰벽의 집 부근까지 갔다가 되돌아 갑니다.
집 근처 오른쪽으로 강물이 흐르고,
원래 야나가와 뱃놀이는 쇼케츠(柳川)선착장에서 출발해, 오른쪽에 보이는 다리위에 사람들이 서 있는 저 좁은 곳을 빠져나가 오하나선착장으로 가는 거죠.
전(全) 코스를 다 가보지 못하는 아쉬움도 있지만, 지금까지의 시간만으로도 행복한 마음입니다.
여기는 비틀즈(Beatles)의 존 레논의 아내 요코 오노의 할아버지 출신지이고, 초등학교 2학년까지 거주했던 영화배우 츠마부키 사토시의 고향이기도 하답니다. 2021년에 중국에서 제작한 영화 '야나가와'의 촬영지이기도 하대요.
사공의 노래하는 모습 좀 보고 갈께요.
우리가 요청한 '블루라이트 요코하마'도 부릅니다.
밤새 내린 비가 아침까지 이어져서, 뱃놀이하는 사람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어쩌다 만난 배에 탄 사람은 겨우 여섯명 뿐입니다.
또 다시, 유쾌한 사공의 모습을 보며 가요.
가면서 봤던 풍경들이, 오면서 봐도 처음 보는 것 같이 새롭습니다.
다시 봐도 아름답군요.
야나가와에는 200척가량의 뱃놀이용 배가 있다고 합니다.
본격적인 관광철이 되면, 수로 가득히 나룻배들이 오고 가겠죠?
오늘따라 벚꽃은 더 화사하고, 벚꽃이 핀 강 풍경은 더 아름답습니다.
배를 손 보고 있네요.
날씨가 좋아지면 뱃놀이를 즐기려고 찾아 올, 손님들을 맞을 준비를 하는 가 봅니다.
출발했던 쇼케츠선착장에 거의 다 왔군요.
맞이방에서 봤던 청년이 선착장에 무뤂꿇고 앉아서 배를 댈 준비를 하고 있어요.
무뤂꿇는 모습은 영화에서 많이 봐 온 터라 낯설지는 않지만,
극진히 위한다는 마음으로, 무뤂꿇고 손님들을 대하는 일본인들의 의식과 자세는 우리가 본 받야할 점이 아닌 가 싶습니다.
손님에게 무뤂꿇고 대하라는 게 아니라, 친절하게 대하려는 그 생각을 갖는 게 좋다는 거죠.
조심히 하선(下船)합니다.
이제 '라라포트'로 갑니다.
잠시 뜸했던 비는 버스가 출발하자 마구 마구 쏟아집니다.
이렇게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엄청 내립니다. 그냥 막 쏟아붓는 것 같아요.
여행할 때는 날씨가 좋아야 하는데,
오늘 비 온다는 건, 일기예보를 보고 출국하기 전 부터 알고 있긴 했지만 이건 뭐 와도 무지막지하게 오는군요.
그래도 뱃놀이하는 동안은 멎어서 얼마나 고마운지요!
라라포트에 왔습니다.
주차장에서 안으로 들어갑니다.
'라라포트'는 대형 복합쇼핑몰입니다.
1층부터 4층까지 층별로 여러 물품을 판매합니다.
1층은 각종 식료품을 파는 마트, 잡화 등을, 2층은 유니클로와 유니클로 자매브랜드 GU를 비롯한 각종 의류 브랜드들이 입점하고 있으며, 3층은 식당가와 다이소, abc마트 그리고 4층은 건담프라모델을 파는 건담사이드F 매장과 오락실이 있죠.
건물 전면에는 커다란 건담이 비를 흠뻑 맞으며 서 있습니다.
라라포트는 의류와 가방, 신발을 사려고 많이 오지만, 사실은 이 '건담'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습니다.
후쿠오카의 라라포트의 건담은 높이가 28.4m라 합니다. 1988년 공개된 극장판 ‘애니메이션’ 역습의 샤아'에 등장한 뉴‘건담’ (RX-93)은 실물크기라고 해요.
그리고 건담 쇼는 아침 10시부터 6시까지 2분 가량 움직이구요,
메인 쇼는 오후 7시, 8시, 9시에는 5분 정도를, 7시반과 8시반에는 6분정도라 합니다.
라라포트는 백화점같은 물품보다는 중저가 상품을 판매하는데 제주도보다 더 따뜻하기 때문에, 봄옷이나 가을옷 sale을 일찍 한답니다.
여기는 기온이 40도까지 올라가므로 엄청 더우며, 겨울에도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지 않아 춥지 않다고 하죠. .
비가 막 퍼 붓듯이 내려서, 밖에 있는 건담을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건담은 여기와 도쿄 두군데에서만 판매를 하는 데요,
건담을 사려는 남자들은 주로 이 후쿠오카로 옵니다. 도쿄는 비행기값이 비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후쿠오카로 오는 거죠.
옷을 사려는 젊은 여성들도 많이 옵니다. 다양한 일본 브랜드의 옷을 저렴하게 살 수 있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구경하기도 좋거든요.
라라포트가 좋은 점은 화장실이 많아서 편리합니다. 사실 넓은 매장을 돌아다니다가 화장실이 적다면 그것도 꽤 곤란한 일인데, 여기는 1개 층에 4개 정도의 깨끗한 화장실이 있습니다. 다리가 아프면 쉴 수 있는 장소도 곳곳에 있구요.
그래서 현지인은 물론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많이 갈 만한 좋은 곳입니다.
3층에 있는 식당가는 푸드코트, 텐동은 물론 한식을 파는 음식점도 있답니다. 3층에서 한식을 먹을 수 있는 거죠.
홈쇼핑 여행상품에는 식사비 1,000엔을 지급하고 자유식으로 하는 게 있는데요, 그런 이유로 그런건지 점심시간이 되면 식당가는 북적북적한다고 해요. 그렇지만 대개의 음식들은 훌륭하다고 말하기는 좀 그렇답니다. 그저 한끼 때우는 정도?
매장은 너무 넓어서 종종 쉬어야합니다.
1층의 슈퍼마켓에는 질 좋은 와사비를 판매한다고 해서, 일행들은 와사비를 종류별로 몇개씩 삽니다.
‘후쿠오카’의 ‘라라포트’는 2022년 4월 ‘후쿠오카’ ‘하카타구’에 오픈한 지역밀착형 쇼핑시설인데요,
후쿠오카 하카타에는 라포트와 비슷한 복합쇼핑몰이 또 있죠. 바로 '케널시티'인데,
1996년 4월 20일에 오픈한 이 건물은 지상 8층 지하 2층으로 쇼핑몰과 영화관 등이 있으며, 곡선 모양의 건물 중앙으로는 180m가량의 운하가 흐르고, 시간 시간마다 분수쇼를 보여주므로써 하카타의 명물로 알려져 있어, 여기도 사람들이 많이 갑니다.
젊은이들은 물건이 싸고 좋다고 일부러 비행기타고 와서 구매를 하는데, 아저씨와 아줌마들은 물건을 막 사고 그러지를 않고 구경만 하는 정도로 그치네요. 아마도 세대차이인가 봅니다.
약 1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해외 브랜드와 패션, 잡화브랜드shop과 식품매장이 들어서 있는 대형복합쇼핑몰 '라라포트' 관람도 간단하게 이만 끝냅니다.
점심식사는 '다자이후 텐만구'로 이동하다가 한식을 먹을 예정입니다.
사흘밖에 안되었지만 김치 생각이 나서, 한식을 먹을 생각에 잔뜩 기대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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