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둘째날 마지막으로 들린 곳은 마메다마치
히타는 콩이 유명한 곳입니다. 그리고 그 콩으로 만든 간장이 유명하구요, 술도 유명한 지역입니다. 또, 나막신 '게다'와 양갱도 유명합니다.
일본은 고혈압과 당뇨약 복용하는 사람이 우리나라보다 30% 밖에 안된답니다.
왜 그런가 했더니 일본은 반찬을 간장으로 간을 하고 우리는 소금으로 간을 하더라는 거죠.
고기 먹을 때도 우리는 쌈장이나 소금에 찍어먹는데, 일본은 간장에 찍어 먹는대요. 그들은 간장에서 시작해서 간장으로 끝나는 거죠.
나물을 무칠 때 우리는 '갖은 양념'을 하는데, 일본은 간장만으로 맛을 내기에 '갖은 양념'이라는게 어떤 것인지 몰라 무척 궁금해 한다는 겁니다.
오경환 샘표식품 부사장이 샘표간장 입사 직후의 연구원 시절, 일본 간장공장에 견학을 갔습니다.
공장관계자는 견학은 하되 사진은 절대로 찍으면 안된다고 해서 일본의 간장공장은 어떤 미생물을 이용해 발효를 시켰는지 알아내려고, 그는 숨을 크게 들이마신 다음 참고 있다가 밖으로 나와서 화장지에 코를 풀었고, 이걸 가지고 한국으로 왔답니다.
공장의 공기 속에 떠돌고 있던 균을 휴지에 담아온 것이었죠.
그 밀폐된 공간에 떠다니는 균은 어떤 것인지 한국에 와서 이 균을 검출해냈는데요, 결론은 한국 간장에 사용하는 균이 훨씬 우월했다고 해요.
단독주택에 사는 경우에는 간장을 집에서 만들어 먹기도 하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대기업에서 만든 간장을 마트에서 사 먹죠.
일본은 그 지역에서 생산한 간장을 사 먹는데 지역마다 맛이 다 다르답니다. 물도 다르고 콩도 다르기에 같은 맛을 낼 수 없기 때문이죠.
그 간장을 사와서 우리나라에서 요리를 하면 우리 입맛에는 낯선 맛이라서, 우리 입맛에는 우리 간장이 제일이랍니다.
마메다마치 주차장에서 하차했습니다.(우리는 20명 단독여행이기에 25인승 투어버스를 타고 다닙니다)
거리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게다'를 파는 상점이 보입니다.
예전에 '게다'를 신고 걸으면 딱딱 소리가 났는데, 지금은 바닥에 고무를 붙였기에 소리가 나지 않는대요.
'게다'는 삼나무로 만듭니다.
2차 대전 후, 패전한 일본정부는 남자들에게 일이 없으니 삼나무를 심으라고 했답니다. 파괴된 도시 재건에 필요한 건축 자재를 마련하려고 한 것인데, 그 당시 삼나무는 집을 지을 재목으로서 가장 값비싼 재료였다고 해요. 그래서 장려금을 지급하며 삼나무 심기를 권장했기에 현재 일본 산림은 삼나무 단일수종이 전체의 40%를 차지하는 단순림이 되었는데, 문제는 삼나무 꽃가루 알레르기랍니다.
일본국민의 25% 이상이 이 꽃가루 알레르기인 거죠.
일본의 삼나무를 다 베려면 300년이 걸린답니다. 베는 비용과 인력도 만만찮구요.
그래서 국립공원은 그대로 놔두고 집 주위로만 베고 있는데, 과거에는 이 꽃가루 알레르기가 의보가 안되었었는데 지금은 의료보험 혜택을 받는다 합니다.
'게다'의 원래 발음은 '게타(げた)'이지만, 예전에는 '게다짝'이라고 낮춰 부르기도 했었죠.
엄지와 검지발가락 사이를 끈으로 꿰어 신는 신발인데, 앞뒤로 높은 굽이 있어 옆에서 보면 ㅠ자 모양으로 생겼으며 비가 올 때나 땅이 진 곳에서 다니기 위해 굽을 높인 것이지만, 딱딱하기도 하고 발가락 사이가 아파서 우리가 신기에는 많이 불편합니다. 걸음걸이도 성큼 성큼 걷지못하고 아장 아장 종종걸음으로 걸어야하구요.
'마메다에서 가장 맛있는 양갱'을 파는 집에서 양갱을 삽니다.
양갱은 팥, 녹차, 유자맛 등 종류가 다양한데,
히타는 양갱이 유명하므로, 히타에서 만든 양갱은 도쿄로 간다고 해요.
마메다마치에 도착한 시간은 5시 가까운 시각이었습니다. 이 아이스크림 가게처럼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닫고 있었죠.
그래서 조용한 시골마을은 더 한산하고 고즈녁합니다. 그냥 우리 일행들뿐이에요.
마메다마치(豆田町)는 히타시의 북부 가게츠가와(花月川)강을 따라 발달된 번화가로, 일본 에도시대(1603년 ~ 1868년)의 건축물이 그대로 남아있어 일본의 1,900년대 초기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우리의 이웃나라인 일본과 중국은 식사를 할 때 주로 젓가락을 사용합니다.
이 상점은 여러 종류의 젓가락을 파는데, 고급진 것은 젓가락에 조각을 한다는군요.
고급 젓가락은 버드나무로 만들며, 일본에서는 버드나무가 가족의 화목과 평화를 뜻한다고 해요.
내일 뱃놀이를 할 '야나가와'는 버드나무 강(江)입니다. 水路가 있으니까 당연히 버드나무도 많죠.
'좋은 젓가락을 판다'는 말에 얼른 들어가 선물용 젓가락을 사는 친구.
일본은 부부한테도 버드나무 젓가락을 선물한다는데, 외국인들이 많이 사 가는 것도 버드나무 젓가락이랍니다.
아무튼 이 버드나무 젓가락은 가격대가 좀 있어서 비싼 건 10,000엔이 넘으며, 조각이 없는 젓가락도 3,000~4,000엔 정도 한대요.
에도 후기와 메이지 초기의 주택과 거리모습이 많이 보존되어 있는 마메마마치는 '큐슈의 작은 교토'라는 말을 합니다.
400년 역사의 마메다는 도쿠가와 막부의 중요한 장소였고 히타의 교통과 경제의 중심지였습니다.
100년이 넘은 간장공장과 150년 된 양조장도 있거든요.
보석가게에 들어가 봅니다.
폐점시간이 다 되어 문 닫은 상점들이 많기에, 문을 연 곳이 보이면 무작정 들어가 구경하는 거죠.
탄생석을 비롯하여
목걸이와 팔찌같은 악세사리를 구경합니다.
이 상점은 사진을 찍어 SNS에 올려주는 걸 대환영한대요. 요즘은 SNS가 대세이니까 그 홍보효과를 꾀하는 거죠.
'요철당' 상점앞의 화분도 참 예쁘군요.
일본에서는 양조장 건물앞에 솔방울처럼 생긴 걸 매답니다.
이 색깔이 밤색이면 '오늘은 술이 가장 맛있게 익었습니다'라는 표시이며, 초록색으로 내 걸었으면 '술이 익는 중이라 아직은 판매할 수 없습니다'라는 것이니까, 술을 사려면 이 걸 꼭 확인하고 사야 합니다.
집앞 화분에는 미니 삼색나비꽃(팬지)이 예쁘게 피었습니다.
일본 전통식인 2층집 약국도
술을 파는 상점건물도 일본스러워, 이 거리를 걸으면 일본의 정취를 듬뿍 느낍니다.
아카시 히타 양갱 혼포
1891년 문을 연 양갱가게 '赤司日田羊羹本鋪'의 인기있는 양갱은 팥양갱으로, 팥 껍질을 벗기고 만들어서 부드러운 식감이 고급지다고 하는데 늦은 시간이라서 상점은 문을 닫았습니다.
나다니는 주민들도 없는 거리에 간혹 자동차가 지나갑니다.
거리는 참 깨끗합니다. 쓰레기 하나 없어요.
관광객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려는 생각과, 조금이라도 남에게 폐 끼치지 않으려는 그들의 국민성이 거리를 깨끗히 청소하나 봅니다.
쓰레기 나뒹구는 지저분한 거리라면 누가 오고 싶겠어요? 관광객을 맞이하는 자세와 의식이 깨끗한 거리, 깨끗한 환경을 만듭니다.
에도시대 물건 거래가 이루어지던 상인 거리 마메다마치는 남북으로 길게 뻗은 2개의 거리와, 동서로 뻗은 5개의 거리로 되어 있습니다.
조용하고 작은 시골마을, 100년이 넘는 상가와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며 300년 된 술저장고가 있는 곳
마메다마치 거리구경도 여기서 이만 끝냅니다.
오늘 저녁은 미쿠마강이 내려다 보이는 료칸에서 머뭅니다.
오랫만에 다다미방에 누워, 풀을 먹여서 빳빳한 광목이불을 덮고 잡니다.
사각 사각하는 감촉이 참 기분 좋습니다.
료칸 객실 탁자위에는 여장을 푼 후 휴식을 취하면서 마시라고, 차와 과자를 준비해 둡니다.
미쿠마 강가의 료칸들은 전부 강물을 바라볼 수 있도록 지었습니다.
간혹 한,두개 정도 강 반대편을 바라보는 료칸도 있지만, 강을 바라보는 것 만큼 전망이 좋지않으므로 숙박료는 쬐끔 더 적다고 해요.
히타는 물의 도시입니다. 히타를 지나는 미쿠마 강(三隅川)은 히타를 둘러 싼 산에서 흘러내린 물이 모여 만든 강이며, 이 물줄기는 지쿠고 강까지 이어진다고 해요.
미쿠마 강에 저녁이 오면 선상 연회인 '야카타부네'가 열리는데,
야카타부네는 '야네부네(屋根船)'라고, 위 사진 하단에 보이는 배를 타고 즐기는 뱃놀이입니다.
뱃놀이를 하며 음식을 먹으려면 별도의 요금을 지불해야 하는 건 당연한 거죠.
선상 연회가 열리는 이 배는 길이가 10m가량 되고, 50명 정도 탑승할 수 있답니다.
다다미가 깔렸고 비를 그을 지붕도 있는 이 배는 '헤이안 시대(794~1185) 귀족들이 시작했구요,
히타의 야카타부네는 약 200년 전, 에도 막부시대부터 시작되었대요.
야카타부네를 즐기려면 미쿠마 강가에 있는 료칸에 투숙해야 하구요, 료칸에서는 개별적으로 야카타부네를 운영하며 야카타부네는 숙박패키지로 묶여있다 합니다.
'꿈의 대현수교'를 건너와서 샀던 '카보스 음료'
왼쪽은 투어 때 마시던 생수, 오른쪽(초록색)은 카보스 음료
마실 시간이 없어 호텔에 와서 마셔봅니다.
맛이 어떠냐구요? 아주 상큼합니다.
료칸이라서 '유카타'는 객실에다 비치해 두었구요, 온천욕하러 갈 때 신으라고 준비한 '게다'도 있었지만 발이 많이 아픕니다.
저녁은 일본식 코스요리인 '카이세키'
혼젠요리(本膳料理) 말 그대로 연회나 회식 자리에서 많이 먹는 요리이며, 정해진 순서에 따라 나오는 음식을 하나씩 먹는 방식이죠.
오른쪽 하단의 빨간컵에 담긴 건, 입맛을 돋구기 위해 식전에 마시는 술.
이후는 격식있게 하나 하나 차례대로 나오는 음식을 먹습니다.
저녁이 되면서 비가 제법 내립니다.
내일은 '야나가와 뱃놀이'를 하는데, 이리도 비가 많이 오면 배를 탈 수 있을까 걱정되네요.
온천욕은 자정까지 할 수 있다기에 느긋하게 둘쨋날의 밤을 맞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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