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행복한 순간들

일본 큐슈여행 이튿날 - 히타 [지온노타키 폭포]를 보고~

adam53 2024. 4. 11. 20:59

지온노타키 폭포를 보러 갑니다.

버스 좌석 뒷편의 그물망에는 쓰레기봉투를 한장씩 넣어두는데, 버스에서 생긴 쓰레기들은 이 봉투에 넣었다가 저녁에 묵을 호텔방에 가서 버리면 됩니다. 그러면 호텔에서 분리수거를 한다고 해요. 우리와는 다른 문화이죠.

쓰레기는 버스에 버리는 게 아닙니다.

조용한 시골길을 달리고 달려서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오이타현 쿠스군 쿠스마치 야마우라에 있는 이 지온노타키 (慈恩の滝へ ) 폭포는 용의폭포입니다. 

볼거리는 작은 폭포 뿐이라서 사람들로 북적이는 그런 관광지가 아닌, 현지인들이 많이 찾고 있는 곳입니다.

폭포는 주차장과 가까이 있습니다.

'水月'이라 쓰인 건물이 있는 곳으로 내려가면 그 앞에 폭포가 있습니다.

히타시 아마가세마치와 쿠스마치 경계에 위치한 이 폭포는 상단 20m, 하단 10m로 약 30m의 낙차가 있는 2단 폭포인데, 물소리가 제법 우렁차게 들립니다.

폭포수가 떨어지는 수면 윗쪽을 보면 이끼로 덮힌 작은 길이 있는 걸 볼 수 있는데요, 시계방향으로 폭포를 한바퀴 돌면 행운이 따른다 해서 과거에는 그리했는가 본데 위험하기도 해서 지금은 그러질 못합니다.  물기를 머금은 이끼가 잔뜩 끼어서 미끌어지기 쉽상이거든요.

푸르게 보이는 물은 맑고 깨끗합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깊어보입니다.

폭포 왼쪽 위 산은 풀과 나무를 모조리 베어 버렸습니다. 저러면 흙이 무너져 내릴 수 있는데 그리고 나무가 푸르르면 폭포는 더 아름답게 보일 텐데,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저리한 데는 그만한 까닭이 있겠죠?

폭포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곳에는 포토존이 있고

폭포 오른쪽으로 가면 작은 불상을 모셔놓은 곳

용 조형물도 있습니다.

옛날, 이 폭포에는 용(이무기)가 살았답니다. 

이 용이 하늘로 승천해야 하는데 올라가지 못하는 걸 본 스님이 물어봤대요.

'아니 왜, 못 올라가?' 그러자 용이 ' 나 아파서 못 올라가니까 나 좀 봐줘요' .

그래서 스님이 용의 입을 쫙~ 벌려봤더니, 용 비늘 하나가 역린해서 입속을 찌르고 있더랍니다.

스님이 목에서 비늘을 딱 뽑아주자 기분이 좋아 진 용이, 하늘로 날아가기 전에 스님한테 은혜를 입었으니까 은혜를 갚고 가겠다 했대요.

그 당시 '히타'는 가뭄이 심했었대요. 스님은 용에게 '네게 바라는 건 없지만, 한가지 히타 사람들이 물 때문에 곤란하지 않게 해줬으면 좋으니까 물이 넘치는 지역으로 만들어 다오'. 그러자

용이 하늘로 올라가면서 '다른 건 몰라도 히타 만큼은 가뭄이 들지 않게 하겠다' 했다는 군요. 그 후 히타는 가뭄 걱정이 한번도 없었다고 합니다.

'은혜갚은 용' 유래가 적힌 [지온노타키 폭포] 안내문.

계단을 올라가면 전신주가 있고 그 뒷편에 검정색, 갈색이 섞인 건물있는 곳이 주차장입니다.

무척 가깝죠?

사람들 뒤로 용의 동상이 보이네요.

주차장옆 횡단보도의 보행자 신호는 길더군요. 우리는 초록색으로 바뀌고나면 시간이 얼마남지 않았다고 이내 숫자를 세는데, 여기는 보행자를 위해서 우리보다 신호가 훨씬 더 길었습니다.

한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한글 안내문도 있고

화장실에는 '한발 앞으로 서 주세요'와 같은 문구도 붙여놓았네요.

일본의 변기 회사 '토토'

일본은 '센서의 나라'죠. TO TO는 변기에 쉬를 하면 오줌이 변기의 센서에 닿아서 이 사람이 무슨 병이 있는 지를 알 수 있도록 한답니다.

쉬를 할 때 변기에서 삐삐 소리가 나면 병원에 가보라고 한다는 거죠. 병원도 멀리 있는데 혼자 살면 아픈지 안 아픈지 알 수 없으니까, 소변으로 병의 유무를 알 수 있지 않을까 해서 개발 중인데, 내년쯤이면 제품이 나온다고 해요.

화장실은 깔끔합니다.

건물에 입주해 있는 가게들도 깔끔하구요.

지온노타키를 떠나 마메다미치로 가는 창밖으로 빨간 기차가 지나갑니다.

하얀 눈으로 뒤덮인 북해도의 시골 마을 종착역 '호로마이'를 배경으로 한, 영화 '철도원'이 생각납니다.

타카구라 켄과 오타케 시노부 주연의 일본 영화.

평생 '호로마이 역'을 지켜온 철도원이 지난 날 잃어버린 소중한 딸과 아내를 회상하는, 나중에는 눈 쌓인 기차역의 플랫홈에서 생을 마감하는 가슴시린 그 영화를 귀국하면 다시 봐야겠습니다. 

여행이야기는 '마메다마치'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