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13
'천상의 화원'이라 일컫는 점봉산 곰배령을 갑니다.
봄이면 얼레지, 한계령풀, 매발톱, 여름에는 동자꽃, 물봉선, 노루오줌
가을에는 미역취, 쑥부쟁이, 구절초 들이 곰배령 산마루를 들꽃으로 뒤덮는다 하여 '천상의 화원'이라 하는 곳.
9시 50분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 218 '점봉산 산림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사람들이 하나둘 하얀 건물쪽으로 가기에 따라갑니다.
곰배령은 처음이라 따라가는거죠.
파라솔 밑에서 지역 주민들이 버섯과 땅콩을 파는 곳을 지나
생태관리센터에서 신분증을 제출하면, 예약확인 후 '입산허가증'을 내어줍니다.
'곰배령 우리꽃 전시회'는 이따가 하산길에 들려보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합니다.
지금시각 10시
'곰배령 탐방은 트레킹입니다.'
산행 안내를 하는 이의 말대로 곰배령으로 가는 길은, 누구라도 가볍게 걸을 정도의 편안한 길입니다.
처음 온 우리는 등산화를 신었지만, 많은 사람들은 운동화를 신었드군요.
생태관리센터에서 곰배령까지는 5.1km,
곰배령에서 생태관리센터까지 5.4km 정도의 거리에 4시간 정도 소요된다고 해요.
개울물 소리가 정겹게 들립니다.
날씨도 포근하고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습니다.
개울과 가까이 있어 단풍은 더 곱게 물들었네요.
갈림길에서 곰배령 가는 길은 오른쪽입니다.
길가에는 쑥 식혜, 커피, 오미자냉채같은 음료를 파는 무인판매대가 있어요.
10:30 강선마을의 매점과 식당에 도착했죠.
출발지에서 여기까지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주전부리와 음식을 판매하는 마을 주민들은, 싹싹하고 상냥한 말투로 화장실 안내를 합니다.
곰배령을 한바퀴 돌아오기까지는 화장실이 없으므로, 들렸다 오는 것도 괜찮습니다.
내집을 방문한 손님에게 하듯 진심으로 탐방객을 대하는 그들에게서, 아직은 남아있는 산골사람들의 순박한 마음과 인정을 느낍니다.
하산하는 길이라면 들렸다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군요.
마을을 지나 다리를 건너자, 입구에서 나누어준 '입산허가증' 확인을 합니다.
무표정한 얼굴로 입산허가증을 손에 들고 서있기 보다는, 미소를 지으며 '허가증을 보여주세요' 말 한다면 더 좋지않겠나 싶더라구요. 물론 사람들 하나 하나 말하기에는 목이 아프고 힘도 들겠지만.
강선마을에서 12시 이후에는 입산을 통제합니다.
그리고 입산허가증은 하산 시 반납해야 하기 때문에 잘 간수해야 하구요.
중간초소를 지나자 여태까지의 넓은길은 좁아지고, 지금부터는 산길로 접어들어 나뭇잎이 쌓인 길을 갑니다.
아침공기가 조금 서늘합니다.
상큼한 활엽수숲의 냄새가 깊은 산중에 들어왔음을 실감나게 하는군요.
‘활엽수가 이룬 극상의 원시림’이라는 찬사를 받는 점봉산 곰배령은 소박하다는 느낌입니다.
여늬 이름있는 산처럼 화려하거나 웅장하거나 멋진 풍광이 아닌, 우리의 주변에서 마주치는 수수한 얼굴의 여인네같은 모습입니다.
편안하면서도 정감이 가는 자연 그대로의 순수하고 맑은 모습.
점봉산 곰배령은 인제군 기린면 진동리에 있는 해발 1,164m의 산입니다.
한계령을 사이에 두고 설악산과 마주하고 있는 산이기도 한데요,
이 곰배령이 유명하게 된것은 오래전 某 TV에 '곰배령'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사람들이 별로 찾지 않는 깊은 곳에 있는 곰배령은, 생태가 잘 보존되어 있어 850여 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야생화 천국으로 '천상의 화원'이란 유명세로 인해 누구나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곳이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1987년 곰배령 일대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서, 사전예약 탐방신청을 해야만 출입이 가능합니다. 신청방법은 이따가 얘기하고, 지금은 단풍을 보며 가요.
길가의 이 나무등걸은 주목이라고 합니다.
죽은 나무의 밑둥이지만 사진을 찍으면 근사하게 나오는 곳이죠.
인제군 귀둔리 곰배골마을에서 진동리 설피밭마을로 넘어가는 높이 1,164 m의 고개인 곰배령은, 곰이 배를 하늘로 하고 누워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어 곰배령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
11: 30
정상에 다 왔습니다.
목책과 밧줄로 둘러쳐진 길 따라 사람들이 가네요.
줄을 섰어요.
마음대로 언제든 올 수 있는 곳이 아니기에, 모두 다 기념사진 한장을 남기려고 해요.
평평하고 너른 초원에 야생화는 모두 다 지고 없습니다.
구절초, 쑥부쟁이, 각시취, 산비장이들은 피어있겠지 했는데, 아무것도 없군요.
꽃이 피는 시기는 3월부터 9월까지랍니다. 평지보다 늦은 편이라 4월부터 꽃이 예쁘다지만, 7월에서 8월중이 제일 예쁘다고 합니다.
그 무렵에 다시 와 봐야겠습니다.
바로앞에 보이는 산은 점봉산입니다만, 출입 통제지역이라 갈 수 없습니다.
여기서 순서대로 인증사진을 남기고는 데크를 따라, 쉼터로 가야해요.
곰배령 정상에서 1코스(진동리)는 14시, 2코스(귀둔리)는 13시 30분이면 하산해야 합니다.
곰배령 탐방시간은 09:00부터 16:00까지입니다. 나머지 시간은 '숲과 야생동물의 시간'이라서, 탐방시간에 제한을 두는 것은 그 때문입니다.
또한, 산림청(진동리)에서 입산했다면 진동리로 하산해야 합니다. 귀둔리로 하산하면 안됩니다.
마찬가지로 국립공원(귀둔리)에서 올랐다면 귀둔리로 가야 하구요.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한답니다.
데크를 한바퀴 돌아서 오른쪽에 보이는 산으로 올라가면 쉼터가 있고, 거기에는 식사를 할 수 있는 넓직한 데크가 있습니다.
환경보호를 위해 식사장소를 별도로 마련해 놓은 겁니다.
쉼터에서 식사를 한 후엔, 그 산을 넘어 하산 할꺼에요.
쉼터 안내푯말 옆에 있는 이정표.
귀둔리(곰배골)은 이쪽으로 내려갑니다.
쉼터로 가면서 뒤돌아 본 곰배령.
오늘 처음 본 둥근이질풀.
12:00
쉼터에 모여서 점심을 먹고
앞산을 바라봅니다.
단풍으로 울긋불긋한 점봉산 뒷편 오른쪽에는 대청과 중청이 보입니다.
진동리 2코스는 5.4km랍니다.
2시간 걸리는 중.상 정도의 난이도가 있는 능선길이라는 군요.
쉼터 부근에 피어있는 산부추.
오늘 2번째 만나는 꽃입니다.
쉼터에서 얼마 가지않아 전망대가 있어 올라가 봅니다.
저멀리 끝청과 중청, 대청이 보이네요.
왼쪽에는 중청이, 오른쪽에는 대청봉이 그 웅장하고 우람한 모습을 보여주는군요.
몇그루의 주목이 자라는 '주목 군락지'를 지나갑니다.
난이도가 중. 상이라고 하지만, 간간히 약간의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을 뿐 능선길이라 걷기 좋습니다.
이쪽길도 단풍이 들어 아름답고 예쁜 길이구요.
가을이 오면 식물의 엽록소가 파괴되면서 노란색 카로티노이드가 드러나기 시작합니다.
엽록소는 녹색을 만드는데 관여하며, 카로티노이드는 엽록소보다 느리게 파괴되기 때문에 노란색이 더 오랫동안 유지됩니다.
빨간 단풍은 안토시아닌 때문인데요, 가을 동안 많은 식물은 안토시안을 대량으로 합성을 하고, 안토시안은 식물 세포내에서 산도 조건에 따라 빨간색에서 보라색까지 다양한 색상으로 변하는 색소입니다. 이 안토시안이 들어있는 액포는 식물에서 가장 넓은 부분을 차지하며, 이것이 가을에 빨간색과 보라색의 단풍을 만드는 주된 이유 중 하나라고 하죠.
그리고 안토시아닌 색소를 만들지 못하는 나무들은 비교적 안정성이 있는 노란색과 등색의 카로틴 및 크산토필 색소를 나타내게 되어 노랑의 잎으로 변하며, 붉은색의 안토시아닌과 노란색의 카로틴이 혼합되면 화려한 주홍색의 단풍이 들고,
참나무류는 잎을 갈색으로 변하게 하는 탄닌 때문에 황갈색을 나타내는데, 이러한 다양한 색소와 화학 물질들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우리는 가을에 아름다운 단풍을 보게됩니다.
하산길은 탐방로 밖으로는 나가지 말라고, 양쪽으로 밧줄을 매어놓았습니다.
그길로만 다니라는 거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점봉산 전체가 유네스코 지정 생물권보존지역이라 곰배령탐방은 예약은 해야하는데요,
예약은 [국립공원관리공단]과 [산림청] 2곳에서 합니다.
첫번째로 [산림청]에서 예약하는 방법입니다.
먼저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회원가입을 한 다음, '곰배령예약하기'를 클릭하고 '코스선택'에서 탐방시간(9시, 10시, 11시)을 선택한 후에는 탐방할 '날짜선택'을 하는데요, 보통 4주전에 해야합니다.
일일 탐방인원을 450명으로 제한하는데, 인원이 미달될 경우엔 하루 전에도 예약이 가능합니다. 그렇지만 미리미리 예약하는게 좋겠죠?
다음엔 탐방인원'을 체크하는데 예약자 본인과 동반 1인까지 할 수 있습니다. 성명과 성별, 생년월일을 '20231012'처럼 기재해야해요.
그다음 화면 중앙 파란 부분의 "숲길 예약하기"에서 다시 가입을 하면 됩니다.
신청이 완료되면 '결제완료' 화면이 뜨고, 카톡으로 [산림휴양 통합플랫폼]에서 [예약완료] 통보가 옵니다. 그러면 다 된거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산림청에서 예약을 하는 진동리코스(왕복 10.5KM, 4시간 소요) 를 선택합니다.
국립공원공단의 귀둔리코스보다 거리는 더 멀지만, 탐방로가 완만해서 비교적 편안하게 다녀올 수 있기 때문에 그리합니다.
다음은 [국립공원공단] 예약 방법입니다.
국립공원공단 예약시스템에서 회원가입을 먼저 한 다음 '이용안내', STEP1에서 '탐방로예약제' 클릭, [위치]에서 '설악산'을 클릭하고 '설악산 곰배골'선택한 다음 [날짜]에서 원하는 날 체크하고 [예약정보]에서 점봉산탐방지원센터(왕복)을 체크합니다.
국립공원공단에서 예약을 하면, 인제군 인제읍 귀둔리 692-82(곰배골릴 203) 점봉산분소에서 시작하는데요,
곰배령까지 3.7km를 왕복 4시간에 걸쳐 걷게 됩니다.
입장시간은 [산림청]과 마찬가지로 9시, 10시, 11시이고, 예약 정원은 350명입니다.
점봉산분소에서 곰배령을 다녀온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점봉산 생태관리센터보다 거리가 짧을 뿐만 아니라 더 가파르고 길도 좁아서 걷기가 불편하더랍니다. 그래서 거리가 짧은데도 4시간이나 걸렸다고 하드군요.
결론은 '산림청'에서 신청하는게 더 낫다는 겁니다. 사람들이 많이 선택할 때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그러겠죠?
참고로, 곰배령 탐방시 [신분증 지참]은 필수입니다. 본인은 물론이고 동행인도 마찬가지입니다.
탐방시작 시간은 하절기(4. 21 ~ 10. 31) 9시, 10시, 11시이고
동절기(12. 16 ~ 2. 28)에는 10시, 11시랍니다. 휴무일은 매주 월, 화이구요.
예약 개시일은 매주 수요일 9시부터, 최대 예약횟수는 1인당 월 1회 신청할 수 있습니다.
오르막과 내리막이 반복되긴 했어도 여태까지는 비교적 완만한 지형이라 별 문제없었지만, 생태관리센터를 1km 남짓 남겨둔 시점부터는 내리막 경사가 좀 급합니다.
가파르긴 해도 계단이 있는 구간은 안전하게 하산할 수 있었지만,
계단이 끝나고 개울물 소리가 들리는 이 구간은, 돌로 된 길이라 조심해야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1km 구간을 제외한다면 난이도는 그리 높지않은, 보통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이 다리를 건너면 오늘 곰배령 탐방도 끝입니다.
입산허가증을 반납하고
생태관리센터의 '곰배령 우리꽃 전시회장'에 들어가 봅니다.
전시회장 밖과 안에는 아주 멋진 석부작과 목부작이 눈길을 끕니다.
거기에다 물매화, 해오라비난초처럼 요즘은 보기드믄 야생화도 볼 수 있어 아주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곰배령산행도 여기서 마칩니다.
특별한 풍광은 없었지만, 편안한 숲길을 걸었던 오늘은 참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산행코스: 점봉산 산림생태관리센터 - 강선마을 - 곰배령 - 쉼터 - 하산탐방로(주목군락지 - 철쭉군락지) - 생태관리센터 주차장(10.5km, 4시간 가량)
<점봉산>
점봉산은 한반도 자생식물의 북방한계선과 남방한계선이 맞닿는 지역으로, 자생종의 약 20%에 해당하는 850여종의 식물이 자생하고 있다.
오랜시간에 걸쳐 숲이 서서히 변화해 가는 천이과정의 마지막 단계인 '극상림'을 이루고 있어, 한반도의 대표적인 원시림을 볼 수 있는 숲이다.
점봉산의 뛰어난 산림생물 다양성을 체계적이고 안정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1987년부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고시하고 연중입산통제하여 보호.관리하고 있는 지역이다.
점봉산의 산림생물다양성은 백두대간 생태축의 보고로 알려져 있으며, 2005년부터 백두대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란 산림보호법 제7조에 근거하여 산림에 있는 식물의 유전자 종(種) 또는 산림생태계 보전을 위하여 보호.관리가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구역이다.
산림청은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대한 국민의 이해를 높이고, 산림생태계 훼손을 예방하기 위해 산림보호구역 일부 지역을 제한된 시간에 한하여 일정 인원에게 산림생태탐방을 제공하는, 제한적 탐방제(사전예약제)를 운영하고 있다.
* 인위적인 피해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기능 유지가 어렵다고 판단 될 경우, 휴식년제 도입이나 산림생태탐방 전면폐지를 검토할 수 있다.
- 인제국유림관리소 점봉산 산림생태관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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