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2월, 오대산 '동대산'에는 殘雪이 .......

adam53 2023. 2. 8. 15:29

2023. 2. 7

2월 첫 산행은 동대산입니다.

아직은 겨울이라 짧고 가볍게 산행하는거죠.

9시.

강릉 연곡면 삼산리 진고개휴게소에 도착했을 때는 이른 새벽같은,

조금은 어둡고 조금은 침침한 그런 모습입니다.

비가 올 것처럼 잔뜩 찌푸린 하늘도 그렇거니와, 해발 1,072m의 고지대라서 진고개는 아직 잠에서 덜 깬듯 부스스한 얼굴입니다.

동물들의 이동통로가 있는 이 길은 연곡면으로 가는 6번 국도.

휴게소 맞은편의 들머리에 쌓인 눈은 먼지로 뒤덮혀서 좀 깨끗하지가 못하네요.

뒤돌아본 휴게소에는 사람 그림자 하나 안보이고...

고랭지채소를 재배하는 농지 옆길을 지나면서

눈길 산행을 시작합니다.

10시 10분.

동대산에는 잔설이 남았습니다.

입춘도 지나고 정월대보름도 지나 봄이 성큼 성큼 닥아오는데도, 동대산에는 흰눈이 남아 있습니다.

진고개에서 동대산까지는 1.7km 밖에 되지않지만,

그 얼마 안되는 짧은 거리를 올라가는데 1시간씩이나 걸립니다.

자꾸 오르다보면 시간이 단축되기도 하련만

어떻게 된게,  빡센 오르막이라 그런가 매번 올라갈 때 마다 1시간씩 걸리는 건 변함없네요.

동대산(1,433m)은 강릉시 연곡면과 평창군 진부면·대관령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에 있습니다.

태백산맥 줄기인 해안산맥에 속한 산으로 북쪽에 두로봉(頭老峰, 1,422m), 서쪽에 서대산(西臺山)·호령봉(虎嶺峰, 1,042m), 동쪽에 노인봉(老人峰, 1,338m)과 함께 오대산을 이루는 다섯 봉우리 중 하나이기도 하구요.

그리고 동대산은 1975년에 지정된, 오대산국립공원구역에 포함되어 있는데 서쪽은 월정사(月精寺)지구, 동쪽은 청학동 소금강(小金剛)지구에 속합니다.

날씨는 의외로 포근합니다.

고지대라서 추울꺼라 예상하고 두껍게 입고왔더니 땀이 납니다.

맑고 투명한 공기를 흠뻑 들이마시면서 흰눈을 밟고 가노라면, 

마음도 유리알처럼 맑고 깨끗해지는 것 같습니다.

힘들어서 헥헥 거리지만,

행복 온도는 쑥쑥 올라갑니다.

무채색의 참나무가 그린 겨울 산.

봄 기운에 점점 녹아가는 흰 눈.

뽀드득 거리는 발자욱 소리와 거친 숨소리에 동대산은 잠에서 깨어

침침하던 하늘을 파란색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동대산 삼거리에 왔습니다.

100m 거리의 동대산을 들렸다가 다시 내려와, 동피골로 갈꺼에요.

동대산에 왔습니다.

높이 1,433m.

시간은 10시 10분.

오늘도 변함없이 딱 1시간이 걸렸군요.

노인봉은 나무에 가려서 보기가 어렵구요.

눈내리는 겨울철이라, 찾는 사람도 없어 외롭게 서 있는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고,

.............................  내려가야겠어요.

계속 직진하면 백두대간길이라 두로봉, 두로령쪽으로 가지만, 오늘 우리는 동피골로 내려가서 선재길을 걸을 계획이 있거든요.

안녕 ~ 하며 돌아섭니다.

다시 온 갈림길에서 동피골로 내려가기 전에 간식을 먹고.

갈림길에 서 있는 안내판에는 '동대산 일원의 출입을 금지한다'고.....

경사가 급한 길을 내려갑니다.

동피골 입구까지는 2.7km.

국립공원답게 이정표는 곳곳에 있습니다.

동대산에서 두로봉으로 가는 길에도 이정표가 너무 많다 싶을 정도인데,

동대산에서 동피골로 가는 길에도 이정표를 많이 세워두었군요.

혼자 산행할 때에도 길 잃을 염려는 조금도 없습니다.

허장강 아들 허준호는 허장강 같고

최무룡 아들 최민수는 최무룡 같다.

박노식 아들 박준규는 박노식 같고

그리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김영승 아들 김인겸은 김영승 같다.

이 얼마나 놀라운 은총인가

축복인가 그래서

............................................................

우리는 최소한

그 부모를 닮는다. 아아.                             

 

                               -김영승의  '희망947'

거의 다 내려왔네요.

이 계단을 내려가고

눈이 녹아 매끌 매끌한 얼음판을 조심 조심 걸어가니

상원사 가는 길과 만났습니다.

눈길에 죽죽 미끌어지며 행여나 발목 접지를까 조바심내며 내려왔던 기억들은,

평지길을 만나면서 싹 잊어버립니다.

차도(車道)에 도착한 시간은 11시 20분.

진고개에서 동대산을 거쳐 큰길까지 내려 온 거리는 4.4km,

시간은 2시간 1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아마도 동대산 삼거리에서 잠시 쉬었던 거 빼면, 휴식시간도 없이 쉬지않고 걸었기 때문이겠죠?

동피골 야영장을 지나면, 선재길의 시작입니다.

지금부터는 오대산 선재길을 걸어보자구요.

산행코스: 진고개 - 동대산 삼거리 - 동대산 - 동대산 삼거리 - 동피골야영장 ( 약 5m, 2시간 20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