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22송년산행 - 여주 마감산.

adam53 2022. 12. 29. 12:12

2022. 12. 27

금년 한해를 마감하는 송년산행은 여주 마감산입니다.

9시 10분.

여주시 강천면 부평리 여주온천 주차장에서 하차했습니다.

'여주온천'은 지하 800m에서 솟아나는 약알칼리성 온천수인데, 나트륨과 천연 미네랄을 듬뿍 함유하고 있어 이 온천수를 꾸준히 마시면 위장을 튼튼하게 해준다네요.

피부염이나 아토피 질환에 효과를 보았다는 사람들도 많다고,

그래 그런지 이른 아침인데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주차장엔 차량들이 그득하군요. 

온천 맞은편의 들머리.

쌀쌀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계단을 올라갑니다.

마감산은 388m의 야트막한 산입니다.

우리가 볼 때는 그냥 동네 뒷산이지만,  근방에서는 가장 높다고 합니다.

말감산이라고도  하는 이 산은 은 머리 두(頭)와 수(首)자에서, 은 큰 대(大)자에서 유래

제일 큰 산이라는 뜻이라는군요.

눈이 살짝 내렸어요.

계속되는 가뭄으로 건조특보가 내려진 영동지방과는 달리, 전국에는 많은 눈이 내렸었는데

마감산에는 그리 많이 오지 않았네요.

뚜갈봉에 도착했습니다.  성지지맥 뚜갈봉은 218.7m라는데

'뚜갈'은 무슨 뜻인가요?

바닥에 깔린 눈은 아이젠을 장착하기도 그렇고 하지 않기에도 그런, 애매한 상태이기에 그냥 가 봅니다.

계단을 내려오고

다시 올라가려는데, 안내판이 보여요.

행치고개랍니다.

조선6대 '단종'임금이 유배지인 영월로 갈 때 지나갔던 고개라 해서 行峙고개라 한대요.

행치고개를 오르면서 좀전에 내려왔던 계단을 돌아다 보니 꽤 가파른 곳이었네요. 

등산객의 안전을 위해, 여주市에서 설치한 나무계단 덕분에 안전하게 내려왔지요.

가끔씩 경사가 급한 구간이 있긴 해도, 대체적으로 마감산은 나즈막한 육산이라 산행하는 건 수월합니다.

여주지역의 대표적인 등산로 마감산.

북벌의 공을 세웠던 이완장군이 영월루에서 말을 풀어놓았더니 말이 이 산으로 갔다고,

그때부터 이 산을 마감산 이라 했다는 얘기가  '여주군지'에 있답니다.

코로나 19로 인해 바깥활동이 줄어들고, 혼자서 산행하는 주민들이 많아지면서

여주市는 마감산 등산로의 일부 구간을 새롭게 정비하므로써 편안한 산행을 할 수 있도록 했는데요.

그 등산로 정비 중 대표적인게 이정표인가 봅디다. 

 걷다보면 이정표 걷다보면 이정표.

산행하면서 이 산만큼 이정표가 많은 산은 처음 봅니다.

홀로 산행할 때 길 잃지 말라는 배려심이겠죠!

성주봉에 도착했어요.

여주온천에서 2.2km를 걸어왔군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갑니다.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는 길도, 잠시후에는 우측으로 돌아서 2개의 길이 합류합니다.

태극바위는 눈에 덮혀서 아쉽게도 제대로 그 문양을 볼 수 없어요.

눈을 쓸어내렸더니 오른쪽 바위 아래부분으로, 태극문양의 금이 보이긴 합니다만...

편안한 능선길은 몇시간을 걷는대도 좋을 것 같습니다.

솔내음을 마시며 눈길을 걷는, 이런 길이라면 얼마든지 걸어도 좋죠.

상쾌하고 기분좋은 눈길.

사그락거리는 발자욱소리.

사각 사각, 사각 사각...

이 길은 경기둘레길 32코스랍니다.

경기둘레길은 경기도의 외곽을 따라 경관, 역사, 문화, 생태자원을 두발로 경험할 수 있는 장거리 걷기 여행길인데요,

풋풋한 삶의 향기와 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대명항에서 시작하여 경기도 외곽을 한바퀴도는 총 860km의 순환둘레길이랍니다. 이 길은 60개의 코스가 있는데요, 

경기 평화누리길, 경기 숲길, 경기 물길, 경기 갯길 등 4개 권역으로 나눠져 있으며, 지금 걷는 이 길은 푸른숲과 계곡이 있는 '경기 숲길'이라 해요.

'우리 차 한잔하고 갑시다'

그래서 상큼한 유자차 한잔 마시고 다시 또, 발걸음을 옮깁니다.

산이 나를 기다린다

 

"오늘도 산에 갈래요?"

비오는 날, 아내 목소리도 젖었다.

"가 봐야지 기다리니까"

"누가 기다린다고"

"새가 나무가 풀이 꽃이 바위가 비를 맞으며 기다리지"

"그것들이 말이나 할 줄 아나요"

"천만에, 말이야 당신보다 잘하지"

그들이 말하는 것은 모두 시인데

아내는 아직 나를 모른다.

 

                 -  이 생진 -

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멋진 곳에 왔습니다.

마귀할멈바위 바로 앞인데요,

잘 가꾸고 다듬은 정원수를 보는 듯한 꽤 근사한 곳입니다.

멋지죠?

이리봐도 멋있고, 저리봐도 멋있고...

위험하다고 하는 마귀할멈바위는, 쬐끔만 주의하면 될 정도의 그런 수준입니다.

마귀할멈바위 윗쪽에 설치한 철계단.

철계단 위에서 바라 본 앞 산.

마감산 정상입니다.

앞서 갔던 일행들이 정자위에서 점심을 먹고 있네요.

마감산(388m)의 정상석.

이 정상석은 '여주로타리클럽 등산동우회'에서 세운 것,

몇 발짝가서 보이는 또 다른 정상석은  '강천푸른산악회'에서 세운 것.

이 작은 산에 정상석이 2개나 있는 건, 여주시민들이 이 산을 엄청 아끼고 무지 무지 사랑한다는 증표겠죠?

정자위의 일행들은 여주 시가지와 강천면, 멀리 이천 시가지 일원까지 싫컷 바라보게 내버려 두고 보금산으로 갑니다.

바람이 차서 쌀쌀한 날씨에도 눈은 얼지않아 미끄럽지 않네요.  다행입니다.

안전을 위해 밧줄은 잡고서 내려오는 센스 ~

오늘 이 벤치는 산행길의 소품으로 둡시다.

차가워서 앉을 수 가 없거든요.

여기 또 2개의 갈림길.

왼쪽으로 갑니다.

오른쪽으로 가도 산밑에서는 같이 만나게 돼요.

여기까지 내려왔다면, 오른쪽을 보세요.

금마교가 보일겁니다.

조금전 고개위의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이 계단으로 내려와 두 길은 서로 만나죠.

금마교입니다.

금마교는 길이 30m, 넓이 2m, 높이 8m나 되는데요,

도로를 횡단하여 등산을 해야 하던 불편과,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에 위험이 따르는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설치한 금마교를 비롯하여

마귀할멈바위의 철계단 등 9개소의 목계단, 소교량 등 편의시설을 등산로에 설치하기 위해 여주군은 사업비 3억원을 투자하여 마감산 등산로 정비사업을 했고,  2007년 9월에  준공식’을 가졌다하니 이 다리도 15살이나 되었네요.

그 후 여주시는 2020년도에 마감산등산로 일부 구간을 새롭게 재정비하고 산행의 안전도 높였다고 해요.

겨울사랑

 

눈송이처럼 너에게 가고 싶다.

머뭇거리지 말고

서성대지 말고

숨기지 말고,

그냥 네 하얀 생애 속에 뛰어 들어

따스한 겨울이 되고 싶다.

천년 백설이 되고 싶다.

                                   - 문정희 -

 

보금산 가는 길가의 '보금산 소나무'

나무를 훼손할 염려가 있다고 보호수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참 잘했어요.

이 계단을 올라가면 어떤 풍경이 우릴 기다릴까?

궁금한 마음으로 올라가는데

보금산이 코앞이군요.

보금산 정상에 다다랐습니다.

무척 넓군요. 헬기장인가 봅니다.

보금산은 364m.

햇빛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보금산에서 자꾸만 밍기적거립니다.

하얗게 빛나는 눈밭이 좋고, 뺨을 스치는 겨울바람이 상쾌해서 

할말을 못하고 머뭇거리며 망설이듯 자꾸만 서성거립니다.

모나지도 않고 요란스럽지도 않은 수수한 매력을 가진 순한 마감산,

산책로같이 완만한 등산로와,

오래된 친구처럼 편안한 마감산 산행도 이젠 끝내야겠습니다.

오늘 걸었던 거리는 8km, 시간은 3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행코스 : 여주온천 → 뚜갈봉 → 성주봉 → 마감산 → 보금산 → 마감산 주차장( 8km,  3시간소요)

 

<마감산>

마감산(馬甘山388m)은 보금산(寶金山364m)의 남동쪽 봉우리로 말감산이라고도 하는데,

말은 머리 두(頭)와 수(首)자에서 유래되었고, 감은 큰 대(大)자에서 유래되었다.

제일 큰 산이라는 뜻으로 근방에서 가장 높다.

여주군지에서 유래를 찾아보면 북벌의 공을 세웠던 이완 장군이 영월루에서 말을 풀어놓았더니 말이 이 산으로 갔고,

그때부터 이 산을 마감산이라고 했다고 한다.

본래 걸은리는 강원도 원주군 강천면에 속했던 곳으로, 1914년에 마감리와 걸촌리·기은리가 병합되면서 걸은리가 되었다.

 

마감산은 아직은 여주 사람들이나 오르는 작지만 독특한 산이다.

정상까지 급한 가풀막으로 30여 분 애를 먹인 이후부터 하산할때까지 거의 평지 같은 긴긴 내리막 솔숲 능선으로만 두어 시간 발길을 이끌어준다.

거의 오르내림이 없는 순전한 내리막인 이 소나무 숲길을 걷노라면 이윽고 몸과 마음이 절로 차분히 정리되는 듯한 느낌이 오는, 드물게 명상적인 분위기의 산이다.

일부러 맞춘 듯 하산지점 바로 앞이 여주온천장이기도 하다. 산행은 물론 역으로, 온천장에서 시작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