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재약산 억새산행(천황재에서 표충사까지)

adam53 2022. 10. 28. 06:18

산세가 수려하여 삼남금강(三南金剛)이라 부르며, 인근 일대의 해발고도 1,000M이상의 준봉들로 이루어진 영남알프스 산군에 속하는 재약산으로 갑니다.

천황산 정상이 바위로 이루어져 있듯이, 재약산 정상도 암벽으로 되어있습니다.

정상가기 직전 왼쪽에는 전망대가 있구요.

친근감이 들 정도로 멋진 바위들도 있습니다.

재약산 정상입니다.

해발 1,108m.

2002년 10월에 산림청 100대 명산에 선정되었답니다.

블랙야크 100대 명산이기도 하니까 인증사진 하나는 찍고 가야죠.

주위가 넓은 천황산과는 달리, 재약산 정상 주변은 좁아서 서있기도 좀 불편합니다.

그래도 해발 1천미터가 넘는 山群이, 알프스 풍광과 버금간다 하여 영남알프스산군에 속하는 재약산.

올라 갈 때도 기어서 올라가고,

내려 갈 때도 기어서 내려가고 그러는게 재미있기도 하죠.

아름다운 재약산을 담아가려고 열심히 셔터를 누르는 일행.

재약산에서 내려오면 사자평 고산습지를 만납니다.

바위들 뒤에 사자평이 보이네요.

'사자평 고산습지'는 재약산 아래 해발 700m~800m 고원에 있는 억새평원을 말하는데요,

이 사자평 고산습지는 약58만㎡로 국내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재약산 산들늪’이라는 예쁜이름으로도 불리우는데, 2006년에 환경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대요. 

또 다시 설치되어있는 길고 긴 계단.

표충사 쪽에서 올라오는 한 젊은이는 가뿐 숨을 몰아쉬며,

'너무 너무 힘들다'며 재약산이 아직 멀었냐고 합디다.

올라오는 게 결코 쉽지않고 편하지가 않은, 만만찮은 계단입니다.

내려가는 것도 힘들 정도이니까 어떤지 상상이 되나요?

이 계단을 내려오면 임도와 만납니다.

이 임도를 따라가면 '사자평 고산습지'를 만나는데,

또 선택을 잘못해서 '고사리 분교터' 방향으로 갑니다.

과거에도 '고사리 분교터'로 내려가므로 해서 '사자평 억새평원'을 못 보고 갔었는데, 또 같은 실수를 하다니 바보같아요.

숲길을 걸어서 억새가 있는 곳으로 왔습니다.

하늘억새 길 / 손병흥

 

가을바람에 새하얀 억새물결이 일렁이는

해발 1000m 이상의 9개산이 이어진 일대

울산과 밀양 청도와 양산 및 경주의 접경지

가지산 신불산 재약산 등에 펼쳐진 파노라마

천황산 동쪽의 사자평고원에 피어나는 억새밭

신불산 간월산 사이의 간월재와 영축산 사이

점차 깊어가는 가을날에 손짓하는 광활한 경관

태백산맥의 남쪽 끝자락 영안 동부지역에 위치한

무려 5개의 시와 군에 걸쳐진 등허리 능선 산군들이

마치 유럽의 알프스퍼럼 아름다워 붙여진 산행 길 명소

이리로 가는 길, 저리로 가는 길 그렇게 길이 여럿이라서 '고사리 분교터'를 지나 온 것도 아니고 그 옆길로 내려왔어요.

다음에 재약산을 또 온다면 사자평 억새평원으로 제대로 가 봐야겠습니다.

 

------------ 오늘 하산길에 고사리 분교터를 못 봤으니까, 예전에 왔을 때 찍었던 '고사리 분교터' 사진을 한번 볼까요?

아래의 사진 3장은 그 분교터입니다.

지금은 폐교가 된 사자평분교(산동초등학교 고사리분교)가 있던 고사리마을은,  과거에는 몇 가구가 민박을 하며 음식도 팔았다지만, 지금은 모두 철거되고 빈 터만 남았습니다 .

 

사자평 억새는 어른 가슴정도 밖에 안 올 정도로 키가 작은데요,

키를 훌쩍넘는 그런 억새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광활한 들에 피어있는 억새의 모습이 주는 감동이 남다른 곳인데,

가을철 사자평 억새의 풍광을 '광평추파(廣坪秋波)'라 하여 재약8경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고 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을 한, 오늘이 지나감을 아쉬워하며 

표충사로 내려갑니다.

갑작스런 추위로 단풍이 물들 사이도 없이 얼어버린 강원도와는 달리,

여기는 따뜻한 남쪽이라서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알록 달록, 울긋 불긋 전형적인 가을산의 모습입니다.

가을 내음, 가을 향기가 가득한 길

저 새빨간 단풍나무 앞에서는 떠날 줄 모르네요.

물가의 나무들은 단풍이 더 곱게 물듭니다.

층층폭포쪽으로 내려가요.

길을 잘못 접어든 탓에 제대로 감상도 못한 '산들늪-사자평 억새평원'이 자꾸만 아쉬움으로 남고...

길고 긴 계단을 내려가

층층폭포에 왔습니다.

사자평 고산습지 끝에서 떨어지는 물이,  절벽에 층을 지어 떨어진다 하여 층층폭포인데요,

그 아래 소(沼)와 골짜기가 매우 아름다운 곳이기도 합니다.

처음 만나는 이 폭포에서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

이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왜 층층폭포인지 알 수 있죠.

30m의 절벽에서 층을 이루며 떨어지는 폭포.

水量(수량)이 많지 않지만 단풍이 든 나무와 어울려 아주 멋져요.

층층폭포에서 흑룡폭포, 표충사에 이르는 계곡은 옥류동천(玉流洞天)이라 한대요.

이 골짜기의 맑은 물과 바위가 어우러진 모습이 그만큼 아름답다는 거죠.

이 폭포는 '구룡폭포'랍니다.

주변의 색깔에 따라 몸색깔도 변하는 카멜레온처럼, 단풍이 예쁜 길을 걷노라니 마음도 예뻐지는 것 같다는 생각이.....

단풍이 물든 풍경에 마음을 빼앗깁니다. 

흑룡폭포를 만납니다.

폭포는 저 멀리에 있고,

거대한 물줄기를 품어내는 흑룡폭포는 홍룡폭포(虹龍瀑布)로 불리기도 하며,  흑룡이 하늘로 비상하는 듯하여 ‘흑룡폭포’라 한다는데,

층층폭포와 마찬가지로 지금은 흘러내리는 수량이 적어 흑룡이 비상하는 듯한 느낌은 들지 않는군요.

청하암을 지날 때, '저 암자도 한번 둘러보고 가야지' 했지만

암자 기둥의 글씨들이 전부 파란색으로 써 있어서, 왠지 들어가기가 망설여져 그냥 지나칩니다.

단풍이 정말 곱군요!

표충사가 보입니다.

표충사는 654년, 원효대사가 나라의 번영과 삼국통일을 기원하고자 명산을 찾아다니던 중,

천황산 산정에 올라 남쪽계곡 대나무 숲에서 오색구름이 일고 있는 것을 보고 이곳에 터를 잡아 절을 세우고,

사찰의 이름을 죽림사(竹林寺)라고 했다고 해요.

829년(신라 흥덕왕 4)에는 인도의 고승 황면선사(黃面禪師)가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시고 와서 이곳에 머물 때,

당시 흥덕왕의 셋째 왕자가 악성 피부병에 걸려 전국에서 명산과 명의를 찾던 중 이곳 죽림사의 약수를 마시고 병을 치유할 수 있었는데, 흥덕왕이 감탄하여 탑을 세우고 절을 부흥시켰으며,

왕자가 마셨던 약수를 영험한 우물약수라는 뜻의 ‘영정약수’라 했고,

이때부터 절 이름을 ‘재약산 영정사(靈井寺)’라 고쳐 부르고서 크게 부흥시켰다고 합니다.

귀여운 동물과 억새풀과 곤충을 다리에 그린, 이런 예쁜다리를 본 적이 있나요?

표충사는 반드시 들렸다 가야해요.

1592년 임진왜란 때 사찰이 불에 타 소실된 것을 1600년에 혜징화상이 중건했고,

1679년에 실화로 화재가 발생하여 다시 소실되자 1680년에 대규모로 가람을 중건했다고는 하지만,

원효대사, 사명대사 등과 관련있는 절이니까요.

이 표충사는, 1839년(헌종 5) 임진왜란 때 승병을 일으켜 국난 극복에 앞장선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대사를 모신 표충사당(지금의 대법사 자리인 밀양시 무안면 중산리 영축산 백하암에 있던 사당)을 이곳으로 옮겨오면서

절의 이름을 ‘표충사’로 개명했다고 하며, 표충사는 1983년 사명대사 호국 성지로 성역화되었다고 합니다.

표충사 대광전.

표충사의 건물 배치는 대광전과 표충서원을 중심으로 두 개의 영역으로 구성되는데,

대광전은 불교, 표충서원은 유교 영역으로

유교 공간이 불교 사찰 경내에 공존하는 특이한 사찰이라 해요.

사당 표충사(表忠祠) 중앙에는 사명대사의 영정이 있고 동쪽에는 스승인 서산대사, 서쪽에는 임진왜란 때 금산싸움에서 전사한 기허대사의 영정을 모시고 있답니다.

표충서원은 임진왜란 때 승병으로서 나라를 구하는 데 큰 공을 세운 3대사 즉, 서산대사, 사명대사, 기허대사의 ‘충혼’을 기리기 위해 세운 사당으로,  선조 임금이 ‘표충서원’이라고 사액했다고 해요.

그리고, 

원래는 사당이었던 것을 1839년, 현재의 위치에 있던 영정사 안으로 옮겨 ‘표충서원’이라 이름 지었으며,

사찰의 이름 또한 ‘표충사(表忠寺)’로 고쳤다고 합니다.

‘유물관’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는 호국박물관에는 국보 제75호로 지정된 청동은입사향완(靑銅銀入絲香埦)을 비롯하여 200여 점의 사명대사 유품이 전시되어 있다는데,

하산 시간이 빠듯해서 유물관 안에는 들어가 보지못했습니다.

 

유물관에는 1604년(선조 38) 사명대사가 일본에 다녀오면서 선물로 받은 대형 목탁과 북을 포함하여 200여 점의 전시물이 있고, 대부분 사명대사가 사용하던 유품들이고 하던데.....

 

대충 대충 둘러본 표충사를 끝으로, 재약산 산행도 여기서 마칩니다.

어떤 코스를 걷느냐에 따라 약간의 편차가 있겠지만, 램블러는 13km를 걸었다 하구요, 5시간 걸렸습니다.

산행코스 : 얼음골 케이블카 - 하늘정원(상부승강장) - 천황산 - 천황재 - 재약산 - 고사리 분교터 - 층층폭포 - 흑룡폭포 - 표층사 주차장 (13km, 5시간 소요)

 

<재약산 1,109m>

영남알프스라 불리는 산악지대를 둘러볼 수 있는 케이블카로서, 하부승강장에서 해발 1,020미터의 상부승강장까지 50인승 대형 케이블카를 타고서국내 최장의 선로길이 약 1.8킬로를 약 10분만에 올라간다.

케이블카는 2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

상부승강장에서 내리면 약 250미터의 하늘사랑길이라고 불리는 완만한 데크길를 10여분 올라가면 녹산대라는 전망대가 나온다. 여기서 영남알프스 가지산, 백운산과 밀양시내 방향의 얼음골 계곡 등을 조망할 수 있다.

상부승강장에서 재약산 사자봉까지 편도 1시간, 재약산 수미봉까지 편도 1시간 40분, 능동산까지는 편도 1시간, 사자평 억새 까지 편도 2시간 정도 소요되고,

트래킹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으며,

사자평 억새밭을 거쳐 고사리분교-표충사 코스를 이용하는 등산객도 있다.

 

인기명산 100 [83위]

해발 1000m가 넘는 산군이 알프스 풍광과 버금간다하여 붙여진 영남알프스산군에 속하는 재약산, 남쪽으로 표충사를 품고 있는 계곡에 층층폭포, 흑룡폭포가 있으며, 북쪽 남명리 천황사 계곡에 얼음골이 있어 영남지역의 나들이 코스로 사계절 인기가 있다. 재약산은 예전에 억새명산이었으나 점차 억새가 볼품이 없어 억새명산에서는 제외된다.

 

산림청선정 100대 명산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에는 거대한 암벽을 갖추고 있어 경관이 아름다우며 삼복 더위에 얼음이 어는 천연기념물 제224호 얼음골이 있다. 신라 진덕여왕때 창건하고 서산대사가 의병을 모집한 곳인 표충사가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