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가을엔 억새꽃 - 정선 민둥산

adam53 2022. 10. 22. 13:36

2022. 10. 18

정선 민둥산 가는 날 아침은 제법 쌀쌀한게, 완전 겨울 날씨입니다.

대관령은 영하 4도까지 내려갔다고 해요.

갑작스럽게 찾아 온 추위때문에 단풍은 제대로 물들어보지도 못하고, 나뭇잎은 얼어버렸습니다.

오늘도 들머리는 정선군 동면에 있는 화암약수입니다.

지난해에도 화암약수에서 시작했었죠. 그때는 포장도로를 걷다가 불암사 가까이에서 산행을 시작했었지만 철조망을 넘고 넘어가는 길이 안좋아서, 또 몇몇은 길을 제대로 찾지못해 알바도 했었기에

오늘은  이 [몰운대등산로] 안내판 뒤로 보이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주차장 한켠에는 나뭇잎이 떨어져 바람에 흩날립니다.

설암트레킹 코스.

지금 일행들이 걷는 이 코스는 민둥산정상까지, 가는 길이 조금 멀다고 하지만 이정표도 곳곳에 세워져있고  걷기 딱 좋을 만큼의 오르막도 있어 꽤 괜찮은 코스입니다.

신선암 방향으로 ~

아침 기온이 낮아서 아직은 몸이 풀리지 않은 상태지만, 억새가 가득한 평원을 볼 생각에 가슴은 마냥 부풀어오르고...

옻나무와 생강나무가 노랗게 물든 가을속으로 들어갑니다.

가을이 되어 기온이 0℃ 이하로 떨어지면 나무는 엽록소의 생산을 중지하고 잎 안에 안토시아닌을 형성하여

붉은색, 갈색, 노란색 등으로 변하는데,  안토시아닌 색소를 만들지 못하는 나무들은 비교적 안정성이 있는 노란색과 등색의 카로틴 및 크산토필 색소를 나타내게 되어 투명한 노랑잎으로 변한다고 합니다.

붉은색의 안토시아닌과 노란색의 카로틴이 혼합되면, 단풍나무에서 보듯 붉은색이 되고...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그래도 오르막은 오르막인지라 땀이납니다.

웃도리도 벗고, 물 한모금도 마셔보고...

가을 정취가 물씬 풍기는, 노랗게 물든 산길을 걷는 것도 기분좋은 일입니다.

 

----------------------  '올해의 단풍은 곱지 않다'고 해요.

눈길 가는 곳 마다, 발길 닿는 곳마다 울긋불긋했던 산하가 그만 갑작스런 추위때문에 그리 되었답니다.

많은 사람들은 설악산을 비롯한 강원도의 단풍이 고운 곳을 찾아갔다가 실망만 하고 돌아옵니다.

10월 한달간만 개방하는 홍천 '은행나무 숲'도 단풍이 채들기도 전에 푸른잎이 바람에 다 떨어져버려, 그냥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았다는군요.

단풍의 빛깔은 같은 樹種(수종)이라도, 가용성 탄수화물의 양에 차이가 있어서 개체변이가 심하게 나타난다고 합니다.

단풍이 아름답게 물들기 위해서는, 날씨가 건조하고 기온도 0℃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범위내에서 기온이 차야 한대요. 

아름다운 단풍은 落葉樹種(낙엽수종)에서 많이 보는데,

우리나라는 단풍이 물드는 나무들의 종류가 많아서, 가을 되면 온 산이 울긋불긋 금수강산이 된답니다.

여기는 생강나무가 많네요.

노랗게 물든 나무들은 대부분 생강나무에요.

봄이 되어 노란꽃이 피어나면 얼마나 예쁠까요?

김유정의 소설 속 동백꽃과 점순이의 정경이 그려지는 그런 길입니다.

같은 수종이라도 단풍색깔은 달라진다 해요.

----------------   색소와 당의 결합으로 인해 색이 다른데, 

안토시아닌이 많으면 붉은색, 크산토필이 많으면 노란색, 카로티노이드가 많으면 주황색을 띄게 된다고 합니다.

참나무類는 탄닌 때문에 황갈색을  띈다는군요.

따스한 햇빛, 간간히 볼을 스치는 바람을 맞으며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으면 딱 좋을 풍경.

한번 앉아보지도 않고 그냥.......... 지나갑니다.

민둥산까지 6.7km.

산은 육산 그리고 순한 산.

애쓰지 않고, 푸근하고 넉넉한 마음으로 걷는 길.

이 길에는 쉬어가며 산행하라고, 곳곳에 벤치를 마련해 놓았어요.

철조망으로 울타리를 쳤군요.

왜 그랬을까 하는 궁금한 생각이 드는군요.

조망이 좋은 곳에 다다랐습니다.

속이 다 뻥 뚫리는 것 같은 이런곳에 오면, 마음이 푸근해져요.

저멀리 보이는 산에는 신갈나무, 떡깔나무, 낙엽송이 물들어가고 있네요.

가을하늘은 시리도록 파랗구요.

머지않아 이 낙엽송도 노란색으로 물들겠죠!

낙엽송이 단풍 든 걸 본적이 있나요?

노랗게 물든 숲을 지날 때면 이루 말할 수 없는 아름다움에 감탄을 하게 만듭니다.

길가에는 용담이 피었어요.

구절초꽃도 피었구요.

 

구절초는 선모초라고도 하는데 전국 야산의 양지바른 곳에 자라며,

9월 하순부터 11월까지 줄기 끝에 둥글고 가는 흰꽃이 피는데요, 더러는 연분홍이 피기도 해요.

구절초를 화분에 심어두었다가 소박하면서도 향기로운 꽃이 피면, 꽃을 보며 늦가을의 정취를 느껴보는 것도 낭만적이고 여유로운 삶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山菊도 피었습니다.

산국은 너무도 향기로워서 차로 마시기도 하고, 베개속에 넣기도 하죠.

철조망이 이어집니다.

울타리 안에는 마가목나무를 잔뜩 심었네요.

떡깔나무잎은 황갈색으로 물들고...

각시취도 보라색꽃이 피었어요.

지난해 민둥산으로 가다가 알바하면서 고생, 고생끝에 맞닥뜨린 정상적인 등산로.

그때의 그 길을 지납니다.

당시에는 힘들다 했었지만 오늘 여기를 지나면서 생각해보니, 그 날의 일 들이 잊지못할 추억이 되었드군요.

가을/김용택

 

가을입니다

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

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

윗녘 아랫녘 온 들녘이

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

말로 글로 다 할수 없는

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

당신은 아시는지요

해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 울음소리 따라

길이 살아나고

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

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 작은 흙길에서

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 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 당신께 드립니다

                                         끝.

여기는 단풍잎이 붉게 물들었어요.

약간 서늘한 가을길을 걷는 오늘은 참 좋은 날입니다.

여기는 단풍나무가 노랗게 물들었어요.

돌리네 지형 부근을 지나는데, 사진에는 그 모습이 제대로 보여지지 않아

정상에 가서 제대로 보기로 하죠 ~.

임도와 만나는 지점 부근에서 오른쪽으로 올라갑니다.

헬기장을 가로지르고

참나무숲길에 접어 들었습니다.

왼쪽으로 가면 민둥산,

그냥 직진하면 삼내약수로 갑니다.

이 길이 처음이라해도, 이정표가 많이 세워져있어 길 잃을 염려는 없습니다.

잣나무숲을 지나면

그물 울타리가 있는데요,

이것은 곰취나물 채취를 못하게 하려고, 사람들의 출입을 막는 용도로 쳐 놓은 것 같아보였습니다.

꽃향유가 반깁니다.

전국의 산과 들에 자라는 이 식물은, 꽃이 크고 아름다워서 '꽃향유'라는 이름을 얻었다고 하죠.

이곳은 산림정화구역이랍니다.

그래서 오물이나 쓰레기를 버리면 안되구요, 버리다가 적발되면 100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한다해요.

에이,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요즘은 사람들의 의식이 많이 향상되어 쓰레기버리는 사람도 없구요, 산행하다가 쓰레기가 보이면 줏어가는데요.

이제 다 왔습니다. 팻말이 보이죠?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민둥산입니다.

여길 올라서면

민둥산 가는 멋진 길이 있습니다.

보면 볼 수록 예쁜길이라 자꾸만 카메라에 담게하는...

올라 가 볼께요 ~

능선에 올라섰습니다.

올라 온 길을 뒤돌아 보며,

갈림길에서 어느 쪽으로 갈까 잠시 고민해봅니다.

왼쪽으로 가면 민둥산 가는 지름길이고,

오른쪽은 조금 더 걷는데...

오늘도 오른쪽 길로 갑니다.

하얀 가루를 뿌려놓은 듯 해요.

'짝사랑'이라는 옛노래가 있죠.

"아~, 아~,

으악새 슬피우니 가을인가요!"

그 으악새가 이 억새풀을 말합니다.

정선 민둥산은 전국 5대 억새 군락지로 유명한 산입니다.

정상에 나무 한그루 없는 이 산 주능선 일원이 온통 억새밭으로 군락을 이루고 있는데,

민둥산이 이렇게 억새가 많고 나무가 없는 것은 ,산나물이 많이 나라고 예전에 매년 한번씩 불을 질러 왔기 때문이라 합니다.

민둥산의 억새는 거의 한길이 넘고 매우 짙어서 길이 아닌 곳은 헤쳐 나가기가 어려울 정도라서, 억새밭에 들어서면 사람 키보다 큰 억새에 파묻혀서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입니다.

햇빛이 비추이는 낮에는 은빛으로, 석양이 질때는 금빛으로 물드는 이 억새밭은,

민둥산이라는 이름처럼 나무도 없고 억새풀도 드물었던 곳이었는데,

해마다 주민들이  토종 억새를 심는 증식사업을 하므로써 지금의 전국 5대 억새 군락지가 되었답니다

민둥산 8부 능선에서 정상까지 약 20만여 평의 광활한 능선이 억새로 덮여 있어,

가을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의 물결이 장관을 이루는 모습을 보며, 한발 한발 발걸음을 옮길 때 마다 연신  와! 와! 탄성을 내지르며 본 민둥산.

억새가 피어날 무렵이었다면 그야말로 은빛물결이었을 민둥산.

올해의 '민둥산' 억새축제는 9월 24일부터 11월 13일까지 하고 있는데요,

억새가 가장 예쁠때는 9월,

막 피어날 때가 제일 예쁩니다.

정상에 거의 다 왔을 때, 같이 걷던 일행이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건,

움푹 패인 물웅덩이 '돌리네' 입니다.

'돌리네(doline)'는 슬로베니아 등 구(舊)유고슬라비아 지역에서 사용되던 슬라브어로,

석회암 지대의 갈라진 틈으로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빗물이 스며들면,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녹아 깔때기 모양

또는 접시 모양의 오목하게 패인 웅덩이를 형성하는데 이러한 와지를 돌리네라고 하며,

아까 지나왔던 길에서도 몇군데를 볼 수 있습니다.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사진찍을 사람들이 줄을 섰어요.

인증사진 찍는다고 같이 그 줄에 합류해서 한참 기다렸었죠.

줄서서 기다리는게 지루한 사람들은, 모산악회에서 세운 이 정상석에서 기념사진을 찍기도 합니다.

단풍이 물드는 앞산도 보고,

전망대에서 끼리끼리 모여 식사를 하고,

이제 내려갑니다.

정선군 남면에 있는 증산초등학교 방면으로 갈꺼에요.

증산초등학교까지 급경사는 2.6km,

완경사는 3.2km 걸린다고 하지만,

급경사나 완경사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더라구요.

정상에서 조금 내려오면 만나는 갈림길.

200미터 더 짧은쪽으로 갑니다.

그 길이나 이 길이나 경사가 급하기는 마찬가지거든요.

하산길의 전망대에 들려 잠시 쉬면서

건너편의 산도 바라보고,

민둥산 역이 있는 마을도 바라보고,

임도에 내려섰습니다.

길 아래에는 화장실이 있구요.

오래전에 '발구덕'마을에서 민둥산을 오른 적이 있는데요,

거리도 증산초교보다는 좀 더 짧고, 경사도 덜 해서 산행하기가 수월했었는데요즘은 그곳을 산행기점으로 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는 것 같더라구요.  뭔가 이유가 있겠죠?

임도에서 한숨돌리고는 증산초교로 향하는데,

계속 급한 내리막이라 무릎도 시큰거리고, 발바닥도 아파옵니다.

' 이 길 너무 싫어' 하면서 산을 다 내려왔어요.

지난해 이맘때는 사진에서 보듯, 다리아래로 해서 큰길을 건너 주차장으로 갔었는데

올해에 와 보니, 엘리베이터와 계단을 설치했네요.

다리를 건너오면 길 반대편으로 갈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구요.

다리위에서 바라 본 산은, 단풍이 물들고 있습니다.

개울옆 넓은 주차장은 '은빛억새 축제장'이구요.

축제장을 한바퀴 휘돌아보고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곳으로 갑니다.

민둥산 억새산행은 여기서 마칩니다.

오늘 산행거리는 12km,

시간은 5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산행코스: 정선군 동면 화암약수 → 1049봉 → 민둥산 → 정선군 남면 증산초교(12km,  5시간)

민둥산 (1,119m)

 

민둥산은 동쪽으로 맥을 이루며 남북을 달리는 백두대간이 바라다보이는 곳에 위치하고 있는 산으로

정상 주능선에 나무가 없고 광대한 면적에 억새초원이 형성된 특이한 산이다.

가을 억새 산행지이자 철도 산행지의 대표적인 산이 정선 민둥산이다.

해발 1118.8m로 억새산이라고 할 만큼 온통 억새로 뒤덮혀 있다.

산 7부능선까지는 관목과 잡목이 우거져 있고, 정상부분은 나무가 거의 없다.

산세는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으며, 특히 산 정상에서 사방으로 끝없이 둘러친 가을 억새군락지는 많은 등산객들을 불러 모으기에 충분하다. 민둥산 억새는 거의 한 길이 넘고 또 매우 짙어서, 길이 아닌 일부 지역은 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다.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오르기 쉽다.

정상에서의 전망은 정선군의 중앙부에 위치하여 동쪽으로 함백산, 지장산 남쪽으로 두위봉 백운산, 서쪽으로 가리왕산 백석봉 북쪽으로 상원산, 노추산, 상정바위, 괘병산, 고적대, 멀리 두타 청옥산, 태백산 등이 조망되며.

화암약수터로 이어져 화암팔경과 연계, 1박 2일 코스의 휴양을 겸한 등산코스로 각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