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6. 7
오늘은 정선 기우산과 조양산 산행길에 나섰습니다.
대관령을 넘어서자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잔뜩 흐린 날씨는
횡계를 지나면서 그예 비를 뿌리네요.
차창밖으로 흐릿한 풍경을 보며 가는데
진부를 지나자 말끔히 그쳤습니다.
비 온 뒤의 마을은 동화속 마을처럼 알록달록 이쁘게 보입니다.
정선읍에 도착했습니다.
들머리는 정선읍 신월1리 - 신월리 농가에서 시작합니다.
이정표와 등산안내도가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죠.
오늘 산행은 우암사 - 기우산 - 주유소갈림길 - 조양산 - 성불사 - 아라리공원 주차장으로 갈려고 해요.
드믄 드믄 농가가 있는 마을길을 걸어갑니다.
비닐하우스 앞에 강렬한 색감의 꽃이 피었기에 가까이에서 보니, 붉은병꽃을 관상용으로 개량한거네요.
흐린 날씨 그리고 비를 머금은 공기로 인해, 산행하기에는 더 할 나위없이 쾌적한 아침.
길가에는 지느러미엉겅퀴가 무리지어 피어있고
개망초도 한자리 차지했습니다.
뻐꾸기가 울 무렵에 피어나는 뻐꾹채,
다래나무꽃,
금은화라 불리기도 하는 인동초,
외대으아리,
꿀풀도 지금은 봄이라고 활짝 피었습니다.
이 안내판을 지나면서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됩니다.
등산로 안내도는 눈, 비에 많이 훼손되었네요.
이파리를 보면 물참대 같은데.....
기우산은 그리 높은 산은 아니죠. 조양산도 그렇구요.
그래도 오르막이란 것은, 언제 올라가도 힘듭니다.
그리고 2개의 산 모두, 들머리는 상당히 가파릅니다.
나즈막하다고 만만히 볼 산은 아니죠.
말나리가 꽃대를 올리고 있는 곳을 지날 때,
작은 암자를 만났습니다.
우암사에요.
마당 한켠에 있는 물은 얼마나 차고 달던지, 너도 나도 한모금씩 다 마셔봅니다.
물맛은 정말 좋았지요.
처음에는 동네주민들이 계를 하면서 지은 집이 우암사라고 하는데요, 응념스님이 여기에 머물면서 암자가 되었답니다.
흡사 가정집 같은 암자.
범종각도 있어요.
불두화 꽃잎은 땅에 떨어져 눈이 내린 것 같습니다.
여기는 대웅전을 지을려고 터를 닦아 놓은 곳이라는데,
아마도 자금 문제 때문이겠죠?
10여년이 지나도록 그냥 그대로라고 해요.
절터는 아주 좋았습니다.
높은 곳에서 탁 트인 앞산을 바라보면 경치가 아주 그만인, 명당자리 같더라구요.
나무잎이 다믄 다믄 흰색인 것은, 왜 일까요?
해우소는 암자와 거리가 좀 있어서, 밤중에 볼일 볼려면 조금 무섭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돌탑이 있네요.
돌담도 있어요.
아마도 신월리 산성터와 관련이 있지 않을까 하는.....
이 돌탑에서 2분거리에 석이버섯 전망대가 있다는데, 안 가볼 수가 없죠?
지척에 있어요.
2분이라는 건, 왕복을 말하는 것 같았습니다.
전망대 아래의 소나무도 멋지고
나무사이로 보이는 산도 멋지고
마을도 예쁩니다.
전망대라고 해서 별도로 설치한 시설물은 없구요, 그냥 자연 그대로의 전망대입니다.
고란초과의 다년생 풀 일엽초.
잎 하나가 나와서 자라기 때문에 일엽초라 하는데, 어쩌다 산 숲속 그늘진 곳의 바위나 나무껍질에서 자라는 걸 보기도 합니다만, 그리 흔한 풀은 아닙니다.
여기는 과거에 기우제를 지내던 장소인데,
정선역쪽의 애산리 마을도 내려다 보이고 동면 일대 첩첩한 산릉 경치가 멋진 곳.
석이버섯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이정표가 있고, 기우산 정상이 2분거리에 있대요.
기우산과 조양산 능선길을 연결하는 3~4시간의 등산로 곳곳의 이정표는 몇km가 아니라, 몇분이 걸린다고 표시해 놓았는데요, 아마도 몇킬로미터 보다 몇분이라 표시하면 산행하는 게 덜 힘들거라고 해서 그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빌이산이라고 불리는 기우산 정상(869.9m).
신월리 마을사람들은 예전부터 가뭄이 들면, 물빌이산 정상의 기우단이나 우암사 뒤 석이바위에서 기우제를 지냈다고 해요. 그래서 이름도 기우산입니다.
기우산이라는 글씨가 햇빛때문에 제대로 보이지 않는군요.
좀 전의 이정표가 있는 자리로 내려와서
조양산으로 갑니다.
조양산은 70분 거리에 있답니다.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길이 ...
잠깐, 여기를 그냥 칠 수 없죠.
'성터'라고 가르키는 곳에 잠깐 들려봅니다.
신월리 산성지
이곳은 옛날 이 고장을 지키려는 선인들의 호국의 얼이 깃든 산성의 옛터다.자세하지는 않으나 애산성과 마주보고 있어, 적을 협공하기 위하여 축성한 같은 시대의 산성이라 전하나,해발 870m의 기우산 7부능선에 위치한 죽성형태와 축조방법으로 보아, 애산성보다 먼저 쌓은 삼국시대 이전의 산성이라는 견해도 있다.
성의 규모는 길이 약 400m의 작은 산성이었으나, 오랜 세월속에 성벽은 허물어져 이제 옛모습을 찾아 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이 산성이 이 고장을 지키려는 선인(先人)들의 호국정신(護國精神)이 스며있는 유적(遺蹟)이기에 이곳에 표석을 세워 후세에 전한다.
1984. 8 정선군수
여기에도 돌탑이...
이 꽃이름은 무엇인가요?
처음보는 꽃이라 당최 이름을 알 수 있어야지요?
초롱꽃 가까이에 얼굴을 대면, 향긋한 꽃향기가 납니다.
종같은 모양이라 종꽃이라 불리기도 하는 초롱꽃.
연두색이 도는 흰꽃이 수수하고 소박하면서 예쁩니다.
산딸기가 빨갛게 익어갑니다.
보라색의 작은 풀꽃.
이 꽃이름도 알 수 없어요. 참골무꽃 같은데 아닌 것도 같고 ....
올라가고 내려가고를 반복하다보니 조양산이 멀지 않았답니다.
진성주유소 갈림길.
여기에서 조양산 방향으로 직진합니다.
이 나무도 굴곡진 삶을 사는군요.
6월 / 김용택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에
바람이 불고 하루해가 갑니다.
불쑥불쑥 솟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마음을
주저앉힐 수가 없습니다.
창가에 턱을 괴고 오래오래 어딘가를
보고 있곤 합니다.
느닷없이 그런 나를 발견하고는
그것이 당신 생각이었음을 압니다.
하루 종일 당신 생각으로
6월의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고 해가 갑니다.
이제 조양산에 도착했습니다.
계단을 올라서면
쉬어가기 좋게 데크가...
해발 620m의 조양산은 봉우리가 뾰족하여 상투봉 또는 남산이라고도 부른답니다.
정상에서 바라본 정선읍내.
정선읍내가 반달모양이 된 것은 바로 이 기우산과 조양산 능선 때문이라고 하는데, 남으로 내리닫던 조양강물을 정면으로 받아내어 반원형으로 굽돌게 했다는 군요.
조양산은 대음산(大陰山)이라 불렀는데 1,760년(영조 36), 최창유 정선군수가 대음산의 '음'자가 불길하다고 해서 '양'자가 들어간 조양산으로 바꾸었다고 ..... 해요.
사방이 뻥 뚫린 조양산의 조망.
따뜻한 날씨가 좋아
여기서 둘러앉아 점심을 먹습니다.
밥, 샌드위치, 떡을 나눠먹고는 사과, 토마토, 키위, 파인애플을 먹은 다음 커피와 홍차까지 마시고 나니, 배가 아주 빵빵해 졌지요.
오늘이 정선 장날(2, 7일)이라서 시장에 들렸다 갈껀데, 수수부꾸미랑 전병도 먹지못할 정도의 빵빵한 상태로
조양산을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도 만만찮습니다.
기우산이든 조양산이든 어느쪽을 들머리로 잡는다해도, 양쪽 모두 가파른길은 어쩔 수 없어요.
양지꽃이죠?
가파른 계단과
가파른 내리막길은 차도(車道)에 내려서기까지는 계속되죠.
체육시설이 있는 공원을 지나
공사하느라 어수선한 성불사를 지나고
또, 가파른 계단
이제 완전히 다 내려왔습니다.
정선 제1교를 건너서, 아라리공원 주차장으로 가는 길옆에는 쥐똥나무가 흰꽃을 피워서,
쥐똥나무꽃 향기는 사방으로 퍼져가고,
조양강 저편에는 모 tv의 '나 혼자 산다'에서 기안84와 헨리가 정선터미널에서 만나, 덕우리 개울까지 걸어가던 그때의 그 터널이 보이고,
정선 시장의 공연을 보며,
산나물과 뻥튀기 등 저마다 필요한 물건을 사들고 돌아오는 길.
대관령에는 안개가 자욱히 끼었습니다.
산행코스 : 신월리 농가 → 우암사 → 기우산 → 조양산 → 성불사 → 정선 1교 → 아라리공원 주차장
(6.8km, 3시간30분 소요)
<기우산>
기우산(祈雨山 물빌이산 869.9m)은 금대봉(金臺峰 1,418m)의 한소리 마을에서 시작한 동대천이 조양강으로 흘러드는 지점에 정선읍을 내려다보며 솟아있는 산이다.
기와집이 유별나게 많아 와평(瓦坪)이라 부르는 신월리 마을사람들은, 예로부터 가뭄이 들면 물빌이산 정상의 기우단이나 우암사 뒤 바위에서 기우제를 지냈다.
기우산은 정상 아래에 석이바위라는 멋진 조망처가 있다.
과거 기우제를 지내던 장소로, 정선역쪽의 시가지와 동면 일대 첩첩한 산릉 경치가 멋진 곳이다.
이렇듯 제각각 뛰어난 조망대를 가진 기우산과 조양산 능선길을 연결, 소요시간 3~4시간의 한나절 코스를 만들었다.
정선읍내가 반달모양이 된 것은 바로 이 기우산~조양산 능선 때문이다. 남으로 내리닫던 조양강물을 정면으로 받아내어 반원형으로 굽돌게 했다.
이 곳 물빌이산에서 기우제를 지냈던 연유는 알 수 없지만, 이 산에서 기우제를 지내고 내려오면 얼마가지 않아 정말 비가 쏟아지곤 했다고 한다.
이 산에는 북에서 서쪽으로 반원을 그리며 약 380m 길이의 연대를 알 수 없는 테뫼식 산성이 허물어진 채 윤곽만 남아 있다. 그리고 산 아래에서 정상까지 폭 약 2.5m, 1m 깊이로 옛 산성길이 뚜렷하게 이어져 있다.
대동지지에는 "정선 동쪽 5리에 782척의 고성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양산(朝陽山 645m)은 정선읍의 안산(案山)으로, 원래 이름은 대음산(大陰山)이었는데, 1760년(영조 36) 군수 최창유(崔昌兪)가 대음산의 '음(陰)'자가 불길하다 하여 조양산으로 바꾸었다.
남산이라는 옛이름도 있고, 북실리 방향에서 보면 상투 모양을 하고 있어 상투봉이라고도 부른다.
고양산(高陽山)에서 발원한 조양강(朝陽江)이 조양산 주위로 흐르다가 동강(東江)으로 흘러들어가 한강에 합류한다.
조양산 정상에서는 군청소재지를 한눈에 볼 수가 있으며 가을철 단풍과 겨울철 백설은 절경을 이루고 굽이굽이 흐르는 조양강 푸른물은 등산객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 준다.
오래 전부터 정선읍민들이 운동삼아 오르내리던 동네 산이지만 정상에서의 조망과 높이감은 높은 산에 못지않게 뛰어나다.
정상에 서면 읍소재지인 봉양리와 북실리, 애산리가 내려다보이고 비봉산과 가리왕산도 눈에 들어온다. 정상에서 30분 내려가면 불암사가 있다.
정선 5일장(2일,7일)과 연계한 여행·등산코스로 유명하다. 조양산 등산로가 이미 오래전에 나있기는 했지만, 1~2시간 만에 산행이 끝나서 조금 싱거운 맛이 있다.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기우산~조양산 연결 코스의 개설이었다고 한다.
정상에서의 조망과 고도감은 고산준령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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