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철쭉 산행 - 서리산, 축령산

adam53 2022. 5. 19. 22:52

2022. 5. 17

장미꽃 내음이 향기로운 날,

경기도에 있는 2개의 산 '서리산'과 '축령산'으로 떠납니다.

축령산자연휴양림 버스전용주차장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50분, 3시간 정도를 달려왔네요.

서리산 철쭉동산에는 아직 철쭉꽃이 피어 있을까?

꽃이 피어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 길옆 화장실도 들릴 여유도 없이 그냥 지나칩니다.

해당화가 피었어요.

해당화는 동해안 바닷가 모래사장에서 자라는 것만 봐 왔었는데,

산속에서도 잘 자라는군요.

휴양림 주차장에서 조금 걸어 올라오니 들머리가 나옵니다.

일단 올라가 보자구요.

돌탑 옆으로 길이 나 있네요.

멀리, 여기까지 왔는데 서리산만 다녀오면 산행시간과 거리가 너무 짧아서 안되겠죠?

그래서 축령산을 돌아올려고 해요.

잣나무 숲길을 갑니다.

가평은 잣의 고장이죠. 특히 축령산과 서리산 일대에는 우리나라 최대의 잣나무 숲이 자리 잡고 있는데요,

잣나무가 조림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24년 도유림사업소가 문을 연 뒤라고 합니다.

가평은 산이 많은 고장으로 잣나무가 자라기 좋은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기에, 일본인들은 그 점을 간파하고 잣나무의 종자를 생산하기 위한 채종지로 조성한 것이라고 해요.

오늘은 무척 덥군요.

초여름에 접어 든 날씨는 바람 한 점도 없구요.

등산로에는 먼지가 말도 못하게 날립니다.

한발 한발 뗄 때마다 먼지가 아휴~

이정도로 심하게 날리는 건 여태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올 봄 내내 여기는 비 한번 안 온것 같드군요.

숲 그늘이라고는 하지만, 사정없이 내리쬐는 햇빛에 몸은 금새 녹초가 되어 시들 시들해집니다.

잠시 숨 좀 돌리고 ...

연두색 나뭇잎을 보면 조금은 시원한 느낌이 들어요.

철쭉동산에 다 와 갑니다.

우리가 너무 늦게 온 탓에, 꽃은 기다리다 지쳐서 지고 있었죠.

꽃잎은 땅에 떨어지며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

위로 올라갈 수록 그나마 약간의 꽃을 봅니다.

서리산의 철쭉은 연분홍색입니다.

강원도 정선 두위봉의 철쭉과 같이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꽃이네요.

축령산의 명성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은 서리산이 유명해 진 것은,  화채봉에서 정상까지 약700미터의 철쭉동산 철쭉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철쭉산행지로 유명해졌대요.

면적이 그리 넓은 건 아니지만,

힘들게 올라 와 꽃동산을 보다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전망대에서 정상쪽을 바라보면, 한반도 모양의 꽃무리를 볼 수 있다는데

일주일 쯤 전에 왔다면 아래의 사진같은 모습을 볼 수 있겠더라구요.

철쭉과 단풍나무 우거진 사잇길로 갑니다.

붉은병꽃이 철쭉과 어우러져 아름답네요.

철쭉이 지는 자리에 병꽃이 피어, 아주 예뻐요.

서리산 정상에 다 왔군요.

해발 832m의 서리산.

경기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의 경계에 있는 서리산은 북서쪽이 급경사를 이루고 있는데,

서리가 내려도 녹지않아 늘 서리가 있는 것 같이 보여 서리산이라고 한대요.

축령산으로 가요.

여기서 3km도 채 안되는걸요.

사람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군요.

우리들처럼 철쭉산행을 온 타지역 산악회 회원들인데,

의외로 꽃피는 시기를 못맞추고 온 산악회가 많았습니다.

서리산에서 축령산 가는 길은 능선길이라 걷기 편하군요.

축령산은 '비룡산' 또는 '오득산'으로 불렸는데,

조선의 태조 이성계가 등극하기 전 이 지방에서 사냥을 즐길 때 지은 이름이라 전해진다고 해요.

고려말에 이성계가 사냥을 왔는데 유독 축령산에서만 짐승이 잘 잡히지 않아,

정신을 바짝차리고 재빠른 동작으로 사냥을 하게되는데, 이 빠른 동작이 마치 용이 나는 듯하다는 의미에서 비룡산이라 했구요,

또, 짐승사냥이 시원치 않자 신령스런 곳이기 때문에 사냥이 안된다고 판단하고,

산신제를 지내고나니 한꺼번에 멧돼지를 다섯마리나 잡았기 때문에 오득산이라 불렀다 하는데,

여하튼 이때부터 고사를 올린 산이라 하여 축령산이라 불리게 되었다는 그런 얘기가 전해옵니다.

능선길 걷는 게 너무 심심할까봐,

짧게나마 로프구간이 있는 이런 곳을 내려와,

헬기장사거리에 왔습니다.

12시가 조금 넘은 시간.

그늘밑에서 점심을 먹고 갑니다.

평평하고 너른 헬기장이 좋아 사진 한방 찍고가는 아지매들.

밥 먹고 간식 먹고 물까지 마시고나서 , 배가 빵빵하게 부르니까 아주 씩씩하게 걷는군요.

지금은 병꽃의 계절.

지나가는 등산객들 보고 붉은병꽃이 반갑다고 인사합니다.

이 산중에 이처럼 아름답게 피었는데, 봐주는 사람 없으면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또 그늘밑에 모여있는 사람들.

절골 삼거리

여기서 밥 먹고,  바로 내려간대요.

축령산으로 가지않고

높은 계단이 나타났지만, 요정도야 뭐 암것도 아니죠.

진달래와 철쭉은 어떻게 다른지 아십니까?

개화시기로 보면 진달래는 3월중순에서 4월상순에 피고, 철쭉은 4월상순에서 5월상순에 핍니다.

그리고, 진달래는 꽃이 피고 나서 잎이 나오지만, 철쭉은 잎이 나오고 난 뒤에 꽃이 피죠.

또, 진달래는 먹을 수 있지만, 철쭉은 독성이 있기에 먹으면 안됩니다.

마지막으로, 철쭉은 꿀벌을 유인하기 위해 꽃 속에 깨처럼 보이는 반점이 있는데, 이 반점은 꿀샘으로 곤충을 유인합니다만 진달래는 그런게 없죠.

------------------------------------  위 사진의 보라색꽃은 벌깨덩굴입니다.

철쭉꽃 시 한 수 감상하며 갑시다.

 

철쭉꽃

       안도현

그대 만나러 가는 길에 철쭉꽃이 피었습니다.

열일곱 살 숨가쁜 첫사랑을 놓치고 주저앉아서

저 혼자 징징 울다 지쳐 잠든 밤도 아닌데,

회초리로도 다스리지 못하고

눈물로도 못 고치는 병이 깊어서,

지리산 세석평전

철쭉꽃이 먼저 점령했습니다.

어서 오라고

함께 이 거친 산을 넘자고,

그대, 눈 속에 푹푹 빠지던 허벅지 높이만큼

그대, 조국에 입 맞추던 입술의 뜨거움만큼.

하나 더

 

분홍 철쭉

         홍사성

 

가만히 고개 숙인 그대를 바라보네.

조용히 늙어가는 그대를 바라보네.

언제나 봄꽃이었던 그대 생각에 목이 메네.

하나만 더

 

철쭉꽃

      나태주

 

아내와 더불어 뜨락에

불붙듯 피어난 철쭉꽃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여보, 당신이 차마 그러실 줄은 몰랐어요.

철쭉꽃이 된 전생의 내 또 한 아내

본마누라 시앗 보듯 시샘하며 눈흘기며,

우리 둘한테 하는

하염없는 핀잔 소리도 들리는

오늘은 다시 맑은 5월 하루 어느 날.

전생의 햇살이 따라와

나무 그늘 아래 곱게 수놓인

5월 하루 그 같은 날.

어느새 나는 두 여자 사이에 끼어

눈치 보느라 어쩔 줄 몰라 하고,

아내 또한 얼굴이 빨개져서

몸 둘 바를 몰라 하네.

마지막으로 하나 더

 

흰 철쭉

       이윤학

차마,

너에게 하지 못한 말

한 마디 한 마디

잘한 일이다.

연초록 잎사귀 뜯어

살짝 데쳐

초고추장에 찍어 먹지 않은 거

잘한 일이다.

뻔질나게

벌이 들락거려도

입 다물지 못하는.

축령산에 왔네요.

태극기가 바람에 펄럭입니다.

가끔씩 정상에 가면 태극기가 있는 산이 있는데요,

그 국기(國旗)를 볼 때면 애국심이 샘물처럼 마구 마구 솟아나는 것 같더라구요.

조망도 좋은 데, 주위의 산도 한번 둘러봐야죠?

5월은 푸르러요.

오월

     김용택

연보랏빛 오동꽃 핀

저 화사한 산 하나를 들어다가

"이 산 너 다 가져"하고

네 가슴에 안겨주고 싶다.

오월

    복효근

괜찮겠어요

물으니

오월이잖아요

그가 짧고 아프게 웃었다

이 푸른 산을 보느라면 마음도 푸르게 물들어가죠.

떡깔나무잎이 반짝 반짝 윤이 나요.

나무잎이 이렇게 꽃처럼 예쁠 수가 있을까요?

정상을 내려오니까

헬기장이 또 있어요.

서리산이 부드러운 육산이라면, 축령산은 좀 거친 돌(바위)길입니다.

가는 길에는 기암(奇岩)들이 있어 볼거리도 있지만,

암릉구간도 있어 조심해야합니다.

남이장군바위 '남이바위'에서 잠시 쉽니다.

남이 장군( 1441년 ~ 1468년)이 어릴 적 무예를 닦았다는 남이바위.

유자광의 거짓 고변을 들은 예종이 스물여덟의 남이장군을 죽이자, 이 지역 사람들이 그 영혼을 위로하고자 남이와 관련이 있는 이 산을 축령산으로 이름 지었다는 그런 얘기도 있답니다.

축령산 정상에서 동쪽 방향으로 가평 남이섬이 있는 것을 보면, 남이 장군 유래설이 근거가 없는것도 아니라는.....

바윗길을 걷고

또 걷고...

싱그러운 풍경들을 눈에 가득 담으며

홍구세굴과 수리바위 갈림길에 왔습니다.

조선조 홍씨 성을 가진 판서가 늦도록 후세를 잇지 못해 애를 태우던 중, 이곳 축령산에 올라 제단을 쌓고 지성으로 기도를 한 결과 후세를 이었으며, 자손대대로 가문이 번창하였다고 하는 홍구세굴.

어느 길로 가면 좋을까 의논한 결과

'집 가까이 있다면 홍구세굴 방면으로 내려가는 것도 좋지만, 큰 맘먹고 여기 가평까지 왔기에 수리바위쪽으로 내려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수리바위로 가는 길은 멋지네요.

커다란 바위와 소나무가 만들어 내는 이런 풍경들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수리바위.

바위가 독수리 머리같아 보여요.

바위틈의 소나무도 멋지구요.

뒤돌아서서 본 독수리바위.

거의 다 내려왔어요.

잣나무숲길은 내리막길이라 브레이크가 안 잡히는 것 같았지요. ㅎ

이름도 모르는 이 나무밑에는 커다란 나뭇잎이 바닥에 쫙 깔려 있고,

휴양림에 도착했어요.

축령산의 울창한 수림과 계곡을 이용하여 조성한 자연휴양림은 삼림욕장, 휴게소, 체육시설, 놀이시설, 야영장 등 편의시설이 두루 갖추어져 있어

조용한 숲속에서 가족과 함께 하룻밤의 좋은 정감을 느낄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그런 곳이라고 해요.

정성바위를 잠깐 보고 갈께요.

1947년 경, 이 마을에 사는 이씨 성을 가진 이가 딸 만 넷이 있고 아들이 없어 대를 잇지 못하게 되자,

이 바위에 100일 기도를 한 뒤에 아들을 낳게 되었다하여 동네에서 이 바위를 정성바위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제1주차장.

검은색 승용차가 있는 왼쪽길로 내려 왔습니다.

1주차장에서 2주차장까지는 몇분정도 걸어가야 해요.

철쭉꽃은 참 예쁘죠!

오른쪽으로 내려가면

휴양림 입구가 있고,

여기서 오른쪽으로 가면

버스전용주차장과 제2주차장이 있습니다.

서리산 철쭉산행도 여기서 마쳐야 겠네요.

오늘은 8.5km를 걸었구요, 3시간 4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서리산, 안녕 ~ 

축령산도 안녕 ~ 

산행코스: 제2주차장 - 화채봉 - 철쭉동산 - 서리산 - 억새밭삼거리 - 절골 - 축령산 - 남이바위 - 수리바위 - 제1주차장 - 제2주차장 (8.5km, 3시간 40분)

 

 

축령산(祝靈山 887.1km),  서리산(霜山 832m)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과 가평군 상면 행현리 경계를 이루는 축령산은, 한북정맥에서 가지를 쳐 나온 산이다.

축령산은 주능선을 경계로 서쪽은 자연휴양림, 동쪽은 150ha에 달하는 잣나무단지로 이루어져 있다.

이 잣나무 단지는 예전부터 축령백림이라 하여 잣 생산지로 전국에서 제일로 꼽는 곳이다.

축령산은 조선조 때 비룡산, 또는 오득산으로 불렸는데, 조서태조 이성계가 등극하기 전 이지방에서 사냥을 즐길 때 지은 이름이라 전해진다.

유독 축령산에서만 짐승이 잘 잡히지 않아 정신을 바짝차리고 재빠른 동작으로 사냥을 하게되는데, 이 빠른동작이 마치 용이 나는 듯하다는 의미에서 비룡산이라 했고, 짐승사냥이 시원치 않자 신령스런 곳이기 때문에 사냥이 안된다고 판다느 산신제를 지내고 나니 한꺼번에 멧돼지를 다서마리나 잡았기 때문에 오득산이라 불렀다는 것이다.

서리산은 축령산 북서쪽으로 절고개를 사이에 두고 5km정도 거리에 있으며 이 두 산이 축령산자연휴양림을 분지처럼 휘감고 있다.

축령산에 가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서리산이 정상 300미터아래 철쭉동산의 철쭉지대가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철쭉철에 찾기 시작하였다.

수령 20여년이 넘는 키가 큰 철쭉은 흰색에 가까운 연분홍 철쭉이다.

철쭉은 철쭉동산 언덕에 면적은 크지않지만 서울에서 별로 멀지않고 교통이 편리해 수도권에서 멀리가지않고도 철쭉을 즐길 수 있는 철쭉산행지이다.

만개시기는 5월10~20일 사이에 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