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푸른 5월의 산행 - 원주 치악산

adam53 2022. 5. 6. 09:35

2022. 5. 3

나뭇잎이 연두 연두한 싱그러운 5월, 치악산 비로봉으로 갑니다.

오늘의 산행들머리는 '부곡탐방지원센터(횡성근 강림면 부곡리 901-1)'

천사봉전망대를 거쳐서 비로봉으로 간 다음, 구룡사로 내려 갈려고 합니다.

버스에서 내려 부곡민박 옆길로 가요.

민박집 마당가에 핀 라일락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히네요.

부곡탐방로라고 써 있죠? 그리로 갑니다. 부곡탐방지원센터에서 가는 건 첨이거든요.

치악산 비로봉은 황골탐방지원센터에서 입석사를 지나 쥐너미재전망대를 거쳐 정상으로 가던가

구룡사를 지나 사다리병창길로 올라갔었는데,

오늘 가는 이 길 - 횡성 강림면의 부곡탐방지원센터를 들머리로 삼아 치악산 정상으로 가는게, 가장 완만한 탐방 코스라고 하네요.

길옆의 집 마당가에 핀 꽃.

요즘은 이렇게 이름도 모르는, 처음 보는 화초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포장도로를 한 1.5km 정도 걸어왔을 때, 부곡탐방지원센터가 있네요.

이제 숲길로 접어듭니다.

과일나무겠죠?

묵밭 가장자리엔 빨간꽃, 흰꽃이 핀 나무가 줄지어 서 있고...

큰무레골로 갑니다.

노루삼꽃이 하얗게 피어났어요.

삿갓나물도 쥐눈같은 새까만 꽃을 피웠구요. 

노루삼도 삿갓나물도 유독성식물이므로 그냥 눈으로만 보는게 좋겠죠?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에, 말발도리도 흰꽃을 피웠어요.

 

족두리풀도 보일락 말락 수줍게 꽃을 피웠구요.

이제 막 올라 온 단풍취는 솜털이 보송보송해요.

치악산은 올라가기가 힘든 산입니다.

‘악(岳)자 붙은 산은 험하다’는 속설처럼 ‘치를 떨고 악을 쓰며 오르는 산’이라고해서 치악산이라 하죠. 

새 봄도 치악산을 올라가는 게 힘들어서 쉬엄 쉬엄 오다보니, 이제야 나뭇잎이 파릇 파릇 돋아납니다.

천사봉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저 멀리 비로봉이 보이는군요.

미륵불탑도 보이구요.

전망대의자에서 잠시 쉬어갑니다.

원주시와 횡성군사이 차령산맥에 있는 1,288m 높이의 치악산은, 가을 단풍이 아름다워서 적악산이라 불렀다고 해요. 

그러다가, 구렁이에게 잡힌 꿩을 구해준 나그네가 그 꿩의 보은으로 목숨을 건졌다는 전설에 따라 꿩치(雉)자를 써서 雉岳山(치악산)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쉼터에서는 잠시라도 쉬어 가야해요.

쉬어가라고 만든 곳이니까요.

 치악산과 은혜갚은 꿩의 전설은 이렇습니다.

옛날 경북 의성에 사는 한 나그네가 이곳을 지나다가  꿩을 잡아 먹으려는 구렁이를 쳐서 꿩을 구하였다.

그날 저녁 여인 혼자 사는 집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되었는데, 그 여인은 죽은 구렁이의 아내로서 원수를 갚기 위해 사람으로 변신하여 그를 유인한 것이었다.

밤중에, 여인은 구렁이의 몸으로 나그네를 휘감아 죽이려했는데 한가지, 자정이 되기 전에 폐사가 된 상원사의 종이 세번 울리면  살려주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도저히 종을 울릴 방법이 없어 죽음만을 기다리고 있는데 종이 세번 울려왔다.

먼동이 트고 상원사로 올라가 보니 종루 밑에 꿩이 죽어 있었다. 꿩이 머리로 종을 쳐서 종을 3번 울린 것이었다.

그 후에, 꿩이 죽음으로써 은혜를 갚았다고 하여 이 산을 치악산으로 불렀다고 한다는 .....

치악산 남대봉 가는 길에 있는 상원사에 가면, 은혜갚은 꿩의 전설이 있는 그 종(鐘)을 볼 수 있습니다.

복원한 鐘이긴 하지만...

치악산을 오르는 길 중에서 제일 순하다고 하는 부곡코스는, 딱히 볼거리는 없네요.

황골에서 입석사로 올라가는 길이 부곡코스 만큼 오르기가 수월하고, 볼거리도 여기보다는 낫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황골코스를 추천합니다.

진달래나무는 잎부터 뾰죽 내밀었어요.

아마도 이 봄에는 꽃을 피우지 않을 작정인가 봅니다.

산이 높으니까 계단도 높아요.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네요.

돌탑이 보여요.

여기까지 오는 동안, 헬기장은 2곳이 있었죠?

바위틈에 자란 진달래의 꽃이 피었네요.

괜시리 반가운거 있죠?

진달래꽃이 피면 그때부터 봄이니까요!

드문 드문 피었어도 꽃은 꽃입니다.

모든 꽃은 다 예쁘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추운 겨울이 다 지나가고 지금은 봄이라는 거.

신갈나무들은 추워서, 아직 겨울잠에서 깨지 않았어요.

노랑무늬붓꽃 한송이가 외롭게 피어나, 반갑다고 손을 흔드네요.

이제 다 왔어요.

이 계단을 올라가면 정상입니다.

'올라오느라 수고많았어'

정상에 오면 제일 먼저 만나는 산신탑이 인사합니다.

용왕탑

남쪽에 있는 탑은 용왕탑.

북쪽에는 칠성탑이 있죠.

1,288m의 비로봉.

치악산의 주봉입니다.

조망이 좋은데 주위의 산은 둘러 봐야죠?

저기 향로봉이 보이는 군요. 

향로봉은 상원사에서 남대봉으로, 거기에서 조금 더 가면 있죠.

곧은재.

남쪽의 용왕탑

이 3개의 탑은 원주에서 제과점을 운영하던 용창중(용진수)이란 분이 쌓았다고 전해집니다. 

산신령이 나타나, 혼자힘으로 3년안에 비로봉 정상에 3기의 돌탑을 쌓으라고 하는 꿈을 꾸었다고 해요.

그래서 용씨는 1962년 9월부터 1964년까지 5층으로 된 돌탑을 쌓았었는데요,

1967년과 1972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돌탑이 무너졌고 이를 다시 복원하였답니다.

그러다가 1994년 이후 세차례에 걸쳐 벼락을 맞아 무너진 것을,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복원해 현재에 이르고있다고...

구룡사로 내려가는 길은 사다리병창길 그리고 계곡길이 있는데, 오늘도 사다리병창길로 내려갑니다.

악명 높은 등산로 사다리병창길은, 가파르고 험한 산행코스로 유명한 길이죠.

‘사다리병창’이란 바위모양이 사다리를 곤두세운 것 같다고 하여 부른 이름이구요.

'병창'이란 영서지방의 방언으로 ‘벼랑’ 또는 ‘절벽’을 뜻한다고 합니다.

사다리병창길로 가는 계단 시작점에 있는 이 탑이 '칠성탑'입니다.

까마득히 내려다 보이는 계단을 내려갑니다.

연두색으로 물드는 산이 참 예뻐보입니다.

이래 보여도 이건 상당히 가파른 계단이에요.

그렇게 보이죠?

험난한 사다리병창길은 올라갈 때는 죽을 맛이지만, 내려올 때는 그런대로 재미가 있죠.

그래서 치악산을 찾을 때마다 내려올 때는 이 길을 택합니다.

경치도 좋거든요.

산과 길

         - 김문희 -

 

비탈진 산을 오를 때

길은 숨이 차다.

길이 지날 때

산은 몸을 잘린다.

산의 상처를 따라

길은 달리고

길에 잘리면서

산은 평원에 이른다.

산이 있어 길은 깊어지고

길이 열려 산이 일어선다.

끝내 길은 산에 묻히고

아직도 산은 길을 기다린다.

사다리병창길은 경사가 급하므로, 긴장하면서 조심 조심 내려와야 합니다.

서두르지말고 천천히 내려와야 다치지 않죠.

숨 좀 돌리고 가라고, 쉼터도 마련해 놓았거든요.

아래로 내려갈수록 푸르름은 더해가고...

'헬기구조 제2포인트'라..... 흠

전망대가 있어요.

'말등바위전망대'입니다.

전망대 건너편 산은 연두색으로 물들어가고 있네요.

산벚꽃도 지금 한창이구요.

바위모양이 사다리를 곤두세운 것 같다는 사다리병창은, 구룡사를 지나 세렴폭포 갈라지는 곳에서 부터 시작합니다.

내려오는 길이 진땀나는 곳.

구급함이 있는 이 부근은 봄이 한창입니다.

살랑 살랑 불어오는 바람이 뺨을 간지럽히고,

연분홍의 산철쭉도 꽃이 피었습니다.

행운

​       - 나태주 -

 

혼자 있을때

생각나는 이름 하나

있다는 건 기쁜 일이다.

이름이 생각날 때

전화 걸 수 있다는 건

더욱 기쁜 일이다.

전화 걸었을 때

반갑게 전화 받아주는

바로 그 한 사람

그 한 사람이

살면서 날마다 나의 행운

기쁨의 원천이다.

치악산은 주봉인 비로봉(1,282m)을 비롯하여 매화산(1,084m), 향로봉(1,043m), 남대봉(1,182m), 삼봉(1,073m) 등 1,000m 이상의 산이 남북으로 뻗어 하나의 산맥을 형성하고 있는데요,

산세가 웅장하고 경관이 뛰어나며 많은 문화유적이 산재해 있어, 원주시를 포함한 일대가 1973년에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고,

그 후  총면적 182.1㎢이 1984년에 치악산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고 합니다.

사다리병창길도 이젠 다 내려왔습니다.

이 계단을 내려오면 끝나는 거죠.

여기는 정상에서 '계곡길'로 내려오면 만나게 되는 곳이기도 해요.

이 다리를 건너 오른쪽으로 난 소롯길끝에 세렴폭포가 있는데,

70m쯤 가면 폭포가 있다는데 매번 그냥 지나칩니다.

치악산도 다 내려와,

대곡안전센터를 지나고

미나리냉이와

철쭉꽃이 어우러진

대곡공중화장실앞 다리를 건너 구룡사로 갑니다.

여기는 흰병꽃이 많군요.

어딜 가든 붉은병꽃이 눈에 띄던데...

다리 우측에 구룡사가 보입니다.

구룡사를 잠깐 보고갈께요.

구룡사는 신라 문무왕 6년(666)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대웅전 자리에 9마리의 용이 살고 있는 연못을 메우고 사찰을 창건하여 구룡사(九龍寺)라 하였으나,

조선 중기에 거북바위 설화와 관련하여 현재의 명칭인 구룡사(龜龍寺)로 개칭하였다고 전해진다고 해요.

또한 『치악산 구룡사사적』에 따르면 신라말의 고승 '도선국사'에 의해 창건되었다고 한다네요.

구룡사는 의상과 아홉용에 얽힌 전설이 전해오는데요,

원래 대웅전 자리에는 연못이 있었는데, 그 곳에는 아홉 마리 용이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의상은 치악산을 향해 가던 중 사방을 살펴보니 동쪽으로는 주봉인 비로봉이 솟아 있고, 천지봉의 낙맥이 앞을 가로지른데다가 계곡의 경치 또한 아름다워 이곳은 절을 세울만한 곳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연못을 메워 절을 지으려고 용들과 도술시합을 했다죠?

용들이 먼저 솟구쳐 올랐대요. 그러자 뇌성벽력이 치고 산들이 모두 물에 잠겨 버렸다는군요.

용들이 흐뭇해하며 주변을 살피니, 의상은 비로봉과 천지봉에 줄을 걸어 배를 매놓고 그 안에서 자고 있었대요. 

다음은 의상이 움직였죠.

부적을 한장 그려서 연못에 넣자 연못이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고 용들이 뜨거워 날뛰었는데,

그때 놀란 용 여덟마리가 절 앞산을 여덟조각 내면서 동해로 도망치고, 한 마리는 눈이 멀어 함께 도망가지 못하고 못에 머물렀다고 해요. 그래서 절 이름도 구룡사(九龍寺)라 했구요.

 

세월은 흘러 절이 퇴락하게 되었고, 어느 날 한 노인이 나타나 절 입구의 거북바위 때문에 절의 기가 약해졌으니 그 혈을 끊으라 했다는군요. 그랬더니 절이 더 힘들어졌고 폐사가 될 지경이었는데,

이번에는 한 도승이 나타나 훈수하기를, 거북의 혈맥을 끊어서 절이 쇠락해졌으니 그 혈맥을 다시 이으라고. 그래서 절 이름이 구룡사(龜龍寺)로 바꾸었다고 하는 그런 야그가 전해옵니다.

구룡사는 종각을 佛音閣이라 하는군요.

일주문도 圓通門이라 하구요.

산도 푸르고, 들도 푸르고 하늘도 푸르고

우리의 마음도 푸르른 5월의 첫 산행이였던, 치악산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산행코스: 부곡탐방지원센터 - 큰무레골 - 천사봉전망대 - 비로봉 - 사다리병창길 - 구룡사 - 야영장주차장

              (13.5km, 5시간 30분)

 

 

<치악산 1,288m> 

차령산맥의 줄기로 영서(嶺西)지방의 명산이며 강원도 원주시의 진산(鎭山)이다.

주봉우리인 비로봉(飛蘆峰:1,288m)을 중심으로 북쪽으로 매화산(梅花山:1,084m), 삼봉(三峰:1,073m)과 남쪽으로 향로봉(香爐峰:1,043m), 남대봉(南臺峰:1,182m) 등 여러 봉우리와 연결되어 있다.

능선이 남북으로 뻗어 있으며, 동쪽은 경사가 완만하고 서쪽은 매우 급하다.

 1973년에 강원도 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1984년 국립공원으로 승격되었다.

큰골·영원골·입석골·범골·사다리골·상원골·신막골 등 아름다운 계곡과 입석대·세존대·신선대·구룡폭포·세렴폭포·영원폭포 등 볼거리가 많다.

이밖에 구룡사(龜龍寺), 상원사(上院寺), 석경사(石逕寺), 국향사(國享寺), 보문사(普文寺), 입석사(立石寺) 와 같은 오래된 절이 많이 있다.  

문화재로는 구룡사 대웅전(龜龍寺大雄展:강원유형문화재 24)과 영원산성·해미산성 터·금두산성 그리고 원성 성남리의 성황림(천연기념물 93) 등이 있다.

등산로가 여러 곳에 열려 있어 매년 등산객과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