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2. 22
오늘은 석병산을 갑니다.
석병산은 정선군 임계면과 강릉시 옥계면에 걸쳐있는 산으로, 백두대간에 속하구요,
태백산맥의 줄기인 해안산맥(海岸山脈)에 우뚝 솟아있는 산이기도 합니다.
오늘의 들머리는 삽당령(강릉시 왕산면 목계리 산460-56)입니다.
날머리는 정선군 임계면 임계리 산 8-12 '백두대간 생태수목원(산림생태체험단지)'
강릉에서 삽당령 고개를 넘어서면, 왼쪽편의 등산로는 석병산으로 가는 길이구요,
오른쪽은 화란봉, 석두봉을 거쳐서 닭목령으로 갑니다.
2곳 다 백두대간이 지나는 길이죠.
석병산이라는 이름은 '돌이 병풍을 두른 것 같다'고 해서 그리 부른답니다.
또한, 석병산의 높이는 1,055m 이지만 삽당령이 680m이니까, 375m만 더 올라가므로 별로 힘들지 않다고 봐야죠?
겨울산의 색깔은 무채색마냥 좀 어둡습니다.
머지않아 봄이 찾아와 새싹이 돋고 꽃들이 피어나면, 이 산도 언제 그랬냐는 듯 엄청 예쁠테지요.
길은 먼지만 폴폴 날립니다.
적당히 눈도 오고 비도 와야하는데, 겨울 가뭄이 계속되는 군요.
눈이 언제 내렸었는지, 잔설이 남아 있어요.
이 산에도 온통 참나무 뿐입니다. 소나무는 거의 눈에 띄질 않아요.
조릿대도 점점 퍼져가고 있구요.
쌀쌀한 날입니다. 바람도 조금 불어대고...
석병산은 두어번 다녀간 적이 있습니다.
오늘처럼 삽당령에서 정상을 거쳐 '백두대간 생태수목원'으로 내려 간 적이 있구요.
정선 임계면의 백봉령(백복령)에서 생계령을 지나 정상까지 간 다음, '백두대간 생태수목원'으로 내려가기도 했었죠.
그러므로 初行은 아닌데도, 하두 오랫만에 오니까 처음 온 것 마냥 낯선 느낌이 듭니다.
바람은 점점 더 강해지고, 양 볼은 얼얼합니다.
손도 시려서 막 아파오구요.
쉴 곳도 마땅찮고
추운 날씨때문에,
오늘도 산행이 끝날 때까지 쉬지 않고 걸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울지 마라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외로움을 견디는 일이다.
공연히 오지 않는 전화를 기다리지 마라.
눈이 오면 눈길을 걸어가고
비가 오면 빗길을 걸어가라.
갈대숲에서 가슴 검은 도요새도 너를 보고 있다.
가끔은 하느님도 외로워서 눈물을 흘리신다.
새들이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고,
네가 물가에 앉아 있는 것도 외로움 때문이다.
산 그림자도 외로워서 하루에 한 번씩 마을로 내려온다.
종소리도 외로워서 울려퍼진다.
------ 정호승 '수선화에게'
2월도 거의 다 지나가는데,
저만큼에는 봄이 오고 있는데 여기는 왜 이리 추울까요?
지난 주 소백산에서 덜덜 떨던 생각이 납니다.
잔설 위를 스쳐 지나는 바람은 더 차가운 것 같네요.
찬바람 불고 추운 날,
김민기의 '봉우리' 詩노래나 하며 갈까요?
사람들은 손을 들어 가리키지
높고 뾰죽한 봉우리 만을 골라서
내가 전에 올라가 보았던 작은 봉우리 얘기 해줄까
봉우리……
지금은 그냥 아주 작은 동산일뿐이지만 그래도 그때 난
그 보다 더 큰 다른 산이 있다고는 생각지를 않았어
나한텐 그게 전부였거든….
혼자였지, 난 내가 아는
제일 높은 봉우리를 향해오르고 있었던거야
너무 높이 올라온 것일까, 너무 멀리 떠나온 것일까
얼마 남지는 않았는데…
잊어버려 일단 무조건 올라보는 거야
봉우리에 올라서서 손을 흔드는 거야 고함도 치면서
지금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냐
저 위에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 늘어지게 한숨 잘텐데 뭐
허나 내가 오른곳은 그저 고갯마루였을뿐
길은 다시 다른 봉우리로 거기 부러진 나무 등걸에
걸터 앉아서 나는 봤지 낮은 데로만 흘러 고인
바다 작은 배들이 연기 뿜으며 가고
이봐 고갯마루에 먼저 오르더라도
뒤돌아서서 고함치거나 손을 흔들어 댈 필요는 없어
난 바람에 나부끼는 자네 옷자락을
이 아래에서도 똑똑히 알아볼 수 있을 테니까 말야
또 그렇다고 괜히 허전해 하면서
주저 앉아 땀이나 닦고 그러지는 마
땀이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겠지 뭐
혹시라도 어쩌다가 아픔같은 것이 저며 올때는
그럴땐 바다를 생각해 바다….
봉우리란 그저 넘어가는 고갯마루일뿐이라구
하여 친구여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바로 지금 여긴지도 몰라
우리 땀 흘리며가는 여기 숲속의 좁게 난 길
높은 곳엔 봉우리는 없는지도 몰라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 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 ~ ♬
두리봉에 도착했습니다.
석병산까지는 1.6km.
거의 다 왔다는 생각이....
앞으로 800m 남았대요.
야호~
앞서 말했듯이 석병산은 힘든 산이 아닙니다.
오늘 날씨가 쌀쌀해서,
중무장을 해도 살갗을 파고드는 추위때문에, 오늘 산행이 조금 힘들뿐입니다.
조금도 쉬지 못하고 걷는 것도, 힘든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해요.
그래도 이젠 다 왔는걸요. ㅎ
여기서 왼쪽으로 올라갑니다.
오른쪽은 생계령과 백봉령으로 가는 것이구요.
석병산이 보이네요.
바람은 말도 못하게 불어댑니다.
소백산에서 불던 바람은 저리 가라에요.
진짜 장난이 아닙니다.
이 멋진 경치도 제대로 감상할 수 없다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바람없고 따뜻한 날의 석병산은 얼마나 멋있는데요?.
매서운 강풍에 서 있기도 힘드네요.
가랑잎처럼 날려갈 것 같습니다.
바윗돌에 기대어 간신히 앞 산을 찍어봅니다.
이 사진 좀 보세요.
얼굴이 바짝 얼은게 눈에 보이지요?
그래도 여기 왔다 간 흔적은 남긴다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한장 남깁니다.
정상 바로 밑에
밧줄을 잡고 10m정도 좁은 길을 가면 '일월문'이 있습니다.
이 날은 내려갈 엄두를 내지 못할 정도로 눈이 엄청 쌓여 있었는데요,
조심스럽게 한발 한발 내딛으며 이 길을 찍었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 사진이 없네요.
그래서 몇년전에 찍었던 사진을 보여드립니다.
내려가는 길이 조심스러워 그렇지, 내려가면 아주 멋진 모습을 보게 됩니다.
발밑에는 눈도 있고, 낭떠러지라서 간신히 찍은 사진입니다.
따뜻한 계절에 여기를 찾은 山友들은 바위 꼭대기까지 올라 가 사진을 찍기도 하지만,
진짜로 조심하지 않으면 위험합니다.
뒷편이 천길 낭떠러지거든요.
눈길이라 겁이나서 남 다 안오는 데를, 온 보람은 있네요.
일월문입니다.
바위가 둥그렇게 구멍이 뻥 뚤려있는데요,
구멍밖으로 보이는 건너편 산이 보기좋아서 오는 곳입니다.
사진 솜씨가 없어 볼 품이 없는데요,
눈 만 없었다면, 과거에 찍었던 위의 사진처럼 찍을 수 있었는데.......ㅠㅠ
이 일월문 부근은 조심, 조심, 조심해야 하는 곳입니다.
아까 그 갈림길에 왔습니다.
아이젠은 착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눈길을...
이정표가 좀 훼손되었는데요,
여기에서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갑니다.
또 다른 길 하나는 백봉령으로 가는 건데, 날머리를 수목원이냐, 백봉령이냐에 따라 길이 갈라지는 거죠.
뒤돌아본 그 갈림길.
지금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입니다.
여기는 눈도 없어요.
통나무의자 쉼터를 지나고
잣나무인지 낙엽송인지 구별이 안되는 이 숲 저끝에는 작은 개울이.....
바람한 점 없이 포근한 개울가에서 간단히 요기를 합니다.
오늘 처음 쉬어보는 군요.
낙엽송 숲길을 따라
계곡길을 내려가고...
징검다리를 몇번 건너고
개울을 다 건너오자 '입산통제' 현수막이 보여요.
여기는 국립공원이 아닌데도 입산통제를 하는군요.
봄철만 되면 동해안은 산불이 자주 발생하므로 그러는가 봅니다.
수목원에서 운영하는 펜션에 도착했다고 해서, 다 온건 아니에요.
이 도로를 한참 걸어가야 수목원주차장이 있거든요.
개울 건너편에는 데크길이 있지만
그냥 포장도로를 따라 걷습니다.
이제 다 왔어요.
저기 버스가 보이는군요.
여유롭고 즐거운 산행을 했으면 좋았을 산행,
날씨 때문에 서둘러 걷기 바빴던 석병산 산행을 여기서 끝냅니다.
네,다섯시간 걸리는 산행을 3시간 반에 마쳤다니 쫌 그렇죠?
산행코스: 삽당령 - 두리봉 - 석병산 - 갈림길 - 백두대간 생태수목원(생태문화체험단지)
10km, 3시간 30분
* 삽당령에서 생계령, 백봉령(백복령)으로 갈 때의 지도 (백두대간 길)
<석병산 1,055m>
석병산은 정선군과 강릉시의 경계에 위치해 있는 산으로서, 백두대간에 속하며, 태백산맥의 줄기인 해안산맥(海岸山脈)에 우뚝 솟아있다.
전체적인 산세는 능선이 북서쪽에서 남쪽으로 길게 이어져 있으며,
북쪽과 동쪽사면은 급경사지만, 남쪽과 서쪽사면은 대관령과 같은 저기복의 평탄면을 이루고 있는 흙산이다. 하지만 정상부는 3개의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가운데 암봉 하단부에는 일월문(日月門)이라는 둥근 구멍이 뚫려 있는데 그 구멍 너머는 천길 낭떠러지이다.
이외에도 비선굴, 가셋골굴, 영밑굴 등 아름다운 기암괴석이 병풍처럼 두르고 있다.
또한 남동쪽 지역은 석회암 지대인 카르스트 지형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신비로운 비경(秘境)을 간직한 여러개의 석회동굴이 발견되고 있다.
조망도 우수하여 정상부에 오르면 사방으로 백두대간과 태백산맥의 수많은 고산준령(高山峻嶺)들이 물결처럼 다가오는데, 특히 동쪽으로는 높은 마루금들 너머로 푸른 동해바다가 바라다 보인다.
석병산이라는 이름은 "돌 석(石), 병풍 병(屛)"자로서, 정상부의 암봉이 '병풍을 두른 것 같이 보인다'고 하여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석병산은 강원도 정선군 임계면과 강릉시 옥계면에 걸친 백두대간에 솟은 산으로 북쪽에 만덕봉(萬德峰 1,035m) 서쪽에 대화실산(大花實山1,010m), 서남쪽에 노추산(魯鄒山1,322m), 동남쪽에 자병산(紫屛山873m)등이 숨겨진 우리산 244산이다
동쪽 사면은 급경사를 이루고, 서쪽사면은 대관령 부근과 같은 저 기복의 평탄면이 임계리, 송현리, 송계리 등지에 나타나 일찍부터 인간의 생활무대로 이용되어 왔다
동남쪽의 백봉령(白봉嶺)은 정선 - 동해를 연결하는 주요 교통로로 42번 국도가 지나고 있다.
석병산과 대화실산 사이의 삽당령(揷堂嶺)에는 강릉-태백을 연결하는 35번 국도가 통과하고 있으며
임계면사무소가 있는 송계리는 일찍부터 교통의 요지로 발달하였다.
삽당령에는 임업시험장 동부육종장이 있고, 인근 송현리에는 국립산림과학원 산림종자연구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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