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산행하려고 찾은 산.
장군바위산은 대관령면(도암면)에 있습니다.
병내리의 대원사 절 가는 길에서 시작하구요, 한바퀴 휘 돌아오는게 3시간 밖에 안걸린다 해요.
밭 사이의 농로로 갑니다.
길옆 감자밭에는 그물망을 씌워 놓았네요.
'채종포'라서 벌, 나비같은 곤충들이 들어가서 수정을 못하도록 막은 것이라 해요.
그러니까 종자 보존을 위한 것이죠.
정말로 망 밖에는 곤충들이 새카맣게 달라붙어 있더라구요.
여름배추는 아주 튼실하게 잘 자라고 있었구요.
가는 방향으로 직진을 하면,
이정표가 있어요.
땅이 좀 질어요.
우리 꽃 '야생화'를 만납니다.
미나리냉이를 시작으로
길 양쪽에는 고광나무 흰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습니다.
멀찍이서 보면 찔레꽃처럼 보여요.
애기똥풀도 잘 자라고 있었구요.
뱀이 자주 다니는 풀밭에 핀다는 '큰뱀무'도 보여요.
뱀무와 큰뱀무는 구별하기가 좀 어려운데요,
보통 꽃의 크기로 구분한다지요.
------------------------- 꽃 크기가 1cm정도면 뱀무, 2cm 정도면 큰뱀무.
개망초가 자라는 이 넓직한 풀밭까지 왔어요.
우리나라 전국 방방곡곡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개망초.
이제는 토착화해서 원래부터의 우리꽃 같은 생각이 듭니다.
개망초 얘기를 좀 더 하면은요,
을사늑약 이후 일본에서 우리나라에 철도를 건설할 때, 철도 침목에 묻어 들어와 철로변부터 번지기 시작한 게 온 나라에 뿌리를 내려, 나라를 망하게 한 꽃이라 하여 백성들이 망국초(亡國草)라 부르다가
그 후에 망초(亡草)가 되었다고 합니다.
나중에는 더 비하하여 개 字를 붙여 개망초가 되었다는 얘기가 있다고 해요.
이 고개 저 고개 개망초꽃 피었대.
밥풀같이 방울방울 피었대.
낮이나 밤이나 무섭지도 않은지,
지지배들 얼굴마냥 아무렇게나
아무렇게나 살드래.
누가 데려가주지 않아도,
왜정때 큰고모 밥풀 주워 먹다 들키었다는
그 눈망울.
얼크러지듯 얼크러지듯 그냥 그렇게 피었대.
개망초 (유강희 詩)
개망초풀밭에서 오른쪽 산길로 접어듭니다.
정상까지 2.3km 된대요.
박새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습니다.
이파리도 큼직 큼직하지만 꽃대는 키를 넘는군요.
축축한 길섶에는 미나리아재비가 살짝 얼굴을 내밀었어요.
장군바위산은 그냥 숲길을 걷는 산입니다.
고성의 소똥령처럼 여름에 걷기 좋은 곳이구요. 육산이라서 순한 산입니다.
큰꽃으아리가 많이 피어 있어요.
큰꽃으아리도 그리 흔한 꽃이 아닌데, 여기는 많이 피었네요.
참 예쁘죠?
은대난초도 흰꽃을 피웠구요.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네요.
마을에서 그리 멀리 떨어진 곳도 아닌데,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도 하나 없어요.
바람한점 없는 습한 날이라 땀이 비오듯 합니다.
이곳은 옛날 부족국가인 예맥의 태기왕이 잠시 나라를 세웠던 곳이라고....
또한, 평창군을 에워싼 북쪽의 오대산(1,563m), 동쪽의 발왕산(1,458m), 남쪽의 가리왕산(1,560m)산 등 20여개의 크고 작은 산들 중에서 장군바위산은 막내둥이에 해당한다고 해요.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며 가는데,
앞에 우람한 바위하나가 나타났습니다.
이게 장군바위인데요,
장군바위는 인근에 사는 마을사람들이, 옛날부터 이곳에서 기우제 같은 제사를 지내며 신성시 해 온 바위라고 합니다.
장군바위앞을 내려갈 때는 조심해야 합니다.
발 디딜곳이 마땅찮아서 애 좀 먹어요.
한 곳을 어렵게 내려가면, 이내 로프를 타고 내려가야 하는데 여기도 조심해야 해요.
어떤 곳인지 짐작가겠죠?
한편으로는 산행하는 재미가 이런게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어요.
민백미꽃도 눈에 많이 띄는군요.
정상까지 가는 동안, 노린재나무 하얀꽃도 많이 피었어요.
정상에 거의 다 왔군요.
50m 가면 된대요.
바람이 붑니다
가는 빗줄기들이 옥색실처럼 달려오고
나무들이 춤을 춥니다
그대에게
갈까요 말까요
내맘은 절반이지만
날아온 가랑비에
내 손은 젖고
내 맘도 벌써 다 젖었답니다
봄비 (김용택)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까지 오는데 2시간 정도 소요됐어요.
점심을 먹기엔 이른 시간이지만, 밥 먹고 가기로 합니다.
내려가는데 1시간 정도밖에 안걸리니까요.
주변에는 감자란이 여기저기 보입니다.
선밀나물도 보이고
사방은 은방울꽃 밭이에요.
멋지고 근사한 바위들이 많아요.
우람한 바위들도 있구요.
높은다리는 사실상 날머리이구요.
가파른 산길을 내려오니 졸졸졸 개울물 소리가 들리고
축축한 길가에는 벌깨덩굴과,
광대수염과,
졸방제비꽃이 무리지어 피었습니다.
민가 뜨락에는 자주달개비,
해당화도 붉게 피었구요.
이게 '높은다리'라네요.
'높은다리'라고 해서 구름다리를 생각하며 잔뜩 기대했었는데,
조그만 개천을 건너는 그저 그런다리에요.
왜 '높은다리'라 이름 지었는지 궁금증만 더해가고....
이 다리를 건너면 바로 유천리 버스정류장이 있습니다.
여기까지 왔는데 산행시간이 짧아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드는군요.
아무튼 대관령을 넘어 평창군에서의 짧은 산행은 여기서 끝냅니다.
산행코스 : 숫돌골 - 호랑 바위 - 깔딱고개 - 장군 바위산 - 백일평 계곡 - 높은다리 ( 7km, 3시간)
장군바위산 (1,140m)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병내리와 유천리 사이에 있다.
인근의 오대산 명성에 눌려 아직까지 일반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산이다.
등산인들의 손때가 거의 묻지 않아 태고적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 숨쉬고, 정상 부근에 볼수록 신기한 장군바위 등
기암괴석이 수놓고 있어 더욱 신비롭다.
정상에 서면 북쪽으로 오대산 정상인 비로봉을 비롯해서 동대산, 노인봉, 황병산이
장쾌하게 병풍을 친듯 시야에 와 닿는다.
동쪽으로는 대관령목장을 뒤덮은 설원이 흰비단을 펼친듯 부드럽게 보인다.
남쪽으로는 발왕산과 용평스키장이 멋진 파노라마를 연출하며, 서남쪽 아래로는 영동고속도로와 은빛으로 빛나는
오대천이, 서쪽으로는 태기산과 계방산이 파도가 일렁이듯 보인다.
장군바위는 인근 마을 사람들이 옛날부터 기우제를 지내는 등 중요한 제사를 이곳에서 지내며 신성시 해온 바위이다. .
※장군바위산은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신선바위, 코끼리바위, 호랑바위 등
각각의 형상을 한 바위들이 가는 길목마다 지키고 있는 아름다운 산으로 특히,
청정한 자연 환경과 맑은 물이 흐르는 백일평 계곡을 끼고 내려오는 보기 드문 지역으로,
등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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