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도 거의 다 지나가던 날,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가 있음에도 소백산으로 길 떠납니다.
대관령휴게소를 지나면서 조금씩 흩뿌리던 비는, 횡성과 원주 쯤에는 제법 막 쏟아져 오늘 산행은 어렵겠다는 생각에, 山友들 표정은 어둡습니다.
영주시 풍기읍 삼가리 '삼가탐방지원센터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비가 멎어서 참 다행이다 싶었죠.
하늘도 잔뜩 흐린 상태라 산행하기에는 아주 쾌적한 날씨였구요.
비에 젖은 붓꽃은 더 청초해 보입니다.
소백산은 몇번 다녀 갔었댔죠.
어의곡에서 비로봉, 연화봉을 거쳐 희방사로,
늦은맥이에서 비로봉을 지나 천동탐방지원센터로 가기도 했고,
비로사(삼가주차장)에서 비로봉과 연화봉을 지나 희방사로 내려 간 적도 있습니다만,
오늘은 또 다른 길 - 삼가탐방지원센터에서 비로봉과 국망봉, 초암사, 죽계계곡으로 내려가 영주 순흥면의 배점주차장으로 갑니다.
소백산맥중에는 희다, 높다, 거룩하다를 뜻하는 말에서 유래한 백산(白山)이 여러개 있는데,
그 중 작은백산이라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 소백산(小白山)이라고 한답니다.
소백산은 충북 단양군 가곡면과 경북 영주시 순흥면, 경북도 봉화군 물야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면적은 320.5㎢나 된다네요.
1987년 12월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구요.
주차장에서 달밭마을까지는 포장도로를 걸어야 해요.
달밭골로 접어듭니다.
길 왼편으로 비로사 일주문이 보이지만, 비로사를 들려볼 시간이 없어 안내문만 보고 가요.
왠지 이 '달밭골 명품마을'은 가 보지않아도 무척이나 예쁠 것 같은 생각이 드는군요.
갈림길에서는 왼쪽길로 가고...
지금부터 비로봉까지 5.5km를, 한번 걸어 볼까요?
쭉 쭉 곧게자란 나무는 잣나무.
쉼터에서는 오른쪽으로 가죠.
눈, 비 올 때는 땅이 젖어 미끄럽고 질척거릴까 봐, 디딤돌을 깔아놓았네요.
애기나리
이 바위는 양반바위라 한 것 같았는데..... 흠.
비에 젖은 나뭇잎은 연두색의 푸른물이 뚝 뚝 묻어날 것 같구요.
철쭉꽃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해요.
정상이 멀지 않은가 봅니다.
안개가 자욱히 끼었네요.
설악산 토왕성폭포 가는 길처럼,
올라가고 올라가도 계단 또 계단.
끝이 없을 것 같은 계단을 올라 가다가, 점심을 먹고 가기로 했죠.
아무래도 비로봉 정상에서는 춥고 바람이 불 것 같은 예감이 들어...
간단히 먹는 점심인데도 손이 시려서 먹을 수 가 없어요. 몸도 막 떨려오고.......
올라왔던 계단을 한번 내려다 보고,
위를 향해서 한걸음 또 한걸음.
평소 같았으면 꽃이 핀 능선이 참 예뻤을텐데...
안개 낀 이 풍경도 멋지네요.
안개는 점점 더 짙어가고
소백산 안개에 마음도 젖어갑니다.
비로봉(1439.5m).
정상에 도착했다는 기쁨은 아주 잠깐.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때문에 서 있기 조차 힘들어요.
서 있는 건 고사하고, 눈을 뜨는 것도 힘들 정도로 불어대는 바람에 서둘러 자리를 뜹니다.
그냥 얼어죽을 것만 같아요.
체감온도는 영하 20도쯤 되는 것 같더라구요 !!
어의곡과 국망봉가는 길은 완만한 능선이고,
주변엔 주목군락지가 있건만, 안개로 인해 흐릿한 모습만이 눈에 보여요.
뼈속까지 파고드는 추위를 이기려고 막 뛰어갑니다.
산행하면서 뛰면 안되는건데.....
능선길을 앞으로 앞으로 가면 국망봉으로 가는거고, 가다가 왼쪽으로 꺾으면 어의곡으로 가고...
안개속에서도 멋진 풍경은 눈에 들어오죠.
소백산에는 다양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어요.
벌깨덩굴도
연령초도,
참개별꽃도 볼 수 있죠.
피나물 꽃봉오리도 보구요.
은방울꽃과
산철쭉과
큰앵초도 만날 수 있구요.
광대수염은 물론,
두루미꽃과
나도옥잠화(나도옥잠란) 등 많은 종류의 야생화를 만남니다.
야생화의 寶庫이죠.
시간이 넉넉한데도, 너무 빨리 걸었나 봐요.
조금씩 지쳐가고,
비교적 평탄한 길인데도 쥐가 납니다.
얼마를 더 가야 국망봉에 도착할까요?
그대 만나러 갈땐
그대 만날 희망으로
숨쉬고
그대 만나고 돌아올땐
그대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희망으로
또한 나는
숨 쉽니다.
------ 희 망 (나태주)
300m를 가면 국망봉이 있대요.
국망봉은 어떤 모습일까 생각하며 걷는 길.
비가 자주 흩 뿌리네요.
그냥 비를 맞으며 가기에는 많이 온다 싶고,
비옷을 입으려고 하면 멎고....
가다보면 또 비가 오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매한 상황속에서 걷고 또 걸으며 국망봉을 향해 갑니다.
國望峰(1,421m)에 도착했습니다.
국망봉은 비로봉(1,439m) 다음으로 높은 봉우리라고 해요.
국망봉이란 이름은 신라 말에 경순왕이 고려에 투항하자, 마의태자(麻衣太子)가 은거지를 찾아 금강산으로 가는 도중 경주를 바라보며 망국의 눈물을 흘렸다는 설도 있구요.
선조(宣祖) 때 수철장(水鐵匠) 배순(裴純)이 왕이 승하하자, 왕성을 바라보며 3년 동안 통곡하였다는 설에서 유래한다고도 한답니다.
나라가 어려울 때, 선비들이 한양의 궁궐을 향해 임금과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였다고도 하는 國望峰.
쥐오줌풀도 들여다 보면 예쁘죠.
기기묘묘하게 생긴 바위를 보면서 발길을 돌립니다.
늦은맥이재가 아닌 비로봉 방면으로 300m 간다음, 왼쪽편으로 내려갈꺼예요.
가다가 뒤돌아서서 다시 한번 국망봉을 봅니다.
여기를 또 올 기회가 있을까요?
국망봉에서 300m 오면, 국망봉 삼거리 이정표가 있죠.
여기서 왼쪽에 있는 계단으로 갑니다.
둥글레꽃 보면서 가다가 돼지바위를 만났어요.
돼지바위는 높이 3m, 폭 2m, 길이는 5m 크기의 커다란 바위로, 마치 돼지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 '돼지바위'라 부르는데요,
이 바위를 만지면서 소원을 빌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해, 전국 각지에서 이 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고 해요.
돼지해에 돼지띠 사람들이 이 바위를 찾아와서 소원을 빌면, 모든 일이 뜻대로 이뤄진다고도 해요.
그리고 이 돼지바위는 세계유산 부석사, 최초 사액서원 소수서원, 한국문화테마파크 등과 함께 영주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떠오르고 있다고 합니다.
바위 틈새로 솟아나 졸졸 흐르는 샘물.
이 물이 낙동강의 발원지인가 봅니다.
이 바위는 봉바위라고 한대요.
지금은 없어진 석륜암 절터 바로 뒤에, 커다란 바위가 하늘로 날려고 하는 큰 봉황(鳳凰)의 모습을 하고 있어 봉바위라 부른다는데요,
높이 18m되는 이 바위 아래 신라시대의 古刹 '석륜암'이 있어, 절을 찾아 온 신도들이 정성을 다하여 주야로 기도하면 바라는 소원이 꼭 이루어졌다는 얘기가 전해오고 있다는 군요.
여기가 낙동강 발원지라고 하는군요.
세종실록지리지 경상도편과, 정약용의 경세유표 3권 天官修制 郡縣分隸篇(천관수제 군현분예편)에 소백산이 낙동강의 발원지라고 기록되어 있다고 해요.
이 하얀 알갱이는 우박입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우박이 막 쏟아졌거든요. 비도 안오면서,
별일 다 많죠?
300m가면 초암사가 있답니다.
초암사에서 배점주차장까지는 600m되구요. 거의 다 왔어요.
여기서 왼쪽으로 가면 '소백산 자락길'인데요,
풍기읍의 달밭골 명품마을과 삼가탐방지원센터로 가는가 봅디다.
순흥면 배점리에서 초암사에 이르는 계곡을 죽계구곡이라 하는데,
옛날 퇴계 이황선생이 계곡의 절경에 심취하여, 물 흐르는 소리가 노래소리 같다하여 각 계곡마다 걸맞는 이름을 지어주며 죽계구곡이라 불렀다 한다고 해요.
초암사 대적광전.
위의 안내문을 보면 초암사는, 의상대사가 호국사찰을 세우고자 산수 좋은 이 곳에 초막을 지어 임시거처를 정하고, 명당자리를 골라 부석사를 세운 뒤, 초막을 지었던 곳에 절을 지어 초암사라 했다 합니다.
초암사는 6.25전란에 병화를 맞아 쇠락의 길로 가는 것을,
이보원 스님의 노력으로 6.25사변 후 다시 지어 현재의 절 모습을 하고 있으며,
현재 도유형문화재인 3층석탑과 동부도, 서부도 등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종각
이젠 소백산 산행도 마무리합니다.
비로봉 정상의 그 세찬바람과 추위 그리고 간간히 내리는 비와 안개속을 산행했지만,
넉넉하고 아늑한 어머니의 품처럼 완만한 능선이 여성적인 소백산을 다시 가 볼 수 있어,
산행하는 내내 행복한 마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배점주차장에서 비와 땀에 젖은 옷을 갈아입고 돌아옵니다.
산행코스: 삼가매표소 →비로사 →비로봉 →백두대간로 →국망봉 →죽계계곡 →초암사 →배점주차장
( 13.3km, 5시간 40분)
* 이 코스는 보통 6~7시간 걸린다 해요.
소백산 (1439.5m)
소백산은 국토의 척추 산줄기인 백두대간의 허리나 다리뼈와 같은 중부 내륙의 산으로
충북과 경북의 도계를 이루며,
원만한 산줄기의 웅장미로 시선를 집중 시키는 "천상의 화원" 이라는 별명의 산이다.
지리산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철죽명산'이면서 눈과 바람으로 "설경제일명산"이라는 명성의 산.
산자락에는 천년고찰 부석사, 희방사, 비로사,초암사 및 구인사 등을 품고 있는 한국 불교의 요람지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사액서원인 소수서원이 있는 산이다.
소백산은 충청 북도 단양군과 경상 북도 영주시 사이의 소백 산맥 줄기에 있는 산이다. 해발 1,440m인 비로봉을 중심으로 북쪽의 국망봉 · 신선봉, 남쪽의 연화봉 · 제2연화봉 등 험준한 봉우리들이 이어져 있다.
이 산은 예로부터 우리 민족이 신성시하여 온 산 중의 하나이다.
삼국 시대에는 고구려 · 백제 · 신라가 국경을 마주하던 산으로, 역사적으로 수많은 슬픔과 기쁨을 남기기도 하였다.
이 산의 북서쪽에는 비교적 평평한 고지대가 펼쳐져 있는데, 이 곳에서 단양 고수리 부근의 남한강으로 흘러드는 국망천이 시작된다. 산의 남동쪽은 비교적 가파르며, 이 곳에서는 낙동강 상류의 지류인 죽계천이 시작된다. 죽계천을 따라 내려가면 석륜 광산이 나오고, 이 곳을 지나쳐 내려가면 초암사가 나온다.
한편 석륜 광산에서 북동쪽으로 고개를 넘어 내려가면 아름다운 골짜기가 나타나는데 이 곳에 석천 폭포와 성혈사 등의 명소가 있다. 이 골짜기에서는 연어과에 속하는 민물고기인 산천어가 서식한다.
소백산의 남서쪽은 완만한 능선이 이어지는데 능선을 따라 내려가면 연화봉이 나타나고, 다시 4km 정도 내려가면 제2연화봉이 나타난다.
제2연화봉에서 남쪽으로 2km 가량 떨어진 곳에 우리 나라 제일의 천체 관측소인 국립 천문대가 있으며, 천문대 남쪽 2km 지점에 죽령이 있다. 이 곳으로 중앙선 철도가 통과한다.
제2연화봉의 동남쪽 기슭에는 신라 선덕 여왕 때에 지었다는 유명한 절 희방사가 있다.
소백산의 웅장하면서 완만한 산등성이와 끝없이 펼쳐지는 운해는 울창한 삼림, 아름다운 계곡과 어울려 장관을 이룬다. 이러한 경관을 보기 위해 많은 등산객이 찾아든다.
소백산 일대는 예로부터 산삼을 비롯한 많은 약초가 자라고 있어 지금도 약초를 캐기 위하여 이 산을 찾는 사람이 많다. 근처의 풍기읍은 이들 약초의 집산지가 되고 있다.
소백산은 웅장한 산악 경관과, 주변에 부석사 · 온달 산성 등 명승 고적이 많아 일대와 함께 1987년 12월에 소백산 국립 공원으로 지정되었다. 국립 공원 안에는 구인사 · 희방사 · 부석사 · 보국사 · 초암사 · 비로사 · 성혈사 등 여러 절과 암자가 있다.
또한 이 곳은 삼국 시대에 국경의 요새였기 때문에 여러 곳에 성터가 남아 있다.
초암사를 거쳐 국망봉에 오르는 계곡에 초암 산성의 석성벽이 있고, 부석사 뒷산 봉황산의 산등성이 부근에도 성벽의 흔적들이 있다.
또, 죽계 계곡 · 어의 계곡 · 석천 폭포 · 연화 폭포 · 희방 폭포 등 아름다운 계곡과 폭포, 기암 등이 곳곳에 널려 있다.
소백산은 봄에는 철쭉꽃, 겨울에는 설화가 만발하는 산이며 1987년 12월 국립공원 제18호로 지정되었다. 여성적인 산의 상징이기도 하다.
소백산은 우리 민족의 영산이며, 영남지방의 진산으로 알려져 왔다.
태백산에서 서남으로 갈린 산맥이 구름 위에 솟아 경상도, 강원도, 충청도 3도의 경계를 지으면서 서남쪽으로 구불구불 백여리를 내려뻗어 일으킨 소백산은 영주, 예천, 단양, 영월 4 고을의 배경이 되어 고장의 평화와 행복을 수호하며 기품있는 선비의 풍모처럼 맑고 수려한 기상의 영기 어린 성산이다.
또한 지맥의 흐름으로는 한반도의 척추 부분에 해당하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특히 소백산 허리를 감돌아 오르는 아흔아홉 구비의 죽령은 영남의 3대 관문 중 하나로서, 그 옛날 과거길 선비들의 수많은 애환이 서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주봉인 비로봉(1,439.5m)에는 천연기념물인 주목이 군락을 이루고 있으며,
나라가 어려울 때 선비들이 한양의 궁궐을 향해 임금과 나라의 태평을 기원하였다는 국망봉(1,421m)과
소백산천문대가 있는 연화봉(1,394m), 그 옛날 산성의 흔적이 남아 있는 도솔봉(1,315m) 등 많은 산봉우리들이 연이어져 있다.
소백산 중턱에는 신라시대 고찰 희방사와 비로사가 있으며, 희방사 입구에는 영남 제일의 희방폭포(28m)가 연중 시원한 물줄기로 피서객들을 즐겁게 맞고 있다.
특히 해마다 5월이면 철쭉꽃의 장관과 상수리나무 숲터널은 소백산의 아름다움을 더해주고 있으며
연중 6개월 정도 백설로 뒤덮혀 있는 비로봉은 '한국의 알프스'로 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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