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대관령 [곤신봉] 가는 길

adam53 2021. 5. 26. 11:00

2021년 5월 22일

오늘은 곤신봉을 가 보려고 해요.

강릉 성산면 보광리의 보현사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보현사 담장길을 걸어갑니다.

석가탄신일이 3일전이었기에 알록달록한 연등은 그대로 있네요.

'낭원대사탑비'를 지나

종각 옆 돌계단을 오르고

저기 파란 철문뒤로 돌아갑니다.

300미터 쯤 가면 낭원대사탑이 있음을 알려주는 방향이 아니구요.

이 소롯길을 조금 가면 개울이 나오고

얕은 개울을 건너, 앞에 보이는 동그란 돌맹이와 나무사이로 길을 따라 올라가요.

지금부터는 계속 오르막길입니다.  낭원대사탑길 같이 줄창 올라가야만 해요.

능선길도 하나 없는 길이죠.

그렇지만 걷다보면 이리 멋진 소나무도 만나고

아직은 어린 참나무 숲도 만나고

바위쉼터도 만나죠.

병꽃도 만나구요.

풍력발전기 오른쪽아래 살짝 보이는 바위는 '삿갓바위'랍니다.

좀 더 올라가서 보면 삿갓을 쓴 것 처럼 보인다네요.

길가의 키작은 나무에 작은꽃이 피었어요.

종처럼 생긴, 색깔도 옅은 꽃이 잉증맞게 피었네요.

이 나무의 이름은 무엇인지?

이 바위에서 목 좀 축이고 갑니다.

산 윗쪽에는 철쭉이 아직 피어있네요.

아까 조금밖에 안 보이던 '삿갓바위'가 보이는군요.

같이 간 山友가 이름지었냐고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네요.  

오래전부터 그리 불렀다고 ......해요.

두루미꽃을 만났어요.

울릉도의 성인봉과 소백산 두곳에서만 보았을 정도로, 좀처럼 눈에 띄질 않는 꽃인데

여기서 보다니..... !

숲길을 걸어나오니 탁 트인 풍경.

대관령 삼양목장 草地에 도착했습니다.

목장 풀밭에는 야생화들이 반갑게 맞아줍니다.

쥐오줌풀과

민들레와

은방울꽃,

그리고 요강나물까지 환하게 웃으며 반깁니다.

요강나물은 공기습도가 높고 부엽질이 많은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는 식물인데, 선종덩굴이라고도 하죠.

까무스러한 꽃이 요강을 닮았다고 해서 그리 이름지어 졌다고 해요.

--------------------------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하고 그를 부를 때는

우리들의 입 속에서는 푸른 휘파람 소리가 나거든요.

바람이 부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몸을 흔들까요.

소나기가 오는 날의 풀잎들은

왜 저리 또 몸을 통통거릴까요.

그러나 풀잎은

퍽도 아름다운 이름을 가졌어요.

우리가 '풀잎', '풀잎'하고 자꾸 부르면,

우리의 몸과 맘도 어느덧

푸른 풀잎이 돼 버리거든요.

                            -----------  풀잎 (박성룡)

 

넓디 넓은 풀밭은 이국적이죠.

그리고 이 소나무는 볼 수록 멋지구요.

보고 또 보아도, 자꾸만 보고 싶어집니다.

사료용으로 들여 온 키 큰 식물.

목장은 이 풀로 뒤 덮혀서 잔디밭처럼 보입니다.

저기 보이는 저 길 끝에는 오늘 가려던 '곤신봉'이 있습니다.

풀밭에는 온통 민들레꽃 천지.

밤하늘의 별처럼, 반짝이는 보석처럼 예쁘게 피었어요.

곤신봉으로 가면서 돌아 본 선자령 쪽.

산도, 나무도 5월의 싱그러움으로 푸르게 물들었습니다.

나도냉이꽃.

전국의 냇가 주변 및 습지에서 자라는 두해살이풀이라고 해요.

뿌리잎은 모여 나고, 줄기잎은 어긋나며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다 하는군요.

곤신봉에 도착했습니다.

삼양목장 있는 곳을 곤신봉이라 하지만, 어디가 곤신봉인지 늘 궁금해 했었는데 드디어 오늘 와 보네요.

곤신봉을 지나 이 길따라 가면, 삼양목장의 전망대가 있지만 사유지라서 갈 수 없습니다.

입장료를 내고 들어 온 목장 관람객들만  셔틀버스를 타고 전망대를 갑니다.

'곤신'이라는 이름은 강릉부사가 집무하는 동헌(칠사당)에서 볼 때 서쪽에 있고,

옛날의 방위용어로 곤신(坤申)에 위치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해요.

이 줄기에는 명당자리가 많아 묏자리로 많이 쓰이지만, 여기에서 부는 바람은 너무도 세차 곤신봉을 향해서는 산소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는군요.

곤신봉은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 사천면 사기막리,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3개의 지역에 걸쳐 있는 산인데요,

북쪽으로는 매봉, 소황병산, 노인봉, 진고개로 이어지구요,

남쪽으로는 선자령, 새봉, 대관령으로 이어진답니다.

요 꽃은 '풀솜대'입니다.

전국 각지의 산지 숲속그늘에 자라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이죠.

어린잎과 줄기는 나물로 먹구요.

처음의 그 풀밭으로 내려와 소나무밑을 지나는데,

-----------------------    저 그림같은 소나무를 오래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나뭇가지는 불에 그을린 듯 검게 보이고, 솔잎도 누렇게 말라가고 있어 곧 죽을 것 같아 보였어요.

풀밭 가장자리로 해서 선자령 쪽으로 갑니다.

요것은 졸방제비꽃~

사실 이 풀밭은 밟고 다니면 안되는 겁니다.

대관령 삼양목장이 산림청으로 부터 목장용지로 임차하여 관리하는 국유림이고, 사유지라서 일반인들은 출입하는 안되는 곳입니다.

소 먹이로 쓸 풀을 키우는 곳이기도 하구요.

선자령을 향해 가다가

'위험'을 알리는 입간판을 지나 나무있는 쪽으로 갑니다.

오늘의 하산은 계곡길입니다.

안 가본 길도 갈 요량이죠.

숲그늘에 핀 벌깨덩굴.

물참대 흰꽃이 피었네요.

보현사를 1.5km 앞두고, 지금부터는 개울을 건너기 시작합니다.

개울 이쪽 저쪽 잘 살펴야 길이 보입니다.

돌맹이들이 많아,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구요.

'관중'은  영화 '쥬라기 공원'에서 봤쥬?

물이 제법 많아서 빠질 듯, 빠질 듯 하면서 간신히 건너기를 11번이나 했네요.

이 길은 비 추천입니다.

그냥 올라갔던 길로 다시 내려오던가,

낭원대사탑길로 그것도 아니면, 대공산성길로 내려오는게 좋습니다.

계곡물에 발 담그고 씻을 게 아니라면, 이 길 말고 다른길로 내려오세요.

조릿대꽃은 많이 봤었죠?

산행하다 보면 꽃인 듯 꽃이 아닌 듯한 대나무꽃은 많이 봤을꺼예요.

보현사가 보이고

스님들이 가꾸는 밭도 보이고,

고추, 상추, 가지 등등 여러가지 작물을 심었네요.

연등꽃 터널을 지나면서 오늘 산행도 마무리합니다.

 

오늘은 8km를 걸었구요,

휴식시간 포함해서 4시간 20분 걸렸습니다.  계곡따라 내려오면서 지체한 것도 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