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랜만에 산행을 합니다.
근 4개월 가까이 쉬었다 하는 산행이라 짧은 코스를 택합니다.
유일사 주차장에서 주목군락지를 거쳐 천제단까지 간 다음, 당골로 내려 올 작정입니다.
문수봉을 돌아오는 코스는 하산시간에 늦을 것 같아 짧게 걸을려구요.
태백산은 백두산에서 시작된 백두대간이 금강산 설악산, 오대산, 두타산등을 거쳐 태백시 소도동에서 힘껏 솟구친 산입니다.
남성다운 웅장함을 지닌 1,567m의 고봉인 태백산은 옛부터 민족의 영산으로 알려져 왔죠.
태백산은 옛부터 "한밝뫼"라고 불리며 신령시되어 왔는데,
정상인 망경대에는 한민족의 시조인 단군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천제단이 마련되어 있어, 매년 개천절이면 이곳에서 단군제를
올립니다.
또한 신라시대에는 왕이 직접 태백산에서 제례를 올렸고,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에도 방백수령과 백성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태백산은 옛부터 삼한의 명산, 전국 12대 명산이라 하여 '민족의 영산' 이라 하죠.
가파르지 않고 험하지도 않아 초보자,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는 산이기도 하구요.
태백산은 겨울 눈꽃이 환상적이기도 합니다. 주목과 어우러진 눈꽃은 동화의 나라 같습니다
사길령에서 오는 길과 마주칩니다.
바닥에 깔린 눈은 아이젠을 신으면 좋고, 안 신어도 괜찮을 정도라서 그냥 가봅니다.
유일사 쉼터에서 잠시 가뿐 숨 고르고,
태백산에 오면서 유일사는 한번도 못 가봤네요.
쉼터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려가면 유일사 절이 있는데도, 한동안 쉬었던 터라 일행과 떨어지면 안되겠죠?
태백산에서 멧돼지를 만난적이 있는데요,
그때도 1월이었는데 딸랑거리는 배낭종 소리를 들어서 그랬는지 모르지만, 저만큼에서 돌아서 가더라구요.
배낭종소리를 싫어하는 山友도 많은데 산짐승 대부분이 금속음을 싫어해서 접근하지 않는다거나, 일행에게 내 위치를 알릴 때 등 '배낭종'은 여러모로 쓸모있는 물건이기도 해요.
태백산은 눈이 쌓여야, 산행하는 재미가 있죠.
그리고 태백산은 적설량이 많고 바람이 세차기로 유명해서 눈이 잘 녹지 않고 계속 쌓이는데,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이 눈을 날려 눈꽃을 만드는 예쁜산이라 1월에 많이 찾는 산입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따뜻해서 눈도 안오고 가끔은 비가 내려서 오늘도 사실 눈을 기대하지 않고 왔었는데,
다행이도 눈이 쌓였네요. 많은 양은 아니지만...
뒤돌아 보니 유일사 삼층석탑이 눈에 들어 와 당겨봅니다.
언젠가는 저기도 한번 가 봐야지 하면서....
주목군락지가 얼마 안남았어요.
주능선의 주목군락은 흰눈과 어우러지면 그야말로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이죠.
주목들을 만날 생각에 설렙니다.
여기서 부터는 주목들이.....
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입니다.
바람이 세찬 곳이라 엄청 추울꺼라고 예상했는데,
봄날입니다.
얼마나 따뜻한지 겉옷을 벗었는데도 전혀 춥지가 않아요.
봄이 멀지않은 때문일까요?
땀이 납니다.
천제단에 도착했지요.
주봉인 장군봉과 이웃한 망경대에 있는 천제단(天祭壇).
상고사를 기록한 <환단고기>에 의하면, ‘제5세 단군 구을(丘乙) 임술 원년(B.C 2099년)에 태백산에 천제단을 축조하라 명하고 사자를 보내 제사를 지내게 하였다’ 는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저 멀리 있는 천제단을 당겨보고...
천왕단에 왔습니다.
여기는 둘레 27m, 폭 8m, 높이 3m로 편마암으로 쌓은 원형 제단으로,
위쪽은 원형이고 아래쪽은 네모꼴인데, 하늘은 둥글고 땅은 모난다는 천원지방(天圓地方)의 사상을 나타낸 구도라고 합니다.
제단 중앙에는 ‘한배검’이라 새긴 자연석이 세워져 있죠.
이곳은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는 동안 방백수령과 백성들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고,
구한말에는 나라를 구하고자 우국지사들이 천제를 올렸던 곳이기도 합니다.
정상석 앞에두고 뒤돌아서서 왼쪽길은 망경사를 거쳐 당골광장으로,
오른쪽길은 문수봉으로 갑니다.
용정이 잇는 망경사로 내려갑니다.
망경사로 내려가는 등산로 옆에는 단종 비각이 세워져 있는데요,
이 비각은 영월 청령포에서 객사한 단종이 백마를 타고 와서 태백산신으로 좌정했다 하여 단종을 기려 세운 것이라 합니다.
망경사가 보입니다.
문수봉도 보이구요.
망경사는 신라시대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사찰로 6,25때 소실되었다가 1979년 중건한 건물이라 합니다.
경내에는 우리 나라 명수백선(名水百選) 가운데 으뜸으로 친다는 용정(井)이 있구요.
태백산은 명산이라 망경사, 백단사, 유일사, 만덕사, 청원사 등 많은 사찰이 산 자락 곳곳에 자리잡고 있기도 해요.
반재에서 오른쪽계단 - 당골로 접어듭니다.
잣나무숲길은 태백산의 또 다른 아름다움이죠.
당골계곡의 시작점......
단군성전에 잠시 들렸다 가요.
지난 19일에 끝난 눈축제 현장입니다.
이글루 카페 내부의 얼음의자는 아직 그냥 그대로 .....
당골광장엔 눈 조각이 남아 있지만, 포근한 날씨탓에 많이 녹았어요.
이 눈 조각품들은 설명절 때 까지만 놔둔다고 해요.
오랜만의 산행이라 3시간 반 정도 걸었는데도 다리에 알이 배겼네요.
앞으로는 종종 산행해야 겠습니다.
이제 여기서 끝냅니다.
산행코스: 유일사 주차장 - 유일사 쉼터 - 장군봉 - 주목군락지 - 천제단 - 망경사 - 반재 - 당골광장(8.4km, 3시간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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