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박눈이 내리는 아침
울산바위를 바라보며 미시령을 넘어
황태마을 용대리에 도착했습니다.
셔틀버스는 겨울이 다 지날 때 까지 운행을 안 한다네요. 백담사까지 걸어가기로 합니다.
명태가 귀해서 덕장이 비었어요.
이제 좀 걸어볼까요?
햇빛때문에 더 하얗게 빛나는 눈길
도란도란 우리들의 얘기와 웃음소리에 고요한 오솔길이 깨어납니다.
첩첩산중의 한 평범한 사찰
불교의 민중화를 위해 노력한 승려, 독립선언 발기인 33인중의 한 분으로 3.1독립선언문의 공약삼장을 집필한 독립운동가,
<님의 침묵>, <나룻배와 행인>, <복종>등의 시인으로 알려진 만해 한용운으로만 기억되던 사찰.
신라 28대 진덕여왕 원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백담사에는
1993.11.1 보물 1182호로 지정된 목조 아미타불 복장유물이 있답니다. 우리가 볼 수 있을까요?
백담사라는 이름은 설악산 대청봉에서 절까지 작은 담이 100개가 있는 지점에 사찰을 세웠다고 그렇게 부른다해요.
12대 대통령을 역임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유배생활 함으로써 더 유명해진 사찰 <백담사>로 가는 길.
----------------- 님은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님은 갔습니다.
푸른 산 빛을 깨치고
단풍나무 숲을 향하여 난 작은 길을 걸어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 한용운 <님의 침묵> 첫부분.
사찰에 들어서면서 최초로 통과하는 일주문.
기둥이 1개씩 있어 일주문이라 하지만 마음을 하나로 통일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이 일주문을 중심으로 승과 속, 지옥과 극락, 세속과 수행자와의 세계가 갈라지므로 경건하게 조용히 사찰에 들어가야 해요.
백담사 안내판 오른쪽으로...
수심교 다리를 건너면
백담사예요.
종각과
백담다원과
만해 기념관.
....................
명종 때 오세암을 중건한 보우스님의 시
오세암에서 출가했던 생육신의 한사람인 김시습의 시도 있구요.
극락보전과
종무소와
전대통령이 은거했던 화엄실도 있고
포교의 한 방법으로, 절 뒷편에 지어놓은 산신각도
만해교육관도 보입니다.
흰눈에 덮힌
고즈녁한 산사
양지바른 뜨락에 나란히 앉아
식사를 합니다.
무작정 앞만 보고 가지 말라고 합니다.
----------- 조급히 서두르지도 말라고 하는데
찬찬히 둘러볼 시간도 없이
서둘러 떠납니다.
아쉬운 마음에
한번 더 뒤돌아보고
만해스님의 유일한 제자, ------ 한국 선종의 맥을 이은 선승이며 여러 경전에 해박했고 글재주에도 뛰어났던,
그러면서 무소유의 정신을 철저히 지키며 살았던 근세의 고승인 춘성스님을 기리는 탑도 돌아보고
한폭의 수묵화같은
이 골짜기를
내려오는 길.
잘 가랍니다. 짜이찌엔 그리고 굿 바이~
----- 한사코 사진을 안 찍겠다는 임봉자씨의 예순두번째 생일을 축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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