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3. 24
주춤 주춤하며 한발짝 씩 다가 오던 봄이, 갑자기 우리곁에 성큼 다가온 날.
단양 '제비봉'은 어떤 모습으로 우릴 맞아줄까, 궁금증을 안고서 찾아 갑니다.

10시 35분
단양군 단성면 외중방리 151-1
얼음골 입구 도로옆에서 하차했습니다. 얼음골 들머리에는 주차장이 없습니다.

단양 '제비봉'은 단체산행일 경우 얼음골에서 시작해 장회나루로 내려가지만, 개인산행이라면 '장회나루 공원지킴터'에서 정상까지 올랐다가 도로 내려가야 합니다.



아직은 새싹들이 올라오기 전, 사방을 둘러보면 갈색의 황량하고 쓸쓸한 모습만 눈에 들어옵니다.

얼음골에서 정상까지는 가파른 오르막.

들머리에서 조금만 올라가면 이런 돌맹이들이 등산로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람만 봤다하면 으르렁대는 사나운 개들 처럼, 삐죽 삐죽한 돌맹이들이 발길을 쉽게 허락하지 않아 자꾸만 신경쓰입니다.

돌뿌리에 걷어 채일까 조심 조심 오르는 길

첫번째 계단을 만납니다.
얼음골에서 제비봉으로 가는 길은 이렇다할 볼거리도 딱히 없고, 조망도 없고, 가랑잎만이 나뒹구는 삭막한 길을 가므로 계단은 몇개나 되는지 세면서 갑니다. 106개.


'이 山 주인은 나야' 하듯이 신갈나무와 굴참나무가 산을 점령했습니다.
간간히 소나무도 보이긴 합니다만 설 자리를 빼앗긴 소나무들은 주변에서 점점 사라져 가고, 山 대부분은 참나무種類 나무들만 보입니다.

얼음골에서 정상까지는 1.8km 밖에 안됩니다.
그러나 거리가 짧은 대신 빡세기에 땀 좀 흘려가며 올라야 하는데

따뜻한 봄이 돌아와서 오늘 무진장 덥네요.

11시 05분
두번째 계단입니다. 같이 가는 동행도 없고 힘은 들고 그래서 또 세어봅니다. 155개.

세번째 계단은 118개


제비봉을 오르는 건 너무도 힘들다고 계단을 참 많이도 설치했군요. 월악산 국립공원에 속해 있는 때문일까요?


계단을 설치하기 전에는 이런 길을 올라갔었는데, 등산로 정비를 많이 한 덕분에 험(?)한 山인데도 불구하고 이제는 쉽게 오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참 고맙죠.

'제비봉'이라는 이름은 참 예쁘고 정겹습니다.
장회나루에서 유람선을 타고 구담봉 방면에서 바라보면, 제비가 날개를 활짝 펼친 형상처럼 보여서 그렇게 부른답니다.

제비봉은 가을 단풍으로 유명한 설마동 계곡을 끼고 있어 가을에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 중 하나이며, 앞서 언급했듯이 제비봉의 등산로 코스는 '얼음골 코스'와 '장회 코스' 2개가 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장회나루휴게소를 기점으로 하는 코스는 충주호의 아름다운 풍경을 끼고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멋진 풍경을 볼 수 있기에, 제비봉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은 거기서 올라갑니다.



11시 40분
겨우 한시간 남짓 걸었을 뿐인데 시장끼가 느껴집니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느라 힘이 빠져서 그런가 봐요. 그래서 정상을 500m 남겨두고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합니다.


배가 부르니까 힘이 나는 군요.

그래서 씩씩하게 계단을 오릅니다.



굴참나무들 대부분은 밑둥에서 부터 가지가 두갈래로 갈라져서 자라고 있습니다. 이 산에서는 그런 나무들이 유독 많이 눈에 띄네요.




이 계단을 오르면 제비봉 정상입니다.
이제 다 온 거죠.

나무들만 보면서 올라오는데, 시원스런 조망이 나타났습니다.
저만큼 소나무 가지 사이로 엄청 높아 보이는 산이 보입니다.

뾰족하게 솟아있는 금수산이 보이네요.
때마침 한줄기 바람이 볼을 스치며 지나갑니다. 탁 트인 조망과 부드러운 바람에 가슴속까지 시원해 집니다.



12시
해발 721m의 제비봉에 올랐습니다.

제비봉은 '블랙야크 명산100+' 인증장소입니다. 사진 한 장 찍고...


정상 바로 아래의 전망대에 들려 봅니다.

발 아래에 보이는 충주호의 푸른 강물이, 뱀처럼 구불구불 흘러갑니다.


구담봉은 지금 막 물속으로 들어가려는 악어같구요.

장회나루로 내려가는 길은 육산입니다.

12시 10분

공원지킴터까지 내려가는 길은 3.3km.
올라올 때는 1.8km, 도합 5.1km 밖에 되지 않아 제비봉은 3시간 정도면 충분히 다녀올 수 있습니다.

산행시간이 짧아서 옥순봉, 구담봉과 연계 산행을 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는 제비봉은 물론, 옥순봉과 구담봉도 수차례 다녀왔기에 그냥 제비봉 산행하는 걸로 끝낸다고 느긋하게, 여유있게 갑니다.

이런, 등산로에 돌맹이들이 나뒹구는 군요.

등산로에 드러누운 바윗돌들을 조심스레 딛으며 지나갑니다.

이 산에는 굴참나무가 참 많습니다.
굴참나무는 신갈나무 다음으로 많은 참나무의 한 종류인데, 껍질에 깊은 골이 지는 나무라 하여 골참나무라 하다가 굴참나무로 바뀌었습니다. 樹皮는 '굴피'라고 하며, 산골지방의 지붕(굴피집)을 덮는데 사용했었고 코르크로, 바다에 띄우는 부표(浮標)로도 이용했었죠.
굴참나무는 소나무숲을 잘 침입해서 굴참나무 群集으로 바꾸어 놓기도 합니다. 어릴 때는 내음성(耐陰性)도 높아 소나무 숲에서 잘 어울려 살다가, 소나무 수관을 누르고 굴참나무숲으로 바뀌게 하는 나무이기도 합니다.

뒤 따라오던 일행이 하산시간까지는 여유가 많다고 해서, 산행 계획을 급히 수정합니다.

옥순봉까지는 아니더라도, 눈앞에 보이는 구담봉을 두고 그냥 갈 수 없다고 해서 구담봉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느리게 걷던 발걸음이 갑자기 빨라졌습니다. 충주호와 구담봉과 장회나루가 보이는 곳까지 부지런히 걷습니다.

철계단을 단숨에 오르고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충주호도 대충보고 갑니다.

추운 겨울내내 바짝 얼어서 갈색으로 변했던 꼬리진달래 잎이, 새봄이 돌아오면서 다시 파릇 파릇해졌습니다.

함께 걸으며 도란 도란 얘기를 할 새도 없습니다.

競步 수준의 발걸음



그러다 경치가 아름다운 곳에 다달았습니다.

모 난데 없이 둥글 둥글한 바위를 내려갈 때, 마음은 더 없이 평화로워 집니다.


바위에서 내려다 보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발길을 붙잡고,

그냥 아무렇게나 서 있는 소나무도 그림같은 곳


기암(奇巖) 괴석들이 있어 더 멋스런 풍경이 되고

죽은 소나무도 풍경이 되고 그림이 됩니다.




완만한 암릉(岩稜)은 마음을 차분하고 편안하게 하며, 모든 걱정과 시름을 잊게 합니다.




구담봉과 충주호, 장회나루 선착장이 발아래에 보이는 이 멋진 풍경.





뒤돌아 본 봉우리




단양군 단성면과 제천시 수산면에 걸쳐 있는, 높이 330m의 구담봉.
이 아담한 산봉우리는 물속에 비친 바위가 거북이 모양을 하고 있어 龜潭峯(구담봉)이라 합니다.
예로부터 이황(李滉), 이이(李珥), 김만중(金萬重) 등 수많은 학자와 시인 묵객이 그 절경을 찬미했는데, 그 중에서도 퇴계 이황은 구담봉의 장관을 보고 “중국의 소상팔경이 이보다 나을 수는 없을 것이다.”며 극찬을 했다고 하죠.

조선 인종 때 백의재상이라 불리던 '이지번(李之蕃)'은 벼슬을 버리고 이곳에 은거했는데, “푸른 소를 타고 강산을 청유하며 칡덩굴을 구담봉의 양쪽 봉우리에 매고 비학을 만들어 타고 왕래하니, 사람들이 이를 보고 신선이라 불렀다.”는 얘기도 전해온다는 구담봉.








단양팔경 중의 하나인 구담봉과 충주호의 절경(絶景)도 끝나고


지금은 제비봉 공원지킴터로 내려갑니다.

기역자(ㄱ)로 꺾인 계단

공원지킴터가 보입니다.

공원지킴터 직전, 이 계단을 설치하기 이전의 아래 통나무계단 사진을 보면, 그 때는 또 나름대로 운치있는 계단이었죠.



13시 15분 장회나루 입구.
장회나루에서 계란재로 이동한 후, 구담봉으로 갈 겁니다.
제비봉은 얼음골에서 제비봉 공원지킴터까지 6.2km를 걸었답니다. 2시간 40분을 걸었구요.


옥순봉, 구담봉 주차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현재시간 13시 18분.
15시까지는 하산해야 합니다. 빨리 걷는다면 옥순봉과 구담봉을 다녀올 수 있긴 하지만, 오늘의 목표는 구담봉까지 입니다.

포장도로를 따라서 고개를 넘어갑니다.

구담봉까지는 2km

고개를 넘으면 밭 한쪽 구석에 여러가지 술과 토종꿀을 파는 천막이 있습니다.

그 천막집 왼쪽의 계단으로 올라갑니다.

하나 뿐인 길에는 이정표도 있어, 처음 오는 그 누구라도 길찾는 데에 어려움은 없습니다.

등산로는 삭아버린 야자매트위에, 새 매트를 깔아서 등산로는 푹신푹신합니다.

야트막한 동산을 오르는 길의 통나무 계단은 그림을 그려놓은 것 같아 보이구요.


13시 40분
갈림길입니다.
왼쪽은 옥순봉, 오른쪽은 구담봉으로 갈라지는 길.

옥순봉 가는 길은 부드러운 흙길입니다. 간혹 암릉이 있다해도 제비봉에서 내려올 때 처럼 유순한 바위길이죠.
그러나 구담봉 가는 길은, 산봉우리에서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다시 가파르게 올라가야 하는 길, 말하자면 기복(起伏)이 심하고 부침(浮沈)이 있는 길입니다.



갈림길에서 조금만 가면 이런 암릉을 내려갑니다.

그리고 이내 계단과 마주치죠.


뒤돌아 본 봉우리와 계단도 멋지네요.

인자하고 맘씨좋은 사람처럼 온화하고 너그러운 암릉길

암릉이라 하지만 날카로운 부분 하나도 없는, 마냥 부드럽고 착해보이는 길이라서 마음도 덩달아 유순해집니다.




장회나루 선착장이 보이는 군요. 단양팔경 중에서도 으뜸으로 치는 구담봉과 옥순봉을, 유람선을 타고서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 장회나루입니다.
푸른 충주호에서 바라보는 그림같은 풍경, 유유히 흐르는 강물을 한바퀴 휘 돌아오는 뱃머리에 서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가 되는 느낌을 받습니다.

구담봉으로 오르는 계단이 보입니다.

깎아지른 듯한 기암괴석이 물속에 비친 모습이 거북이를 닮았다는 구담봉은,『택리지(擇里志)』복거총론 山水편에 “구담은 청풍에 있는데 양쪽 언덕에 석벽이 하늘 높이 솟아 해를 가리었고, 그 사이로 강물이 쏟아져 내린다. 석벽이 겹겹이 서로 막혀 문같이 되었는데, 좌우로 강선대·채운봉·옥순봉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높이 330m 밖에 되지 않는 구담봉이지만, 구담봉을 오르는 계단은 몹시 가파릅니다.

제비봉을 다녀 온 후라서, 체력이 많이 소모되었나 봅니다. 계단을 오르는 게 힘이 들어, 한발 한발 내딛는 발걸음이 무겁습니다.



구담봉 오르는 계단에서 한숨돌리며 뒤돌아보면, 내려왔던 계단도 무척이나 가파릅니다.


구담봉에 왔습니다.
그리 크지도 않고 동글 동글한 정상석은 아기 볼처럼 귀엽습니다.

구담봉 사진 한 장 남겨 봅니다.

전망대 가는 길 가에는, 外地에서 온 산객들이 늦은 점심을 먹고...

인공 호수인 '충주호(忠州湖')는 1985년,종민동과 동량면 사이의 계곡을 막아서 조성한 충주댐 호수입니다.
단양군과 제천시, 충주시에 걸쳐있는 이 호수는 충주 계명산 아래에 건설된 충주댐 본댐에서부터, 제천시와 단양군 도담상봉까지 이르는 광활한 호수로 면적은 67.5km2, 평균수심 97.5 m이며, 저수량은 27억 5천만톤이나 된다고 하죠.

이 호수를 두고서 제천시에서는 충주호 수몰지역이 제천 지역에 가장 많이 속해 있으므로, 충주호의 이름을 청풍면의 지명에 따라 청풍호(淸風湖)라 부르고, 충주호의 탄금대 일원은 탄금호로,
단양군은 권역별 명칭으로서 '단양호'를 공식 사용하고 있으며,
충주시에서는 인공 호수의 명칭은 댐의 명칭을 따라가는 것이 원칙이라며 '충주호'라 합니다.

그러니까 충주호, 탄금호, 단양호, 청풍호는 이 호수를 두고 각 지자체마다 다르게 부르고 있지만, 결국은 하나의 호수입니다.

들머리인 계란재로 다시 돌아가는 길


가파른 계단을 내려가고, 다시 또 올라갑니다.

14시 05분
아직 시간은 넉넉하게 남았습니다.

그래도 버스에서 기다리고 있을 회원들을 생각하며 부지런히 걷습니다.



14시 25분
아직 시간은 여유가 있습니다.

옥순봉과 구담봉 갈림길까지 왔습니다. 지금부터는 내려가기만 하면 됩니다.


14시 43분
주차장이 가까워집니다.

우리를 기다리는 버스가 보이고,
다시 돌아 온 새 봄에 걸어 본, 제비봉과 구담봉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제비봉과 구담봉을 다녀온 총거리는 10.4km라고 합니다. 4시간 10분가량 소요되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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