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12. 9
경기 광주의 태화산, 용인의 마구산은 익숙치 않은 이름입니다.
그래서 더 호기심이 생기는 산이기에, 아침공기가 싸늘한 아침에 경기도로 떠나봅니다.

경기 광주시 도척면 추곡리 도척저수지 인근에 도착했습니다.
10시 40분.

은곡사 방향으로 가면 태화산 주차장이 있다는데, 버스가 들어가기엔 길이 너무 협소해서 큰길에서 부터 걸어갑니다.

500m를 가면 은곡사가 있답니다.


'태화산 가든' 입구, 돌에 새긴 '山高水淸'
한자 풀이 그대로라면 '산은 높고, 물은 맑다'는 말인데, 산고수청은 아름다운 자연을 표현하면서도 높은 산 같이 기개와 품격이 높고, 물 같이 순수하고 깨끗한 사람, 인격과 정신이 고결하고 청렴한 사람을 가르키기도 합니다.
비슷한 말로는 산자수명(山紫水明)과 고풍양절(高風亮節) 등이 있는데, 아마도 여기서는 아름다운 태화산을 두고 한 말인 것 같습니다.


은곡사가 보이네요.

조용하고 양지바른 곳에 자리한 은곡사(隱谷寺)는 조계종(大韓佛敎曹溪宗) 소속의 비구니 사찰이랍니다.
물푸레나무로 도끼자루를 만들어 팔던 음(陰)씨 姓을 가진 목수 집터에 지었다고 하는 은곡사는, 가정집같이 자그마하고 아담합니다..


은곡사 마당에 들어서기 전 왼쪽에는, 은곡사 寺刹(사찰)주차장이 있습니다. 승용차 약간은 댈 공간이 됩니다.
태화산주차장은 큰길과 은곡사 중간 쯤 왼쪽에 있구요. 승용차 여러대가 주차할 수 있지만 버스가 주차하기에는 진입로도, 자리도 좀 그렇습니다.

은곡사 오른쪽 산길로 접어듭니다.

손질을 잘해놓은 산소 몇기가 보입니다. 문중 山인가 봐요.
벌초만이 아니라 봉분 관리도 어려운 요즘은, 산소를 이런 형태로 많이 바꾸고 있는 추세입니다.



산으로 접어들면서 얼마가지 않아 조금 큰 소나무는 주변 정리가 되지않아 그렇지, 수목장을 한 나무이더군요.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갈 인생이라 이런 게 눈에 들어올 때 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집니다.

오르막을 오를 때면 언제나 힘이 들고 숨이 찹니다.
'늘 이런 증세를 보이는데, 이거 병(病)이 아닐까?' 농담소리를 하면 뱃살때문에 그렇답니다.
한번 찌면 여간해서는 빠지지도 않는 이 뱃살 뺄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오늘은 봄날처럼 포근합니다. 그래서 이마에는 송글 송글 땀방울이 맺힙니다.

말끔하고 단정한 모습의 이정표.
산행길에 이정표를 만나면, '등산로 정비와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 구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전망대가 있네요.

전망대에서 바라 본 마을.
산구비 따라, 물길 따라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이 그림같습니다.



밧줄 구간도 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또 데크전망대가 있구요.

저 물결같이 겹겹이 펼쳐진 산그리메는 수묵화 같으네요.

광주 태화산은 조망 좋은 곳이 많습니다.


도척면 추곡리에 위치한 태화산(664m)은 경기 광주의 최고봉입니다.

경기 광주에는 '광주 8경'이 있습니다.
1경 남한산성을 시작으로, 분원 도요지&팔당 물안개 공원이 2경, 3경은 경안천 습지 생태공원, 4경은 앵자봉&천진암 그리고 무갑산이 5경, 태화산이 6경, 경기 도자박물관이 7경, 그리고 8경은 중대 물빛공원이라 하는데, 그 중에서 태화산은 아름다운 산으로써 6경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태화산은 그리 높지않은 산이라서 아담해 보이는데다, 육산이라 걷기도 참 좋습니다.
여주 마감산처럼 등산초보자에게도 무난한, 예쁘고 순한 산이라서 자꾸만 마음이 끌리는 산입니다.
가까이 있다면 수시로 찾고 싶을 정도로, 볼 수록 정이 드는 정겨운 산이 태화산입니다.

한 여름에는 억새가 무성했을 작은 봉우리에 왔습니다.

미역산이라는 군요. 생뚱맞게 여기에 왠 미역산?
일행 중 나이 지긋한 이가 그럽니다. 천지개벽 때 바닷물이 들이차서, 이 산에서 미역을 땄다해서 미역산이랍니다.
일설에는 동네 사람들이 이곳 골짜기에서 자주 '멱'을 감았다고 멱산, 멱산하다가 미역산이 되었다고도 해요.

태화산 방향은 미역산에서 왼쪽으로 꺾어 내려갑니다.






벌써 12시 20분입니다.
늦게 시작한 산행이라 아직 정상에도 못왔는데 출출합니다.
쉬는 김에 점심이나 먹고 가죠.

그래서 벤치에서, 낙엽위에서 점심을 먹습니다.

엇그제 서울 경기지역에 눈 소식이 있더니만, 아직 채 녹지 않은 눈이 있네요.

산등성이로 올라가는 길 군데 군데에 눈은 남아있습니다.

철쭉군락지에 왔습니다. 그러나 등산로 주변에는 철쭉나무가 별로 보이질 않는군요.

이 산에는 벤치를 참 많이 설치했습니다.

이정표도 많구요.



멀리서 보면 산봉우리는 삐쭉 솟아서 높아 보입니다.
그렇지만 막상 산봉우리를 향해 올라가면 완만한 오르막이라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올라갑니다.

그럼에도 광주시는 계단 설치를 많이 했습니다.
태화산을 찾는 山客들이 조금이라도 더 수월하게 산행하기를, 아무 탈 없이 즐거운 마음으로 산행하길 바라는 마음이 느껴져서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서 있는 이정표도 풍경이 되고

태화산에 쏟는 정성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644m의 태화산 정상석은 키를 훌쩍 넘는 커다란 바위입니다.

정상석 옆에는 전망대 겸 쉼터가 있구요.

병풍바위로 가는 길엔, 정자도 있습니다.

나무와 정상석, 흰구름 떠 있는 푸른 하늘 색감이 너무도 근사해서, 사진 한 장 찍어봅니다.
자연속에 사람이 있는 풍경은 더 멋진 그림이 되거든요.

내친 김에 마구산까지 가려고 합니다.
일부러 찾아오기도 하는데, 여기까지 와서 1.7km 앞에 있다는 마구산을 안가볼 수는 없죠.

전망대에서 바라 본 마을 방향

'태화산의 유래도 한번 읽어보고.

와! 정말 멋진 한폭의 수묵화이군요.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은 가파른 계단입니다.

계단을 내려오면 완만한 능선길이 시작되구요.

오고 가며 한개씩 올려놓은 돌맹이는 돌탑이 됩니다.

추곡저수지 방면으로는 눈도 돌리지 말아요.
그냥 앞만 보고 마구산으로 직진을 해요.



태화산을 오르면서 '서울대학교' 그림이 있는 쇠기둥 박은 걸 여러개 보았습니다. 태화산과 서울대학교는 무슨 관계가 있어 이럴까요?
서울대학교는 국내 최대 규모의 부속 산림을 관리하고 있답니다.
산림은 단순한 녹지 공간을 넘어, 인류의 생존과 지구 환경의 균형을 유지하는 필수자원이므로, 관악캠퍼스를 관리하는 본부 學術林을 비롯해 경기 광주 태화산, 수원 칠보산, 지리산, 백운산 등 전남 남부 학술림 네 곳에 걸쳐 서울대 학술림을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태화산에 서울대 기둥이 박혀있는 것이구요.

서울대 태화산 학술림은 경기 광주시 도척면 태화산일대에 조성된 교육, 연구용 산림으로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산림과학부 학생들의 실습지로 활용되며, 학생들은 이곳에서 조림, 산림측정, 임도 설계, 생태계 보전 등을 직접 경험한다고 해요.
최근에는 ‘도시 인접산림 생태계 변화’라는 주제로, 기후위기 속 숲의 기능을 관찰하고 기록하는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합니다. 자연이 더 이상 배경이 아니라, 데이터와 실험의 주체가 되는 현장이 되는 거죠.

발이 푹푹 빠질 정도로 가랑잎 수북한 이 길은, 점점 깊어만 가는 겨울로 가는 길입니다.



'마구산 들레길'은 마구산 정상으로 향하는 등산로와 금어리 임도로 구간이랍니다.
마구산은 용인에서 가장 높은 595m의 山인 만큼 산세가 험한 데다, 산책로 보행을 돕는 시설물이 없어 등산이 어려웠었다고 해요. 그래서 용인市는 2022년도에 시, 도비 5억원을 투입해서 등산로 1.9km 구간과 금어리 임도 1.8km를 새로 정비를 해서 그해 7월에 공사를 마쳤다고 합니다.

마구산 정상에 왔습니다.

용인시 최고봉 마구산(馬口山, 595m)

정상의 커다란 바위는, 통점에서 보면 말이 입을 벌린 모습이라서 '말 아가리'라 부르던 걸, 지금은 젊잖게 漢字로 써서 馬口山이라 합니다.

마구산의 조망은 정말 좋습니다.

마구산 정상석 뒷면은 한글로 써 있구요.

데크전망대도 좋고


가슴이 탁 트이는 전망대에서 바라 본 산 그리고 마을들


13시 20분
한참을 용인시를 바라보다가 돌아섭니다. 떠나기 싫군요.



마구산 정상에서 태화산으로 내려가는 목제 계단


이 산에는 원탁의자 설치도 많이 했습니다.


저 앞에 보이는 뾰족한 봉우리는 태화산입니다.

헬기장이 있는 여기는 연지봉이라 하고


마구산으로 간 사람들이 오기를 기다리며 앉아 있는 일행,
이 깊은 산 중에 홀로 앉아있으면 참 외롭고 쓸쓸해 보이는데, 차라리 그냥 같이 갔더라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 입니다.


태화산 정상으로 가는, 곧추 선 계단


다시 태화산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풍경들



병풍바위쪽으로 갑니다.


정자 기둥에는 거울을 달아 놓았어요. 세상에, 이렇게까지 세심하게 마음쓰다니... 진짜 감동입니다.
광주시는 태화산을 너무 너무 아끼고 사랑하는 가 봅니다. 곳곳에 설치한 많은 계단들, 벤치는 물론이려니와 정상에 까지 설치한 전망대, 둥근 원탁의자, 많은 이정표 등등, 등산로 정비에 이토록 심혈을 기울인 지자체는 진짜 처음으로 봅니다.
십여년이 넘도록 산행을 했었지만, 평범하다면 평범한 이 산에 등산로를 이렇게까지 애써서 가꾼 산은 처음입니다. 오늘 무심코 찾았던 태화산에서 산행하는 내내 감동을 합니다.

뒤돌아 본 정상

앵글위에 올려놓은 이 철제상자는 무엇인가요?
지난 여름 영월 장성산에서 봤던, 예전의 TV공동안테나와 흡사하군요.

이정표에서는 왼쪽 병풍바위,은곡사, 주차장쪽으로 꺾고

지금은 사용하지 않아 방치된 이 시설물은, 통신기지국으로 사용하던 거라고 합니다.

열려있는 철문으로 나갑니다.




'태화산... 뭐라 뭐라고 한 글씨는 마모되어 읽기 어렵네요.

계단을 올라가면 그 끝에는 뭔가 있을 것 같은 예감이...


틀리지 않았네요.
전망대가 있습니다. 원탁의자도 있구요.



광주시 도척면 추곡리 마을과 도척저수지도 보입니다.

조금 더 당겨봤더니 이런 모습이군요.



병풍바위 가는 길에도 눈이 남아있습니다.




바위위에서 자라는 명품 소나무

또 다른 명품소나무


바윗돌 사이로 조심스레 내려오면 만나는

병풍바위 위의 명품소나무

태화산 산행도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병풍바위 옆으로 놓인 이 계단은, 산을 다 내려올 때까지 이어집니다.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고 병풍바위라는데..... 흠






이리 저리 구불 구불 설치 한 계단은 놀라움 그 자체입니다.

이렇게 까지 길게 놓인 계단은 여태까지 본 적이 없습니다.
이 긴 긴 계단을 올라서 태화산으로 간다고 해 보세요. 계단이긴 하지만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태화산은 은곡사에서 올라가 병풍바위로 내려와야 합니다. 그게 훨씬 수월하거든요. 또 그래야만 태화산이 예쁘다는 것도 알게 되구요.

끝이 없을 것 같은 이 계단을 올라간다고 생각을 하면, 올라가기도 전에 힘이 다 빠질 것 같지 않은가요?




은곡사 방향, 주차장 방향을 가르키는 이정표

이정표에서 태화산 주차장으로 가는 길도 긴 계단으로 되어있습니다.



굴삭기가 작업하고 있는 곳으로 갑니다.
주차장을 손 보고 있는 중인가 봅니다. 더 이상 넓힐 수는 없어보이던데...

주차장 한켠에는 먼지털이기

해충기피제 분사기도 있고

작지만 깨끗한 화장실도 있습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경기 광주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한 등산로담당 관계자 여러분께, 진심을 가득담은 박수를 보냅니다.

또 다른 주차장도 그리 넓지는 못합니다. 버스가 못들어 올 만 하네요.

주차장을 내려와 작은 다리를 건너고

녹색울타리 왼쪽에, 태화산주차장으로 가는 다리가 보입니다.

태화산가든의 山高水淸을 끝으로, 태화산 산행을 마칩니다.

오늘은 행복한 마음이 가득했던 하루였습니다.

산행코스 : 도척저수지→태화산주차장→은곡사 →마당바위→미역산→태화산→연지봉→마구산(회귀)→태화산→데크전망대→병풍바위→태화산주차장→도척저수지 원점회귀 (8.8km, 4시간 25분소요, 평균속도 2.0km)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2026, 울진 '응봉산'에서 새해 첫 산행을 하다. (1) | 2026.01.08 |
|---|---|
| 겨울날의 트레킹 - 대관령 소나무숲길을 걷다. (1) | 2025.12.17 |
| 겨울 산행 - 동네 뒷산같이 편안한 여주 '마감산' (1) | 2025.12.13 |
| 그대, 아는가? 제천 '신선봉'을... (1) | 2025.11.19 |
| 겨울 문턱에서 올라가다, 설악산 대청봉 (1) | 2025.11.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