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음악

[스크랩] 얼굴 - 윤연선의 사연

adam53 2015. 8. 17. 13:05
       얼굴 - 윤연선(악보)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아얀 그 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무지개 따라 올라갔던
오색빛 하늘 아래
구름 속에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날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이 곡이 만들어지게 된 사연]
얼굴의 작사가 심봉석(생물)과 작곡가 신귀복은 동도중학교 음악교사였다.
어느 날 교무회의 중, 교장선생님의 지루한 훈시에 무료해진 심봉석은 메모지에 낙서를하기 시작했다.
동그라미를 그리다 그만 교제중이던 연인의 얼굴을 그리기 시작했고, 애틋한 마음과 그리움이 보태져 한편의 시를 끄적이게 된 것이다. 심봉석선생은 옆자리의 음악선생 신귀복에게 시를 내밀었고, 신선생이 곡을 만들었다.
두분은 먼저 학생들에게 노래를 부르게 했고, 구전되다가 윤연선이 1975년에 취입을 해서 세상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던 것이다.

통기타 시대이던 70년대..
긴 생머리에 화장기 없는 얼굴에 기교를 부리지 않는 차분한 목소리로 노래하던 여가수가 있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로 시작하는 노래 즉, <얼굴>로 70년대 팬들의 사랑을 받았던 윤연선이란 여가수다.
그녀의 친오빠는 당시 인기 있는 영화 배우이기도 했다.
그녀는 우연히 같은 동네에 살던 고대 의대생과 사귀게 된다.
서로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은 결혼을 약속하는 사이가 되지만 남자의 어머니는 귀하게 키워 의사로 만든 아들이 대중가요 따위나 부르는 여가수와 교제하는 것을 탐탁지 않게 여겨서 두 사람의 결혼을 반대하게 되고..
효자이던 남자는 어머니의 뜻에 따라 절교를 선언하고 선을 보아 만난 여자와 결혼하고야 만다.
혼자 남겨진 여자는 노래하는 것도 그만 두고 조용히 침잠하여 하루 하루 살아가다 어느덧 중년의 나이에 접어들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70년대 그녀와 함께 활동하던 통기타 가수들이 30년만에 뭉쳐서 그 시절의 노래들을 부르는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그녀를 찾게 되고..
어느 신문사의 문화부 기자가 이 콘서트를 소개하는 기사를 쓰면서 이 여가수도 함께 오랜만에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고 적으며 무슨 생각이었던지 그녀는 "아직도 미혼으로 혼자 살고 있다"는 문구를 기사에 덧붙인다.
그 한 줄의 문구가 그녀의 인생에 무슨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면서..
녀가 30년만에 무대에 다시 서서 노래를 부른다는 기사를 그 남자의 두 딸이 보게 된다.
그들은 아버지의 첫사랑의 연인이 그 유명한 노래 "얼굴"을 부른 그 옛날의 통기타 가수인 것을 아버지로부터 들어서 알고 있었던 것이다.
민씨의 큰딸 희선씨가 자기 아버지에게 윤연선이 데뷔 30년 만에 콘서트를 한다는 신문기사를 보여주며 "아빠! 아빠의 첫사랑이 아직 혼자 산대요!"라는 말을 전하면서 그녀를 찾아가서 만나볼 것을 권유한다
93년 이혼한 1남 2녀를 둔 민씨는 가끔 가족들에게 가수 윤연선이 자신의 첫사랑이었고, 자신의 뜻과 달리 아픈 이별을 하게 되었었다고 이야기하곤 했다.
마침, "배신자(?) 고대 의대생"은 결혼하여 두 딸과 아들 하나를 두었지만 이혼하여 홀몸으로 살고 있었던 것이다.

딸들의 집요한 권유에 못이겨 옛사랑의 여인이 운영하는 홍대 앞 라이브 카페 <얼굴>를 찾은 남자..
하지만 그녀는 그날따라 가게를 비워서 두 사람은 만나지 못하고 만다.
할 수 없이 메모를 적어두고 돌아온 남자는 딸들의 강요에 못이겨 다시 그녀를 찾아 가고..

사랑 약속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배신 남과의 아픈 이별의 상처를 안고 혼자 30년의 세월을 헤쳐온 윤연선은 그 남자를 3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된다.
몇번의 만남 끝에 남자는 다시 청혼을 하게 되고 오랜 세월 기나긴 기다림의 세월도 아니라 그저 야속한 30년의 세월을 홀로 보내던 윤연선은 고민끝에 그 청혼을 받아들이게 된다.

30년만에 무대에 서게 된다는 소식을 전하는 신문 기사에 무심코 한 줄 덧붙인 "아직 미혼에 홀로 살고 있다"는 문구 때문에 30년의 세월을 거슬러 다시 사랑의 결실을 보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는 무슨 소설 속의 이야기처럼 우리곁에 다가오고 있습니다.

사랑을 배신하고 30년이나 혼자 살게 만든 남자를 다시 만나게 되었을 때 그녀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그녀는 너무 오랜 세월이 흘러서 남자에 대한 미움도 야속함도 사랑의 아픔도 다 잊고 살았다고 한다. 그리고 남자가 찾아와 만나게 되니 어제 일처럼 옛사랑의 감정이 다시 살아나더라고 했다. 그녀가 젊은 시절 불러서 크게 히트했고 또 오래도록 대중의 사랑을 받는 노래 "얼굴"을 부를 때마다 떠오르던 얼굴은 야속하고 미웠지만 그래도 그녀가 사랑했던 그 남자의 얼굴이 아니었을까요.

"얼굴"의 가수 윤연선씨가 직접 낳지는 않았지만 친딸들처럼 또 친구처럼 가깝게 느껴지는 두 딸들과 용기 있는 청혼으로 배신의 세월을 용서 받은 옛사랑과 함께 오래 오래 행복하게 지내며 우리들 곁에 오래 있어주길 기대해 봅니다.

 

 

출처 : 이규자의 세상사는 이야기
글쓴이 : 수국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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