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방유채꽃축제장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덕봉산으로 왔습니다. 바닷가에 있는 작은 산, '덕봉산'은 과거에는 섬이었다고 하죠.

덕산해수욕장 주차장에는 관광버스와 승용차로 가득합니다. 오늘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서 사람이 많지 않을꺼라는 예상과 달리, 덕봉산을 보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 왔습니다.

덕봉산 출발지는 덕산해수욕장입니다.

나무널판지 2개를 붙여서 만든 이 외나무다리를 건너서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를 한바퀴 돌다보면, 또 하나의 작은 나무다리 너머에 맹방해수용장이 있습니다. 마읍천 왼쪽의 파란색 건물이 보이는 곳이 맹방해수욕장입니다.

그러니까 바다같은 마읍천을 사이에 두고 오른쪽은 덕산해수욕장, 왼쪽은 맹방해수욕장입니다.

사람들이 빨간색 '덕산 등대조형물' 앞에 모였습니다. 사진을 찍으려나 봐요.


덕봉산은 사실 이 외나무다리 풍경이 예뻐서 찾는 산입니다. S자 모양으로 모래벌에 이리저리 휘어서 돌아가는 나무다리가 그림같아서 찾아옵니다. 사진찍는 것에 진심인 사람들은 덕봉산이 갖고있는 이 아름다움을 멋진 작품으로 만듭니다.

바닷가에 부는 바람은 장난이 아닙니다. 바닷모래를 날려가며 부는 강풍때문에 멋지게 구도를 잡아 볼 엄두도 못내고, 사진 솜씨도 없고 해서 덕봉산과 나무다리를 찍은 '다른 이'의 사진을 가져와 봤습니다.
빌려 온 '다른 이'의 위 사진을 보면 참 근사하죠? 사진은 이렇게 찍어야 하거늘, 본인은 그냥 되고말고 막 찍는 사람이라 사진들이 그저 그렇습니다. (자료사진: 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뒤돌아 본 출발지.
화장실은 길 건너서 안쪽으로 조금 들어가야 합니다. 주차장 장소가 넓지 못해서 멀리 설치를 한 거죠.

덕산해변의 넓은 모래사장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첫번째 다리끝에서 뒤돌아 본 주차장 쪽.
외나무다리는 사람이 비켜 갈 수 있을 정도로 넓습니다. 그렇지만 바람부는 오늘은 다리위에 서 있으면 휘청거려 넘어질 것 같습니다.


바다처럼 보이는 건 마읍천.

외나무다리는 끊어졌다가 다시 이어집니다.

해변조형물앞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이번엔 다리끝에 모였습니다. 바람이 불어대어서 어떻게 하면 좋을지 서로 의논하는 걸까요?


위 사진은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 사진입니다. 같은 곳이라 하더라도 전문가가 찍으면 덕봉산은 이렇게 멋진 곳입니다. (자료사진:한국관광공사, 촬영 김지호)

다리를 건너서 덕봉산 산밑에 오자 해안생태탐방로로 가는 데크가 있습니다.
이리로 올라갈까 말까 망설이다

일단은 이 탐방로 입구를 지나서 다리가 끝나는 지점까지 가 봅니다.

사람들은 다리위에서 사진을 찍고 있네요. 다리 위에 나란히 서서 사진을 찍다니!
SNS에 사진을 올린다면 이렇게도 멋진 곳이 있냐고, 보는 사람마다 감탄할 것 같습니다.

뱀처럼 구불 구불 이어진 널판지다리

바람이 불어 올때마다 마읍천은 호수처럼 찰랑거리고

마냥 걷고만 싶던, 그림같은 나무다리도 끝났습니다.
지금부터는 데크로 올라가서 좀 전에 지나쳤던 그쪽, 반시계방향으로 돌아볼려고 합니다.

오른쪽 덕산전망대 방향으로 ~



사진 찍던 사람들은 덕봉산으로 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바람이 세차게 분다고 해도 여기를 와서, 덕봉산을 안보고 갈 수는 없죠.

바다위의 山이라 불리는 덕봉산.
<신증동국여지승람>을 보면 “덕산도는 삼척부 남쪽 23리인 교가역 동쪽 바다 위에 있다”는 기록이 있고,
'해동여지도', '대동여지도'엔 '덕봉산'은 본래 섬이었는데 나중에는 육지와 연결되었다고 했답니다.

덕봉산은 1968년 울진, 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이후 철책을 설치하면서 일반인 출입이 금지되었다가, 2021년 철책을 철거함과 아울러 해안생태탐방로를 설치하면서 53년만에 숨겨진 절경이 공개되었다 하죠.

덕산전망대가 있는 해안길로 접어들었지만, 에메랄드같은 바다를 제대로 보지도 못합니다. 바람이 심하게 불어 눈 뜨기도 어려운 상태에서 이리저리 살피며 갈 여유가 없습니다. 천천히 여유롭게 돌아보고 싶은 마음을, 바람은 내몰라라 하고 마구 불어댑니다.

해안 데크길을 조금 걷다보니, 위쪽으로 계단이 있어 그리로 올라갑니다.

계단에 서서 내려다 본 바다.
파도는 바위에 부딪혀서 흰 포말(泡沫)로 부서지고

계단 양쪽으로는 조릿대가 빽빽히 자라고 있습니다.
대 숲이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전망대로 올라가는 이 길은 317m 길이의 내륙코스(A코스)라 해요.
동해바다와 해상 기암괴석에 부딪히는 파도를 볼 수 있는 길은 해안코스(B코스)로, 길이는 626m라 하구요.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

옅은 구름이 살짝 깔린 하늘은, 바다를 닮아서 파랗습니다.

계단 중간에 쉼터가 있어 잠시 들려 보지만, 훌쩍 자란 나무들이 시야를 가리네요.


쉼터 바로 위에 있는 덕봉산 분초.

덕봉산 분초는 1957년부터 맹방과 덕산 해안지역의 적 침투 대비를 위해, 야간 경계초소 투입 전에 초병들이 장비를 점검하고 휴식을 취하던 공간이랍니다.

군인들이 떠난 분초 내부는, 마른 나뭇가지와 풀들이 어지러히 널려 있습니다.

덕봉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는 대나무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조선 선조 때, 덕봉산에는 ‘밤마다 스스로 소리 내며 우는 대나무가 하나 있다’는 소문이 퍼졌답니다. 그 무렵 맹방리에 살고 있던 '홍견'이란 사람이 덕봉산 신령에게 제사를 올린 후, 7일간 밤중에 산신령에게 빌은 결과 이 소리내며 운다는 '자명죽(自鳴竹)을 찾아냈고, 이 대나무로 화살을 만들어서 선조 5년(1572년)에 있었던 별시(別試)에 무과(武科)에 급제하였다는 얘기가 전해옵니다.

덕봉산 정상에 왔습니다.
사방이 막힌 곳 하나 없어 조망은 시원스럽습니다.

넓은 백사장의 맹방해수욕장.

이쪽을 보고, 저쪽을 봐도 짙푸른 색의 동해바다가 눈에 가득 들어오는데, 바람은 왜 이리 불어댄답니까?

너무도 심하게 불어대니까, 경황(景況)이 하나도 없습니다.

하늘도, 바다도 저리 푸르기만 한데

사람들이 덕봉산 정상으로 올라옵니다. 다리위에서 사진을 찍던 그 사람들인가 봅니다.

정상은 평평한 데크로 조성되어 있습니다.

의외로 넓직한 정상에는 예쁜 의자도 있어 느긋하게 쉴 수 있습니다.


四周警戒(사주경계)를 하던 이 초소는 덕봉산에 탐방로를 개설하면서, 기존 시설물을 보완했나 봅니다. 말끔하게 단장을 했네요.

밖을 내다보면 훌쩍 자란 조릿대 때문에, 경계(警戒)하는데 있어 별 도움이 되지는 않아 보입니다.



덕봉산정상 데크와 전망대와 초소. (자료 사진: 한국관광공사)

해발 53.9m의 나지막한 덕봉산

덕봉산은 모양이 물독과 비슷해서 물더덩(물독의 방언), 더멍산이라 불렸답니다. 그러다가 육지와 연결되어 '육계도'로 불리게 되었으며, 이를 한자로 표기하는 과정에서 '덕번산'으로 바뀐 후 현재와 같이 덕봉산으로 바뀌었다고 해요.
삼형제(三兄弟) 山이 양양에서 해상으로 떠내려 왔는데 첫째가 덕봉산, 둘째가 삼척시 원덕읍 해망산, 셋째가 울진의 비래봉(혹은 영해의 죽산)이 됐다고 하는 전설도 있답니다.

이젠 내려가야 겠습니다. 바람이 자꾸 등 떠밀어서 더 이상은 머물수가 없습니다.

맹방해수욕장을 바라보며 내려가는 계단은, 좀 전에 올라올 때 보다는 덜 가파릅니다.

이쪽도 대나무는 빽빽하게 자라고 있구요.



해안탐방로 출발지였던 그곳에 왔습니다.
맹방전망대, 덕산전망대를 가르키는 왼쪽길은 가지 않기로 합니다.
2개의 전망대도 보고 싶지만, 볼이 얼얼해지도록 부는 바람속에서 탐방로를 돌아본다는 건 엄두가 나지 않아 덕봉산 탐방은 여기서 끝내야 합니다.

아담하면서도 예쁜 덕봉산을 보려고 왔지만, 심술궂은 바람때문에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돌아가는데도 옆지기는 마냥 좋은 가 봅니다.

맹방해수욕장으로 건너가는 마읍천의 다리위에서 기념사진을 남기는 사람들.
바람에 날려갈까 봐 겁이 나지만, 냇물과 다리와 바다가 한데 어울린 이 멋진 장면은 절대로 포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다 찍을 때 까지, 사람들은 다리 건너는 걸 멈추고 기다려줍니다.

이 작은 나무다리를 건너면 맹방해수욕장입니다.
맹방해변은 BTS의 'Butter' 앨범 재킷 촬영지로, 촬영당시의 앨범 재킷에 등장했던 파라솔과 썬베드가 있는 포토존이 있었지만 2024년 1월, 삼척시는 모두 철거를 했습니다.

(자료사진: 맹방해변 BTS 포토존/ 삼척시)
2023 연말, BTS 소속사 하이브에서 삼척시에 지식재산권 침해를 이유로, 관련 조형물을 모두 철거해 달라고 요구한 때문이었습니다.
하이브는 “삼척시는 맹방해변에 당사의 등록 상표인 ‘BTS’와 아티스트의 성명, 저작물 등을 허가없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며 “하이브의 지식재산권 관련된 물품을 모두 철거해 달라”고 요구했었더랬죠.

-------------- 지금은 아무 것도 없는 맹방해변이지만, BTS의 흔적을 찾아서 다리를 건너가 보는 사람들.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 100′에서 1위를 차지한 BTS의 대표곡 ‘버터’의 싱글 표지 촬영지인 맹방해변에, 삼척시가 2021년 앨범 재킷 콘셉인 파라솔과 선베드, 비치발리볼 시설, 서핑보드 등을 그대로 복원을 하면서 너도 나도 선베드에 누워 사진을 찍겠다고 많은 사람들이 찾아왔습니다.
그 결과 한국관광공사가 산출한 강원권 중심관광지 순위에서 맹방해변은, 포토존 설치 전인 2020년 14위에 불과했지만
BTS ‘버터’ 앨범이 발매된 2021년에는 6위로 올랐고, 포토존 설치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2022년에는 3위까지 올랐다고 해요.

(자료사진: 퍼미 션 투 댄스 컵셉)
한적했던 해변을 북적이게 만든 BTS 조형물 철거에, 많은 사람들이 아쉬워 했습니다.
BTS가 여기서 앨범 재킷을 촬영한 때는 2021년 3월이었답니다. 버터 앨범이 빌보드 챠트 HOT 100에 8주연속 1위를 차지하면서 팬들은 촬영당시 그대로 원상 복구하기를 요청하자, 삼척시는 그해 8월 앨범 재킷 사진에 사용했던 그대로 4,000만원 가량 투입해서, 방탄소년단 포토존과 이정표 등을 조성했었죠.
포토존은 ‘퍼미 션 투 댄스’ 화보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습니다. 백사장에 화려한 색감의 파라솔과 선베드, 비치발리볼 네트와 심판석 등의 소품을 설치하면서 입장료도 안받고 누구나 올 수 있도록 했지만, 결국은 BTS소속사 하이브의 요구대로 철거를 한 것입니다.

주문진 해변에는 ‘BTS 버스 정류장’이 있습니다. 버스정류장은 실제의 정류장이 아니고, ‘YOU NEVER WALK ALONE(2017)’ 앨범 재킷 촬영 때 임시로 세운 세트였습니다.

앨범 재킷 촬영 후에는 철거했지만 방탄소년단 촬영지로 입소문이 나면서 강릉시에서 2018년 여름, 정류장 세트를 복원했습니다.
포토존을 설치한 뒤 향호해변은 주문진의 명물로 떠올랐구요.

주문진해수욕장에서 야자나무가 서 있는 상점과 숙박업소를 지나 몇분 거리에 버스정류장이 있는데요, 지금도 여기는 '아미'들이 성지순례 하듯이 찾는 곳입니다. 일반인들도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와 함께 필수코스로 여길 찾아 옵니다.

맹방해수욕장 얘기하다가 엉뚱하게 옆길로 샜습니다. (위 4장의 사진은 주문진해변입니다. 맹방해변이 아니에요)




다리를 건너는 게 위태 위태해 보입니다.
'초곡 용굴촛대바윗길'도 가 보려고 하는데, 거기는 바람이 안 불까요?


나무다리는 모래위를 걸을 때처럼 발이 푹푹 빠지지 않고, 신발속에 모래가 들어가지 않아 좋습니다.
2개의 다리가 연결되어 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은, 과한 욕심이겠죠?


과거에는 섬이었던 덕봉산.
'신증동국여지승람'에 덕산도(德山島)라 하고, 훗날 덕산해수욕장과 이어져 육계도(陸繫島)가 된 작은 산.





모처럼 시간을 내어 찾아 온 덕봉산이었지만, 오늘은 강풍으로 인해 생태탐방로를 제대로 돌아보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모래위에 봉곳하게 솟아있는 덕봉산으로 가는 나무다리를 보면, 그림같은 모습에 잔잔한 기쁨이 샘물처럼 차 오릅니다.


둘레 800m정도 되는 덕봉산 해안생태탐방로는 나무데크로 되어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걷기 좋은 산책로입니다. 조망이 시원스런 전망대, 벤치 그리고 널판지로 만든 다리가 있는 덕봉산은, 삼척에 오면 꼭 들려봐야만 합니다.
보는 이에 따라 아름답게도 보이고 그저 그렇게도 보이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을 그 모습을 두눈에 가득담고서 돌아갑니다.

1시간 남짓이면 한바퀴 돌아볼 수 있는 작은 산이지만, 덕봉산의 인상은 강렬합니다.


보고 또 보고, 또 보게되는 덕봉산

덕봉산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길 가에 있는 '덕산 노을전망대'에 올라봅니다.

강과 바다가 하나가 되고, 해넘이가 아름답다는 덕산 노을전망대에서, 노을지는 모습을 상상해 봅니다.
전망대 아래에는, 덕봉산을 노래한 詩들이 자리하고...





초곡 '용굴촛대바위'로 가려고 시동을 겁니다.
그래서 두서없이 횡설수설한, 삼척 근덕 덕산리의 덕봉산 얘기도 여기서 끝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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