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10. 14
봉정암에 갑니다.
2016년 7월, 그때는 여름산행이라 그런지 너무도 힘들어서 다시 가지 않으리라 맘 먹었었는데,
어쩌다 또 가게 되네요.
아침 4시 30분. 간간히 산행을 같이 하던 일행 4명과 함께 '강원도 인제군 북면 용대리'로 출발합니다.
용대리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5시 40분경.
먼동이 트지 않은 어둑어둑한 새벽임에도 사람들이 많군요.
백담사로 가거나, 봉정암으로 가고 또 대청봉을 가려는 사람들.
백담사 주차장까지 거리는 7km, 버스로 15분 정도 걸리는데요,
버스 내부는 무척이나 좁습니다.
길 자체가 좁아서 차 한대가 겨우 다닐 정도라, 차폭(車輻)이 좁고 내부도 좁은거죠.
아침 첫차는 6시,
편도 요금은 2,500원입니다.
버스는 구불구불한 커브길을 덜컹거리며 달리고 달려,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다리를 건너면 백담사.
갈길이 멀어 백담사는 하산길에 들려보기로 하고....
먼동이 터서 환해진 길을 힘차게 내딛습니다.
봉정암까지 10.6km.
비 온 다음날이라 공기는 상큼하고,
구름은 산 밑까지 내려왔네요.
백담탐방지원센터 저 쪽에 화장실이 있구요.
지금부터 산행시작입니다.
봉정암 가는 길은 험해서가 아니라 좀 멀어서 힘들다고 하죠.
계곡을 끼고 마냥 걷습니다.
길은 예쁘고, 정비도 잘 해 놨구요.
단풍이 들었네요.
이리 예쁜 곳은 한방 찍고 가야 되겠죠?
동행하는 길 벗의 환한 웃음이 단풍보다 더 예쁘네요!
영시암이 보이는 군요.
백담사에서 여기까지는 3.5km 되구요,
1시간 걸립니다.
영시암 경내에 들어서면 첫번째 건물이 화장실.
잠시 쉬었다 갑니다.
각시취는 오늘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본 들꽃.
커피 한잔 마셨으면 했는데, 전염병 때문에 커피(차)를 팔지 않아,
조금 서운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영시암을 지나면서 이 계단을 오르면 갈림길이 .....
왼쪽은 오세암을 거쳐 봉정암으로 가고
직진하면 봉정암까지 계곡길을 걷고.....
봉정암까지는 7.1km.
개울가에는 단풍이 곱게 물들었어요.
저 개울물 좀 보세요.
얼마나 깨끗한지 거울같네요.
물빛은 또 어떻구요.
파르스름한게 '구채구'에서 보던 그 물빛 같군요.
수렴동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만, 그냥 지나칩니다.
아 그렇게도 눈물 나리라.
한 줄기의 냇가를 들여다 보면,
나와 거슬러 오르는 잔 고기떼도 만나고
그저 뜨는 마름풀 잎새도 만나리라.
내 늙으면 어느 냇가에서
지난날도 다시 거슬러 오르며 만나리라.
그러면 나는 눈물 나리라.
고 은 '눈물'
높디 높은 하늘에 흰구름이 떠가는 가을날,
냇가에 앉아 쉽니다.
오늘은 봉정암까지 갔다가 이 길로 다시 내려올려고 해요.
오세암 쪽으로 내려온다 해도 거리야 비슷하지만, 오르락 내리락하는 길이라 힘들 수 있으니까
지금 가는 이 평탄한 길을 도로 내려오기로 한거죠.
왕복 20km가 넘기에 무리하면 안되니까요.
연화담.
이 계곡에는 자그마한 담(潭)이 많습니다.
백담사도 100번째 담이 있는 곳에 지은 절이라 해서 그리 부른다고도 해요.
뾰죽 뾰죽 멋진 돌산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가끔씩 이처럼 가파른 계단을 만나기도 하고.....
이거 관음폭포 맞죠?
계단을 오르면서
폭포를 찍고
요렇게도 찍고
다리위에서도 찍고...
우람한 바위산.
봉정암이 가까워질 수록 계단은 점점 높고 가파릅니다.
이 계단위에는 쌍용폭포 전망대가 있구요.
전망대 정면에서 보이는 우폭(右瀑)
우폭과 좌폭 2가닥의 쌍용폭포.
거의 다 왔어요.
1.6km 남았대요.
카메라 셔터 소리에 바위가 굴러 떨어질까 봐,
조심스레 셔터를 누릅니다 ~ㅎ
이 봉정교 입구의 암벽에는 오래된 나무 한그루가 옆으로 자라고 있습니다.
머리 위에 있어 무슨 나무인지 알 수 없는데요,
나무 밑둥을 보면 참나무 종류 같아 보입니다.
5년전 여름에 찍은 사진인데, 이걸 봐도 모르겠군요.
봉정암 가는 길에 제일 힘들다는, 해탈고개를 헥헥 대며 올라갑니다.
봉정암을 500m 앞두고 오르는 이 고개는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많이 걸었기에,
지쳐있는 상태에서 올라가므로 힘든거죠.
고개를 올라가며 뒤돌아 보면,
나무에 가렸음에도 멋진 모습을 숨길 수 없는 풍경이 눈길을 사로잡고
사자바위 능선에서 몇분만 걸으면 암자.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 '봉정암'입니다.
백담사에서 10.6km. 보통걸음으로 4시간이 소요되었습니다.
오는 도중 중간 중간에는 자주 쉬었고, 개울가 너른 반석에서 간식도 먹고 아주 여유롭게 왔었죠.
'적멸보궁'이란 부처님의 진신(眞身) 사리를 모신 보배로운 곳이란 뜻입니다.
신라 진덕왕 때 자장(慈藏) 율사가 중국 오대산에 가서 문수 보살을 친견하고, 부처님 가사와 사리를 받아와 우리 나라의 가장 수승한 땅에 부처님 사리를 봉안하여 모셨는데,
경남 양산 통도사(通度寺)에 부처님 가사와 사리를 모시고 금강 계단을 세웠답니다.
또, 강원도 설악산 봉정암(鳳程庵)과 오대산 상원사(上院寺)에 각기 사리를 모시고 적멸보궁을 지었으며,
영월 사자산 법흥사(法興寺)와 태백산 정암사(淨岩寺)에도 부처님사리를 봉안하고 적멸보궁을 세웠다고 해요. 그래서 이곳을 3대 적멸보궁, 5대 적멸보궁이라 통칭한답니다.
사리탑에 올라와 참배를 하고
주위를 둘러봅니다.
적멸보궁과 종무소가 보이네요.
적멸보궁은 이따 들려볼꺼에요.
보궁 뒷편에는 소청대피소가 보이고,
소청대피소를 지나 능선을 넘어가면 대청봉으로 가는데,
여기 봉정암에서 대청봉까지는 2.3km 밖에 안되는 거리이지만, 우리는 처음부터 대청봉을 다녀올 계획이 없었으므로 봉정암에서 머무르다 내려갈겁니다.
예전에는 봉정암에서 하룻밤을 자고 '용아장성'을 다녀왔는데요, 위험한 곳이라 출입을 통제했었죠.
이 비탐구역을 얼마전에 50대와 60대초반의 두 山客이 용아장성으로 들어갔다가 추락死한 뒤로 출입을 더 엄격하게 하고 있어, 사리탑 위에서 출입하던 '용아장성' 출입구는 막혀있습니다.
가을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는 여기서 점심을 먹고
용아장성을 바라봅니다.
용아장성은 멋져요.
이래서 사람들은 자꾸 가 보려고 하는가 봅니다.
여기서 아래로 내려가면 '오세암'으로 갑니다.
용아장성과 공룡능선을 바라보고
대웅전을 들려봐야죠.
사리탑이 보이는 법당안에는 스님의 독경소리로 가득하고
언제 또 여길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며 암자를 떠납니다.
사자바위에 들립니다.
바위모양이 사자같아 보이는 군요.
봉정교를 건너고
머리를 숙여야만 지날 수 있는 이 쓰러진 나무도 지나고
단풍이 곱게 물든 길도 지나서
영시암에 왔습니다.
여기서 잠시 쉬고, 지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개울물에 발 담그며 첨벙거려도 보며,
가도 가도 끝이 없는 듯 지루하게만 여겨지는 길을 한발 한발 걷다보니
백담탐방지원센터에 왔네요.
하산길에 들려보기로 한 백담사는 나중에 다시 와 보기로 했죠.
엄청 피곤했거든요.
백담사 주차장에 도착했을 때는 4시 반.
하행 막차는 저녁 8시까지 있는데요, 이달 말까지만 그렇게 운행한답니다.점점 해가 짧아지고 있어 막차시간은 저녁 7시, 6시로 단축되겠죠.
백담사, 봉정암, 대청봉을 다녀올 계획이 있다면 아래 주차요금표도 참고하시고....
산행코스 : 백담사 - 영시암 - 수렴동대피소 - 쌍용폭포 - 봉정암 - 쌍용폭포 - 수렴동대피소 - 영시암 - 백담사 (왕복 21.7km, 느긋하게 10시간 소요)
봉정암(鳳頂庵)
강원도 인제군 북면 설악산 소청봉(小靑峰)에 있는 삼국시대 신라의 승려 자장이 창건한 암자.
대한불교조계종 제3교구인 백담사(百潭寺)의 부속암자이다.
대표적 불교 성지인 5대적멸보궁(五大寂滅寶宮) 중의 하나로 불교신도들의 순례지로도 유명하다.
643년(선덕여왕 12)에 자장(慈藏)이 당나라에서 부처님의 진신사리(眞身舍利)를 가지고 귀국하여, 이곳에서 사리를 봉안하고 창건하였다. 그 뒤 677년(문무왕 17)에 원효(元曉)가, 1188년(명종 18)에 지눌(知訥)이 중건하였으며, 1518년(중종 13)에 환적(幻寂)이 중수하였다.
1548년(명종 3)에는 등운(騰雲)이 중수하였고 1632년(인조 10)에는 설정(雪淨)이 중건하였다.
암자 이름을 봉정이라고 한 것은 신라 애장왕 때 조사 봉정(鳳頂)이 이곳에서 수도하였기 때문에 붙여졌다는 설도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법당과 요사채뿐이다. 법당 옆 바위 위에는 보물 제1832호로 지정된 봉정암오층석탑이 있다.
이 탑은 자장이 사리를 봉안하였던 때보다 훨씬 후대의 양식을 띠고 있어,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기단부를 따로 조성하지 않고 자연의 암반 위에 그냥 탑신을 안치하였으며, 탑신 자체는 잘 정제되어 조화를 이루고 있는 5층석탑이다. (자료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인제 봉정암 오층석탑(麟蹄鳳頂庵五層石塔봉정암 석가사리탑)
강원도 인제군 북면 봉정암에 있는 고려시대 자연암반을 기단으로 조성한 5층 석조 불탑. 석탑. 보물.
보물 제1832호. 높이 3.3m. 설악산 대청봉 밑에 있는 봉정암 옆의 능선 위 거대한 암석 위에 세워져 있는 석탑으로,
643년(선덕여왕 12)에 자장법사(慈藏法師)가 당나라에서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모셔와 이곳에 탑을 세우고 사리를 봉안했다고 전한다.
탑의 형식은 신라의 전형 양식(典型樣式)과는 달리 기단부(基壇部)를 생략하고 거대한 암석의 정상을 다듬어 모난 2단의 높고 낮은 탑신(塔身)받침을 조성하고 받침 밖으로 16판(瓣)의 단판연화문(單瓣蓮花文)을 돌려 새겼다.
탑신부는 옥신(屋身)과 옥개석(屋蓋石)이 각각 다른 돌로써 이루어졌으며, 1층옥신에는 네 귀에 우주(隅柱: 모서리기둥)가 있고 2층옥신부터 높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옥개석은 너비가 좁고 두터운 편으로 밑에는 각각 3단의 받침이 있다.
추녀는 전각(轉角)에서 반전(反轉)되었으며 낙수면의 경사가 급하여 고려석탑 양식의 특징을 보이고 있다.
상륜부(相輪部)에는 노반(露盤)과 복발(覆鉢)이 있고, 그 위에 큼직한 원뿔형의 보주(寶珠)가 놓여있다.
결손된 부분이 없는 완전한 형태의 석탑으로 주변의 웅장한 산세와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자료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산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대간 길 걸어보기 - 오대산 [동대산]에서 두로봉,두로령까지 (0) | 2021.11.04 |
---|---|
늦 가을의 산행 - 울주군 [가지산] (0) | 2021.10.29 |
가을비 맞으며 걷는 길 - 오봉산.제왕산임도.금강소나무숲 (0) | 2021.10.09 |
깊어가는 가을날, 오대산 '노인봉'을 가다 (0) | 2021.09.25 |
가을 오는 산길을 마냥 걸었네 - 제왕산을 거쳐 옛길로 내려오기 (0) | 2021.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