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다시 또 걸어보는 '나옹선사 수행길'

adam53 2026. 8. 13. 11:15

2026. 8.11

참 오랜만에 산행에 나섰습니다. 근 1달만입니다.

오늘의 산행지는 오대산 '선재길 나옹선사 수행길'입니다.

2~3일간은 비가 내렸습니다. 한동안은 계속 비가 내리지 않아 메마른 대지도, 사람도 그리고 모든 식물도 비가 내리길 간절히 바라던 때에 내린 단비라서 공기가 아주 아주 깨끗해졌습니다.

남산공원 잔디들도 비를 맞아서 파릇 파릇 싱그럽기만 합니다.

오랜만에 만나는 창포다리 위의 '관노가면극' 주역들도 반갑습니다.

옛부터 강릉단오제에는 관노들에 의한 탈놀이를 했는데, 행사의 主神인 대관령국사성황신을 봉안하고 음력 5월 1일부터 화개(華蓋)를 꾸미어 서낭당 앞에서 연희(演戱)를 했다는데, 이 전통적인 민속 연희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는 모르지만, 농경의식과 관련해서 계속 공연되어 온게 여러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고 해요.

동해로 흘러가는 남대천 강물은 오늘도 소리없이 잔잔하게 흐르고 있습니다.

대관령에는 구름이 잔뜩 끼었구요.

지금처럼 이렇게 잔뜩 흐린 날씨는, 산행하기 좋은 날입니다.

명주동 작은 골목의 나팔꽃도 금방이라도 비가 올 것같은 이런 날씨가 좋아서 방긋방긋 웃고 있습니다.

10시

오대산 상원사주차장 조금 못가서 오늘의 들머리 상원교가 있습니다. 상원교에서 1.5km가량 더 가면 상원사주차장이 있습니다.

다리를 건너 신성암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갑니다.

신성암은 스님들의 수행공간이라 일반인들의 출입을 금하고 있죠.

신성암 입구를 지나 작은 다리를 또 건너고

물소리가 우렁찬 맑은 개울을 내려다 보고

나옹선사 수행길로 접어듭니다.

'나옹선사 수행길'은 기존에 있던, 월정사에서 상원사 구간의 선재길과 연결해서 새로이 조성한 길로써, 신성암 입구에서 북대 미륵암을 연결하는 거리 4.2km 코스입니다.

09시 05분

앞서 가던 일행이 다리에 멈춰섰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다리위에서 본 작은 폭포때문에 멈춘 거 였네요.

제법 큰 물소리를 내며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를 보며 다시 발걸음을 옮깁니다.

길 옆에는 모싯대가 피었습니다.

모싯대(모시대)는 맛있는 나물입니다. 어린 싹을 잘라 生으로 먹거나 살짝 데쳐서 무쳐 먹죠.

뿌리는 봄, 가을에 캐서 삶아 먹거나 날것을 된장이나 고추장 속에 넣어 장아찌로 담가 먹기도 하는데, 한방에서는 뿌리를 거담제로 이용한다고 합디다.

우리나라 전국 각지의 풀밭, 습지에서 자라는 모시대는, 8~9월에 도라지꽃 비슷한 자주색꽃이 한 줄기에 여러개가 차례로 핍니다.

나옹선사 수행길은 선재길과 같이 개울을 따라 걷는 길입니다. 평탄한 길이라서 별로 힘들지 않고 길도 좋은 편입니다.

개울을 건너는 다리를 많이 설치했지만,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려고 최소한의 손길만 더 한 길입니다.

흰물봉선이 피었습니다.

약하디 약한 노랑물봉선도 피었구요. 물봉숭아라고도 불리는 물봉선은 전국 각지의 산이나 들의 그늘진 습지에서 자랍니다. 

울타리 밑이나 장독대 옆에 심었다가, 꽃이 피면 손톱을 빨갛게 물들이던 봉숭아는 순수한 우리말이고, 봉선화는 漢子식 표기인데요, 봉선화(봉숭아)는 오래전에 중국, 인도, 말레이시아 등 외국에서 들어 온 원예식물이고, 지금 우리가 습지에서 만나는 물봉선들은 모두 자생식물입니다.  

09시 30분

1/3을 왔습니다.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약 2년에 걸쳐, 총 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규 탐방로를 조성했습니다. 새롭게 조성해서 개방한 이 구간은 신성암에서 북대 미륵암을 잇는 숲길로, 기존의 월정사에서 상원사구간 선재길과 연결이 됩니다.

오대산은 산악 국립공원 가운데 세 번째로 넓은 면적을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탐방로는 그동안 4개 구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탐방 수요에 비해 선택지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꾸준히 이어지던 차에, 이번에 신규 조성한 이 길은 그런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과정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선재길 나옹선사 수행길 조성 과정에서는 단순한 흙길만이 아니라, 계곡의 다리설치, 데크계단 조성, 난간과 안전시설 보강등이 함께 이뤄졌습니다. 특히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구간이 많아, 자연 훼손을 최소화하면서도 안전하게 걸을 수 있도록 설계에 많은 시간이 들여서 길을 만들었습니다.

길 이름을 선재길 나옹선사 수행길로 정한 것은, 고려 후기 3대 왕사로 알려진 나옹선사가 오대산 북대 미륵암에 주석하며 수행하던 길의 흔적을 바탕으로 관광차원의 길이 아닌, 의미를 걷는 길로 만들고자 한 것이었습니다.

전망대에 도착했습니다.

09시 35분

상원교에서 여기까지 35분 걸렸네요.

신성암에서 전망대까지는 1.85km입니다,

전망대에서 바라 본 앞 산은 나무가 우거져서, 특별히 볼거리는 없습니다.

멋진 풍경을 기대하며 전망대에 올랐다가 이내 돌아서는 사람들

탐방로 안내도 앞에 모여서 이 시각 이후의 계획을 의논합니다.

당초의 계획은 북대까지 갔다가 도로 내려 올려고 했지만, 북대에서 임도로 상원사주차장까지 가는 걸로 계획을 수정합니다.

비가 온 뒤 기온은 현저히 낮아졌습니다. 금방이라도 비를 뿌릴 듯이 잔뜩 흐린 하늘과 개울물 소리는 시원스럽지만, 얼음같이 차가운 개울물은 발 담그기도 망설여집니다. 닷새전에 입추(立秋)가 지난 것도 있지만 3일동안 내린 비로 인해, 날씨는 완연한 가을로 바뀌었습니다.

일주일전만 해도 날씨는 찜통같았습니다.

그 어느 해보다도 더 뜨거웠던 올여름은 펄펄 끓는 것만 같았었죠.

지난 2일 경남 양산은 낮기온이 42.5도로 올라가 1904년 기상 관측 이래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고 해요.

내륙지방보다 평균 5~6도는 더 낮은 기온의 영동지방도, 37도를 넘어 40도를 육박하는 날씨가 계속되면서 '폭염 특보', '폭염중대경보'라는 말이 재난문자로 뜨고, 밤 기온도 30도를 넘어가면서 초열대야가 이어졌었습니다.

여태까지는 '열대야'라던가 '폭염경보'라는 말에도 와 ~ 했었는데, 금년에는 '초열대야', '폭염 특보', '폭염중대경보'라는 말을 들으며 여름을 보냈습니다.

온열질환으로 인한 사망자가 늘어나고, 밖에 나가면 숨이 턱턱 막히는 이 불볕더위로 인해 2023년 8월 이후 3년 만이자, 2018년 폭염이 자연재난에 포함된 이후 역대 두번째로 정부에서는 중대본을 2단계로 격상하기도 했습니다. 

한달간 산행을 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폭염 때문이었습니다. 산행하기로 한 날마다 전국적으로 비가 내린 것도 있었구요.

예년 같으면 땀 흘리며 산행을 한 뒤에 개울물에 발을 담그면 산행으로 인한 피로와 더위를 싹 잊어버리곤 했는데, 연일 푹푹 쪄대는 날씨에는 그 누구도 산행할 엄두를 낸다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혹서기(酷暑期)에 여름방학을 하듯이, 산악회에서도 방학을 할 정도였으니까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가시죠?

09시 45분

이제 딱 절반 왔습니다.

긴 팔을 입어야 할 정도로 선선한 날씨는 가을이 왔음을 실감합니다. 그 무덥던 여름도 결국은 물러가고 가을이 성큼 우리곁에 다가왔습니다.

산행하기에도 그만입니다. 갑자기 선선하게 바뀐 계절 때문에 산행이 힘든 줄 모르고 쉬지도 않고 걷습니다.

이 연두빛과 초록빛의 푸르른 숲도 머지않아 단풍이 들겠지요.

가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흐린 하늘 탓인지 몰라도 오늘은 긴옷을 입어야 할 정도로 선선합니다.

덥다 덥다 해도 여름은 좋은 계절이었는데, 이제는 가고 있다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에는 아쉽다는 생각이 듭니다.

풀이 무성한 탐방로를 지납니다.

풀숲을 헤치고 걸어나오니 작은 다리가 있군요.

풀잎에 맺혀있는 물방울들이 또르르 굴러 떨어집니다.

계곡은 출입을 금합니다. 물놀이도 금하고 야영과 취사도 금한답니다.

참취꽃이 하얗게 피어납니다.

취나물 꽃이 피는 건 가을이 오고 있는 겁니다. 취나물꽃은 가을이 오면 피거든요.

매미소리, 풀벌레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 조용한 숲길을 걸으면서 머리가 맑아져 옵니다. 들리는 건 개울물 소리 뿐.

무리지어 피어있는 흰물봉선 이파리들은 비에 젖어 반들 반들 윤이납니다.

점차로 오르막을 올라가지만, 오르막이라기 보다는 평지와 다름없는 그런 길

풀숲에는 참당귀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8~9월에 자주색 꽃이 피는 참당귀는 이른 봄에 잎과 줄기를 쌈으로 먹거나 나물로 무쳐 먹죠. 

뿌리는 보혈 작용이 뛰어나 한방에서는 월경을 조절하고 월경통을 제거해주는 약재로 쓴다고 해요.

 

당귀는 남성에게도 좋다고 합니다. 혈액 순환 개선, 전립선 건강 증진, 기력 회복 및 탈모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해요. 옛날에는 전쟁터에 나가는 남편에게 기력을 보충하라고 품에 넣어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만큼 남성에게도 좋은 보혈 약재랍니다.

우리가 '취나물'이라 할 때는 이 '참취'를 말합니다.

취나물에는 여러 종류가 있죠. 곰취, 수리취, 참취 등 이름에 '취' 자가 붙는 국화과의 산나물들을 통털어 취나물이라 하는데, 쌉싸름하고 향긋한 내음이 특징이며 주로 이른 봄에 어린순을 나물 무침이나 볶음, 쌈, 떡 등에 다양하게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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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조희풀도 꽃이 핍니다. 8~9월에 짙은 하늘색이나 보라색으로 꽃이 피는 병조희풀은 산기슭이나 산골짜기 양지에 자랍니다.

꽃 모양이 호리병을 닮아 병조희풀이란 이름을 가졌죠.   '조희'는 종이의 옛말이구요.

오대산 선재길의 연장선 상에 있는 '선재길 나옹선사 수행길'도, 선재길과 마찬가지로 걷기 좋은 길입니다.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 약 9km 이어지는 숲길로, 대부분 평지로 이루어져 있어 물길따라 걷는 그 길이 가을이면 계곡을 따라 단풍이 아름답게 물드는 예쁜 길입니다. 1960년대 말, 도로가 생기기 전부터 스님과 불교 신도들이 오가던 옛길로 걷기 편한 길입니다.

 

'나옹선사'하면 '청산가'를 제일 먼저 생각하게 되죠.

청산견아무어거(靑山見我無語居)

창공시오무애생(蒼空視吾無埃生)

탐욕이탈노포기(貪慾離脫怒抛棄)

수여풍거귀천명(水如風居歸天命)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

탐욕도 내려놓고 성냄도 내려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평지와도 같이 평탄한 길은, 작은 전망대'를 앞 두고 높다란 데크계단으로 이어집니다.

가파르게 놓여있는 데크 계단.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합니다. 이따가 마주할 '나옹대' 바로밑의 계단에 비하면 맛보기 수준이죠.

계곡을 가로지르는 작은 다리를 건너고

지금까지 봐 온 그런 평범한 계단을 올라가면 작은 전망대가 있습니다.

작은 전망대에 도착한 시간은 10시 10분.

쉬지않고 걸었으니 여기서 잠시 숨 좀 돌리고 갑니다.

개울을 바라보고 있는 작은 전망대에서도 큰 볼거리는 없습니다.

그저 여럿이 둘러앉아 점심먹기에 좋은 그런 곳이지만, 점심먹기에는 이른 시간이라 우리는 간식을 나눠 먹습니다.

'나옹선사 수행길' 조성에 쓰인 30억원의 예산은 대부분이 데크 계단과 다리를 만드는 데 쓰였습니다. 지금까지 수 많은 다리를 건너왔거든요.

그리고 잠시 후에 만나게 될 데크 계단은 입이 딱 벌어질 정도로 대단합니다.

나옹선사가 수행하면서 걷던 그 길따라 걷는 길은, 막바지를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나옹선사는 공민왕과 우왕의 왕사(王師)로 그리고 무학대사의 스승으로 더 알려졌으며 본명은 아원혜이며법명은 혜근으로 경북 영덕군 창수면의 운서산 장육사 자리에서 태어났다고 하죠. 장육사는 고려 공민왕(1351~1374) 때 나옹선사가 창건하였다고 하며, 여기 운서산 산세가 발이 여섯달린 거북이를 닮았다 하여 장육사라 하였으며, 나옹선사는 장육사 바로 아랫마을에서 태어나고 살았답니다.

'나옹( (懶翁)화상'이라는 호로 더 잘 알려져 있으며 '보우'와 함께 고려말의 위대한 고승으로 일컬어지며, 조선 불교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하는데, 그림과 글씨에도 뛰어났으며, 노래를 많이 지어 문집인 "나옹집"에 보존하고 있답니다.

나옹선사는 적극적인 현실참여, 실천하는 선(禪)으로 지혜의 완성을 추구했다고 해요.

앉아서 참선하며 진리를 찾는 수행법을 멀리하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중생들을 만나고 제도를 했답니다. 

삶이 괴롭지만 집착하지 말고, 本人의 내면에 있는 불성를 찾으라 가르쳤답니다.

가녀린 참나물도 꽃을 피웁니다. 잎이 세가닥으로 갈라지고 잎 뒷면은 반질반질 윤이나는 참나물은, 특유의 향긋한 향과 아삭한 식감으로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 산나물입니다. 또한 참나물에는 100g당 1,400㎍의 베타카로틴이 함유돼 있는데, 이 참나물에 포함된 베타카로틴은 세포를 노화시키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며 발암물질의 생성 및 증식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답니다.
참나물에 포함되어 있는 비타민A와 베타카로틴 성분의 경우 시력 보호, 안구건조증 증상 개선 등 눈 건강을 개선하는 효능이 있어 백내장, 야맹증 등의 안구 관련 질환 예방에도 좋다고 하죠. 요즘은 스마트폰을 많이 사용하고 있어 눈이 피로하기 쉽기 때문에, 참나물을 자주 섭취하는 것이 눈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본격적인 오르막의 시작입니다.

쳐다보면 높디 높은 계단이 눈앞에 있어 저기를 어떻게 올라가나 싶지만, 계단 하나 하나를 세며 오르면 별거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10시 25분

북대 미륵암까지는 600m 밖에 안 남았습니다.

빗물은 모이고 모여서 작은 폭포를 만들고, 힘찬 물소리는 고요한 계곡에 가득 퍼져갑니다.

이 계단끝에는 '나옹대'가 있고, 거기서 5분(分)정도 걸어가면 북대 미륵암이 있습니다.

참으로 길고 긴 계단입니다.

이 계단을 만든 이의 수고로움이 느껴집니다. 빗물이 흘러내리 듯 계단을 만들면서 수없이 흘린 땀방울과 눈물이 눈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분들이 애써서 만든 계단 덕분에 오늘의 우리는 쉽게 쉽게 올라갑니다.

'나옹대'와 가까워지면서 안개가 끼고 있습니다.

안개는 몽환적인 풍경을 그리면서, 살그머니 옷에 스며들고.

참당귀도 안개에 젖어갑니다.

일행과 말을 하다가 깜박하기도 하지만, 계단을 한개 한개 세면서 오르다 보니 저만치 끝이 보이는 군요.

드디어 그 긴 긴 계단도 끝났습니다. 하나로 연결되어 놓은 계단은 913개였던 것 같은데, 약간의 오차는 있겠죠?

11시

나옹대에 올랐을 때에, 비로봉과 상왕봉을 거쳐서 내려온 일행과 만났습니다.

비로봉에서의 조망은 자욱한 안개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다네요. 

지난 2월말, 그때에도 비로봉과 상왕봉을 지나 나옹선사 수행길로 내려갔었는데 비로봉에서도, 상왕봉에서도 흐린 하늘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 없었댔죠. 그때처럼 오늘도 그랬답니다.

적멸보궁 참배단에 올라가 봅니다.

유리문으로 들여다 본 참배하는 곳

'나옹대'는 북대에 머물면서 수행을 하던 '나옹선사'가 매일같이 적멸보궁을 향해 1,080배의 절을 하며 정진하던 곳이라 하죠.

기록에 의하면 '나옹선사'는 오대산 북대 '상두암'과 남대 아래의 '영감암' 뿐만 아니라 중대 '상원사' 및 '나옹대'에 주석하였는데, 특히 북대 '고운암'을 창건하였으며, 조선 후기에 작성된 오대산 사적기에 의하면, 북대 '도솔암'과 동대 '관음암'을 중건하였다고도 합니다.

나옹화상 어록과 나옹의 행장 및 비문 등에 의하면, 나옹은 1360년 무렵 오대산 상두암에서 중국의 임제종 고승 적조현명(寂照玄明)과, 고운암에서 환암 혼수와 교유하였으며, 1369년 무렵 오대산 영감암에 주석했다고 해요.

안개가 자욱한 나옹대에서의 전망은 그냥 무채색의 그림같습니다.

이름도 모르는 노란 풀꽃이 안개비에 젖어 물방울을 이파리에 가득 머금고 있습니다.

울다가 뚝 그친 어린아이의 눈가에 맺힌 그렁그렁한 눈물과도 같은 물방울들.

비로봉으로 내려 온 일행과 헤어집니다.

그들은 나옹선사 수행길로 내려가고, 우리는 미륵암쪽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안녕 ~

이따가 봐요.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로  시작하는 나옹선사의 '청산가(靑山歌)'는 각계 각층의 많은 사람들이 작곡을 하므로써, 가곡으로 부르고 또는 찬불가(讚佛歌)로, 대중가요로도 널리 불리우고 있습니다. 어떤 장르이건 노래를 통해, 지금은 이 시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가 되었습니다.

북대 미륵암으로 갑니다.

미륵암으로 가는 길은 야자매트를 깔아서 발밑에서 전해오는 감촉이 참 기분 좋습니다.

안개는 저만치 앞에서 새로운 모습의 풍경을 보여줍니다.

11시 10분

미륵암 앞으로 난 임도길에 도착을 하고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 어느 때나 걸어도 좋은 '나옹선사 수행길'도 이젠 끝났습니다

출발점인 신성암까지는 4.2km

 여기 이 북대 미륵암에서 신성암, 상원교까지 '나옹선사 수행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미륵암 입구에는 나무수국이 피고

'감로수(甘露水)'라 명명한 샘물이 힘차게 흐르고 있어, 한바가지 마셔봅니다.

감로수답게 차고 달고, 속이 다 시원해집니다.

 

오대산에는 비로봉(중대), 동대산(동대), 호령봉(서대), 상왕봉, 두로봉 등 다섯봉우리가 월정사와 상원사 주변을 감싼 형태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래서 중대에는 사자암, 동대에 관음암, 서대에 수정암, 남대는 지장암, 그리고 북대에 미륵암이 있습니다.

나옹선사 수행길 입구를 다시 한번 돌아봅니다.

11시 15분

미륵암 돌담아래에는 구절초를 심어놓았습니다. 

가을이 깊어지고 구절초가 하얗게 피어나면, 북대 미륵암은 구절초꽃으로 빙 둘러싸여 있어 더할 나위없이 아름다운 암자가 되겠죠!

이리 오라고 손짓하는 안개속으로 걸어갑니다.

뒤돌아 본 북대에도 안개는 끼고...

상원사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이 임도는 지루한 길이라 재미 하나도 없는 길입니다.

게다가 길에는 자잘한 돌맹이를 깔아놓아 발바닥도 발가락도 몹시 아픈 길이라서,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해서 가고 싶은 길입니다.

그런 그 길이 오늘은 자갈도 별로 없고 땅은 젖어 눅눅한게, 걷기 좋기만 합니다.

11시 20분

비로봉으로 올랐다가 상왕봉을 지나서 임도로 내려오는 길.

이리로 내려와서 나옹선사 수행길로 가려면, 북대 방향으로 400m를 올라가야 합니다.

11시 25분

잠시후에 만나는 지름길 입구.

이 길로 내려가면 상원사 주차장까지 임도로 가는 것보다, 절반은 가깝습니다. 그렇지만 이 길은 가파르고 위험해서 '출입금지'가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이 길로 가면 절대 안돼요. 비탐구역이 되었기에 벌금을 물 확률이 아주 높습니다.

싸리나무 잎에도 구슬같은 물방울이 맺혀있고...

안개는 이제 다 걷혔습니다.

개쉬땅나무도 뒤늦게 예쁜 꽃이 피었습니다. 보통 6~7월에 흰색의 작은 꽃이 가지끝에서 동그랗게 말리는 모양으로 꽃이 피는 개쉬땅나무는 반 그늘진 습기가 있는 사질양토에서 잘 자라는데, 원산지가  우리나라인 개쉬땅나무는 수수(곡식)를 평안도 사투리로 ‘쉬땅’이라 하며 함경북도 방언으로 ‘밥쉬’라고 한다고 하며, 수수 이삭처럼 생겼다고 하여 쉬땅나무 또는 밥쉬나무라 부르게 되었답니다.

그리고 진짜 수수가 아니라 가짜 수수 같다고 하여 "개" 자를 붙여 개쉬땅나무라고 부르며, 보통 개 자가 붙을 때는 원래의 꽃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를 때 붙이는데, 이 나무는 개쉬땅나무나 쉬땅나무나 모두 같은 종류이므로 '개쉬땅나무'라 불러도 되고 '쉬땅나무'라 불러도 됩니다.

장미과의 다년생풀 '짚신나물'도 노란꽃이 피었습니다.  '짚신나물'이라는 이름은 사람들의 옷이나 신발에 잘 달라붙는 성향이 있어 짚신에 붙어 이곳저곳을 붙어 다녔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하죠.

짚신나물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선초를 한방에서는 이질, 위궤양, 자궁출혈에 사용한다 합니다.

등골나물도 꽃이 피고

참나리도 꽃이 피었습니다. 주황색 계열의 바탕에 적갈색 반점이 중심쪽으로 수없이 찍히며 꽃이 뒤로 말리면서 피는 참나리는, 짧은 잔털이 나며 6개의 수술과 암술이 꽃 밖으로 길게 나옵니다. 원산지는 동아시아 지역이며, 일설에서는 중국에서 재배되던 것들이 우리나라와 일본으로 유입되었다고도 합니다.

참나리는 옛날부터 식용으로 널리 쓰였다고 해요. 알뿌리는 약용, 식용으로 사용되었으며 비늘줄기도 약재로 쓰는데 백혈구감소증에 효과가 있으며, 진정 작용이나 항알러지 작용이 있기 때문에 알러지 환자들이 복용해 왔다고 하죠.

땅두릅도 독특한 모양의 꽃을 피웠습니다. 땅속에서 올라온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 땅두릅은 아삭한 식감이 일품이지만, 독특한 향때문에 호불호가 갈리는 나물입니다.

'독활'이라고도 하는 땅두릅은 간 기능 개선과 당뇨 합병증, 면역력 증진 등에 효과가 있어 약용으로도 사랑받고 있는데, 특히 카우레노산이 들어 있어 최근 미세먼지에 의한 염증성 폐질환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서 최근들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해요.

길 가의 꽃들을 보면서 걷다보니 어느새 다 왔습니다.

가을이 오는 길목에서 걸었던 '선재길 나옹선사 수행길',

'나옹선사 수행길'을 걸으며 두서없이 주절거린 것도 여기서 마쳐야겠습니다.

12시 20분

오늘은 7.2km를 걸었습니다. 3시간 20분이 소요되었군요.

산행코스: 상원교 → 신성암 → 전망대 → 나옹선사수행길 → 나옹대 북대(미륵암) 임도 상원사 주차장(7.2km, 3시간 20분 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