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아직도 무더운 여름날, 홍천 백우산을 갔다.

adam53 2025. 8. 13. 15:15

2025. 8. 12

말복이 지나면서 더위가 한풀 꺾인 느낌입니다. 지난 밤에는 모처럼만에 이불을 덮고 잤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갔었죠.

그러나 여름이 지나가려면 아직 한참이나 남았기에, 오늘도 계곡이 있는 곳을 찾아 산행에 나섭니다.

집을 나서면서 기온이 많이 내려갔구나 싶었습니다. 아침기온 26도

낮 기온도 높지 않기를 바래면서 남산공원을 지나는데 잔디밭도, 벚나무도, 배드민턴 코트도 매미울음소리로 가득찹니다.

여름도 얼마남지 않았다고, 가는 여름을 아쉬워하듯 매미들이 울어댑니다.

운동하러 나온 사람도 없는 이 아침에, 공원이 떠나가라 울어댑니다.  맴 맴 매애 ~ 앰

단오문으로 들어갑니다.

해마다 단오제를 개최하는 장소인 남대천변 입구에 있는, 단오문은 神木이 들어오고 축제를 즐기려는 사람들이 드나드는 문입니다.

이 단오문의 上部는 강릉단오제의 멋과 풍류를 담기위해 기와 모양을, 下部는 단오제 神酒를 담는 술항아리, 신주단지를 형상화했죠.

남대천 창포다리 위에는 강릉관노가면극의 주역들인 양반과 소매각시, 장자마리, 시시딱딱이가 동그랗게 눈을 띄고 내려다보며 반갑게 인사합니다.

"어~,  좋은 아침!"

명주동 골목길 담장에 핀 능소화도 반갑게 인사를 합니다.

참 기분좋은 아침입니다.

09시 30분

푸른 논과 푸른 들, 길가의 나무들도 온통 푸른 색인 시골마을.

띠엄 띠엄 한,두채 농가가 있는 푸르른 시골길을 버스는 달려서 가족고개에 도착했습니다.

홍천군 내촌면 광암리,  408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가족고개가 오늘의 산행들머리입니다.

아주 튼실하게 자라는 무우 밭 옆, 백우산 등산로로 접어들었습니다.

가족고개는 585m의 높이라서, 정상인 백우산 895m까지 300여m만 올라가면 되는 쉬운 코스라 합니다. 언뜻 든 생각에는 쉬운 산이 맞습니다.

'가족고개'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家族'이라는 말이 연상됩디다. 이름이 참 정답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 가족고개는 홍천군 내촌면 광암리 가족동(可足洞)에서 도관리로 넘나드는 고개를 말하는데,

광암리 가족동(可足洞)은 너벙바우 남쪽에 있는 마을로 논이 많고 살기가 좋다고 하여 그 이름을 가족고개(可足峙)라 했다고 하며, 올바른 사람만이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다는 전설이 있답니다.

'家族'은 이 '可足'이었습니다. 그래도 '가족고개'라 소리내어 말했을 때는 정겹고 친근한 말처럼 들립니다.

이른 아침이라 아주 상쾌합니다.

코끝으로 스며드는 이 신선하고 상큼한 공기 내음.

연두색 작은 雜木과 풀은 무척이나 싱그러워 보입니다.

벌목을 한 지대를 지납니다.

벌목은 한 야산에는 무슨 나무인지 알 수 없지만, 잎이 크고 둥근 나무를 식재했습니다. 

아마도 산불이 나면 송진 성분때문에 불이 더 잘 번지는 소나무보다, 활엽수가 더 나으리라는 생각에 그런 종류의 나무를 심지 않았겠나 짐작해 봅니다.

벌목을 한 야산을 올라가고 내려가고, 또 오르고 내려가면서

오늘의 산행길이 계속 이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눈이 맑아지고 시원해지는 이 연두색의 풀밭길

09시 55분

벌목지대가 끝나고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됩니다. 지금부터는 오르막길입니다.

오르막이라서 힘겹게 올라가는데, 갑자기 왜 더워지는 걸까요?

아침나절이라, 한낮같이 무더운 날씨에 아직 적응도 안되었는데 이거 더워도 너무 덥군요.

해는 점점 떠올라서 나무사이로 마구 내려쪼입니다.

갑자기 이렇게 뜨거워지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이제 막 산길에 접어들었는데, 숨은 턱까지 차오르고 땀방울은 뚝뚝 떨어집니다.

오늘도 쉬운 산행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앞서가는 두 사람은 지역민인가 봅니다.

남자는 배낭을 맸지만, 여자는 스틱만 짚고 갑니다.

걷는 속도를 보면 백우산을 종종 찾아오는 이 들 같아 보입니다.

힘들게 올라왔는데, 겨우 1km 밖에 못왔네요.

앞서가던 이 들이 바위위에 앉아 쉬는군요. 여유롭게 산행을 하는 이 들은 정상까지 갔다가 도로 내려오기에 급할 거 하나 없어, 내심 부럽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도 정상에서 용소폭포로 여섯시간 가량을 걸어야 하는 우리들은, 쉬는 시간도 아껴가며 부지런히 걷습니다.

백우산은 여름산행을 하는 이 들이 꽤 많은 가 봅니다.

등산로까지 풀이 침범을 하지 않아, 종아리가 긁힐 염려는 없습니다.

백우산은 강원 홍천군 두촌면과 내촌면의 경계에 자리하여 심산유곡의 멋을 한껏 누릴 수 있는 산이랍니다. 겨울에 눈이 내리면,  산 형상이 형상이'백학(白鶴)의 날개 모양을 하였다' 하여 백우산(白羽山)이라 불린다고 해요.

주변에는 고석산(883m), 매봉(865m), 송곡대산(588m) 등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산들이 많답니다.

백우산 북쪽 골짜기에는 12㎞에 이르는 용소계곡이 유명한데, 경수골이라고 하구요.

경수골에는 용소, 너래소, 또랑소, 합수 나들이소 등 많은 소(沼)와, 높이 10m 정도 되는 용소폭포 등 여러 폭포들이 있어 장관을 이룬다고, 우거진 숲과 시원한 암반계류가 있는 여름 산행지로 좋은 곳이라 해서, 이름도 낯설은 여기를 찾아 왔습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은 여러개의 산봉우리를 넘어서 갑니다.

그렇다고 해서 아주 높은 게 아닌, 고만 고만한 봉우리를 몇개나 넘습니다.

전망이 트인 바위가 있어 그리로 가 봅니다.

나무들에 가려서 조망이 썩 좋지는 못합니다. 그저 내촌면의 마을이 보이는 정도

10시 55분

전망바위 바로 옆에 전망대가 있네요.

전망대 역시 마을만 보일 뿐

전망대를 지나면 가파른 내리막

그리고 다시 앞산을 향해 올라갑니다.

이 산을 올라가면 정상이랍니다.

'정상에 다 왔어요."

처음에 앞서서 가던 지역민 2사람이 정상을 갔다가 내려오면서 말합니다.

"진짜로 다 왔다니까요"

무더위와 땀에 젖은 몸으로, 젖 먹던 힘까지 다해 기운을 내 봅니다.

능선에 올라서자 정상석이 보입니다.

좀 전, 두사람의 말이 맞네요.

11시 05분

해발 894m의 백우산.

정상에서의 조망도 신통치 못합니다.

정상기념 사진을 찍을 사람은 사진을 찍고, 바로 굼넘이재 방향으로 갑니다.

정상을 지나면서 또 내리막길.

등산로가 썩 좋지를 못해 밧줄을 매어놓았습니다. 원래의 길은 서너발짝 더 가면 있었는데 바위틈으로 내려가야 해서 쪼끔 안전상의 문제가 있다고 새 길을 내고 밧줄을 맨 거죠.

길이 안 좋다고는 하지만, 여태까지 산행을 하면서 겪었던 아주 나쁜정도의 그런 길은 아니고, 그저 조금 조심하면서 내려가야 하는 길입니다.

등골나물 꽃이 피어 납니다.

높이 70cm~1m 정도로 키가 커서 마치 소(牛) 등골같이 길다랗다고 등골나물이라 하는데, 일설에는 풀 전체를 반쯤 말리면 등꽃 향기가 난다고 이름 붙었다는 설과, 잎의 가운데 갈라진 잎맥에 등골처럼 고랑이 있어서 붙었다는 설이 있기도 합니다.

등골나물 어린 순은 나물로 먹는데 그 맛이 매우 쓰고 매워서, 데친 다음 우려서 먹어야 한대요. 한방에서는 황달이나 통경, 중풍, 고혈압, 토혈 등의 약재로 쓰고 꽃을 그늘에 말려서 茶로 마신다고도 하는데, 보기에는 별로 먹고싶은 그런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습니다.  꽃도 썩 아름다운 것도 아니고...

이 산에는 그 흔한 나무벤치도, 통나무를 툭 짤라서 앉으라고 만든 그런 쉼터도 없습니다.

정말 쉴 곳하나 없는 산입니다.

내리막이 끝나면 한동안은 평평한 능선길을 걷습니다.

드믄 드믄 길옆으로 우산나물 꽃이 보입니다. 산속 그늘지고 습한 곳에 자라는 우산나물은 그 모양이 우산을 편 것처럼 보여서 우산나물입니다.

우산나물 역시 어린 순은 나물로 먹고, 가을엔 전초를 말려서 약재로 사용하는데 우산나물은 항산화작용과 혈액순환 개선, 염증과 통증완화, 해독작용, 소화개선 등의 효능이 있다고 해요.

11시 30분

이른 시간이지만 길 가에 주저앉아 점심을 먹고 갑니다. 아무래도 점심먹을 마땅한 장소가 없을 듯 하여 가던 길 멈추고 둘러앉았습니다.

그리고서 얼마가지 않아 이정표를 만납니다.

앞에 보이는 小路는 매봉으로 가는 길이구요, 우리는 오른쪽의 비탈길 '굼넘이'로 내려갑니다.

다른 방향에서 찍은 이정표.

굼넘이 반대방향은 내촌면사무소로 가는 길입니다.

굼넘이로 내려가는 방향으로 리본을 잔뜩 매달아 놓았습니다.

백우산 산행 대부분은 이 굼넘이로 내려가서 용소계곡길을 걷는 게 일반적인 코스입니다.

굼넘이로 가는 길은 풀이 무성하게 자랐습니다.

마치 쥬라기공원처럼 나무밑에는 왕고비 '관중'이 무성하게 자리했습니다.

잣나무가 빽빽한 숲을 지납니다.

사람의 발길이 거의 없어서 일까요? 계곡을 따라 가는 길은 온통 풀, 풀, 풀로 뒤덮혔습니다.

그래서 발밑은 당연히 축축하고 물기있는 찌찌한 길입니다.

조금씩 물이 흐르는 도랑에는 푸른 이끼들이 자라고, 이런 길은 미끄러우니까 조심해야 해요.

풀숲에 핀 영아자 보라색꽃이 눈에 띕니다.

초롱꽃과의 영아자는 지역에 따라 미나리싹, 미나리취, 염아자 등으로 불리우는데 영아자는 독이 없는 순한 나물입니다. 

그래서 식감이 좋은 영아자 어린 순은 샐러드로, 데쳐서 소금과 들기름으로 무쳐도 먹고, 초장으로도 무쳐 먹으며 고기먹을 때 쌈채와 같이 먹어도 좋고 묵나물과 장아찌로 또는 국거리로 먹는, 전국적으로 분포하는 식물이라 하지만 우리 지역에는 어쩌다 한 두포기 밖에 보질 못하는 귀한 식물입니다.

용소계곡위 [군유동]은 고도가 높은 첩첩산중이라 주변엔 이웃도 별로 없어 부모님과 함께 사는 것만으로 행복을 느끼는 아이가 있었답니다. 계곡은 아이의 놀이터였구요. 비가 대차게 내리던 어느 날, 우산도 없이 밭에 간 아버지가 생각난 아이는 커다란 우산을 챙겨서 집은 나섰답니다.

계곡은 빗물이 너무 많이 불어났고 좁은 숲길 또한 위험했는데, 어떻게 하면 아랫동네로 내려갈까 생각하던 아이는 서울구경 갔을 때 놀이공원에서 물놀이 보트를 타던게 생각이 나, 계곡물이 흐르는 너래소 위에 우산을 뒤집고서 우산 안쪽에 몸을 싣고 계곡물에 몸을 맡겼대요.

빠른 속도의 계곡물은 아이를 싣고 계곡하류에 도착했는데, 이 모습을 본 아버지는 아이를 다그쳤다죠.

그러자 아이는 용소계곡 수호신이 자기를 지켜준 것이라며 해맑게 웃으면서 아버지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아버지를 향한 효심에 용소계곡이 도와준 것이 아니겠냐는 그런 얘기입니다.

줄줄 흐르는 땀에 젖어 찝찝해서 이대로는 도저히 못가겠다고, 개울물에 세수도 하고

계곡물은 맑디 맑아서 손이라도 담그고 싶지만, 갈길 바쁘다고 걸음을 재촉합니다.

작은 폭포 아래의 나무다리까지 내려오고

내리막길은 계속됩니다.

경수길과 근유동 갈림길에 왔습니다.

대부분 산객들은 경수길로 내려갑니다. 그게 통상적인 산행코스죠.

그러나 우리는 근유동 방면으로 갑니다. 산행이 힘든 일행들이 용소계곡 하류에서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그리로 갑니다.

근유동으로 가는 길목에 서서 숨 좀 돌리고,

산을 내려와 포장도로를 만납니다.

오른쪽으로 '용소계곡 탐방로' 표시가 있습니다.

왼쪽은 길을 막았습니다.

계곡을 보며 앞으로 진행합니다.

'홍천 9경' 중 '7경'인 용소계곡 안내판과 용소계곡 스토리텔링 안내도가 길 한켠에 보입니다.

넓은 개울과 맑은 물을 보면, 물속으로 들어가 첨벙거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습니다.

너래소에서 사람들은 몸을 담그고 쉬었다 가곤 하던데, 우리일행들은 그럴 생각이 전혀없는 듯 바쁘게 걸음을 옮깁니다.

初行 길이라 길을 잃을 까 봐 뒤따라 가면서도, 저 개울물에 자꾸만 눈길이 가는 군요.

너래소의 바위에 누워있으면 숲 사이로 보이는 햇빛과 계곡물 흐르는 소리, 수려한 절경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너래바위에 쉬었다 가곤 했는데, 언제부턴가 선녀가 실뱀을 주면 목에 두르고 소원을 말하면, 소원대로 이루어지는 꿈을 똑 같이 꾼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해요.

실뱀이 징그럽다고 던져버리면 장원급제도 안되고 권력도 누릴 수 없고, 입에 풀칠하기고 어려워 가정을 꾸려가기도 힘들다고 해서 많은 사람이 낮잠을 청했지만, 소원을 이룬 사람은 없었다고 합니다.

마을의 가난한 총각 '한 氏'는 집으로 향하는 길이 너무 고되어 너래바위에서 낮잠을 자게 되었는데, 꿈에 선녀가 나타나 실뱀을 그에게 주었답니다.

그는 뱀을 쓰다듬으며 '참 예쁜 실뱀'이라면서 선녀에게 돌려주며, '나는 원하는 게 없고 그저 내 주위 모든 사람이 건강하면 된다'고 하자 선녀는 욕심부리지 않고 주변 사람들을 챙기는 그의 고운 마음씨에 반해서, 서로의 손목에 실뱀을 돌돌 묶자 잠에서 깬 그 옆에 아름다운 선녀가 함께 누워 있었대요. 그렇게 한씨와 선녀 둘이는 백년을 알콩달콩 살았다고 합니다.

용소계곡 숲길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삼거리에서  '광암리 주차장 2.9km'의 이정표가 가르키는 방향으로, 도로공사중인 길로 올라가는데,

지나가는 차를 세우고서 물어봐도 이 길로 가면 된다고 하는데

삼거리에서 지도를 보던 일행들이 소리칩니다.

'이쪽으로 가야해요.'

그래서 되돌아와 계곡을 따라 갑니다.

개암1교와 개암2교를 지나쳐서 계곡따라 갑니다. 백우산과 용소계곡은 모두 다 처음이라 30여명의 일행들은 뿔뿔이 흝어져서 가게 되었죠.

나중에 주차장에서 만나 얘기를 하다보니 몇몇은 다리를 건너서 계곡따라 갔답니다. 그러다가 무더위에 포장도로를 2km 가량 걷느라 무척이나 힘들었다며, 다리를 건너지 않고 그냥 계속 계곡따라 산길로 내려갔던 우리를 잘했다고 하드군요.

다리를 건너지 않고 가는 길 초입은 풀이 무성합니다.

집신나물이 무리지어 노랗게 피었지만, 지칠대로 지쳐서 눈에 들어오지도 않습니다.

머리속은 이 무거운 몸과 뻐근해져오는 다리로 계곡끝까지 갈 수 있으려나 하는 생각뿐입니다. 누가 백우산 산행을 쉽다고 했나요?

계곡 옆 산길은 나무계단이 군데 군데 놓여있어 걷는 데 다소나마 도움이 되지만, 사람들은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 표정으로 기계적으로 발걸음을 옮깁니다.

물길이 좋다고 찾아 온 용소계곡이지만, 용소계곡이고 뭐고 별다른 감흥도 없습니다.

그냥 이 계곡길이 어서 빨리 끝나기만 바라면서 갑니다.

옛날 이 냇물의 웅덩이에 용이 살고 있었답니다. 때가 되어 그 龍이 昇天하려는 순간, 동네 아낙이 불을 때다가 말고 그 용을 부지깽이로 가르키며 '용이 올라간다'고 하자 부정을 탄 용은 어디론가 떨어지고 말았다고 하는데, 그 때에 움푹패인 웅덩이가 생겼고 이 소(沼)를 용소(龍沼)라 한다고 합니다.

용소계곡을 다녀간 사람들은 그의 블로그에서 용소계곡 트레킹은 다채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맑은 물과 기암괴석이 어우러진 계곡의 아름다움은, 백우산 산행과는 별도로 즐길 수 있는 매력을 더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폭포와 소가 어우러진 용소계곡은 가족단위의 산행객에게도 안성마춤인 트레킹 장소라고 말을 하더군요. 또 어떤 사람은 인제 아침가리계곡보다 훨씬 낫다고 말을 합디다.

그러나 이 계곡길은 계곡과는 멀찍이 떨어진 산길을 계속 올라가고 내려갑니다. 물 가까이 갈 수도 없고 물속에 들어가기도 마땅찮습니다.

그저 물소리를 들으며 눅눅하고 축축한 산길을 걷는 거, 그 것 뿐입니다. 우리가 선택한 길이 운이 나빠서 그럴 수 도 있지만, 지금의 이 길은 글쎄요....

경수길은 걸어보지 않아서 어떠한지 모르겠습니다.

백우산은 아무런 특징도 볼거리도 조망도 없는 그냥 평범한 산인데, 굳이 멀리서 찾아올 만한 그런 산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구요.

쥐가 날까 염려되어 종아리에 파스를 뿌려가며 걷다가 폭포를 만났습니다.

여기가 용소계곡이랍니다.

내설악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계곡, '홍천 7경'인 폭포를 전망대에서 바라보면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그런 폭포입니다.

"홍천 9경"은 1경 팔봉산, 2경 가리산, 3경 미약골, 4경 금학산, 5경 가령폭포, 6경 공작산 수타사, 7경 용소계곡, 8경 살둔계곡, 9경 가칠봉 삼봉약수라고 합니다. 그 중에서 이 용소폭포가 '7景'에 들어간다고 해요.

광암리 주차장까지 1.45km 남았습니다.

뭐가 그리도 급한지 일행들은 다 가버리고

이 계곡길도 다 끝나갈 것 같은 생각과, 어쩌면 물 속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지도 못하고 산행을 끝내고 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개울물에 들어가 몸을 담급니다.

물밑 돌맹이들은 이끼가 끼어 미끌미끌하고 물살은 조금 센 편이지만, 개울물에 들어가니 살 것 같습니다.

차가운 물에 땀에 젖은 몸을 적시면서, 쥐 나지않고 용케 버텨준 종아리도 문질러 주다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물에 들어갔다 나오길 잘했습니다.

이내 용소계곡 입구를 만났거든요. 여기서부터 포장도로를 걷습니다.

늘 그랬듯이 오늘도 혼자 터덜 터덜 걷는 길. 뙤약볕을 걷노라니 얼굴이 벌겋게 익어가는 거 같군요.

저 앞에 보이는 버스가 우리를 태울 버스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저 차 아닙니다.

저 버스를 지나면서 계곡에는 주민들이 영업을 하는 천막이 줄을 이었고, 피서 온 사람들은 천막 앞 개울가에 바글 바글합니다. 그러니까 저 파란색 버스는 그 피서객들의 버스였던거죠.

이 현수막은 무얼 말하는 걸까요?

홍천 7경인 용소폭포를 쓰레기로 더럽히지 말라는 그런 뜻일까요?

삶는 것 같은 이 무더운 날씨에도 가을은 오고 있는 가 봅니다.

음식점 한 집 마당가에는 코스모스가 피었습니다.

포장도로를 걷다가 이 '가족교'를 건너면 작은 주차장이 있습니다.

사진 중앙에 흰색의 버스가 있는 곳이 광암리주차장입니다. 주차장은 작아서 버스가 마음대로 돌리는 것도 쉽지 않드군요. 앞으로 들어가서 빠꾸로 나옵니다. 주차장은 아래 위 2군데가 있지만 둘 다 협소하긴 마찬가집니다.

화장실도 아래와 위 주차장에 있지만, 관리를 전혀하지 않는 간이화장실이라서 사용하기가 꺼려집니다.

내설악에 버금간다는 아름다운 용소계곡, 홍천의 가장 아름다운 비경을 자랑하는 용소계곡이라기에 찾아왔지만 산(山)도, 계곡도, 주차장도, 화장실도 흡족한게 별로 없던 백우산 산행은 여기서 마칩니다.

 

오늘의 당초 산행코스는 가족고개백우산내촌갈림길(삼거리)굼너미사거리계곡갈림길용소계곡숲길너래소개암2촛대바위용소또랑소가족교광암리주차장(9.5km) 이랬었지만,

계획에서 조금 어긋난  가족고개→백우산→내촌갈림길(삼거리)→굼너미사거리→계곡갈림길→용소계곡숲길→너래소→개암2교를 건너지 않고 직진→용소바위→가족교→광암리주차장이었습니다. (8.4km, 4시간 30분 소요.  평균속도는 1.6km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