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여름 한가운데서 '선자령(仙子嶺)'을 가다

adam53 2025. 7. 26. 16:38

2025. 7. 22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는 요즈음입니다.

초복이 지나고 이틀 후, 자칫하면 더위를 먹을 수도 있는 무더운 날이기에 오늘은 가까운 선자령을 찾아갑니다.

08시 40분

옛 영동고속도로(상)휴게소에서 시작하는 아침

선자령은 완만하면서도 산책로같은 등산로이기에 부담이 없어, 기분은 더 없이 상쾌하고 마음은 한결 가볍습니다.

오늘은 계곡길을 걸어서 정상까지 간 다음, 하늘목장에서 초막골로 내려갈 예정입니다.

대관령이 해발 832m정도라서 그런가, 푹 푹 삶을 것 같은 날씨일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선선합니다.

서늘한 기온에 바람까지 살랑 살랑 불어대는 군요.

귀여운 동자를 닮은 동자꽃이 해맑은 모습으로 반겨줍니다.

연한 분홍색의 숙은노루오줌도 방긋 방긋 웃어줍니다.

몇달을 선자령에 오지 않았더니 약간의 변화가 있었네요.

좁은 다리가 있던 자리에는, 건너기 좋게 다리를 넓게 새로 놓았습니다.

여기 이 다리도 새로 놓았구요.

아주 튼튼한 목재로 놓은 다리입니다.

이쪽 저쪽 여기 저기에 말나리들이 보입니다.

붉고 노란색이 도는 말나리는, 풀숲에서 쑤욱 올라와 등황색의 꽃을 피우기에 더 돋보이고 더 예뻐 보입니다.

제비동자꽃 자생지를 지납니다.

과거 이맘때 쯤이면 산행을 하면서 더러 보이기도 했던 제비동자꽃은, 이제는 어디에서도 볼 수가 없어 희귀식물로 보호한다고 철망을 쳐 놓았습니다. 그렇지만 여기에도 제비동자꽃은 사라졌는가 봅니다. 10년이 넘도록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바람은 살랑 살랑 불어옵니다.

잠시동안 부는 게 아니라 봄바람이 불 듯이, 부드럽게 온 몸을 감싸고는 나무들도 포근하게 어루만집니다. 

오늘은 진짜로 운 좋은 날입니다.

덥디 더운 여름날을, 이렇게 시원한 상태에서 산행하는 날도 여태까지 없었는데 말이죠.

양떼목장으로 가는 계단 길

이국적인 목장풍경을 볼 생각에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참좁쌀꽃이 피었네요.

우리나라 토종 식물이지만 그리 흔하게 보이지 않는 꽃인데 여기서 보게 되다니,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무척이나 반가운 마음이 듭니다.

말나리는 풀숲에 피어있다 해도 그 예쁜 자태를 숨길 수는 없습니다.

그냥 눈에 확 띄어요.

양떼목장에 도착했습니다.

울타리 너머로 보이는 저 평화로운 풍경은, 보는 사람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머지않아 가을이 오고 선선해지면, 양떼목장은 어린 자녀들과 함께 찾아 온 관람객들로 북적이겠죠.

푸른물이 뚝뚝 묻어날 것 같은 초원과 파란 하늘, 새털같은 구름이 그린 멋진 그림.

보면 볼 수록 평화롭고 평온하면서도 심신을 안정되게 하는, 이 그림같은 풍경을 보며 아쉬운 발걸음을 옮깁니다.

이게 뭔일입니까?

꼬리조팝나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산과 들의 습한 곳에 자라는 장미과의 식물이라지만, 이 역시 흔히 보는 그런 꽃은 아닙니다.

꼬리조팝나무는 여름이 오는 6월에서 8월까지 꽃이 피는데, 분홍색의 꽃 모양이 짐승꼬리처럼 보여 그렇게 부릅니다.

꽃에 잔털이 많아 보이는 건 수술이 꽃잎보다 길어서 그렇게 보이는 것이구요.

밀원식물이기도 한 꼬리조팝나무는 봄철에 어린 순을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요, 뿌리와 줄기는 말려서 약재로 이용한다고도 합니다. 감기, 해열, 진통 등에 사용한다고.

잣나무 숲길을 지날 때도 바람은 여전히 불어옵니다.

개쉬땅나무도 하얀꽃이 피었습니다.

개쉬땅나무는 꽃피우기 전 봉우리 모습이 수수 이식을 닮아 개쉬땅이라 합니다. 개 쉬땅나무나무 역시 장미과이며 개화시기는 6월이라고 하지만, 꼬리조팝나무처럼 7월에도 핍니다. 

개쉬땅나무 역시 어린순을 데쳐서 나물로 먹고, 꽃, 잎, 열매, 나무껍질로 약용으로  이용한다 해요.

길 옆 풀숲에 다믄 다믄 피어있는 노루오줌

국사 성황사 갈림길에 왔습니다.

잠시 앉아 쉬면서 물도 마시고, 간식도 나눠먹고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이 자란 낙엽송 숲길을 지나, 재궁골 삼거리까지 왔습니다.

재궁골 이정표 맞은편 이 小路를 따라가면 '대관령 국민의 숲길'로 갑니다.  신재생에너지전시관으로 돌아가는 총 11km의 이 길은 4시간이 소요되는데요, 대관령 국민의 숲길은 이름 그대로 대부분이 숲길입니다. 

그것도 가파르지 않고 유순한 숲길의 연속이라 걸음에 신경을 쓸 일이 없어, 주변의 풍광을 보며 하늘을 찌를 듯 쭉쭉 자란 나무 터널 사이로 들어서면, 가슴이 서늘해 지도록 청정해 지는 그런 길이죠.

넓은 암반 사이로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걷다가, 끝없이 이어지는 낙엽송과 전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걸으면 숲길 걷기의 행복도 길을 따라 끝없이 이어지는, 이 길도 한번 걸어보기를 추천해봅니다.

동자꽃도, 노루오줌도, 말나리도 군락을 이루어 살고있는 선자령 계곡길.

잣나무 숲길, 낙엽송 숲길에 이어 자작나무 숲길을 지납니다.

선자령 가는 길에는 참좁쌀풀이 종종 눈에 띕니다. 참좁쌀풀은 줄기는 곧게 서고 전체에 거의 털이 없어 매끈한 모습으로, 경기 이북 강원지역 깊은 산에 주로 자생하는 한국 특산종입니다.

우리나라 고유종이지만 자생지가 제한되어 있고 개체 수가 많지 않아서,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꽃이 아닌 귀한 꽃입니다.

뿌리에서 노루오줌 냄새가 난다고 해서 이름붙은 '노루오줌'

위 꽃은 숙은노루오줌입니다. 줄기 끝부분에 넓은 고깔꽃차례를 이루는 연한 붉은색 또는 흰색의 작은 꽃은 노루오줌보다 빽빽하게 모여 피며, 꽃차례가 약간 옆으로 숙여집니다.

 

노루오줌

         - 김승기 -

 

누가 오줌이라 하느냐

紅紫色 꽃방망이

여름 하늘을 후렸다고

몹쓸 이름으로 불려져야 되느냐

후려낸 향내로 꽃물 아롱지는

온 누리의 기쁨 가득하지 않느냐

일생을 살면서

비단실 꽃술에 붉은 마음 담아

벌 나비 떼 불러들이는 사랑 베푸는데

무슨 지린내를 풍긴다고 야단을 떠느냐

누구나 흠 한 가지는 안고 사는 걸

모자라는 것 없다고 우기는 사람아

예쁘고 잘난 것 놔두고 못 보는 시샘이

꼭 뿌리까지 들추어 증명해내는

심술을 부려야 했더냐

 

아무렴, 수수꽃이 이삭을 닮았기로서니

그윽한 향기를 따를 수 있겠느냐

이 다리도 새로 놓았군요.

노란 꽃 안쪽에 붉은 색 테두리는 참좁쌀풀의 특징이죠.

'산꿩의 다리'도 흰꽃이 피었습니다. 산행하면서 만나는 '꿩의 다리' 대부분은 이 '산꿩의 다리'입니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인 꿩의다리는 종류도 많아 꿩의다리, 은꿩의다리, 금꿩의다리, 자주꿩의다리, 산꿩의다리, 좀꿩의다리, 발톱꿩의다리, 연잎꿩의다리 등 우리나라에도 10종이 있습니다.

꿩의 다리처럼 줄기가 가늘고 단단하여 꿩의 다리를 연상시킨다 하여 '꿩의 다리'라는 이름이 붙었는데, 삼지구엽초(三枝九葉草)처럼 꿩의 다리 잎도 삼지구엽초와 같이 9장이어서 민간에서는 개삼지구엽초라 하죠.

'남자에게 좋다고 하는 '삼지구엽초(음양곽)' 같은 효과가 있지 않을까' 하고 먹으면 절대로 안돼요. 독초입니다.

9시 20분

'여로(蕠蘆)'도 자주색꽃이 피었습니다.

여로는 한국과 일본, 만주지방에 사는 식물로 여로, 파란여로, 흰여로, 푸른여로 등 종류도 많으며, 독성이 있어 뿌리줄기를 농약으로 사용하기도 하는데, 한방에서도 뿌리를 약용으로 쓴답니다. 뿌리가 검다고 검을 '여', 갈대처럼 줄기가 비어있다고 갈대 '로'를 씁니다.

꽃은 밑부분에는 수꽃, 윗부분에는 수꽃과 암꽃이 같이 달리는데 꽃송이가 작아서 그렇지, 가까이서 보면 여로도 예쁩니다.

선자령 가는 숲길은 봄부터 겨울까지 계절을 바꿔가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 줍니다. 봄에서 여름까지는 갖가지의 자생화를 만날 수 있고, 여름에는 계곡과 복원된 습지의 시원함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겨울의 선자령은 한국의 알프스라 할 만큼 아름다운 눈꽃이 장관입니다

동자꽃에 대한 전설 하나.

옛날, 강원도 어느 산골짜기 암자에 스님과 동자승이 살고 있었다. 이 동자승은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시자, 스님이 절로 데려와서 같이 사는 소년이었다. 겨울이 되자 스님은 겨울을 날 준비를 하기 위해 동자승을 암자에 두고 마을로 내려갔다. 그렇게 겨울을 날 준비를 모두 끝낸 후에 다시 암자로 돌아가기 위해 산에 오르려고 했지만, 폭설이 내려서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었다. 동자승이 기다린다는 걸 안 스님은 어서 빨리 동자승에게 가고 싶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이 스님을 말렸다. 할 수 없이 스님은 폭설이 그치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한편, 암자에 남겨져 있던 동자승은 마을로 내려간 스님을 기다리며 추위와 배고픔을 견뎌내고 있었다. 하지만, 어린 동자승에게 추위와 배고픔은 너무나도 가혹한 시련이었고 결국 동자승은 그대로 동사하고 말았다. 이후, 폭설이 그치고 눈이 조금씩 녹기 시작하자 스님은 서둘러 암자로 향했지만 그를 맞이한 건 꽁꽁 얼어죽은 동자승의 차가운 시신이었다. 너무도 마음아픈 스님은 동자승의 죽음을 슬퍼하며 양지바른 곳에 동자승을 묻어주었다. 여름이 되자 동자승의 무덤가에서 붉은 빛의 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는데, 죽은 동자승의 혼이 꽃이 된 거라 생각하여 동자꽃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설악산에 있는 '오세암' 얘기 같죠?

물봉선도 피었네요. 산기슭 개울가 습기가 있는 곳에 자라는 물봉선화.

꽃이 진 뒤의 씨방을 건드리면, 봉숭아처럼 씨앗이 톡 터져나와서 물봉숭아, 물봉선화라 합니다. 꽃 모양도 같구요.

물봉선화는 분홍, 흰색, 노랑색 등의 꽃이 예뻐서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기도 합니다.

동자꽃 군락지

노루오줌과 개망초가 만든 꽃길

임도에 올라섭니다.

임도에 올라서서 왼쪽을 보면 하늘목장 가는 길이 보이고

오른쪽은 하늘목장 초지로 가는 순환로

하늘목장은 사유지라서 가면 안됩니다.

10시 23분

언제나 그랬듯이 오늘도 선자령 뒷편, 대공산성으로 또는 곤신봉으로 가는 그 길을 갑니다.

성미 급한 마타리도 노란꽃이 피었습니다.

풍력발전기를 지날 때는 쉬이익 쉬이익하는 날개소리에 겁이 나고, 혹시라도 날개가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듭니다.

쓸데없는 걱정을 한다구요? 그러게 말입니다.

도로에서 너무 가까이에 있어 그 밑을 안 지나 갈 수도 없어 참 난감하기도 한데, 풍력발전기 밑을 지날 때면 사실 겁이 좀 납니다.

'선자령 등산로 안내판'에서 위로 올라갑니다.

선자령은 평창군 대관령면과 강릉시 성산면 경계의 고개이며, 대관령 북쪽에 위치한 산으로 백두대간 주능선의 일부입니다.

선자령은 강릉 쪽 계곡물에 선녀가 내려와 목욕을 하고, 이곳으로 와 하늘로 올라갔다 하여 이름 지어졌다고 하죠.

'선자령'을 말 할 때는, 대관령 얘기도 하고 가야죠.

대관령은 강릉시 성산면과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 사이, 영서와 영동을 연결하는 영동고속도로의 동쪽 마지막 고개입니다.

높이는 832m인데 대관령을 분수령으로, 동쪽에 흐르는 하천은 남대천(南大川)이며 강릉을 지나 동해로 빠지고, 서쪽에 흐르는 하천은 송천(松川)이 되어 남한강(南漢江)으로 흘러갑니다.

대관령은 대령(大嶺)이라 부르기도 하였으며, 동쪽 경사면의 도로는 아흔아홉구비라고 합니다.

예로부터 고개가 험해서 오르내릴 때 대굴대굴 크게 구르는 고개라는 뜻의 대굴령에서 음을 빌려 대관령이 되었으며, 지금도 대관령 아랫마을인 성산면을 대굴령마을이라 부르고 있죠.

또 다른 유래로는 영동지방으로 오는 큰 관문에 있는 고개라는 명칭에서 대관령이 유래했다고도 합니다.

대관령은 내륙 고원지대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온의 교차가 심한 대륙성 기후를 나타내며, 같은 위도의 다른 지역보다 기온이 낮고 여름이 짧습니다.

높은 산지여서 기후는 춥고 비가 많은 편이며, 봄과 가을이 짧고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죠.

연평균기온은 10.3℃, 1월 평균기온 -6.3, 8월 평균기온 24.5, 연평균 강수량은 1,082이기에 서늘한 곳입니다.

대관령 지역은 태백산맥 동쪽 해안산맥의 중부로서 황병산(黃柄山, 1,407m), 노인봉(老人峯, 1,338m), 선자령(仙子嶺, 1,157m), 능경봉(1,123m), 고루포기산(1,238m), 발왕산(發旺山, 1,458m) 등 높은 산지로 둘러싸인, 해발고도 700m 이상의 평탄면(平坦面)과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동쪽은 대관령이 경계이고, 서쪽은 싸리재[杻峙]가 경계를 이룬 고위평탄면지형(高位平坦面地形)을 이루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대관령 부근에는 우리나라 유일의 고랭지시험장이 있어, 산지가 높고 기온이 서늘한 지역에 적합한 작물의 시험재배와 씨앗감자를 재배하여 전국에 보급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횡계리를 중심으로 씨감자의 원종지(原種地)로 지정되었고, 고랭지채소를 대규모로 재배하고 있습니다.

또한, 1972년부터 개발하기 시작한 대단위 초지조성(草地造成)으로, 목축 중심지로 등장하여 젖소·고기소·닭 등의 사육으로 축산업이 발달하기도 했죠. 특히 삼양축산, 한일목장, 병지목장 등 대단위 목장이 있고, 평창군 대관령면(옛 도암면) 횡계리의 삼양축산과 한일목장 초지내에는 대관령 풍력발전단지가 조성되어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보여줍니다.

정상에 왔습니다.

해발 1,157m.

선자령 정상은 영동과 영서의 분수령이자 고위평탄면이라서 넓직하고 평평합니다.

정상에서 부는 바람도, 봄바람같이 부드럽게 불어옵니다.

선자령 정상에 서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아름다운 풍경에 날아오를 것 같은 기분이 들죠.

파란 하늘과 흰구름, 그리고 줄지어 서있는 풍력발전기는 그냥 그대로 그림이구요.

10시 40분

한일목장 草地 사잇길로 내려가는 길

 

            - 김 수영 -

풀이 눕는다
비를 몰아오는 동풍에 나부껴 
풀은 눕고
드디어 울었다 
날이 흐려서 더 울다가
다시 누웠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날이 흐리고 풀이 눕는다 
발목까지
발밑까지 눕는다 
바람보다 늦게 누워도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고 
바람보다 늦게 울어도
바람보다 먼저 웃는다
날이 흐리고 풀뿌리가 눕는다

초막골로 내려가는 길은 한일목장 초지를 조금 내려가다가, 이 이정표 뒷편으로 갑니다.

푸른 풀밭을 한번 더 바라보고

초막교는 대관령 아흔아홉구비를 오르는 길, 중간쯤에 있습니다.

초막교라는 다리가 있어, 통상 초막교라 부릅니다. 그래야 어딘지 알기가 쉽거든요.

초막교로 가는 길은 아주 좋지 못합니다.

그래서 별로 가고싶지 않은 길이기도 하죠.

그래도 이 길을 가야하는 건, 선자령을 가지않고 옛 대관령휴게소에서 '제왕산'을 가거나 '능경봉'을 간 일행과 초막교에서 합류하기로 했기 때문입니다.

초막교 가는 길은 계속 급한 내리막인데다가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를 않아서, 등산로는 풀과 잔 나무가지들이 무성하게 자랐으므로 덥다고 반바지를 입고 오면 종아리가 다 긁힙니다.

내리막 하산길이 대개가 그렇듯이, 초막교 가는 길도 급경사라서 몸이 아래로 내려 쏠립니다.

조심해야 할, 진땀나는 길이죠.

출입금지 팻말이 보이는 곳에서는 왼쪽에 보이는 길로 갑니다.

'숲길 이용제한' 팻말쪽으로 내려가면, 길은 단축이 많이 되지만 진짜 진짜 급경사라서 고생깨나 합니다.

왼쪽으로 가는 길은 돌아가는 대신 피톤치드 가득한 소나무 숲길입니다.

재목으로 쓰기에는 마땅치 못하지만 쭉쭉 뻗은 아름드리 소나무는,  하늘과  사이를 가득 채울 만큼 커서 어떠한 일에도 굴하지 않고 맞설  있는 당당한 기상을 보여줍니다.

이제 다 내려왔습니다.

차가운 개울물에 발 좀 담그고

11시 50분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합니다.

산림감시초소가 있는 여기는 초막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