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옛장터-정선 5일장 기행
아침 느지막히 정선 장터로 갑니다.
바람 좀 쐬고 오자고 해서 친구랑 함께 갑니다.
장터로 가는 길 옆에는 꾸덕 꾸덕한 명태 코다리를 팔고 있네요.
단감도 비닐봉지에 넣어 가지런히 진열해 놓았구요.
시장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빨래집게 같은 저것 - 새총입니다. 저걸로 참새 잡는다고 동네를 쏘다니던 때가 있었죠.
CD와 테이프를 파는 곳으로 갑니다.
정선아리랑 CD와 테이프와 아리랑 가사집과 DVD를 팔고 있네요.
수리취(떡취라고 부르기도 하는 나물)로 만든, 수리취떡 파는 곳도 있고.
정선산(産) 헛개나무와 야관문과 겨우살이 등등 건강에 쫗다는 약초를 파는 곳도 있고
묵나물과 황기와 개똥쑥 말린 것도 있고
더덕향이 코를 찌르고
골목 중앙에는 정선아낙들이 자리를 잡았군요.
명란, 갈치, 새우, 도루묵을 파는 곳을 지나면
젓갈 파는 곳도 있고
아라리나물집, 아라지황기찐빵등 <아라리>가 들어간 상호가 친근해 보입니다.
그동안 채취했던 나물이랑 대추, 고추, 깐 도라지, 잡곡같은 걸 팔러나온 저 순박한 사람들
목에 걸고 있는 건 <신토불이증>입니다. 정선사람들이 정선 것을 판다는 걸 인증하는 증표.
배추전과 수수부꾸미의 맛있는 냄새에 이끌려
배추전과 콧등치기 국수를 주문합니다.
부침개를 다 먹을 때 쯤 국수가 나왔어요. 메밀로 만든 국수를 후루룩 마실 때, 국수면발이 콧등을 치며 넘어 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콧등치기국수>.
이 아저씨와 아짐들도 배추전의 유혹에 넘어가 길거리에 앉았네요.
집에서 만든 청국장이랑 약과, 고추부각 그리고 들기름.
지게와 짚신, 속을 파낸 박을 삶아서 말린 바가지.
등산 갔다가 오는 길에 정선시장에 들른 아저씨들. 오늘도 관광버스는 많이 왔드군요.
시장구경에 나선 가족의 정겨운 모습도 눈에 띄고
집안에 굴러다니는 물건들을 담아둬도 좋고, 그냥 빈채로 놔둬도 좋을 짚공예품
지게와 바수가리 모형 등 여기는 없는 게 없네요.
장터 공연장에서는 신이 났어요.
정선아라리의 맥을 이어가는 분들의 한바탕 신명나는 공연이 있고
어깨춤이 절로 나는, 이 신나는 동영상 좀 보고 가시죠.
< 아라리 색소폰동호회> 회원들의 연주도 있고
이 아저씨들 또 만났네요. 당뇨에 좋다는 <여주>말린 것.
요즘 TV에 부처손 좋다는 얘기 많이 나오죠?
<참마>입니다.
목기러기도 있어요. 도대체 없는 건 뭐죠?
<정선>하면 곤드레나물과 황기를 빼놓을 수 없죠.
쥐포를 구워파는 총각도 시장 한쪽에 자리했구요. ..........
오늘은 <된장 사는 날>이랍니다.
시장 한켠 담벼락에는 50~60년대 정선의 사진들도 붙여 놓았고
건강을 받고 희망을 주는 치유나눔이니까, 물건 값은 깎지 말라는 글귀도 보이고.
쫄깃 쫄깃한 감자떡도 팔고
한해동안 농사지은 콩, 더덕, 수수같은 농산물과 곰취,곤드레나물 등 임산물을 파는 추억의 장터입니다.
버스도 <추억의 정선 시내버스>예요. - 타실 분 안 계시면 오라이~
놋쇠 화로도 보이네요.
주루막, 짚신, 망태도 보이고
튀밥 튀기는 집도.
저녁때가 가까워 올 수록 관광객은 더 늘어만 가고
모두 다 옛날이 그리워 찾아옵니다.
어린시절의 추억을 한보따리 사 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 상큼한 기분으로 삽당령을 넘습니다.
구수한 목소리로 구성지게 아리리를 부르다 뇌졸증으로 쓰러져 2007년 12월, 64세로 영면한 '김병하'님의 딸 '김길자'의
정선아라리를 들어봅니다.
'김길자'씨는 강원도 무형문화재 제1호인 정선아라리의 예능보유자이며 정선아리랑보존회 이사장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