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제천 '가은산'에 꼬리진달래는 피고...

adam53 2025. 6. 13. 11:17

2025. 6. 10

登山도 일종의 중독같은 거라서, 별 일 없으면 매주 산행을 하는데요,

한여름을 무색하게 하는 무더운 날씨, 버스를 기다리는 시간에도 땀이 흐르는 아침에 제천 가은산으로 떠나봅니다.

10시 25분

3시간 반 정도 걸려서 상천주차장에 도착했습니다.

상천주차장은 충북 제천시 수산면 상천리 722-27번지에 있죠.

상천주차장에는 '상천특산물판매장'과 화장실이 있습니다.

화장실 건물쪽에서 바라 본 주차장.

우리가 타고 온 버스까지, 상천주차장에는 3대의 버스가 왔습니다.

주차장을 나와 왼쪽으로 가면 가은산 들머리입니다. 오른쪽은 금수산으로 가는 길이구요.

가은산까지는 3.2km라 해요.

반대편의 옥순대교에서 가은산까지의 거리(6.6km) 보다 조금 짧긴 하지만, 처음 800m가량은 빡세게 올라야 하는 힘든 코스입니다.

과수원옆으로 올라갑니다.

사과는 지금 뜨거운 햇빛을 받으며 한창 크고 있는 중입니다.

과수원이 끝나면 산길로 접어듭니다.

처음부터 가파른 계단

계단은 계속 이어집니다.

더운 날씨에 계단을 오르는 것도 쉽지 않네요.

시작한지 얼마되지도 않아 땀이 흐르고 숨이 찹니다.

계단에서 잠시 멈춰서서 뒤돌아 본 풍경

가운데 금수산, 왼쪽으로 망덕봉, 오른쪽은 부처댕이봉이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 감싸안고 있습니다.

꼬리진달래가 피었습니다. 지금은 꼬리진달래의 계절입니다.

꼬리진달래는 진달래과의 상록관목으로 '흰꼬리진달래' 또는 '참꽃나무 겨우살이'로도 불리는데, 해발 400~500m 정도되는 산기슭 햇볕 잘 드는 곳에 자생하는 1~2m의 키작은 상록 관목입니다.

연두색의 山은 6월로 접어들면서, 녹음이 점점 짙어지고 있습니다. 

꼬리진달래는 6~7월 가지끝에 흰색의 꽃이 피는데, 꽃다발같이 스무송이 정도의 꽃이 모여서 핍니다. 

씨와 꺾꽂이로 번식을 하는 꼬리진달래는, 1996년 산림청과 임업연구원에서 멸종위기 희귀식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고 해요.

이제는 계단이 없겠지 하면 또, 계단이 있습니다.

바윗돌이 많아 산행하기 힘들다고 설치한 계단이 참 고마운데, 이 계단들을 오르면서 진이 다 빠집니다.

길 양쪽에서 꼬리진달래가 반겨줍니다.

경북과 충북의 백두대간 그리고 석회암 지대 양지바른 산지에서 자생하는 꼬리진달래의 잎은, 겨울에도 낙엽지지 않고 갈색을 띄며 추운겨울을 이겨내다가, 봄이 되면 초록색으로 되살아납니다.

꼬리진달래는 중국과 몽골에도 서식한다는 군요.

계단과 바윗길, 또 계단과 바윗길을 오르면서 다리에 힘이 다 풀렸습니다.

이 상태로는 정상까지 가는 것도 어려울 것 같은 생각이.....

머리를 들어 오른쪽의 바위를 보면은

어떤 이는 이 바위가 물개를 닮아 물개바위라고 하던데

고래처럼 생겨서 돌고래바위입니다.

가은산은 제천시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에 걸쳐있는 산입니다.

금수산에서 남쪽으로 뻗은 줄기에 솟아 있는 산으로,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석산(石山)입니다.

청풍호반을 사이에 두고 청풍호의 최고 경승지인 옥순봉(玉筍峰)과 구담봉(龜潭峰)과 마주하고 서 있어, 제천지역의 그 어느 산에서보다 청풍호반의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는 산이며

등산로 곳곳에 기암괴석과 그 사이에서 자라는 노송들이 한데 어울려, 그림같은 풍경을 연출하는 산이기도 합니다.

지역주민들은 ‘가는산’이 라 부른다는데,  옛날 마고할미가 이 산에 놀러왔다가 ‘이 산에 골짜기가 하나만 더 있었더라면 도성이 들어설 땅인 데, 내가 이곳에 눌러앉아 살려고 해도 한양이 될 땅이 못 되니 떠나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고 해서 '가는 산'이라는 이름이 생겼다고  전해오는 얘기가 있답니다.

가은산은 이번이 두번째입니다.

2년전에 처음 왔을 때는 옥순대교에서 가은산을 거쳐 가늠산까지 온 다음, 가늠산 바로 아래 禁줄을 쳐놓은 곳으로 내려갔었죠.

상천주차장으로 가지않고 옥순대교주차장으로 간다고, 길도 없는 비탈길 그것도 경사가 아주 심한 곳을 헤집고 내려가느라 엄청 고생을 했었구요.

11시 10분.

가늠산에 도착했습니다.

돌산인데다 장소도 좁아서 가늠산 표식도 없습니다.

사방이 뻥 뚫려있는 가늠산의 조망은 아주 그만입니다.

그림같은 옥순대교와 청풍호가 눈에 들어옵니다.

우뚝 우뚝 솟은 옥순봉도 멋지구요.

바윗돌로 이루어진 가늠산.

계단을 내려와 쳐다 본 가늠산 정상

길은 썩 좋은 편이 아닙니다.

전망좋은 곳이면 보이는, 청풍호가 그리는 풍경을 보며 갑니다.

뒤돌아 본 가늠산

가늠산 정상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이네요.

커다란 바위를 보면 '집채만 하다'고 하죠.

초가집이 대부분이던 50~60년대 까지만 해도, 기와집은 부자들이 사는 아주 큰 집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우람한 바위는 집채만 하다고 해서 기와집바위입니다.

구멍뚫린 바위옆을 지날 때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바람한 점 없는 무더운 날씨는 사람을 지치게 합니다.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음에도 한걸음 한걸음 떼는 발걸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해발 575m의 낮은 산이 이리도 힘든 건, 초반에 힘을 너무 많이 쏟은 때문에 그렇습니다.

좁은 바위틈으로 지나가고

밧줄잡고 올라야 하는 이런 길은, 힘든 중에서도 그나마 산행하는 재미를 주긴 해요.

11시 55분

전망대에 왔습니다. 잠시 들렸다 갑니다.

전망대는 파란배낭을 맨 이가 서있는 앞쪽에서 가는 게 아니고, 뒤돌아서 전망대 직전 오른쪽으로 바위 위를 걸어서 가야합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구담봉, 옥순봉 그리고 빨간색의 옥순대교

왼쪽에는 검푸른 색의 말목산이 보입니다.

오늘 하루는 산행하는 내내 옥순봉과 옥순대교를 봅니다.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길도 그리 좋지않은데요,

사람들이 많이 다니긴 했어도, 파란배낭을 맨 이가 내려가는 바위는 발디딜 곳도 마땅찮습니다. 많이 안좋죠.

그러니까 그렇게 곧바로 내려가지 말고, 오른쪽의 움푹 패인 바위옆으로 돌아가면 등산로가 있습니다.

12시 05분

'지척이 천리'라는 말처럼, 정상까지는 900m 가면 되는데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는지, 지친 상태에서는 걸어도 걸어도 거리가 줄어들지 않는 것 같습니다.

칼로 자른 듯 한쪽면이 납작한 바위에는, 누군가가 알아보지도 못할 낙서를 해 놓았군요.  그냥 지나가기에는 너무 서운했던가 봅니다.

한무리의 사람들이 너도 나도 사진을 찍습니다.

이 바위가 얼굴 같아 보인다는 군요.

해발 4천미터를 넘는 高山을 오르는 사람들이 산소가 부족해서 힘겹게 걷는 것처럼, 한발 한발을 무겁게 떼어놓는 일행들

와~ ! 드디어 갈림길에 왔습니다.

여기서 200m 거리의 정상까지 갔다가 되돌아와서 옥순대교쪽으로 내려갈 껍니다.

12시 30분

정상석도 예쁘고, 글씨도 예쁜 가은산 정상입니다.

BAC 명산 100+ 인증장소이니까 사진도 한장 찍어봅니다.

그리고 정상석 아래 넓은 곳에 자리잡고 앉아 점심을 먹고서 일어섭니다.

12시 50분이네요.

13시 

다시 갈림길에 왔습니다.

사진에는 작게 보이지만 뒷편의 바위도 엄청 큰 바위입니다.

전망도 좋고 사진찍기도 좋아 많은 사람들이 여기서 사진을 찍죠. 

그래도 바위끝까지는 가지 말아야 합니다. 무척 위험하거든요.

바위에서 자라는 소나무는 제대로 크지를 못해 보기에 안쓰럽습니다.

계단에서 내려다 보는 산아래에는 절 하나가 자리잡았습니다.

옥순대교쪽에서 올라 온 산악회원들

말목산이 가깝게 보입니다.

옥순봉도 가깝게 보이구요.

계단을 내려 와 출입을 금하는 곳까지 왔습니다.

'출입금지' 금줄을 친 곳은 둥지봉, 벼락맞은 바위, 새봉으로 가는 길이지만 위험하다고 출입을 금합니다.

듣자하니 비탐구역이라 등산로도 정비되어 있지 않고, 가느다란 밧줄 1개로 바위를 올라가는 곳도 있고, 돌맹이가 바스라져서 땅이 단단하지 못해 디디면 주루륵 미끄러지는 곳도 있어 무척이나 위험하다더군요. 그래서 어떤 곳인가 궁금한 마음에 다른 이의 사진을 가져 와 봤습니다. 아래의 사진 넉장은 빌려 온 것입니다.

하나, 둥지봉 정상

둘, 벼락맞은 바위

셋, 가까이 찍은 벼락맞은 바위

그리고 새봉

'출입금지 안내판'에서 내려오면 이 길이 맞나 싶게 다시 한참을 올라가야 하는 길

고갯마루에 올라섰습니다.

14시

여기 이 고갯마루에서  '출입금지' 표시가 있는 쪽으로 올라가면 새봉과 벼락맞은 바위 그리고 둥지봉으로 간다는데, 비탐인데다 안전을 위해서는 가지않는 게 정답이죠.

날머리인 옥순대교에 가까워면서 출입금지하는 곳들이 눈에 띕니다.

여기는 왜 출입을 막을까요?

옥순대교를 지척에 두고 쉼터가 있어 가 봅니다.

제천 옥순봉에 대한 안내판이 있는 쉼터는, 쉼터라기 보다는 전망대에 가깝습니다. 조그마한데도 앉아 쉴 곳도 없고 깨끗하게 관리도 되어있지 않고...

옥순대교 아래로 유람선이 지나갑니다.

장회나루에서 승선한 뒤 유유히 청풍호를 오가며 구담봉과 옥순봉을 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죠. 그래서 이 유람선도 서너번을 타 봤었습니다.

이 계단을 내려가면 옥순대교주차장입니다.

나즈막하면서도 은근히 사람 힘들게 했던 가은산.

꼬리진달래가 하얗게 소복소복 피어있는 가은산이었지만, 바람이 불지 않는 무더운 날의 산행은 너무 너무 힘들었습니다.

14시 50분

가은산 산행도 여기서 끝냅니다.

오늘은 6.4km의 거리를 평균속도 1.6km로 걸었습니다.

4시간 20분이 걸렸네요.

 

산행코스: 상천휴게소→물개바위→기와집바위→곰바위→무명봉(갈림길)→가은산(회귀)→둥지고개→새바위갈림길→옥순대교쉼터 (6.4Km 4시간)